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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지조사반, 또다른 '극한 직업의 현장'최근 경부고속도로서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버스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50대 부부가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당했다. 버스 운전사가 전 날 16시간이 넘는 운전을 했다고 진술하면서, 버스 안전운행기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도는 노선버스 운전자 안전운행시간 기준을 만들었다. 소잃고 외양간을 고친 격이지만, 어쨌든 가이드라인의 마련으로 버스 운전사들의 안전이 조금이라도 보장 받게 됐다. 이번 경부고속도로 사고를 바라보면서 최근 만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현지조사반 팀장들을 떠올렸다. 10년이 넘도록 현지조사를 했다던 박모 팀장은 현지조사반이 가까운 거리로 출장을 떠나는 날에도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유로,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이야기 했다. 2박 3일 꼬박 현지조사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요양기관 대표에게 사실확인서를 받고 나면 긴장의 끈이 풀린단다. 그 상태로 자가용을 몰게 되면 졸음운전으로 이어진다며, 오히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장지를 오가면서 청하는 쪽잠이 더 달콤하다는 말에 괜스레 짠해졌다. 사회 초년생 시절, 출장은 빡빡한 일상 속의 일탈과 같은 느낌이었다. 2008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부산을 가고 싶다고 선배를 졸라 부산시의사회 취재를 대신 갔었다. 다음 날 연차를 붙여 난생 처음 해운대 구경을 했다. 딱, 그 때까지만 출장이 즐거웠다. 기자 생활 10년 차인 지금은 출장이라는 이야기만 나와도 '헉' 소리부터 낸다. 얼마나 걸리는지 시간부터 계산하게 된다. 그래서 일까, 현지조사반 팀장들을 만나기 전부터 매달 2주간 나가야 하는 현지조사가 얼마나 고단할지 공감부터 했다. 3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현지조사반들의 출장지는 '전쟁터'와 같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환영 받지 못한다 쳐도, 무단침입으로 경찰서에 끌려 간 적도, 허름한 모텔에서 조직폭력배를 만나 경찰을 불렀지만 별 다른 조치를 받지 못한 적도, 이야기 하면 밤을 꼬박 새야 한다고 했다. 조사운영부 한 차장은 인터뷰 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한 때는 '노예' 같다고, 매일 사고의 위험에 노출 돼 보호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현지조사반 팀장들이 바라는 것은 하나라고 했다. 빡빡한 출장비 지급으로 팀장들의 사비를 털어야 하는 날도 많지만, 진정 원하는 건 예산 보다 인정이었다. 가끔 출장을 나가는 현지조사반 소속 직원들에게 '좋은 곳 여행 다니는 기분 아니냐'는 말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현장에서 의사, 약사 등 보건의료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누구 하나라도 알아주길 바라는 게 그들의 속내였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라는 말 한 마디가 그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2017-07-13 06:14:52이혜경 -
[기자의 눈] 제약 특허제도, 공정한가요?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약·바이오 분야의 특허 라이선스 관행 실태점검을 벌이고 있다. 2010년부터 허가받은 전문약 중 특허출원, 계약, 분쟁 현황 등을 조사해 이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없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5월부터 다국적사 39개, 국내사 32개를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2010년에도 48개 제약사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해 GSK와 동아ST 간의 역지불합의 위법사례를 찾아낸 바 있다. 역지불합의는 특허권자와 퍼스트제네릭사가 이면 계약 하에 제네릭 진입을 포기시키는 행위. 제네릭약물의 시장진입이 늦어지면 국민 의료비 부담이 가중된다며 역지불합의가 경쟁 제한 요소가 있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7년만에 진행되는 이번 조사도 역지불합의 등 특허권과 관련된 경쟁제한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사를 진행하는 지식산업감시과가 작년말 신설된데다 새 정권 출범으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새로 임명됐다는 점에서 성과창출을 위한 강도높은 점검이 예상된다. 더구나 한미 FTA에 따라 지난 2012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허가특허연계제도로 인해 역지불합의같은 불공정행위가 더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 제약계가 불안감을 갖는 요소다. 하지만 오히려 국내 허가특허연계제도 하에서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간 역지불합의는 더 어려워졌다는 게 제약계 특허업무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역지불합의가 이뤄지려면 특허를 깨려는 제네릭사가 1개 업체로 특정돼야 하는데, 우선품목판매허가(우판권) 제도로 복수의 업체가 특허도전에 나서면서 1:1의 이면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국내 도입된 허가특허 제도는 불공정행위를 유인할 수 있는 이익 자체가 적다. 앞서 언급한대로 제네릭사에 시장독점권이 부여되는 업체는 일정 조건만 갖추면 되므로 복수가 가능하다. 예컨대 최초 특허심판 제기 이후 14일 이내 심판을 제기한 업체도 우판권 획득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공동·위탁생동으로 퍼스트제네릭 개발 업체가 여러 제약사에 위탁 생산하다보니 우판권 획득 제약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우판권 획득 자체에 대한 제약계의 기대심리가 그렇게 높지 않다. 오히려 우판권 획득을 하지 못해 다른 업체와 시장경쟁을 하지 못할지가 더 걱정이다. 공정위가 우려할만한 불공정 요소 자체를 만들 수 없는 환경인 것이다. 그러면 현 우판권 제도가 공정한걸까? 지금의 제도는 승자독식을 인정하지 않는 구조다. 첫 특허도전 업체, 첫 퍼스트제네릭 허가신청 업체에 대해 분별도 어렵고, 혜택도 없다. 첫 특허도전 업체의 심판청구 사실이 알려지면 14일 이내 다른 제네릭사들이 심판청구에 몰려들어 첫번째 의미는 금세 사라진다. 허가신청 역시 PMS(신약재심사) 종료에 맞춰 한꺼번에 허가신청이 몰리는 탓에 우판권의 조건으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허도전 업체가 갖는 실질적인 혜택은 없고 특허소송 비용만 남발하는 이런 제도라면 차라리 없는게 나아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공정성을 위해 신설된 것으로 보이는 최초 심판청구일로부터 14일 이내 심판청구 업체에 대한 우판권 부여 조건은 삭제하되, 다른 조건들을 더 강화하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아무리봐도 무임승차가 가능한 지금의 허가특허제도가 그렇게 공정해보이진 않는다.2017-07-10 06:14:52이탁순 -
[기자의 눈] 사탕 사달라 조르는 아이, 난감한 엄마약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이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가지각색, 아기자기한 색깔의 사탕들과 캐릭터 얼굴과 장난감을 달아둔 비타민. 딱 아이들 눈 높이에 진열된 이 제품들을 두고 실랑이하는 엄마와 아이를 본 일이 있다. 아이는 캐릭터 비타민사탕을 하나 쥐고 사달라 떼를 쓰고, 엄마는 사주지 않겠다며 아이를 혼내고 있었는데 문득 '내가 저 엄마라면 비타민을 진열한 약국이 밉지 않을까' 싶었다. 비타민사탕은 약국이 다루기에 모호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비타민이라 이름 붙였지만 비타민 함량은 얼마 되지 않고 당분이 많이 들어있어 아이들 건강에 이롭지 않은 제품도 많다. 좋은 성분을 넣기 보다 인기캐릭터나 모양, 색깔로 아이들 눈을 사로잡으니 엄마들 입장에서 안심하고 사먹이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제품들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약국도 늘어나고 있다. 약사의 양심 상 건강에 좋지 않은 제품을 약국에 아예 갖다놓지 않겠다는 것인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소비자 선택이지 굳이 약국이 정색하며 물리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도 있다. 약국 경영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의견이다. 한 지역약사회는 '우리 지역 약국은 비타민사탕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곳도 있지만, 그렇다고 약사회에서 개별 회원 약국에 '이건 팔고, 이건 팔지 말라'고 하기도 어렵다. 결국 선택은 개별 약국 몫이다. 한 때는 약국에서 담배도 팔던 시절이 있을 정도로 약국이 국민 건강을 위한 장소라는 인식이 부족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담배 파는 약국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달라지지 않았나. 저렴한 비타민 사탕이 아닌 당분을 줄인 사탕, 아이 건강에 좋은 과자, 유기농 주스를 구비하는 약국도 있다. 건강을 판매하겠다는 약사의 긍정적인 욕심의 결과다. 약국에서 담배가 사라졌듯, 약국이 판매하는 상품들도 조금씩 변화해가지 않을까.2017-07-06 08:52:26정혜진 -
[기자의 눈] 박카스 국토대장정 정신과 동아제약세상만사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이 있다.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이념 그리고 사상이 담기면 맨주먹으로 강철도 끊을 수 있고, 못한다고 생각하면 개미가 쌓아올린 둔덕도 무너뜨릴 수 없다. 이를 두고 고대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유 의지와 순수 열정', 신라시대 원효는 '일체유심조'라 표현했다. 젊은이의 도전과 패기를 상징하는 박카스 대학생 국토대장정이 오늘(3일)부터 20박 21일 간 일정으로 행진을 시작한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국토대장정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자신을 이기는 강인한 정신력을 기르고 남에 대한 배려와 동료애를 몸소 체험하도록 하자는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의 의지로 시작됐다. 국토대장정은 남녀 72명씩, 총 144명의 대학생이 21일 동안 천리행군을 하며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 할 수 있다는 의지를 키우기 위한 행사다. 이번 대장정은 '언제까지나, 함께, 건강하게'라는 슬로건으로 경주에서 출정식을 시작으로 영천, 군위, 상주, 단양, 제천, 원주, 이천을 거쳐 완주식이 진행되는 서울까지 총 578.7km를 걷게 된다. 폭염과 폭우와 싸워 가며, 얼굴과 몸은 까맣게 타고, 때론 발엔 물집이 차올라 그대로 주저앉고 싶은 순간 속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고 마음속 인내의 키가 자라는 과정은 그 어느 곳에서도 하기 힘든 경험이다. 이렇게 값진 체험을 하고자 지원하는 대학생은 매년 1만명이 넘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 144명이 선발된다. 지난 19년간 누적 코스는 1만 879km에 달하고, 참가 대원은 2713명이다. 이렇듯 국토대장정은 출발과 도착지, 즉 완주코스가 있지만 기업은 설립과 동시에 피니시라인 없는 무한대장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지 않고 멈추는 순간, 경쟁사의 도전을 받게 마련이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은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했을 정도로 과정상 많은 고난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최근 동아제약은 내외부적인 고충을 많이 받고 있다. 올해 구순을 넘긴 강신호 명예회장의 숙환과 영업부서에 불거져 나온 문제가 그것이다. 다행히 강 명예회장은 건강을 회복했고, 회사 내부문제도 봉합단계로 진입해 무난히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대장정의 길에선 학질모기에 물려 열병 시달릴 수 있고, 비를 맞으며 노숙할 경우도 발생한다. 86년이라는 동아제약 창업기간은 기업이 걷는 국토대장정의 코스로 환산하면 출발선상에 있고, 여전히 발길을 재촉해야 하는 단계일지 모른다. 대학생 국토대장정과 기업대장정은 '패기와 열정으로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모두 이겨내 완주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박카스 정신'은 지금 동아제약을 비롯한 우리 제약기업 모두에 가장 절실한 이념이자 후대에 남길 위대한 유산은 아닐까.2017-07-03 06:14:51노병철 -
[기자의 눈] 피해구제 활성화 추가부담 폐지부터의약품 피해구제 분담금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여금'이다. 넓게는 '사회공헌'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해당 제약사에 고의든, 과실이든 일단 책임이 없는 '무과실보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가부담금'이라니? 의약품 피해보상제도가 약사법에 규정될 때부터 제약계는 '추가부담금'에 이견을 제기해왔다. 제약바이오협회 갈원일 부회장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주최로 열린 부작용 피해구제제도 활성화 토론에서 "추가부담금 기전은 그 자체가 무과실 보상이 아닌, 손해배상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어서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실제 제도를 운영해보니 말이 안된다. 한양대약대 이주연 교수도 같은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교적 저렴한 약제에서 과민반응이 많이 발생하고, 인과관계가 있었던 약제는 평가 시 높은 점수가 부과되므로 동일한 약이 여러번 원인 약물로 지정될 가능성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제약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약만 원인이라고 특정하기 어렵다. 추가부담을 지우는 건 잘못된 판단이다." 제약계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불합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피해구제 제도를 운영하는 식약처에도 전해졌다. 식약처는 최근 간담회에서 제기된 제약사들의 추가부담금 폐지의견에 수긍했다. 피해구제 재원의 원천이 제약사로부터 나오고, 그동안 나타난 부작용 사례를 보면 특정 제품 때문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사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김상희 의원과 식약처는 피해구제 제도 활성화를 위해 법령을 개정하거나 아예 별도 법률을 제정하는 안을 놓고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왕 제도를 활성화하려면 이런 불합리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순리다. '무과실보상'이 이중부담이나 배상금으로 인식되지 않고 제약사들의 '사회공헌'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이 제도를 활성화하는 밑거름이라는 건 자명한 일일 것이다.2017-06-29 06:14:52김정주 -
[기자의 눈] 알만한 사람은 알 법한 '0.1%의 차이'질환을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다뤄지는 내용 중 하나가 발생빈도다. 대학시절 병태생리학을 담당하셨던 모 교수님은 강의 중 발생빈도를 언급할 때마다 '숫자'에 매이지 말기를 당부하셨다. 실례를 들어본다면 뼈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의미하는 골육종은 전체 암의 약 0.2%를 차지하는 희귀암이다. 우리나라에선 연간 100명가량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환자 본인과 그 가족들 입장에선 '발병률 100%'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였다. 막연했던 그 가르침을 졸업한지 10년이 되어가는 최근에야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인천에서 열린 리버위크(The Liver Week 2017)는 어느 때보다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B형간염과 C형간염 신약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한 데다, 내성이 없는 유일한 항바이러스제라고 알려졌던 ' 비리어드'의 내성발현 사례가 처음 발표된 덕분이다. 주연구자인 이정훈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B형간염 환자들 가운데 비리어드 내성이 확정된 이들은 2명이었다. 열흘 전 내성이 의심되는 환자가 나타나 추가 분석하는 중으로, 차후 보고건수가 늘어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더욱이 복약순응도가 떨어지거나 중증도가 높은 특이 조건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며 약물치료를 받아온 극히 일반적인 환자였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물론 이번 발표가 8년동안이나 뛰어난 바이러스 억제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온 비리어드의 문제점을 꼬집으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비록 0%의 신화는 깨졌지만 '테노포비어가 현존하는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가운데 내성 위험이 가장 낮은 성분'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내성발현율을 구태여 수치화 한다면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모집단수를 3000~4000명이라 가정할 때 2건 내지는 3건이기에 0.1%의 확률로 계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리어드를 규칙적으로 복용했을 때 내성이 나타날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는 얘기다.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뿐 보고된 환자들 중에는 내성을 발현시킬만한 특정 요인이 숨겨져있을 가능성도 고려돼야 한다. 다만 이번 사례를 겪으면서 10년 전 들었던 강의 내용을 곱씹어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대다수에겐 0.1% 혹은 그 이하일지 모르나 내성이 생겨 뾰족한 대안이 없는 2명의 환자에겐 100%의 확률이다. 이정훈 교수 역시 "비리어드의 내성보고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내성이 없는 항바이러스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을 처방하되 신중한 환자 모닝터링이 요구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8년 전 B형간염 치료분야에 혁신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던 비리어드. 끊임없이 진화하는 바이러스의 도전 앞에 내성발현 0%의 신화는 깨지고 말았다. 섣불리 내성없음을 자신해선 안된다는 겸허한 마음과 함께 하루 빨리 B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신약의 출시를 기다려볼 뿐이다. 제약사들에게도 '0.1%의 환자들'에 대한 배려의 필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2017-06-26 06:14:55안경진 -
[기자의 눈] "회장님, 약사회장님" 약사들의 한숨“똑똑히 지적하고 냉정히 비판하고 싶어도 최대한 참고 있어요. 결국 제 살 깎아먹기잖아요.” 최근 조찬휘 회장의 약사회관 운영권 1억 수수 논란과 관련 그 어느 때보다 약사사회 관심이 뜨겁다.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될 일이었다”는 한 분회장의 말처럼, 이번 사건은 그 어떤 사건보다 개입된 임원들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재건축이 확정되지도 않은 회관의 운영권을 두고 거액을 거래한 현직 임원, 그 과정에서 해명을 위해 채용 직원에게 영화에서나 볼법한 충성서약서를 받았다고 밝힌 임원. 모든 과정이 법적 문제를 넘어 상식 선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게 화난 다수 약사들의 반응이다. 특히 이번 건이 약사사회의 차가운 반응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 사안이 벌어진 전 과정 어디에도 회원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건은 분명 그 과정에서 회원 약사들의 권리나 생각이 반영되지도, 그 결과가 회원 약사들의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밀실 계약과 거래 과정에서 단체에 소속된 약사들의 민심은 철저히 무시됐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약사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자유롭게 비판도 못한다는 게 현실이다. 일부는 SNS에 관련 기사를 링크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담아 부당함을 알리고 비판하고 싶어도 일부러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혹시 일부 임원들의 부정함이 일반 시민들에는 약사사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타 직능 단체에는 표적이 될까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일부의 일탈에 따른 부끄러움과 수치는 결국 전체 회원 약사들의 몫이 된 셈이다. 직능단체의 수장, 임원은 그 어떤 조건 이전에 회원 권익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한다. 그 누가 조금의 개인적 욕심 없이 자리에 앉았겠냐마는 항상 자신이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만명 회원을 대표하고 있다는 생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거듭되는 해명 등에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민심이다. 이번 스캔들에 대한 명명백백한 책임 추궁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더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많은 임원들도 자신이 과연 회원들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 명함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사용한 적은 없는지 돌아봤으면 한다.2017-06-22 06:14:53김지은 -
[기자의 눈] 약평위 급여 평가 결과 공개 반색"약평위의 신속한 심의결과 발표를 환영한다. 평가내용도 모두 공개하는 그날까지." 지난 9일 오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제6차 신약 급여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신약 약평위 평가결과 조속 공개 방안'의 자료가 언론사로 배포됐고, 기사화 되자 데일리팜에 이 같은 댓글이 달렸다. 심사평가원이 앞으로 약평위 평가결과를 곧바로 공개한다는 데일리팜 보도이후,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계획대로 지난 8일 진행한 회의 결과를 다음 날 오전 배포했다. 이번 평가결과 공개에 대한 관심은 컸다. 신약 급여를 기다리는 환자 뿐 아니라 제약회사들 또한 약평위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했다. 최근 면역항암제가 약평위 문턱을 넘어서면서, 환자 단체를 비롯해 국민들 또한 고가 신약 급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결국 신약 급여결정 과정의 첫 단계인 약평위 평가 결과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약평위는 10년 전 약가결정구조 이원화 이후 철저하게 회의 결과를 '비공개'에 부쳤고, 결국 평가 및 평가결과 공개 시점 차이로 불만이 쌓이면서 주최 부서인 심평원 약제관리실은 평가결과 공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심사평가원 또한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 이병일 심평원 약제관리실장은 지난 1일 제약회사를 대상을 진행한 토론회에서 "약평위는 심평원장의 자문기구다. 최종평가 역시 심평원장의 몫이다. 약평위 회의 결과를 심평원장에게 구두 또는 서면 보고 이후 결재를 받아 조속한 시일 내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부에서 약평위를 신약 급여 심의, 평가, 결정을 하는 최종 기관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따른 해명이었다. 이 실장이 '구두'와 '서면' 보고를 언급한 이유는 관심이 많은 신약의 경우 당일 결과 보고까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평원 역시 9일 홍보실을 통한 언론 알림을 통해 '약평위 심의 결과를 원장에게 약식 보고한 이후 심의 당일 또는 익일 공개하겠다'고 못박았다. 그렇게 심평원은 10년 만에 약평위 심의 결과 비공개 원칙을 깨고, 투명성 제고를 통한 변화의 '첫 걸음'을 뗐다. 이번 약평위 평가 결과 공개를 첫 걸음으로 본 이유는 아직 가야할 길이 많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약평위가 결정한 제품명, 제약사명, 급여여부를 공개하면서 세부 급여범위는 미공개했다. 하지만 약평위 회의 전체 결과 공개의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이 실장은 회의록 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약평위가 공정하게 급여여부를 평가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검증 받아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건강보험공단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건보공단 보험급여실 관계자는 "약평위 평가 결과 공개는 긍정적이다. 국민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서라도 해야 할 일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세부 급여범위 및 가격 공개까지는 우려를 표명했다. 경제성평가소위원회를 거쳐 약평위가 급여여부를 판단하고 나면 건보공단에서 협상을 거쳐 건강정책심의위원회의 최종 결정 이후 급여 등재되는데, 모든 내용이 상세히 공개된 뒤 약가협상을 통과하지 못하면 건보공단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약가협상을 맡는 협상 대상자인 건보공단 입장에서는 심사평가원이 어느 선까지 심의결과를 공개할지에 대해서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따라서 시작은 심평원이 했지만, 신약 급여결정부터 약가협상의 모든 '키'를 쥐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신약 급여등재 절차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2017-06-12 06:14:52이혜경 -
[기자의 눈] '전통제약' 타이틀 싫다면 벗어 던져라수십년 역사의 국내 제약회사를 '전통 제약'이라고 표시하는게 적절한지 모르겠다. 전통적으로 이들이 제약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다른 업계에서 '전통 식품', '전통 주류'라고 부르진 않기 때문이다. '전통의 순대국집' 등으로 불리는 음식점처럼 오랫동안 한가지 메뉴만 고집한 것도 아니다. 물론 수십년된 베스트셀러 의약품을 한 두개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제품들이 꼭 주력제품인 것만은 아니다. 해마다 신제품을 내놓고 있고, 매출이 높은 제품도 세월이 지나면서 계속 바뀌고 있다. 그런데 국내 바이오시밀러 회사와 비교할 때, 예컨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2000년대 후반 등장한 제약사들과 구분지어야 할 때 '전통 제약'말고는 생각나는 단어가 없다. '케미컬(합성의약품) 기반' 제약회사? 이것도 아닌 것 같다. 바이오의약품이 있거나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네릭 기반' 제약회사? 어찌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한데, 국내 다수 제약업체 특징을 가장 살렸으니까.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도 오리지널의약품의 복제약 아닌가? 형평성 차원에서 부적절하게 느껴진다. 역시 '전통 제약'만큼 어울리는 게 없는 것 같다. 얼마전 개최한 전세계 항암제 홍보의 장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국내 바이오시밀러사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목을 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통 제약사들은 이들만큼 화제성을 불러일으키진 못하는 것 같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TNF-α억제제 계열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 내놓으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선진시장에 이렇다할 의약품 등록을 하지 못한 '전통 제약'과 비교할 때 '성공신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0년대 후반 전세계 출시를 목표로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다고 했을때 '성공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우리도 나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통 제약계에서도 논쟁이 됐던 적이 있다. 이후 일부 대형 제약사들이 일본이나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셀트리온의 도전이 '무모하다'는 인식이었다. 사실 셀트리온처럼 적자를 감수하며 몇천억원씩 투자를 강행할 회사도 없었다. 더욱이 내수시장에서도 충분히 이익이 나오고 있기에 굳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동기가 부족했다. 지금 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제약업 경험이 없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보다 한참 늦게 시작했지만, 브렌시스의 허가로 글로벌 무대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의약품이라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수십년을 앞선 전통 제약사들은 그때 왜 투자를 하지 않았을까? 한 포럼 현장에서 제약업체 CEO는 당시 셀트리온은 제약업을 잘 몰랐던 탔에 배수진을 치고 무리한 투자를 했던게 성공을 가져왔다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당시 국내 제약업체들은 그렇게 투자를 결정할 제약사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통제약은 위기다. 내수시장과 제네릭약물은 시대적 변화와 정부정책으로 이제 '믿을맨'이 아니다. 결국 반대 개념의 글로벌신약과 신약만이 살 길인데, 그리 만만치가 않다. 특히 직접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약을 만들려면 2000년대 후반 바이오시밀러를 시작한 셀트리온보다 더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역시 전통제약은 용기있는 투자를 감행할 회사가 있을까? 바이오시밀러는 이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 무대가 됐다. 전통 제약사들이 나서기엔 너무 늦었다. 그때 제약 초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외면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쟤지 않고 이들과 손이라도 잡았다면 '전통 제약' 타이틀에 머물러 있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제약협회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바뀌진 않았을 것 같다. 전통 제약사들은 이제 신생업체 성과에 기대는 처지가 됐다. 이 씁쓸함과 부끄러움을 기억해 교훈이라도 얻었으면 좋겠다.2017-06-08 06:14:52이탁순 -
[기자의 눈] 문재인정부 공약, 약계 관행도 바꿀까새 정부가 들어섰다. 지난해 겨울에 촉발된 국정농단 논란과 촛불집회 결과로 들어선 정부이기에 국민의 기대도 높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선은 그간 우리사회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방관해온 비정규직 문제와 부정부패·비리가 척결에 우선적으로 머물렀다. 문 대통령은 인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들의 애환을 경청했고 각종 인맥과 학연으로 짬짜미를 맺어온 관료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 정부의 철학이 약업계에도 영향을 미쳐 '관행'들이 개선될 수 있을까. 최근 만난 한 다국적사 관계자는 사내 비정규직은 물론 하도급 직원들의 노동 환경을 언급하며 '상식적이지 않은 처우와 평가 시스템이 만연해있다'고 지적했다. 수차례 개선을 요구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빅5에 드는 대형병원이 의약품 구매 입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규 업체는 진입하기 어렵도록 높은 문턱을 쌓아 구설수에 올랐다. 투찰 자격은 물론 제출 서류, 투찰하려는 그룹수까지 제한을 만들어 사실상 신규 업체들은 공정한 입찰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기존 거래 업체들에게 특혜를 준 거나 다름없는 상황.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합리한 문제가 표면화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든, 입찰에 참가하지 못한 신규 업체든,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낙인이 찍혀 조직 안에 정상적으로 발 붙일 수 없게 된다. 말할 수 없으므로 조용히 참을 수 밖에 없고 문제는 개선되지 않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길 바란다. 또한 보편적이길 바란다. '보건의료 업계는 특수해서'라는 핑계가 나올 수 없도록 정부의 개선안이 보건의료를 포함한 모든 산업계에 적용되길 바란다. 그래서 5년 후에는 적어도 '이런 비상식이 상식처럼 통용된다'는 하소연이 잦아들길 바란다.2017-06-05 12:14:52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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