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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올리타 사태와 식약처가 가야할 길한미약품 올리타 부작용 이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허가심사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임상3상 조건부 신속허가제도는 쟁점으로 부상했다. 최근 종료된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은 3상 조건부 허가제를 올리타 환자 사망 부작용과 연계시켰다. 환자가 숨진 의약품을 허가한 타당성을 입증하란 여론 지적도 매섭게 몰아쳤다. 아직 안전성이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약을 시판허가해 중증 피부질환에 따른 사망 등 부작용을 환자들이 입게됐다는 지적이다. 제도 위험성을 지적하며 폐지를 요구했다. 식약처는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폐암 말기 환자를 위해 치료제를 신속허가 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환자 치료기회 확대와 부작용 안전성 강화'라는 상충지대 위에 놓인 올리타 약효와 환자사망 중증 피부부작용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국회가 지적한 3상조건부 허가제도는 우리나라 외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도 운영중이다. 우리나라는 해당 제도의 적용범위를 기존보다 확대, 구체화하는 일명 '획기신약 특별법'을 연내 국회 제출할 계획이다. 올리타는 글로벌 신약을 타깃으로 해외 빅파마와 기술수출 협약을 체결한 국내 첫 항암제였다. 말기 폐암약으로 조건부 허가 특례도 적용됐다. 식약처는 올리타 만큼 볼륨 큰 신약의 허가심사와 부작용 규제능력을 처음으로 검증받는 상황이었다. 환자사망 부작용 논란 해소를 위해 식약처가 짊어진 책임감이 무거웠던 이유다. 당연히 긴급하게 터진 안전성 이슈 탓에 신약 허가 시스템 전반을 빠른 시간 내 다각도로 점검해야 했다. 말기 폐암 치료를 중심으로 신약 접근성 확대, 환자 부작용 안전 강화라는 상충지대 최소화 고민도 곁들여 졌으리라. 집계, 분석된 의약품 안전성 정보를 언제 어떻게 언론과 여론에 효과적으로 알려야 국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도 고민 대상이었다. 이번 올리타 이슈로 식약처는 약효·안전성을 중심으로 신약 임상연구자-제약사-식약처 보고시스템에서부터 임상·신속시판허가 제도, 시판 후 부작용 인과성을 입증하는 과학·역학적 체계 전반을 현미경 위에 올려 재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결국 올리타 논란으로 식약처도 진땀을 뺐다. 능숙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이 과정에서 식약처는 신약 허가심사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근육을 키울 수 있었다. 3년. 식약처가 지난 2013년 3월 복지부 산하 청에서 처로 홀로서기에 나선 기간이다. 식약처는 의약품 안전관리 최고기관으로서 올리타 사례를 향후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허가심사 역량 제고에 밑거름으로 활용해야 한다. 더불어 중증 부작용 안전관리 능력도 향상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 식약처의 의무다. 특히 3상조건부 제도와 획기신약 특별법에 대한 안전성 이슈를 불식시키려면 산업, 전문가 외 국민과도 활발한 소통으로 제도 필요성을 설득시켜야 한다. 결국 제약계에는 의약품 개발 과정중 안전성 분야를 기존 대비 강화하고, 식약처도 조건부 신속허가를 내주는 절차의 논리적 객관성과 과학적 근거기반 심사 역량을 더 강화해야한다. 올리타는 27번째 국산신약이었다. 정부는 제약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누차 공표했다. 향후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까지 겸비한 고품질 신약이 탄생하려면 향상된 식약처 허가심사 역량과 제약계 개발력이 융합돼야 한다. 어쩌면 올리타 사례를 수 차례 더 겪어야 할 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합성약 대비 생물학적제제로 이뤄진 첨단 바이오신약이 차세대 의약품으로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심사가 까다롭고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바이오신약을 식약처가 규제 관리해야 할 빈도수가 증가하는 셈이다. 올리타 이슈로 확인된 것은 국내 의약품 허가심사 능력과 부작용 관리력이 국민 관심사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스스로 자신의 심사역량을 재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교훈은 명확하다. 식약처는 지속될 올리타 파동을 향후 신약강국을 향한 경험치를 쌓고, 신약개발 제약사와 규제기관의 역할, 3상 조건부 허가제 등 여론 이해도를 높이는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2016-10-17 06:14:49이정환 -
[기자의 눈] 주목받은 성상철 이사장의 소신 발언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잇따른 발언이 지난 주 열린 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 주목받은 건 이번 국감이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탓도 있었지만 선 굵은 그의 명쾌한 답변이 한 몫했다. 성 이사장은 2014년 12월 취임 때만해도 내외부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직전 서울대병원장이었고, 병원협회장까지 지냈으니 그럴만도 했다. 더구나 공공기관장은 낙하산 논란으로 어느 곳이나 잡음이 있기 마련이다. 당시 성 이사장은 노조의 반발 때문에 마포본사 지하강당이 아닌 임원실이 있는 층 회의실에서 조촐한 취임식을 가져야 했다. 그로부터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성 이사장은 성과임금제를 놓고 여전히 노조와 대립 중이다. 그렇지만 다른 공공기관도 같은 상황이니 이 문제는 성 이사장에 국한시킬 일은 아니다. 또 그 외에는 특별히 내외부에서 공격받는 사건을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면 의외의 일이다. 알게 모르게 수가협상 등 건보공단을 운영하면서 의료계 편을 들거나 편향성을 드러낼 것이라는 우려에 대응할만한 행적이나 발언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국감 전에 일간지 기자들과 저녁자리에서 던진 소신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바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에 대한 성 이사장의 생각이었다. 특히 '표를 의식해 부과체계 개편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는 그의 발언은 파급력이 상당했다. 진위가 와전됐다면 통상 건보공단 측이 해명했어야 하는 일인데,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진땀해명'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성 이사장이나 건보공단이 언론보도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건 복지부 설명과 다른 그의 의중이 숨어있음을 시사한다. 논란이 컸던 만큼 성 이사장의 이 발언은 건보공단 국감 때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성 이사장은 야당 의원들의 부추김(소신발언 재확인)과 여당 의원들의 '보잇콧 공세'을 담당히 응대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건보공단안을 가져오라는 야당의원들의 요구에 "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사견을 전제로 "단계적 시행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히기도 했다. 성 이사장의 소신 발언은 고 백남기 농민 '사인' 논란에 대한 답변에서 정점을 찍었다. 성 이사장은 "저도 의료인으로 지내왔지만 이 판단은 어디까지나 환자에 대한 객관적 자료와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결정돼야 하는 문제이고 여타 다른 영향이 개입돼선 안된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그런 다음 "케이스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외인사'로 판단하는 게 상식에 맞다"고 했다. 이번 논란의 중심이 서울대병원이고, 주치의가 서울대병원 교수라는 점에서 전직 서울대병원장 출신인 성 이사장의 발언의 무게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이었다. 성 이사장을 직간접적으로 봐 온 사람들은 다 수긍하는 일이지만 사실 그의 발언은 거침없지만 또한 무게감이 큰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시쳇말로 흰소리를 못하는 성정이다. 그런 성 이사장이 약제비 절감을 위해 성분명처방이 검토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질의가 나오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성분명처방이라는 말만 나와도 '경기 아니 경기'를 일이키는 의료계, 그 의료계의 원로격 인사가 아니라 보험자 기관 수장으로서 진중한 소신을 피력한 것이다. 성 이사장의 이런 소신발언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건보공단 내부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어느정도는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던 이사장들도 조직 내부를 들여다보고, 또 보험자 입장에서 내외부와 소통하다보면 생각이 바뀌거나 과거 오해를 풀고 건강보험과 건강보험제도를 더 깊숙히 이해하게 된다. 성과임금제로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현안에서는 내부 지지를 받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2016-10-10 06:14:50최은택 -
[기자의 눈] 소분조제 문제, 누가 해결된다 했나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달 1일부터 의무화된 연고·시럽제 신코드 처방전을 받아든 일선 약국의 풍경 말이다. 혼란과 혼선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약사들은 바뀌지 않은 구코드 처방전에 껄끄럽고 변함 없는 최소규격단위 이하 처방에 실망했다. 이번 신코드 처방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됐지만 혼란을 막기 위해 의무화까지 적지 않은 기간 구코드와 신코드의 혼용을 허가했다. 이 마저도 지난 7월 의무화가 예정됐던 것을 의료기관 준비 부족 등의 이유로 3개월 유예한 조치였다. 하지만 10개월 기간이 무색하게 어느 하나 명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은 없었다. 누구 하나 탓하는 게 무색할만큼 사방에서 문제는 불거져 나왔다. 병의원은 구코드를 그대로 발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최소규격 포장단위를 무시한 처방은 여전했다. 약국에 청구 규격에 맞춘 최소단위 포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수점을 사이에 둔 용량 처방은 계속됐고, 약사들은 또 다시 일일이 연고를 덜고 시럽을 따라야 했다. 제약사 준비부족은 마찬가지. 일부 제약사는 최소 단위를 생산하고 포장을 변화시켰지만 이 중에도 여전히 대비와 배려 없는 업체는 있었다. 한 가글제는 최소규격 단위에 맞춰 처방이 나와도 약사는 정작 환자에게 '0.1병'이라 적힌 시럽통을 건네며 수치심을 느껴야 했다. 이 제품은 병원에는 100ml 소포장이 공급되고 있는 반면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일선 약국에는 1000ml 덕용 포장만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로 향하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제도 변화가 예고된지 수년이 됐고, 유예기간을 겪은 것도 수개월인데 이번 제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 약사들에 따르면 이번 신코드 전환과 관련해 약국에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라고는 심평원이 만든 이해하기 어려운 안내문 뿐이다. 이 상황에 약사회가 유일하게 발표한 대안은 제도 시행 이후 최소규격단위로 처방하지 않는 병의원의 사례를 수집하겠다는 정도다. 정부는 당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약제급여목록이 실제 유통되는 '생산규격단위'로 전면 개편되면 그동안의 약국에서 발생하는 연고, 시럽제 등의 소분조제 문제 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고, 처방권이 있는 의사들의 인식이 변화하지 않는 한 제도 변화가 가져올 효과는 미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물론 의무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결과를 확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지난 10여개월이, 그리고 의무화가 된 지난 5일이 보여준 전반의 상황은 '역시나' 였다. 그동안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고 법이 바뀔때마다 무관심하고 사전에 대비하지 않는 민초 약사들만을 탓해왔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만큼은 약사들로 책임을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2016-10-06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청탁금지법 계기 약품정보 신뢰 높이자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이 28일 시행, 사회 전반의 나쁜 관행들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장 이날 점심식사만 해도 더치페이를 했다는 기자들의 증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제약업계 영업·마케팅 부서야 기존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으로 내성이 생겨 쉽게 적응할 거라 예상되지만, 공직자와 언론인을 다루는 대관·홍보부서에서는 김영란법에 따른 초기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기자와 대면하는 홍보실 직원들도 '더 일하기 힘들어졌다'며 하소연하기 일쑤다. 직접적인 직무 관련성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3만원 이하 식사 자리도 만들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제는 직접 만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조차 사라졌다며 홍보인으로서 애로사항을 털어놓는다. 식사, 술자리뿐만 아니라 언론인 대상 제품 설명회, 현장취재 지원 등 많은 홍보분야에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김영란법이 정상적인 홍보활동을 제약한다는 의견이 전혀 일리가 없어 보이지 않는다. 실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법규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소비자 알권리 차원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특히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의약품은 올바른 정보가 중요하다보니 김영란법이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 일단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나쁜건 숨기고, 좋은건 띄우는' 기존 홍보관행들이 많이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늘어난 제약·바이오업계 투자자들은 올바른 정보에 대한 욕구는 크지만, 기업에서 전하는 일방적인 정보에 의존할 때가 많아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않다. 정보제공 문제는 기자의 자질과도 연결되지만, 일차적으로 기업 홍보의 역할이 크다. 기업과 언론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정보 신뢰도 역시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약품정보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다뤄져야 한다. 김영란법을 제약회사의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문화 정착의 기회로 삼아 약품정보의 질을 더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2016-09-29 06:14:50이탁순 -
[기자의 눈] 제약영업 혁신 없는데 목표는 글로벌?국내 제약산업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혁신'이다.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제약사간 '오픈이노베이션' 등 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를 목표로 수천억원대 비용을 신약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제약사가 목표라는 국내 제약업계에 '영업혁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유전자를 진단해 맞춤형 항암제를 찾고, 유전자 조작이 차세대 기술로 소개되는 시대에도 '그때 그 시절' 영업방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제약 영업은 대표적인 3D업종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매년 많은 취준생들이 제약사 영업사원을 준비한다.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초봉과 자유로운 근무시간, 실적만 뒷받침 된다면 막대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 '취업난'에 허덕이는 세대에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하지만 취업의 기쁨도 잠시다. 많은 신입사원들이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회사를 떠난다. '실적'만 외치는 성과지상주의와 영업전략이 부재한 현실은 무시한채 개인 '능력'과 '노하우'를 영업의 정석이라고 보는 인식 때문이다. 대체할 인력자원은 차고 넘쳐서 그럴까? 제약사 임원들은 '영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면서도 공들여 육성한 영업인력의 이탈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지 않는 것 같다. 국내 상위 A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실적이 기준치보다 3번 이상 하락하면 퇴사해야 한다. 임원부터 영업사원까지 공통된 기업문화 및 목표에 대한 이해없이 '단기실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국내 제약사 특유의 영업형태다. 전략 없는 디테일영업도 문제다. 실적증대 및 핵심품목 판매 수치를 영업사원 주요 평가 잣대로 들이밀면서 '디테일영업'을 위한 암기식 교육만 시킨다. 또 제약사 간 코프로모션이 활발해지며 같은 제재의 경쟁사 품목이 오늘은 내가 팔아야 하는 약이 되기도 한다. 의사입장에서 똑같은 것을 영업사원은 이것도, 저것도 다 팔아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영업환경과 상·하 수직적 조직문화, 임원진의 장기적 영업전략 결여 등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해 '혁신신약'을 만들고 '조직개편'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2016-09-26 06:14:50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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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방짜유기 분실 사건'없어진 방짜유기, 무형문화재 제작.'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 당한 김세헌 전 감사의 감사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이 감사 보고서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2013년 8월 시도의사회장단 회의가 개최된 한남동 소재 식당에서 제공한 유기잔 4개가 분실됐다. 의협은 법인카드로 분실된 유기잔 대신 60만원을 변상했다. 드러나지 말았어야 할 치부다. 엘리트로 손꼽히는 의사, 그리고 그들을 대표하는 의사단체의 수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분실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같은 치부는 김 전 감사의 감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김 전 감사는 2014년 5월 감사를 진행하면서 '2013년 8월 10일 법인카드 결제사유'를 요청했다. 여기엔 식대를 포함해 버젓이 유기잔 분실비용 60만원이 표기됐다. 식당 직원의 이메일 내용을 보면 더 심각하다. 당시 직원은 "유기잔 23개 중 총 4개가 분실된 것을 확인하고 노XX(당시 노환규 전 회장)님에게 상황을 설명해드리니 분실된 항목에 관한 결제도 함께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기잔 분실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개당 25만원 상당의 방짜유기를 1년 이상 사용한 점을 감안해 15만원으로 측정해 결제를 했다고 덧붙였다. 황당했을 직원들의 얼굴이 그려진다. 가리고 싶었을 상처고, 숨겨야 했을 치부였을 수 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가려지는게 아니었다. 김 전 감사는 이를 4인의 의협 감사단 공동명의로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고, 단독으로 낸 감사보고서에 실었다. 결론적으로 김 전 감사는 '명예훼손, 정관위반' 등의 이유로 올해 열린 첫 번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 받았다. 의협 역사 상 감사 불신임은 처음이다. 그는 떠나면서 "누가 했든 잘못한 일은 잘못한 일이고, 잘못에 대한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는 말을 했다. 의료계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생한 방짜유기 분실사고 내용이 담긴 감사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다. 아마 이번 분실사고가 특별한 경우인지, 빙산의 일각인지 누구도 모른다. 의사들이, 의협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더 큰 치부가 얼마나 더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가리려고 가릴 수 없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2016-09-22 06:14:50이혜경 -
[기자의 눈] 신임 안전국장, 절반의 기대 채워주길식약처 인사로 시끄러운 한주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자로 신임 의약품안전국장직에 이원식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을 임명했다고 통보했다. 발령일자는 오는 9월 19일. 정식 발령까진 아직 일주일가량 남았지만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단체의 반발은 좀처럼 사그라들질 않고 있다. 사실 어느정도 예상됐던 반응이긴 했다. 임용 절차부터 내정자 프로필까지 기존 관행과 비교해보면 사뭇 파격적이긴 하다. 일각에서는 식약처 내부적으로도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해 일찌감치 알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식약처는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민간 스카웃 제도가 적용된 첫 사례였다는 점. 각 부처가 필요로 하는 민간 최고전문가에 대해 공모절차를 생략한 뒤 인사혁신처 중앙선발시험을 통해 임용한다는 취지였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예상치 못한 파격적 인사였던 셈이다. 의사 출신에 현직 다국적 제약사 임원이라는 이력도 약사단체를 자극한 요인으로 보여진다. 서울의대 출신의 이원식 국장 내정자는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임상경험을 쌓은 뒤 한국MSD 임상연구실장으로 재직하다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의학부 총괄 겸 혁신제약사업부문 대표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단체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발표가 난 바로 다음날 성명서를 내고 "의약품 관련 정책과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식약처 핵심 보직에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을 앉히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난했다. 검증되지 않은 비전문가에 이해상충인을 임명한 것은 개방형 외부공모라는 인사제도의 취지를 왜곡하는 처사라는 평가다. 서울시약사회와 대한약사회 역시 행정 경험이 없는 의사 출신이라는 점,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 출신으로서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문제로 삼았다. 그러나 의사 출신이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신중을 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칫 약무직 등용이 당연시돼 왔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자리를 의사 출신에게 빼앗겼다는 식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소지도 남을 수 있다. 그보다 현직 다국적 제약사 임원이라는 점이 관건인데, 다행히 업계 반응이 나쁘지만은 않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원식 국장 내정자는 철저하게 임상적 근거를 중요시 하는 원리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의대 출신이지만 약리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데다 제약 분야에서 20여 년 경력을 쌓아온 터라 현장감도 뒤쳐지지 않으리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식약처 내부에서도 산업전문가로서 관에서 잘 해낼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대 반 우려 반 시작하기 전부터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하는 무거운 자리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 내정자 개인에게도, 다국적사 출신이라는 타이틀과 첫 시도되는 민간 스카웃 제도에도 크나큰 도전이 될 듯 하다. 곧 시작될 임기 기간 동안 부디 절반의 기대에 부응해 주길 기대해 본다.2016-09-13 12:14:52안경진 -
[기자의 눈] 20조원 건보재정 누적흑자의 역습?건강보험 당기수지 흑자가 2011년 이후 6년 째 이어지면서 올해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올해 8월까지 당기 흑자가 3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매년 4분기에 급여비 지출이 많은 점을 고려해도 당기수지 흑자 3조원, 누적수지 20조원 달성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건보재정의 이런 흑자행진은 인구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향후 급여비 지출이 급증할 것을 감안하면 다행스런 일이다. 돈이 쌓이면서 갈등 아닌 갈등도 생기고 있다. 의료공급자들은 이 참에 보험수가 인상으로 한몫 챙기고 싶어하고, 가입자는 보장성강화에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반된 주장은 진영논리에 입각한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흑자발생 원인진단에서부터 갈린다. 의료공급자는 저수가를 이야기한다. 그동안 저수가를 감내하면서 국민건강을 지켜왔고,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병원과 동네의원 상황을 고려해 보험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가입자 측은 재정흑자는 경기위축 속에서 국민들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의료이용을 하지 않거나 줄인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건보료를 동결하거나 보장성 확대에 우선적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내년도 건보료는 동결시키기로 이미 결정됐다. 건보재정을 둘러싼 또하나의 갈등전선은 국고지원 쪽에 있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를 보면, 정부가 2007년부터 9년간 건강보험에 지원한 국고비율은 건강보험료 수입대비 평균 15.8% 수준이다. 건강보험법은 정부예산(14%)과 건강증진기금(6%)을 포함해 20%를 지원하도록 정하고 있는 데 턱없이 부족한 비율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2조3057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돈이다. 물론 법률상 의무는 아니다. 그동안 야당과 가입자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은 끊임없이 국고지원 사후정산제 도입과 국고 미지급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9대 국회 때는 국고지원 일몰제 폐지와 사후정산제 도입 관련 입법이 줄을 이었는데, 일몰기한을 2017년12월31일로 1년간 연장하는 선에서 마무리되고 다른 조문은 모두 폐기됐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재부 이제훈 연금보건예산과장은 현재와 같이 정부 재정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적자부채 조달금이 100조원에 달하고 국가 채무가 GDP 대비 40%를 넘어선 상황에서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우선순위를 따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특히 정부는 적자에 허덕이는 데 건보재정은 20조원이 쌓여있다며 보장성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이런 상황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20조원 흑자가 국고지원 과소지급의 중요한 명분이 되고 있는 것인데, 그야말로 누적흑자의 역습이다. 하지만 현재 보여지는 남은 돈만 생각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온당치않다. 건강보험 보장비율은 2009년 65%까지 올라갔다가 2010년 63.6%, 2011년 63%, 2012년 62.5%, 2013년 62%까지 매년 하락한 뒤 2014년 63.2%로 소폭 반등했다. 이 보장률은 OECD 평균과 비교하면 한참 밑돈다. 정부와 보험자가 건강보험제도를 수출한다고 자랑하기엔 숨겨진 성적표가 초라하다. 쌓인 돈이 20조원이나 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만16세 미만 입원환자의 병원비를 건강보험에서 전액 지원하자는 정의당 윤소하 의원의 입법안에 정부는 '도덕적 해이' 운운하며 손사래치고 있다. 의료이용량이 더 증가할 수는 있지만 윤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이 제도를 도입해도 건강보험 추가 소요액이 7000억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국고지원 논란은 정부의 철학의 문제일지 모른다. 경제논리에 입각해 효율성 위주로 우선순위를 따지면 돈이 남아도는 영역에 빚을 내가면서 돈을 쓸 이유가 없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의 건강, 무엇보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유의미한 가치에 재정을 투여할 의지가 있다면 이런 논란은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20조원 누적흑자의 역습이 지금은 재정당국에 좋은 명분이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미온적인 태도가 장래에 건강보험제도를 위협하는 말그대로의 '역습'이 되지 않도록 보다 신중히 판단하길 바랄 뿐이다.2016-09-12 06:14:48최은택 -
[기자의 눈] 제약-도매-약국의 불합리한 관계들약국과 도매, 도매와 제약, 또는 도매와 도매, 제약과 제약. 자본주의의 기본은 서로간의 계약, 거래상 약속이다. 현장을 다니며 계약으로 맺어진 수많은 관계를 마주한다. 그런데 '계약 상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불합리한 관계들 역시 무수히 목격된다. 제약사와 일하는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제약사와 에이전시 관계가 점차 불합리한 쪽으로 고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전시는 늘어나고, 신생 업체가 '가격 후려치기'로 경쟁에 나서니 연간 행사비용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점차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것이 '계약'에 따른 것이지만 철저한 갑-을 계약이라고 말했다. 제약사가 먼저 낮은 금액에도 계약을 따낼 수 밖에 없는 함정을 파놓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A 에이전시에게 '경쟁사 B사는 최저 금액을 제시했다'고 말하고 계약을 이끌어냈는데, 알고보니 B사 역시 A사가 최저 금액을 제기했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 등이다. 비슷한 경우는 또 있다. 유통업체와 제약사의 계약 관계다. 제약은 수많은 유통업체에 아쉬울 게 없으니 얼마든지 원하는 걸 관철시킬 수 있다. 자사의 제품 정보를 무상으로 달라 하기도, 담보를 엄격하게 제시하기도, 잘 나가는 제품 마진을 슬쩍 낮추기도 한다. 이 모든 게 '계약서' 안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유통업계는 거부할 수 없는, 철저한 갑-을 계약이라고 말한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약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모든 내용들을 취재할 때 제약사는 '개별 회사 간의 계약 내용에 따른 것이니 문제될 것 없다'는 공통된 대답을 내놓았다. 그말은 마치 '계약 당사자 간 동의한 내용인데 무슨 상관이냐'는 뉘앙스로 들렸다. 서로가 필요에 의해 계약을 맺었다 해도 동등한 입장에서 일할 수 없는, 구조적·고질적 문제가 남아있다면 이를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일까. 제약사를 비롯한 이 사회 '갑'들은 당당하다.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은 '갑질 할 수 있을 때 실컷 하겠다'는 으름장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갑을이 존재하지 않는 성숙한 사회로 가기엔 아직 멀었나 보다.2016-09-08 06:14:49정혜진 -
[기자의 눈] 김영란법 시대와 구원투수 '홍보전문가'9월28일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제약업계는 분주한 모습이다. 보건의료 분야 공공기관 및 대학병원이 포함된 학교법인, 언론사 등 다양한 주체와 연관돼 있는 김영란법은 제약사들의 리스크 관리와 홍보 부문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게 유력하다. 제약사들은 김영란법에 대비해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전사교육을 시행하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법은 제약사 대관-홍보전문가들에게는 기회이자 위기다. 잔잔한 파도에서 항해사들의 역할은 눈에 띄지 않지만 험난한 파고 앞에서는 키를 쥐고 있는 항해사들은 당연히 주목받는다. 오랫동안 '한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제약 홍보분야는 최근들어 대관, 홍보, 광고 등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강화되면서 영역도 넓어졌다. 이런 흐름에 걸맞게 홍보인들의 잇단 임원승진도 이어졌다. '구조조정 1순위'에서 비로소 회사의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셈이다. 이 같은 인식변화에는 약 40년 홍보 외길을 걸었던 JW홀딩스 박구서 부회장과 최근까지 홍보인으로 활동하며 CEO급으로 성장한 정수현 부사장 등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리고 제약 홍보담당자들의 입지 강화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홍보인들의 역할론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일부 제약사 홍보 책임자들의 퇴직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또 오랫동안 몸담았던 일부 홍보인은 조만간 정든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제약사들에게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서 일부 홍보담당 임원들의 이직과 퇴직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홍보와 대관업무를 담당한 홍보인들의 가장 큰 무기는 무엇보다 인맥관리와 리스크 관리다. 상대방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을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경험 많은 홍보인들이다. 홍보전문가들의 잦은 자리이동과 퇴직은 결국 위기 관리가 절대적인 김영란법 시대에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다. 홍보전문가들은 '잘하면 본전'이라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홍보인들이 이를 방어하는 것은 제약사 최고경영진들에게는 당연하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있을 때'는 잘 모르지만 '없을 때' 비로소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이 베테랑 홍보전문가들이다. 김영란법 시대, 대외협력부문 전문가와 홍보인들에게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제약사들이 위기에 몰렸을 때 진정한 구원투수는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2016-09-01 06:14:50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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