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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폐암치료제 옵션...무고한 피해자 없어야3세대 폐암 치료제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약가협상 결과가 유보됐다. 지난 8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평가받았던 아스트라제네카의 '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한미약품의 ' 올리타(올무티닙)'는 협상 마감시한(13일)이 채워짐에 따라, 최종 타결 여부를 놓고 제약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기정사실로 여겨져 왔던 타그리소의 급여등재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유례없이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던 올리타가 공단과 약가협상을 완료하고 결과발표만 남겨둔 것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단 측에서 제시한 약가차이가 2배 이상 벌어져 국내 급여포기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자정 가까이 진행됐던 이날 약가협상은 결론을 짓지 못한 채 종료된 것으로 확인된다. 최종 협상기일은 다음주 20일로, 양측에 일주일가량 시간을 벌어주게 됐다. 아직 끝나지 않은 3세대 폐암 치료제의 급여등재 과정은 국내 제약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을 비롯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타그리소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타그리소는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를 투여받은 뒤 내성(EGFR T790M 돌연변이)이 생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들에게 투여될 수 있는 유일한 약이다. 지난달 유럽종양학회(ESMO 2017)에서 공개된 FLAURA 연구를 기반으론, 1차치료제로 업그레이드될 가능성도 다분해 보인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달 초 '타그리소'를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 대상의 1차치료제로서 혁신치료제로 지정했다고 공표하면서 가능성을 높였다. 아마 평소대로라면 'A7 국가' 조정 최저가와 유사한 수준에서 약가협상이 마무리됐을지 모른다. 그런데 국산신약 올리타의 존재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예상치 못한 상황을 벌어지게 했다. 타그리소의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다른 대안이 있다보니, 공단에서도 다국적사의 혁신신약에 양보할 기미 없이 여유로운 태도로 협상에 임한 탓이다. 정부 측은 "효능효과가 유사한 올리타와 약가차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올리타 단독등재도 고려하겠다"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참고로 약평위를 통과한 뒤 약가협상 단계에서 결렬되는 비율은 전체 급여약제의 9% 정도로 확인된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도 순순히 물러설 기세는 아닌 듯하다. 한미약품이 제시한 올리타의 한달 평균 약값은 200만원 선. 타그리소 제시가보다 절반가량 낮다. 해외 다른 국가들에서 약가를 책정할 때 한국 약가를 참조할 수 있는 만큼, 본사에서 동의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얘기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초 독일에서도 타그리소 약가협상에 실패하고, 약 자체를 철수한 전례가 있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EGFR 변이 환자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봐도, 독일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리라 장담하긴 힘들다. 마침 약가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고 알려진 캐나다 정부가 한국을 레퍼런스 국가에 포함시키는 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도 불안감을 더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에서 이번 사안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이런 연유다. 만약 최종 협상이 결렬, 아스트라제네카가 타그리소의 국내 급여포기 혹은 철수를 감행할 경우 그간 타그리소를 투여받아 온 환자들이 치료기회를 박탈당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암환자들을 위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양 측이 극적으로 합의, 수입신약과 국산신약이란 두개 옵션을 합리적 가격에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 아닐까. 그간 공단과 두 제약사 모두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줬다. 남은 기간도 그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칫 가해자 없이 무고한 환자들만 피해자로 남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지지 않기만 간절히 기대해본다.2017-10-16 06:14:53안경진 -
[기자의 눈] 양날의 검 '오프라벨' 처방에 관한 고찰오프라벨. 의악품을 식약처가 허가한 용도 외 적응증에 처방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약의 쓰임새를 보건당국이 정해 놓았는데, 왜 오프라벨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고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 의 잠재 적응증에 대한 오프라벨 처방을 두고 환자, 정부, 의료진의 의견이 엇갈리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생각보다 오프라벨은 우리와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다. 오프라벨,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필요성을 설명하자면 예를 들기에 가장 좋은 진료과목이 있다. 바로 신경정신과, 정신과는 부동의 오프라벨 건수 1위의 진료 영역이다. 현상의 원인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PTSD(외상 후 스트레스), 공황장애 등 질환들은 같은 병이라도 환자 개인마다 증상이 크게 다르다. 말 그대로 정신질환이기 때문에 특정 질환으로 단정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즉 적응증으로 규정할 수 없는 예외 상황의 발생빈도가 높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할 수 없이 해당 환자에게 적합하다 생각하는 약제를 처방하게 된다. 이는 정신과 의원을 의약분업 예외 지역으로 두고 원내조제를 허용한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 약제의 특성도 오프라벨 발생에 한몫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정신과의 대표 질환들에 처방되는 약제들은 대부분 향정신성의약품이다. 향정약은 신약출시가 더디다. 바꿔 말해, 현재 처방되는 약들은 올드드럭이 많다. 현재 처방되는 약들이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또 이를 뛰어 넘는 신약의 개발이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십중팔구는 특허만료의약품이다. 특정 약제가 다른 용도에도 쓰임새가 있다고 판단돼 적응증을 확대하려면 제약회사는 별도의 임상연구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당연히 막대한 추가비용이 들어 가게 된다. 문제는 제약사는 이미 제네릭이 출시되고 약가가 하락한 특허만료의약품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간질치료제인 '클로나제팜'은 불안증상 치료제로 흔히 쓰이고 있다. 수년간 의사들의 요구가 있었지만 결국 적응증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오프라벨은 양날의 검이다. 남용은 좋지 않다. 그러나 국가가 의사들에게 부여한 면허의 권한에는 본인의 판단에 따라 처방, 시술, 수술 등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삼 느껴지지만 이는 상당한 권리이다. 당연히 책임 역시 따르며 처방하는 의사의 신중함과 약을 만드는 제약사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2017-10-12 06:14:53어윤호 -
[기자의 눈] 제약기업의 나고야의정서 불감증 원인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된 지 2달여가 지났지만 상당수의 국내 제약기업들은 아직도 이에 대한 구체적 관리방안과 대안모색에 적극성을 띠지 못해 보인다. 취재 현장에서 수집한 정보를 취합해 보면 원료수입국(또는 원료공급사)과 MOU를 맺거나 협상에 들어 간 제약기업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화장품업계와 사뭇 대조적이다. 나고야의정서 주요 제원국의 이익공유율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은 총수익금의 0.5~10%(입법예고 중), 인도·베트남은 총출고액의 0.1~0.5%·총연수익의 1%, 브라질은 연간 순이익의 1%, 프랑스는 총매출액의 5% 정도의 로열티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루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직 협의 중이다. 나고야의정서 비준국 대다수는 납득할만한 수준의 이익공유 기금을 제시하고 있지만 중국과 프랑스는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의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사드(THAAD) 문제로 한중관계가 얼어붙은 현시점에서 중국이 생물유전자원 보호 및 이익공유 기금 문턱을 높일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준비 중인 생물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 관리 조례안(ABS)은 나고야의정서를 넘어선 초강경 조치들을 포함하고 있다. 조례안 내용 중 눈에 띄는 부분은 10%에 달하는 이익공유 기금과 외국기업(개인 포함)일 경우 중국의 생물유전자원을 접근·이용 시 자국 기업과 합작 진행 유도를 권고하고 있다. 위반할 경우 해당 기업은 생물해적행위(Biopiracy) 집단으로 간주, 명단을 공개해 기업신용도를 추락시키는 조치도 이루어 질 전망이다. 또 적발 즉시 사용정지를 명령하고, 불법소득 및 비합법적 재물은 몰수된다. 비합법적 사업규모가 25만 위안(4300만원) 이상 일 경우 생산·영업 중지 명령과 생물유전자원 접근자격이 박탈된다. 우황, 사향, 애엽, 동물 유래 단백질 등의 원료를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는 제약기업들이 선제적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약기업들의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체감온도가 낮은 이유는 다양하다. 몇몇 소규모 업체는 지금까지도 아예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유력 제약사들도 정부와 비준국 그리고 경쟁업체의 분위기를 살피다 은근슬쩍 기류에 편승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극히 일부지만 나고야의정서에 따른 로열티 지급을 명목으로 제품가격 인상 기회로 삼겠다는 곳도 있다. 나고야의정서는 자원 이용국(선진국)과 제공국(개도국)간의 첨예한 논의 끝에 2010년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됐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유럽연합, 일본 등 100개 국가가 비준한 상태다. 7년이라는 준비기간이 있었음에도 컨트롤타워인 환경부와 당사자격인 제약바이오협회/제약기업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법의 집행은 준엄성이 생명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공정히 진행됨이 원칙이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잘 몰랐으니 봐 달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홍보와 계도가 미진했다면 보충해야 하고, 제약기업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2017-10-10 06:14:52노병철 -
[기자의 눈] 수입대체 '염변경 약물' 시장이 답할 때국내 제약사들이 '염변경 약물'로 수입 오리지널약물에 맞서고 있다. 특히 특허도전의 첨병 역할을 하면서, 후발의약품 시장을 조기에 오픈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염변경 약물이 토종 제약사의 대세 아이템으로 떠오른 데는 작년 과민성방광치료제 '솔리페나신' 제제 염변경 약물에 대한 특허 사법부의 판단 때문이다. 코아팜바이오와 한미약품이 오리지널약물 '베시케어(성분명:솔리페나신숙신산염, 판매:한국아스텔라스)의 숙신산염과는 다른 염을 결합해 만든 제품은 물질특허의 연장된 존속기간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주문이 그것이다. 보통 오리지널약물 물질특허는 품목허가 검토 기간에 실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그 기간을 산정해 존속기간을 연장해준다. 국내 사법부는 염변경 약물이 물질특허의 연장된 존속기간까지 적용받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결정에 코아팜바이오와 한미약품은 87년 물질특허제도 도입 이후 이례적으로 물질특허 만료 이전 동일성분(염은 다른) 제품을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솔리페나신 염변경 약물의 특허도전 성공사례는 국내 개발전략의 한 획을 긋고 있다. 올해 11월 10일 물질특허가 만료 예정인 국내 1위 의약품 비리어드(B형간염치료제)의 염변경약물은 내달(10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역시 물질특허 만료 한달 전 시장에 나서게 된 셈이다. 항응고 신약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프라닥사의 염변경약물도 물질특허 만료 시점보다 3년 5개월 앞선 내년 2월부터 출시가 가능해졌다. 국내 제약업계는 정부의 금연지원 대책으로 메가 블록버스터가 된 금연치료제 '챔픽스'의 염변경약물도 개발해 조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의 염변경약물 조기 출시는 전세계적으로도 귀한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오리지널과 주성분이 같은 염변경 약물의 이른 시장 진출은 환자들에게도 치료기회 확대 제공,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박수받을 만 하다. 특히 보건당국은 염변경약물의 경우 오리지널 약가의 90%까지 인정하고 있지만, 최근 비리어드 염변경약물들이 최대 50% 가격을 자진인하한 것처럼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어차피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차이가 제네릭 출시 후 1년후에는 동일해진다는 점에서 시장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제약업계의 제제개발 역량강화에도 염변경약물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염을 변경해 주성분과 결합한 약물이라 해서 오리지널약물과 효능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염은 약물의 안정성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줄 뿐이다. 최근 비리어드 염변경 약물을 허가받은 JW중외제약은 '헤미에디실산염'이라는 지금껏 듣도보도 못한 생소한 염을 들고 나왔다. JW중외가 직접 개발한 이 염은 특허로 등록돼 지적재산으로 인정받았다. 이런 독창적인 제품들은 국내 위탁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후발의약품 트렌드를 바꿔놓은 염변경 약물이지만, 영업·마케팅의 손에 닿으면 평범한 '제네릭' 신분으로 취급받는다. 국내 의료현장에서 수입 오리지널약물에 대한 충성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시장 조기진입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정작 제대로 열매는 따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같은 상황을 시장논리로만 받아들이기에는 국가적으로도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후발약물에 대한 의료현장의 인식을 한순간에 바꿀 순 없겠지만,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미지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건보재정 압박 때문에 제네릭 등 후발약물 비율을 40%에서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보건당국의 후발약물 정책은 소극적이기 그지 없다. 오리지널과 품질과 효능이 같다는 지속적인 홍보는 물론이고 시장독점권 연장, 의료기관 인센티브 지급 등 육성정책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가 진행하고 있는 '국산약 살리기' 같은 캠페인도 정부가 힘을 실어줄만한 아이템이다. 정부가 해외진출 제품만 육성하면 국내 제약업계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오판'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국내 제약업계 버팀목인 내수용 후발약품 성장없이는 신약도, 해외진출도 없다.2017-09-21 12:14:54이탁순 -
[기자의 눈] '식물대표'로 위상 추락한 의약 3단체장임기 6개월을 앞두고 탄핵 심판대에 올랐던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의약단체장의 구사일생이다. 하지만 의협도 다른 직능 단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식물단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 전망이다. 구사일생 한 회장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재선에 성공했고,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12월 재선에 가장 먼저 성공한 조찬휘 약사회장이 탄핵 심판대에 오르더니, 지난해 3월 재선한 김필건 한의협회장, 추무진 의협회장까지 잇따라 민초회원들로부터 탄핵이라는 '중간점검'을 받아야 했다. 탄핵이 회원들의 마지막 선택이자 목소리 일 수 있지만, 재선에 성공한 의약단체장들에겐 회무 운영에 대한 중간점검으로 '재신임'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모든 회장들은 겸허히 "불신임 투표 결과로 회원들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불신임 안건 상정을 위한 대의원회 임시총회 개최부터 정관 상 불신임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할 테면 해봐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결과는 의협, 한의협, 약사회 3개 단체 모두 불신임 '부결'. 조찬휘 약사회장은 전체대의원 397명 중 투표에 참여한 301명으로부터 불신임 찬성 180표, 반대 119표, 2표를 받았다. 정관 상 불신임안 처리를 위한 전체대의원 3분의 2인 266표는 나오지 않았다. 김필건 한의협회장의 불신임 논의는 정족수 미달로 1차 임시총회 자체를 열지 못했고, 2차 임시총회에서 정관이 변경되면서 대의원들이 아닌 전체 한의사들로부터 불신임 투표를 받고 있는 중이다. 추무진 의협회장 또한 181명의 참석대의원 중 106표가 불신임 찬성을 했지만, 3분의 2라는 높은 벽이 살려줬다. 문제는 대의원들의 투표로 불신임 위기에서 벗어난 이들 단체장들을 민초회원들로터 '재신임'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이미 내부 논란으로 경찰조사와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는 약사회장에 이어, 비대위가 구성된 의협, 그리고 아직까지 불신임 투표가 진행 중인 한의협까지. 이들 단체는 지난 8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중 일부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면 의약단체를 대표하는 회장들이 직접 정부의 협상테이블에 앉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재신임을 얻지 못한 회장들이 정부의 협상테이블에 앉을 자격이 있는 지 의문이다. 정부에게 보건의료정책을 만들어가는 파트너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회원들로부터 대표성부터 인정받는 게 시급해 보인다.2017-09-18 06:14:53이혜경 -
[기자의 눈] 난제 만난 의사들 국민설득에 땀 흘렸나제증명서 상한제 복지부 고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부 발표,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법 국회 발의. 당장 의사 수익과 자존심에 영향을 미치는 굵직한 현안들이 한꺼번에 수면 위로 부상하며 의료계가 잇딴 악재와 직면했다. 해당 의제들은 정부와 대립각 또는 협상이 불가피하거나 직역 간 첨예한 갈등을 지리하게 겪어 온 난제다. 지금껏 비급여 영역으로 가격 책정이 자유롭던 진단서 가격을 제한하겠다는 정책에 한숨 짓는 의사 입장도 일부분 이해된다. 나아가 비급여 진료 영역 전부를 별다른 의료계 의견조회 없이 보험권역 안에 넣어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문재인 케어를 '닥터 패싱' 현상으로 규정짓고 광화문 집회에 나선 의사들의 모습도 공감할 수 있다. 개별 의사 마다 진료 역량차가 존재하고, 더 고품질 수술재료나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질 좋은 의료를 추구하겠다는 의사들의 소신진료를 보장할 필요성이 부상한 이유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법안 역시 의사 시각에서 어렵게 취득한 면허권을 침범하는 행위로 볼 측면이 크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소송까지 치르며 수년 째 치열하게 다퉈 온 한의사 의료기기 이슈를 국회 입법 발의로 단박 무너뜨릴 수 있다면 의사로서 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이런 이슈들은 건강보험 정책을 다루는 정부와 진료비·건보료를 지출하는 환자, 진료범위 논쟁으로 직역갈등을 겪어 온 한의사와 얼키고 설킨 난제라는 것을 의료계와 대한의사협회는 인지할 필요가 있다. 만약 제증명 수수료 상한제가 한치 물러설 수 없을만큼 부당하고, 문 케어가 의사들의 숨통을 당장 옥죄는 재앙으로 작용한다면 이를 국민에 간단명료하게 설득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한의사 X-ray 허용이 의사 면허권 침해와 국민건강 저해 가능성이 다분하다면 이 또한 대중에 진중히 설명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단순히 복지부와 한의사와 국회를 타깃으로 반대성명을 배포하는 데 급급해서는 별다른 문제해결 없이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로 비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비전문가 국민 입장에서 제증명서 가격이 투명해지고 비싼 비급여 진료비가 저렴해진다는 정부의 정책홍보에 미소짓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국회의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법도 국민 눈엔 극렬히 갈등하는 의사, 한의사 간 자존심 싸움으로 밖엔 비춰지지 않는다. 특히 전문지식이 부족한 국민은 왜 문 케어가 시행되면 의사 소신 진료가 어려워지고 값싼 수술재료가 진료현장을 점거할 수 밖에 없고, 대형의료기관에 늘어선 줄이 더 길어질 수 밖에 없는지 알기 어렵다. 이같은 정부정책의 이면적 속살을 대중친화적으로 설명하고 홍보해야 할 주체는 전문가 집단인 의사다. 의료계가 산적한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려면 정부와 국회, 한의계만을 주요 카운터 파트로 상대할 게 아니라 건보료 지출 당사자인 국민에게 의학적, 법적, 관습적 필요성을 토대로 의사 주장을 설득하고 접촉면을 넓히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2017-09-14 06:14:52이정환 -
[기자의 눈] 경상대병원 약국개설자는 누구일까약사사회 전체가 창원을 주시하고 있다. 경상대병원이 다년간 공을 들인 끝에 불가능할 것 같았던 병원소유 편의시설동에 약국개설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역약사들은 병원과 남천프라자가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는 증거와 정황을 모으는 한편, 행정심판위원회와 창원시청을 상대로 약국 개설 조건이 약사법에 저촉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사들과 언론은 병원과 창원시라는 조직을 상대로 한 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투쟁 상대, 남천프라자 임대권을 낙찰받은 50세 A씨와 이미 남천프라자 1층 약국 개설약사로 이름을 올려놓은 30대 B씨에 대해 궁금해하며 분노하고 있다. 낙찰자 A씨와 개설약사 B씨에 대해서는 많은 소문이 떠돌고 있다. 그 중에는 낙찰자 A씨가 단순 개인이 아니라거나 도매업체 자본이 관련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대부분이다. 약사와 병원, 낙찰자가 특수관계로 얽혀 약국 이익을 배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는 형편이다. 이 사건과 관련된 약사와 약사회는 이미 개설약사 B씨의 신상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 듯 하다. 이름, 출신학교, 근무했던 약국과 병원 등을 통해 B약사가 어떤 경로로 남천프라자 입점 약국을 개업하기로 했는지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문의 사실 여부를 떠나, 중요한 것은 약사들 모두 같은 약사면서 병원 소유 약국에서라도 개업을 하려는 B씨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에 약국이 개설되면 당장 직격탄을 맞을 200m 거리 문전약국 2곳과 지역약사회 관계자들은 '당장 이익에 어리석은 짓을 벌이고 있다'며 B약사를 거론한다. 한 문전약국 약사도 이 점을 지적한다. 지금 개업을 위해 병원이 내어준 자리에 약국을 내면 결국 약국이라는 전체 파이를 조금씩 병원에 빼앗기는 것이며, 약사들이 공유할 파이는 종래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약사는 '지금 B약사는 자신이 얼마나 엄청난 일을 벌이는 것인지 모를 것'이라며 '병원이 약국을 낸다는데 거기에 명의를 빌려주는 약사가 있다는 게 같은 약사로서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허탈해했다. 젊은 약사들이 개국하기 어려운 때라는 현실에 누구나 공감한다면,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개국을 하겠냐며 B약사를 이해해야 할까. 아니면 병원이 자기 건물에 약국을 개설하도록 도운 약사의 적으로 보아야 할까. 약사사회는 30대의 젊은 B약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2017-09-11 06:14:53정혜진 -
[기자의 눈] 대체조제, 약사만의 화두가 아닌 이유국가 사회보장으로서 그 골격과 기능을 갖춘 나라들의 최대 화두는 단연 보장성강화와 지속가능한 재정관리일 것이다. 이 가운데 단기간에 가장 효율적이고 가시적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 약품비 증가 억제다. 약품비 증가 억제는 보험 재정소비 영역에 있어서 보다 합리적인 선에서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부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또한 약품비 증가 억제 화두는 정부와 학계, 의약계, 시민사회단체 집단 모두의 고민거리다. 그나마 약가 일괄인하 정책으로 29%대 문턱에 있던 약품비 비중은 제도 시행 후 빠르게 25%대로 추락해 안정화 돼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상반기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전체 급여의약품비 비중은 25.15%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81%p 줄어들었다. 그러나 의약품 비중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약국 약품비는 0.35%p 늘어, 25.15%의 전체 비중은 약가 일괄인하의 여파와 자연상승분에 가까운 수가인상 등 종합적인 영향이리란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즉, 총액의 비중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억제 성과에 그칠 순 없다는 얘기다. 의약 계통 학계와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관점에서 짧은 시각에서는 대체조제(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궁극적으로는 성분명처방 시행으로 지속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보고 건강보험 시행 국가들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는 10~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77차 FIP(세계약사연맹) 서울 총회의에서도 대체조제 활성화와 성분명처방은 모멘텀이 될 예정이다. 보험등재를 기준으로 비싼 약과 싼 약에 대한 재정 지출은 사전-사후 약가정책으로 관리해나갈 수 있다면, 그 중간의 사용 영역에서 지출 문제 해법은 대체조제와 지역처방목록제 활성화, 성분명처방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의-약 직역 갈등을 이유로 이 같이 중요한 약사(藥事) 이슈에 대해 혁신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의약분업 이래 이 같이 끌어온 것이 벌써 17년이다. 단순히 의약 갈등만을 놓고 한 발짝 물러나거나 수동적이고 간접적인 정책적 지원에 머물러선 안될 이유는 충분하다. 약국 또한 적은 장려금과 현장 갈등, 사후통보의 어려움 등만 갖고 꺼려하거나 회피해선 안되는 상황이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질은 국제 규제조화 기조에 따라 선진국 궤도에 올랐고, 그 가짓수도 급여약의 절반이 넘는다. 의사가 고유의 진단과 처방을 내리되, 객관적으로 충분히 대체조제나 성분명처방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근거가 있다면 최대 수십가지 동일성분 약제를 조제실에 쌓아놓고 상품명으로 조제하지 않을 수 있는 정책적 독려가 필요하다. 처방이 끊겨 버려지는 동일성분약을 줄여 약품비 증가를 억제시키고, 보다 경제성 높은 의약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또 다른 측면에서 볼 때, 정부가 천명한 이른바 '문재인 케어'의 재정 확보에도 가시적으로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정책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비단 약사(藥師)들만의 고민에 그쳐선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2017-09-07 06:14:53김정주 -
[기자의 눈] 신약 혁신과 수억원대 약값의 씁쓸함암치료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사건이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항암제자문위원회 전원에게서 극찬을 받았던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 킴리아(티사젠렉류셀-T)'란 이름으로 2개월 여 만에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CAR-T 치료제는 개별 암환자의 T세포를 추출한 다음, 항체의 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해 암세포에 특이적인 키메릭 수용체(CAR)를 발현시키고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원리를 갖는다. 이 같이 차별화된 기전 덕분에 정상세포의 손상은 최소화 하면서도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할 수 있다. FDA 승인 근거가 된 ELIANA 연구에 따르면, 킴리아를 투여받은 재발불응성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환자 63명 가운데 52명이 종양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그동안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혈액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82.5%의 반응률을 입증했다는 점은 분명 혁신적이라 칭할만 하다. 그런데 세계 첫 세포치료제의 탄생을 마냥 반기기 힘든 이유가 있다. FDA 허가소식이 전해진 그날 노바티스는 킴리아의 1회 투여비용이 47만5000달러로 책정됐다고 알려왔다. 우리 돈으로 무려 5억3000만원에 육박하는 시술금액을 접하고 보니 개인적으론 반가움보다 씁쓸함이 앞섰다. 참고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높인다는 이유로 급여화 과정에서 한바탕 진통을 겪었던 면역항암제의 1년 투여비용은 1억원대였다. 물론 CAR-T 치료제에 천문학적 가격이 매겨질 가능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약의 특성상 등록된 의료기관에 한해서만 약이 공급돼야 하는 데다,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노바티스 본사로 보낸 다음 유전자조작을 거쳐 다시 배송받는 복잡한 과정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치료를 통해 환자가 얻는 혜택을 비용으로 환산할 때 킴리아의 1회 투여비용이 64만 9000달러(한화 약 7억 3000만원)로 예상된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장은 투여대상이 재발불응성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소아 환자로 국한되지만, 뇌종양이나 다발골수종 등 수백가지 질환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향후 보건당국과 보험사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NICE의 공식입장이었다. 2개월에 이르는 협상기간 동안 노바티스도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미국 바이오 전문지인 '바이오센츄리(BioCentury)'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의 1회 투여비용을 47만 5000달러로 책정하는 대신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는 경비(병원근처 숙박비, 간병인 요금 등)를 일부 지원하고, 한달 이내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치료비를 전액 환불하겠다"는 통 큰(?) 계획을 전했다.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적응증 추가신청서를 제출한다고 알려진 거대B세포림프종(DLBCL) 성인 환자의 경우 반응률이 59%로 낮기 때문에 시술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태다. NICE의 예상비용보단 무려 2억원이 낮아졌으니 어쩌면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장기 안전성조차 보장할 수 없는 이 비싼 약을 자녀에게 맞혀줄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우려되는 건 나뿐일까. 오래 전 글리벡 사태와 최근 면역항암제 논란을 되돌아보니,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CAR-T 치료제를 투여받을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노바티스가 이룬 혁신에는 부인의 여지가 없다. 승인권고된지 두 달만에 어렵다는 약가협상을 뚝딱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추진력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빅파마들이 말하는 '혁신에 대한 보상'이 무한정 치솟는 항암제 가격의 이유로 충분한 건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2017-09-04 06:14:53안경진 -
[기자의 눈] '초보 영업팀장의 징크스' 탈출법'제약산업계 중간관리자인 영업팀장과 지점장들은 부단한 자기계발과 교육을 통해 리더로 만들어진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신임 지점장들의 한결 같은 고민이 있다. 바로 '통솔력을 어떻게 배가시키느냐'를 두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사례를 취재 현장에서 적잖게 만난다. 팀원들의 성향은 각양각색이다. 이리저리 머리만 굴리고 매일 핑계만 대는 팀원, 무표정으로 아무 말도 안하는 팀원,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그저 자기 일만 하는 팀원, 아부만 하는 팀원 등등. 그들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지시하는 과단성 부족을 어떻게 뛰어 넘을 것인가를 놓고 머리를 싸맨다. 이처럼 성향이 다른 십수명의 팀원을 하나의 목표로 결집하고, 성과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이런 문제는 지점장 발령 후 6개월여의 허니문기간이 지나면 대부분 극복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보직 해임되는 케이스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최소 15년 이상 업무에 매진하며 제약영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지점장 위치에 올라 괄목할 실적을 내기도 전에 낙마의 고배를 마시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 차원의 체계화된 리더십 교육도 중요하지만 본인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과 담금질이 먼저다. 리더십의 요체로 평가받는 손자병법과 군주론을 살펴보자. 장수는 부하 장졸을 사랑으로 대하되 예하 지휘관들의 눈치를 살피거나 심약한 모습을 보이면 군기가 서지 않고, 군주는 집정 초기 각료들에게 업무 분량을 적게 주다 갈수록 폭증시키면 불만이 반역으로 돌아온다는 손무와 마키아벨리의 말에 수긍이 간다. 내성적 성격의 신임 지점장이라면 저서 속 문구를 새겨 볼 필요가 있다. 팀장, 지점장, CEO를 막론하고 리더라면 자신이 권한과 책임을 자진 최고지휘관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지시하고, 판단해야할 리더가 선택장애로 다수결로 모든 결정을 내려서야 되겠는가. 강한 정신력을 길렀다면 다음은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조직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 중요하다. 조직관리론의 기본은 직위를 이용한 권위·강압적 자세가 아닌 공감의 언어와 배려, 공평한 태도, 눈치와 촉을 들 수 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역량이 조금 부족한 팀원에게도 믿고 일을 맡기고, 업무의 가치를 느끼고 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황 체크도 안하고 잘못된 결과만 보고 팀원을 질책하는 것은 방임이다. 업무를 마친 후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알려줘야 시행착오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느낌과 감으로 팀원의 상황을 간파하고 감정싸움을 피하는 것도 전력 손실을 막는 중요 덕목이다. 지점 매출액 증대는 지점장 지상 최대의 목표이자 책임이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조건은 리더십 역량이다. 다시 말해 그 위치를 감당할 그릇이 되느냐다. 팀원 시절에는 처방 실적 초과 달성만 하면 인센티브와 승진이 보장된다. 하지만 지점장이라는 별을 달게 되면 평가항목이 늘어난다. 프리젠테이션 능력, 조직 관리 및 기획력 등등이 대표적이다. 지점의 수장이 바뀌면 조직원들도 술렁이기 마련이다. 좋니 싫니 뒷담화도 무성하다. 단기적으로 매출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현상은 신임 지점장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팀장과 팀원이 서로를 맞춰가고 알아가는 과정으로 누구나 겪는 일이다. 사자는 자기가 사자임을 알았을 때 비로소 밀림의 왕자로 태어난다. 신임 지점장 역시 자신이 지휘권을 가진 리더라는 점을 깨닫고 스스로 단련해 간다면 '초보 팀장 징크스'를 훌훌 털고 비상하지 않을까.2017-09-01 06:14:53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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