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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곽명섭 과장의 '캐시카우'와 '트레이드오프'약가제도가 요동치고 있다. 불과 반년 새 '향후 5년' 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발사르탄 사건과 고가 면역항암제를 타깃으로 시작한 사후관리방안은 기등재 의약품까지 손을 뻗쳤다. 제네릭 약가제도 개선안과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밑그림이 담겼다. 약제비 적정화와 의약품 보장성 강화 방안이라는 굵직한 방향성이 잡히기까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수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본다. 그중 가장 많은 입김이 작용한 인물은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일 수밖에 없다. 그는 그동안 수차례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약가와 관련한 신념을 밝혀왔다. 말 한마디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 엿보이기도 한다. 곽 과장은 지난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캐시카우(Cash Cow)'라는 단어를 언급했고, 이번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트레이드오프(trade off)'를 사용했다. 앞서 위험분담제 도입 5년 토론회에서 기억에 남는 비유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도 잊히지 않는다. 약가제도의 실무 지휘권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입을 통해 나온 경제학 용어들은 현재 우리나라 약가제도를 짐작게 한다. 죄수의 딜레마. 요약하자면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이 결국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유발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불과 6년 전, 고가 신약의 국내 신속 도입을 위해 표시약가제를 적용할 수 있는 RSA 제도가 들어와 재정을 지불하는 정부와 약제를 도입하려는 제약사가 모두 '윈-윈'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 제도가 지금은 '재정 독성'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이번 약가제도를 통해 이 재정 독성을 잡으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캐시카우와 트레이드오프는 서로 맞물리는 용어다. 신약을 급여권으로 끌어들일 재원 확보를 위해 국내 제약사들의 캐시카우를 정리하는 트레이드오프 전략을 짠 것이다. 캐시카우는 정부의 판단보다, 국내 제약회사가 제네릭 약가제도의 파급력을 줄이고자 제네릭 판매를 캐시카우라고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이 캐시카우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의약품 보장성과 약제비 적정성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급여 정리가 돼야 할 의약품' 중 하나가 돼 버렸다.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방안은 하루아침에 나온 제도가 아니다. 천천히 하나, 둘 준비하면서 이번에 밑그림이 공개된 것이다. 지난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선별목록제 도입에 따라 고가 신약의 비용효과성 입증 실패에 따른 급여 등재 탈락이 증가했다. 이후 고가의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 제고 및 제약산업 발전을 목표로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2011.8),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3.3), 제약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2013.7), 위험분담제(2014.1), 경제성평가 특례제도(2015.5), 약가협상절차 생략 도입(2015.5) 등이 추진되면서 신약의 급여 등재 기준이 완화되고 신속 절차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제네릭 약가제도와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보면 이들 제도도 실패했다는 무언의 인정일 수도 있다. 이번 제도는 다른 제도처럼 또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더 촘촘한 세부 전략 설정이 필요하다.2019-04-12 06:11:57이혜경 -
[기자의 눈] 세월호 팽목항과 강원산불 봉사약국강원도를 뒤덮은 산불로 강원도민은 물론 온 국민들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갔다. 산불이 일어난 바로 다음날 6일 약사회는 봉사약국 투입을 신속히 결정했고, 7일에는 김대업 회장 등 주요 임원이 강원도를 방문해 차량으로 운영하고 있는 봉사약국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약사회의 봉사약국 운영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현장에도 봉사약국이 있었다. 당시 유가족이 머문 팽목항과 체육관에서 약사들의 자원봉사로 약국 두 곳이 운영됐다. 유가족은 물론 잠수부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에게 필요한 약품과 용품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허브가 되었다. 비록 지금까지 '약사회가 운영한 봉사약국'을 기억하는 국민은 많지 않겠지만, 약사들 마음에 세월호 봉사약국 경험은 자부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런 봉사약국에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가족을 위로하고 보살피는 마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으로 빈축을 산 임원 때문이다. 유가족을 위한 지원 물품을 챙기려 하거나 사진과 영상에 집착해 적절치 않은 행동을 한 임원도 있었다. 직접 본 사람이 많지 않고 증거로 제시할 사진이나 녹취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 행동들은 논란이 되지 않고 금세 묻혔다. 그렇다고 있던 행동이 없던 행동이 될 수 있을까. 약사회는 8일 이번 봉사약국을 약 열흘 정도 더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민들이 시설과 환경이 갖춰진 지역 호텔로 숙소를 옮기면 약국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 거라는 예상에서다. 봉사약국을 빨리 정리하는 건 그만큼 정부의 대책과 대응이 신속하다는 뜻이므로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단 열흘 동안이지만, 강원도약사회가 주축이 되어 운영을 맡고 대한약사회는 후방에서 봉사약국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대한약사회 임원은 물론 사무처 직원들이 파견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정확히 5년 만에 국민을 위해 자발적으로 다시 나타난 봉사약국이다. 과시형, 내보이기식 봉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피해입은 국민을 돕고, 상처를 보듬겠다는 마음이 이재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2019-04-09 11:31:31정혜진 -
[기자의눈] 현실과 다른 생동 인프라 추산 적절했나"현재로서는 채혈일자 확보만 되도 감사한 상황이다". 한 중소제약사 개발부장의 하소연이다. 보건당국이 공동생동을 폐지하고, 단독생동에 약가를 보전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제약사들이 대규모 기허가품목 생동시험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인프라가 따라줄지 미지수다. 생동성시험 분석기관은 그런대로 받쳐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의료기관이다. 현재 생동성시험은 의료기관 2~3곳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전국에 생동성시험 업체가 37곳으로 파악되고, 임상시험 실시기관 100곳 이상이 참여하면 인프라는 충분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야말로 추산일 뿐이다. 현장에 따르면 기존 생동 의료기관 2곳은 수요 확대에 맞춰 채혈실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생동시험에 뛰어든 의료기관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앞서 중소제약 개발부장의 말은 작금의 현실을 대변한다. 지금 역시 의료기관이 부족해 제약사들은 생동시험 채혈일을 한없이 기다리는 실정이다. 지방의 의료기관은 피험자 모집이 원할하지 않고, 수도권 대학병원들은 생동보다는 임상시험 유치에 사활을 건다. 최근 몇년간 생동은 딱 이름만 대면 아는 병원 2곳, 많게는 3곳에서만 진행돼 왔다. 상황이 이런데 3년 유예기간만으로 제약사들의 수요를 다 충족시킬 수 있을지 우려된다. 물론 수요가 폭발하면 새로운 공급자들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단순 예측만으로는 제약사들의 불안을 덮기엔 부족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공동생동 폐지만으로 제네릭 난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복지부의 단독생동 약가유지 정책은 현실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정책이라고 쓴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정책 수립 당시 생동 인프라 추산이 과연 적절했는지 되묻고 싶다.2019-04-08 06:10:41이탁순 -
[기자의 눈] 코오롱생과 인보사 팩트는 '개발 지연'군대에서 '포인트맨'이라는 자리가 있다. 수색·정찰 등 선두에서 팀을 이끄는 역할이다. 적의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가장 크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국내 바이오업계 포인트맨을 맡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가 세포주 논란으로 거꾸러졌다. 그러나 외부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 발에 걸려서다. 자발적으로 개발(미국 3상)과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코오롱생과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보사케이의 주 성분인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 중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세포)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4년 개발에 착수한 지 15년 만이다. 연골세포 착상을 돕는 유전인자 TGF-β1의 에너지원 역할로 주입한 신장세포가 분리·정제 과정상 미비로 연골세포를 대체한 것이 세포주가 바뀐 이유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세포주 이름을 몰랐을 뿐 연구 개발부터 임상, 상업화까지 똑같은 세포주를 사용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생각할수록 께름칙한 설명이다. "처음부터 TGF-β1을 넣은 신장세포로 설계를 했고, 분석 기술 미비로 연골세포인 줄 알았을 뿐이다. 애당초 기대한 효능·효과를 보였으니 문제없는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장세포는 발암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설계 당시 TGF-β1을 넣은 연골세포를 사용하고자 했지만, 향후 분석 결과 신장세포로 바뀐 것이 확인됐다"는 설명이 더욱 명확했을 것이다. 다시 해명을 정리하면 코오롱생과가 설계한 성분은 1액(연골세포)과 2액(TGF-β1 도입 연골세포)이었고, 당시 기술로 분석하니 설계도가 맞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허가를 위해 STR 분석법으로 확인하니 실상 설계 내용은 신장세포를 사용한 것이었고, 식약처는 회사가 제출한 자료대로 신장세포를 연골세포로 알고 2017년 7월 시판 허가를 했다는 내용이 된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오는 15일 미FDA에 의해 분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팩트는 개발 지연이다. 지난 2일 발표된 코오롱생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72억 8600만원의 연매출 중 수출 실적은 1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223억원에 달했다. 인보사케이는 코오롱생과의 유일한 바이오사업이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홍콩, 호주, 동남아시아 등지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본격화 이전이다. 이번 논란이 명확히 해결되지 않는 이상 올스톱될 것이 명확하다. 미국 진출도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현재 미국 3상 환자 모집을 중단했다. 코오롱티슈진(코오롱생과 미국 자회사)은 오는 5월 중 FDA와 대면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작년 8월 이범섭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산업전시회에서 "2021년까지 3상을 마치고 2023년 허가 승인을 받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국내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이같은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FDA·식약처와 협의가 필요하지만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되더라도 미국 진출은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의약품 개발 핵심이 '속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세포주 논란과 더불어 중요한 사실이다. 아울러 식약처 허가 당시 제출 자료와 다른 세포주라는 결과가 나오면 재임상은 물론 품목허가 취소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성분 논란 검증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팩트는 '개발 지연'이다.2019-04-04 06:13:36김민건 -
[기자의눈] 낡은 약사법이 편법약국 부추긴다"편법약국은 이미 법 위에 섰다. 약사법은 이제 현실의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다." 늘어나는 편법 원내약국 개설 논란에 대한 법조계 관계자의 발언이다. 대학병원에서나 논란이 됐던 편법적인 원내약국 개설 문제는 지역의 소형 병원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문제는 경우에 따라 약국 개설이 허가된다는 점이다. 지역 보건소들은 약사법 제20조 5항에 기초해 허가여부를 판단하고 있지만, 유사한 사례에서도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편법 원내약국의 개설 사례들이 하나둘 생겨나자, 병원들의 개설 시도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병원의 특정 층을 근린생활시설로 등록하고 의원과 약국을 함께 임대하는 편법은 일종의 ‘치트키’가 돼버렸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지역 약사회와 약국가는 보건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로 판단해주길 그저 바라는 수밖에 없다. 병원과 약국의 담합이 이뤄져 의약분업의 취지가 훼손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말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약사법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0조 5항은 병원과 약국의 담합을 금지하는 조항이지만 담합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은 빠져있는 것이다. 보건소도 난처하다. 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하며 손을 내밀지만, 복지부는 현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역 보건소에서 판단하라는 입장이다. 느슨한 법망이 재정비되지 않고 있는 동안 약국개설 논란에는 다른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브로커들도 병원의 약국 임대사업을 부추기며 활개를 치고 있다. 모든 피해는 약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원내약국으로 처방 독점이 이뤄지며 폐업을 하는 인근 약국들의 피해도 문제지만,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고 원내약국으로 입점해 병원에 종속되는 약사들도 마찬가지다. 약국의 기능적 공간적 독립성은 의약분업의 취지와 함께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약사들은 편법약국의 사례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전에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집행부도 편법 원내약국을 막기 위해선 약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임 집행부에서는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했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는 못 하고 임기를 마무리했다. 더 늦기 전에 복지부와 약사회는 약사법을 촘촘히 보완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편법약국이 전국 곳곳으로 늘어나며, 의약분업은 그 의미를 상실할 위기에 처해있다.2019-03-31 17:38:54정흥준 -
[기자의 눈] '팩트 지적'에 복지부는 아파해야 한다"기존 약가제도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건가요?" 현장에서 기자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제도란 완벽할 수 없다"고 답했다. 지난 2012년 이뤄진 '약가 일괄인하'에 허점이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27일 복지부는 소문이 무성했던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어 제도 설계자 격인 곽명섭 과장이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브리핑을 진행했다. 위 질문은 이 브리핑 자리에서 나왔다. 2012년 정부의 약가 일괄인하 조치는 제약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건강보험 약제비 비중이 30%에 육박하던 시점이었다. 약제비 절감을 위한 정부의 조치는 당연해보였다. 여기에 정부는 내심 일괄인하가 제네릭의 품질을 높일 것으로도 기대했다. 약가인하로 제네릭 품목 수가 자연스레 줄면, 그만큼의 여력이 R&D로 향하고, 결국 품질이 향상될 거란 논리다. 명분이 좋았고 정부 의지도 강했다. 제약사들은 손실을 감내하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5년 만에 '발사르탄 사태'가 터졌다. 모두가 제네릭 난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제네릭이 난립하게 된 데는 정부의 말대로 '공동생동'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진짜 원인은 정부가 2012년 이후 운영해온 약가제도에 있다. 일괄인하 이후 공동생동이 급증했고, 제네릭 난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발사르탄만 놓고 보더라도 일괄인하 이후 5년간 공동생동으로 진입한 제네릭이 24.3%를 차지한다. 또, 2012년을 기점으로 자체생동이 급감한 대신 공동생동이 급증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뒤늦게 들어온 발사르탄 21개 품목의 전체 매출은 고작 3억원이라고 한다. 한 품목당 15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일단 집어넣고 보자' 식으로 공동생동이라는 한 배를 탄 결과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멍석을 깔아준 건 복지부다. 곽명섭 과장은 브리핑 말미에 '책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발사르탄 사태의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을 돌려서 복지부에 그대로 전하고 싶다. 지난 약가제도 실책의 책임 역시 아무도 지지 않았다고. 아무쪼록 이번 개편은 '두 번째 실수'로 이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2019-03-28 06:18:40김진구 -
[기자의 눈] 신설 약대를 보는 약사사회의 의심"국산 신약을 탄생시킬 제약산업 연구(R&D) 약사와 병원 환자 약물안전을 책임질 임상약사가 없다." "현존하는 35개 약학대학, 1693명의 입학정원만으론 꾸준하고 충분한 제약·병원약사 배출은 불가능하다." "정원 60명을 늘려 약대 2곳~3곳을 신설하는 게 제약·병원약사 육성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자 최선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지역약국 약사 추가·과잉공급은 최소화하겠다." 이상은 모두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직접 한 말이다. 해당 논리를 근거로 한 정부의 약대신설 정책이 이번주 안에 마무리 된다. 2곳~3곳 신생약대 탄생이 결정되는 데 걸린 시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27일 복지부가 약대정원 60명 증원 입장을 전달했고, 교육부는 이내 약대신설을 공표했다. 지난 반년 간 쾌속선을 타고 질주한 약대 신설은 약사회와 약학계 상당한 진통을 유발했다. 약대정원 증원이 약사에게 미친 충격파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약사회는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졸속·패싱 정책이라고 꼬집었고, 약학계는 20명 정원의 초미니 약대 시대가 열렸다며 개탄했다. 약사들은 신설약대가 제약·병원약사 육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복해 외쳤다. 약사 한숨을 뒤로하고 신설약대 정책은 별 차질없이 단계별로 진행돼 최종 결과발표만을 앞뒀다. 비수도권 12개 대학 중 3개. 1차 심사 통과로 2차 현장실사 평가를 앞둔 대학 갯수다. 전북대·제주대·한림대가 그 주인공이다. 이중 전북대와 제주대는 5년여 전부터 약대 유치에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해 온 대학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정원 증원이 전북과 제주에 약대를 만들어주기 위한 핑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논리가 약대 심사에 작용했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 반년 간 시행한 신설약대 심사 절차가 모조리 형식적 껍질만 같춘 요식행위가 아니냔 취지다. 교육부가 증원될 정원 배정 방식을 공표하기도 전에 "우리 대학에 곧 약대가 생긴다"는 자랑을 늘어놨다는 소문은 해당 의혹의 타당성에 힘을 더한다. 정부가 이같은 소문을 뿌리 뽑으려면 신생약대 커리큘럼 등 심사내용을 투명히 공개해야 한다. 약대 신설이 최종 확정된 대학의 교과가 기존 약대와 판이하게 달라 제약·병원약사 양성에 적합함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왜, 어째서 해당 대학에 약대 유치권을 줬고, 제출된 커리큘럼과 인프라적 요소가 기존 35개 약대와 비교해 제약·병원약사 양성에 얼마나 차별성을 갖췄는지를 대국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신생약대가 졸업생을 배출하게 될 시점에 정부는 약국약사 추가 공급이 아닌 제약·병원약사를 길러냈다는 성적표를 받아야 정책 완결성·실효성을 보일 수 있다. 제약·바이오산업과 의료산업은 미래가 전도유망한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정부의 신설약대 정책은 단지 약대정원을 배정하기 위한 도구에만 그칠 게 아니라 십 수년 뒤 제약·바이오산업, 의료산업이 국내 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 여전히 약사회와 약학계는 정부의 신설약대 정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불신의 고리를 끊어내는 일, 최종 약대 결과 발표 후 심사표 공개 등 정부의 후속 움직임에 달렸다.2019-03-24 17:43:10이정환 -
[기자의 눈]회원사 고통에 침묵중인 제약바이오협회보건복지부가 조만간 내놓을 약가제도 개편안이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지고 있음에도, 제약바이오협회는 공식적으로 침묵하고 있다. 이익단체인 협회가 규제를 강화해 달라며 공동생동 금지를 강하게 외쳐 올 때와 다른 태도다. "누구를 위한 제약단체인가"라는 목소리가 업계 안에서부터 나온다. 검토되고 있는 개편안을 받아든 제약업계는 약가인하 자체만으로도 큰 문제지만, 여기에 침묵하는 제약협도 문제가 있다고 반응한다. 중소제약사들은 대형 제약사 위주의 협회 태도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민심이 협회로부터 떠나 당장 탈퇴 운동이라도 일어날 상황이다. 지난 2011년 11월 '전국 제약인 생존투쟁 총 궐기대회'에 약 1만명이 서울 장충체육관에 몰렸었다. 정부가 계단식 약가제도를 폐지하고 일괄 약가인하 제도를 도입하는데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110년 제약 역사상 첫 궐기대회였다. 그리고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지금은 불신의 화살이 제약바이오협회로 향하고 있다. 모든 회원사를 모아야 할 협회가 침묵함으로써 복지부 약가 개편안에 동의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제약협은 식약처에 공동생동 단계적 금지를 건의하며 "모든 회원사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협회가 대표성을 띄고 있기에 모든 제약사를 대변한다"는 뜻을 강력히 전했다. 복지부는 제약협 침묵을 모든 회원사의 합의된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약가 개편은 중소제약사만의 일이 아니다. 뇌신경계 질환이나 패취·파스 등 분야에 특화된 훌륭한 강소기업이 있다. 국내 제약산업은 118년이 됐지만 첫 국산 신약은 20년 전에야 나왔을 정도로 역사가 짧다. 강소기업을 만들기 위한 중소제약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또한, 차세대 산업인 바이오 분야에서 활약하는 바이오벤처 창업자 대부분 그 모태는 제약사다. 제약에서 경험을 쌓아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정부가 그토록 원하는 제약 강국으로 가기 위해선 산업이 농익을 시간이 필요하고, 중소제약이 살아야 한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로부터 주요 경제 현안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민간 부문 일자리 확충이 부진하다"며 고용 창출 등 혁신성장 노력을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경영 환경이 불안해진 제약사들은 소극적 고용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고, 이는 산업 외형 축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2011년 약가인하 이후 발표된 2012년 복지부 보건복지관련 산업 일자리 통계조사에서 당해 상반기 제약업종 종사자는 2만 391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18명(11%)이 감소했다. 국내 제약산업 환경에서 중소제약이 죽은 자리와 그 이익은 대기업이 가져갈 것이다. 약가 개편안은 혁신도 개혁도 아닌 대기업 체제 강화 방안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제약협이 대기업만 대변하는 '집단'이냐는 비판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2019-03-22 06:12:08김민건 -
[기자의 눈]백신 접종비 카르텔과 의사들의 구태의연우리나라 의약품 국산화 선봉에는 백신이 있다. 이제는 이른바 '프리미엄 백신'도 토종 제약사들이 만들어 내고 있다. 녹십자, SK케미칼의 4가 백신이 승인됐고 외자사의 전유물이었던 단백접합 폐렴구균백신, 자궁경부암백신, 대상포진백신 등의 상용화 및 개발도 한창이다. 하지만 백신 경쟁력의 제고와는 달리, 접종비를 둘러싼 의사들의 카르텔은 구태의연하다. 가령 한 백신의 구매가(의사가 제약사로부터 백신을 사들이는 가격)가 10만원이라 치자. 이 경우 암묵적으로 의사들 간 용인(?)되는 적정 접종비는 20만원 가량이다. 그런데, 백신이 공급되고 시간이 지나면 박리다매를 노리고 많게는 15만원까지 접종비를 내리는 동네의원들이 나타난다. 아예 이벤트 성으로 마진을 포기,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곳도 생긴다. 해당 의원은 곧바로 주변 의사들의 비판 공세를 받는다. 자기 배만 채우려고 동료를 저버린 배신자로 치부된다. 이같은 논란은 심하면 진료과목 간 다툼으로 확산된다. 해당 과 의사회가 나서 백신이 어떤 과목 전문의에게 맞는 것이 정답이라는 캠페인을 벌인다. 재밌는 점은 마진에 있다. 백신의 경우 접종비와 구매가의 차액에서 세금 30% 가량을 제한 금액이 의사들의 소득으로 남는다. 이들이 주장하는 적정가격, 즉 20만원의 접종비를 받을 경우 세무신고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약 7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어떤 노동자에겐 일당과 맞먹는 금액이다. 15만원을 받아도 3만5000원 가량이 남는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개원의들은 여기에 접종행위료, 인건비를 포함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구매가 1만원에 1만2000원 가량이 소득으로 남는 독감백신의 물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개원의도 자영업자다. 알고 있다. 남들보다 노력해 따 낸 의사면허에 합당한 고소득을 원하는 심리도 이해가 간다. 또 백신의 가격은 정해진 것이 없기에, 자신이 수긍하는 금액을 내 걸 권리도 있다. 다만 사들이는 가격의 2배 가량을 적정 가격이라 칭하고 카르텔을 형성하려 들지는 말았으면 한다. 의사 말이라면 무조건 수용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는 점을 제발 '인지'하길 바란다.2019-03-18 06:12:54어윤호 -
[기자의 눈] 식약처와 미 FDA의 상반된 제네릭 정책미국식품의약국(FDA)이 12일(현지시각) 노바티스의 고혈압 치료제 '디오반(발사르탄)'의 새로운 제네릭 제형을 허가했다. FDA는 알켐 래보라토리스에 발사르탄 제네릭 판매를 허가하는 명분으로 '의약품 공급부족 해소'를 내세웠다. 불순물 검출 ARB(안지오텐신 Ⅱ 수용체 차단제) 계열 고혈압약물의 대량회수로 빚어진 의약품 공급난에 선제 대응한다는 취지다. 스콧 고틀립(Sccot Gottlieb) FDA 국장은 "일부 제약사들이 연달아 발사르탄 제네릭 제형의 회수에 나서면서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 제고를 위해 허가신청이 이뤄진 발사르탄 제제를 우선적으로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사르탄과 같은 ARB 계열 중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약물들을 더 많이 허가하는 방식으로 공급난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고틀립 FDA 국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의약품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 제네릭, 바이오시밀러에 있다고 보고 제네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특허 문제가 없는데도 제네릭이 등장하지 않는 시장에 제네릭을 개발한 첫 회사에 180일간의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마련해 제네릭 개발과 허가과정에서 발생하는 업체의 부담을 완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FDA의 제네릭의약품 허가건수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FDA는 지난달 블룸버그가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 공급된 제네릭의약품 품질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공식성명서를 통해 강력한 반박의사를 표명했다. 생동성시험을 통과한 제네릭의약품의 품질은 오리지널과 차이가 없다고 못박고, 제네릭 허가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인도 등 해외기업을 포함한 제네릭 생산업체 관리감독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FDA의 제네릭 활성화 조치는 우리나라와 상당한 괴리가 보인다. 미국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강력한 규제를 통한 제네릭 개수 줄이기에 나섰다. 국내 허가된 제네릭이 지나치게 많아 유독 발암물질 검출 제품이 많았다는 지적에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네릭 난립 해소를 위해 전방위 규제를 발표했다. 내년 5월부터 생동성시험 1건당 허가받을 수 있는 제네릭 개수를 4개로 제한하고, 3년 뒤부턴 공동생동을 전면금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가격 통제 정책으로 제네릭 줄이기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제네릭 난립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 류영진 전 식약처장은 최근 제약CEO 간담회에서 "발사르탄 사태 당시 외국 회수 사항을 보면 한국보다 10~50배 큰 시장에서도 품목은 10~15개에 그치는 반면 우리는 175개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시장규모에 비해서 엄청난 숫자다. 그렇게 해선 경쟁력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다만 제네릭 개수가 많은 것 자체만으로 지나치게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 제네릭의약품이 산업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축소시켜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네릭의약품 판매를 통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캐시카우 마련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불만도 발생할 수 있다. 제네릭 허가건수와 품질관리는 별개 문제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제네릭 시장 환경도 분명 다르다. 우리 정부가 제네릭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장점은 외면한 채 예기치 못한 불순물 파동을 기업 활동 규제에 이용하려는 건 아닌지 찜찜할 따름이다.2019-03-14 06:15:18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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