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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글로벌제약 초대형 M&A가 던진 메시지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 특허만료를 앞둔 애브비는 지난 25일 보톡스 제조업체 엘러간을 인수한다고 선언했다. 계약규모는 총 630억 달러(약 73조원)다. 업계는 이번 거래가 양사 모두에 윈윈(win-win)이라고 평가한다. 애브비는 158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하는 엘러간 매출을 즉각 인식하는 동시에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성공했고, 엘러간 역시 2015년 화이자와 거래무산 이후 적절한 계약상대를 물색해오던 터였다. 4년 전 화이자가 제시한 인수가보다 거래규모가 3배 이상 뛰면서 메디칼에스테틱시장의 성장성을 입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거래 당사자인 엘러간은 물론 에볼루스, 레반스와 같은 경쟁업체들과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 국내 보툴리눔독소 개발업체들도 주가가 동반상승했다. 한미약품 등 신약개발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도 기술이전 또는 M&A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주가가 소폭 오르는 혜택을 누렸다. 지난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도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바이오기업 제넥신이 지난 19일 유전자교정기술을 보유한 툴젠 흡수합병을 선언했다. 유전자치료제와 면역항암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제넥신이 툴젠의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흡수하면서 파이프라인 개발속도와 성공가능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은 기술력을 보유한 바이오기업간의 첫 대형 인수합병(M&A)으로 평가된다. 사업다각화나 외형확대가 아니라 외부로부터 혁신기술 도입이 목표라는 점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양사 합병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간 M&A 물꼬가 트이길 바라는 심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제약바이오산업 내 M&A 거래는 갈수록 활발해지는 추세다. 연구개발(R&D) 효율을 고려할 때 초기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매력적인 파이프라인을 가진 스타트업을 인수하려는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가운데 전문가들이 말하는 M&A의 장점은 명백하다. 아웃소싱, 조인트벤처투자, 기술이전 등은 대체로 각 사 비즈니스의 핵심 성공요인까지 낱낱이 개방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기업 간 M&A가 성사될 경우 자산통제와 핵심기술의 활용, 외형확장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 M&A 거래전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길 기대해본다.2019-06-28 06:15:57안경진 -
[기자의 눈]또 심평원…논란만 남긴 심사직 채용 과정"왜 심평원 채용 과정에서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다른 사람도 아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들이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지난 25일 일부 언론에서 심평원 심사직 5급 3차 면접 과정에서 발생한 성희롱 논란이 보도됐다. 언론 보도 이후, 심평원 내부에서도 연일 화제가 됐다. 그와 동시에 "왜 또 심평원이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팩트만 짚어보면 면접관의 성희롱 발언은 사실이다. 심평원은 신규나 경력, 승진 면접 등을 진행할 때 외부 전문가 인력풀을 활용해 면접관을 선발한다. 성희롱 발언의 주인공도 전직 대학교수였던 외부 면접관이다. 그는 20일 진행된 심사직 신규채용 면접 과정에서 '신선한 여성',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영어로 말해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번 성희롱 논란은 지난 4월 22일 있었던 2차 필기시험의 논란에 불을 지피는 격이 됐다. 심사직 신규채용 2차 필기시험 과정에서 답안지 오배포 사건이 발생했고, 심사직 5급을 준비하던 1100여명의 응시자는 5월 25일 재시험을 치렀다. 그리고 불과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치러진 3차 면접에서 면접관의 성희롱 발언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 이번에는 대처가 빨랐다. 2차 필기시험의 경우 사건이 발생하고 나흘이 지나서야 사과문 배포와 후속 조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결국 나흘간의 공백기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인사부장은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번 3차 면접의 경우 같은 장소에 있었던 심평원 직원이 외부 면접관의 성희롱 취지 발언을 인지하고 당일 해당 응시자들에게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그렇다면, 왜 자꾸 심평원에서만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것일까. 심평원은 채용과 관련한 부분은 공개입찰을 통해 외주업체에 용역을 맡기게 된다. 이번 신규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논란의 탓을 외주업체나 외부면접관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심평원은 외주업체나 외부 면접관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심평원은 지난해 공공기관 대상 청렴도가 꼴찌인 5등급에서 3등급 껑충 뛰어 2등급을 받았다. 이 와중에 내부청렴도는 1등급까지 올랐다. 내부 청렴도가 향상되는 동안 외주로 돌린 사업에서는 구멍이 생기고 있었다. 심평원은 심사직 신규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의 원인을 파악 중이다. 재발하지 않도록 대응방안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외주업체나 외부 면접관에 대한 교육 뿐 아니라 전 과정에 심평원 직원이 참여해 관리·감독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또 다시 '심평원은 왜 그럴까'라는 이야기를 듣는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 대책이 꼼꼼히 마련돼야 한다.2019-06-26 09:30:53이혜경 -
[기자의 눈] 웨이터의 법칙에서 바라본 약국 현장대표적인 서비스직이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웨이터여서인지, 서비스나 비즈니스에서 웨이터에 관련된 재미난 말들이 많다. '인간은 자신의 자유를 속박한 존재를 증오한다. 그래서 웨이터는 손님을 증오하고, 요리사는 웨이터를 증오한다'는 말이나, 협상을 진행하는 상대가 웨이터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한다는 '웨이터의 법칙'도 그 중 하나다. 웨이터의 법칙은 중요한 상대에게 친절하면서도, 자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에게는 거리낌없이 갑질을 해대는 사람과는 중요한 일을 함께 하지 말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웨이터의 법칙을 의외로 많이 상기하는 곳 중 한 곳이 약국이다. 취재든, 약을 지으러든 평소 많은 약국을 다니는데, 나에게 친절한 약사나 전산직원이 제약 영업사원이나 의약외품 공급업체 담당자에게는 마치 딴사람인 양 다른 얼굴을 보이는 걸 가끔 보게된다. 환자나 개인적인 손님에게 웃으며 친절한 약사와 직원이 거래나 제품 주문을 받는 사람에게 아무렇지 않게 다른 얼굴을 보일 때 설명할 수 없는 쎄한 느낌을 받곤 했는데, '웨이터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는 걸 보니, 그 쎄한 느낌은 나만 느낀 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약국의 하루는 고단하고 분주하다 보니, 누구에게나 100% 친절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약사의 자유는 약을 사거나 지으러 오는 고객들에게 억압당하다 보니, 약과 상담을 재촉하는 성미 급한 환자들에 둘러싸였을 때 약사는 친절함을 잃기 쉽다. 성미 급한 환자뿐만 아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도록 약국 문턱이 낮기에, 불필요한 시비와 실랑이도 끊이지 않는다. 실제 최근 부산에서는 칼을 든 사람이 약국에 난입해 약사가 큰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며, 서울 광진에서는 한 생활보호자가 약국과 몇몇 상점만을 골라 다니며 행패를 부리다 논란이 된 적도 있다. 그래서인지 약사는 자신이 서비스 마인드를 강요받는 '웨이터'나 다름없다고 느끼기 쉽다. 그러나 그런 약사를 찾는 수많은 '웨이터'들이 있고, 이들 역시 쉽지 않은 업무를 잘 해내 성과를 얻으려는 생활인이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약사에게는 항상 친절과 웃음을 보이는 서비스직 말이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약사는 어느 상황에서든 상대를 가리지 않고 좋은 얼굴과 태도로 사람을 맞지만, 극히 일부의 약국이 전체 약사의 이미지를 해치고 있어 안타깝다. 약국은 까다로운 환자, 고객을 하루에도 몇 번씩 겪으며 서비스직의 고충을 토로하지만, 그런 약사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또 '서비스직의 고충'을 느끼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웨이터든 비즈니스 동반자든, 서로 다른 업무를 하는 동등한 위치의 사람을 대한다는 생각이 보편화된다면 심각한 갑질 파문, 웨이터의 법칙과 같은 말들은 없어질 것이다.2019-06-23 11:45:22정혜진 -
[기자의 눈] 공정경쟁 저해하는 위임형제네릭9개월간 제네릭시장 독점권을 갖는 '우선판매품목허가(이하 우판권)' 제도가 도입되면서 퍼스트 제네릭약물 개발이 활발하다. 이에 오리지널약물 특허에 대한 도전은 제네릭 개발의 '통과의례'처럼 돼 버렸다. 이제 퍼스트제네릭을 준비하는 제약사는 제제 개발비뿐만 아니라 심판청구 및 소송에 필요한 비용도 지출해야 한다. 제약사들이 기꺼이 비용을 감내하면서 퍼스트제네릭 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시장 독점권이 갖는 선점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사의 위임형 제네릭 전략은 이러한 퍼스트제네릭 시장 선점효과를 떨어뜨린다. 위임형 제네릭은 오리지널사가 제네릭사와 위수탁 관계를 맺고 시장에 조기 진출하는 제품이다. 오리지널 생산공장에서 만든 이 제품은 특허권리를 허락받아 특허도전 퍼스트제네릭보다 시장에 먼저 진출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MSD의 천식치료제 싱귤레어, 대웅제약의 항궤양 복합제 알비스가 제네릭 진입에 대비해 위임형 제네릭을 탄생시켜 시장점유율을 유지했었다. 지난달말 사포그릴레이트 서방제제 22개 품목이 특허도전과 최초 제네릭 개발을 통해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같은날 동일성분 제품 18개가 허가받았다. 이들은 오리지널사에서 생산하는 이른바 '위임형 제네릭'이었다. 식약처는 위임형 제네릭 18개 품목은 우판권을 획득한 22개 품목의 시장 선점 종료 기간까지 팔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식약처는 비록 같은날 허가를 받았더라도 22개 품목이 우판권이 유력시됐기 때문에 18개 위임형 제네릭 품목에 우판권 획득에 의한 판매금지 조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치의 형평성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위임형 제네릭에 일정기간 판매를 금지한 건 적정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해당 위임형 제네릭이 우판권이 결정되기 이전, 이른바 퍼스트제네릭이 특허 도전 중에 허가를 받았더라면 판매금지 조치를 내리기 어려웠을 거란 분석이다. 이런 경우 통상적인 업체간 위·수탁 계약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허사용도 허락됐다면 굳이 위임형 제네릭을 팔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 문제는 국내 제약사들이 자회사뿐만 아니라 여러 업체들과 위수탁 계약을 맺고 위임형 제네릭 품목을 양산한다는 것이다. 위임형 제네릭이 나오면 약가인하는 되겠지만, 위수탁 계약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점유율 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이 악용되고 있다. 현재로선 견제장치가 없다보니 수십개 품목이 나와도 통제할 방법이 없다. 후발주자가 특허도전에 성공하고, 퍼스트제네릭 상업화에 성공한다 해도 이러한 위임형 제네릭이 나오면 9개월간의 독점판매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이는 후발주자의 제제개발과 특허도전 노력 의지를 한꺼번에 꺾는 행위이다. 어떤 제약사가 독점 효과도 없는 퍼스트제네릭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겠는가? 사실 우판권의 변별력도 떨어져 수많은 업체들이 한꺼번에 퍼스트 제네릭 시장에 나오는 것도 문제다. 이 역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다. 여기에 위임형 제네릭에 대한 견제장치도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시장 상황을 볼 때는 위수탁 제품의 무제한 허용보다 위임형 제네릭을 제한하는게 더 공정해 보인다. 아니면 오리지널사의 위수탁 제품 생산만 규제해 나가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된다.2019-06-21 06:15:06이탁순 -
[기자의 눈]자존심 버린 '시총 3조 벤처'의 홈쇼핑 진출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 시가총액은 2조9647억원으로 코스닥 업체 통틀어 상위 5위다. 이마저도 5월 15일(종가 23만9400원) 16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30% 가까이 떨어진 18일 종가(18만5300원)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뷰포인트(Viewpoint)는 헬릭스미스 핵심 물질 VM202-DPN(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시판시 미국 시장서 한해 약 18조원의 매출액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글로벌 1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매출은 17조원 가량이다. 신약 개발 대표 바이오벤처로 이런 기대감을 받는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가 홈쇼핑에 진출한다. 건강기능식품 매출 확대를 위해서다. 어색한 그림이지만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고육책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은 개별 기준 연매출 30억원 미만이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2년 연속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면 상장 폐지 실질 심사에 들어간다. 헬릭스미스는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 회사의 2016년과 지난해 매출액은 각 32억원이다. 관리 종목 선정 기준에 불과 2억원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15억원 매출을 책임진 천연물치료제 기술이전(PG201, 레일라) 수익도 특허만료로 없어져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헬릭스미스의 홈쇼핑 진출은 자금 조달을 위한 생존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자금 조달은 상장 기업 명맥을 유지해야 용이하다. 헬릭스미스는 2016년 이후 4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상장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을 통해서다. 헬릭스미스는 1996년 설립 이전부터 신약 개발에 나섰지만 20년이 훌쩍 넘은 이제서야 신약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핵심 물질 VM202-DPN은 3상을 완료하고 현재 추적 관찰 중이다. 그 사이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됐다. 최근 3년만 봐도 헬릭스미스는 2016년 160억원, 311억원, 300억원을 사용했다. 3년 합계 771억원이다. 올 1분기말 기준 결손금은 1300억원이 넘는다. 자금 조달이 필요한 사업 구조다. 헬릭스미스는 상장 유지를 위해 홈쇼핑 진출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약 개발 업체로 자존심을 버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리(상장 유지)를 선택하기 위한 불가피한 길을 택했다. 연구자 출신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의 쉽지 않은 결정이다.2019-06-19 06:13:11이석준 -
[기자의 눈]손해볼까 망설이면 환자들은 어떻게 해요?현존하는 유일한 치료 약물이 보험급여권에 진입했는데 처방현장에 망설임이 보인다. '비싼 약을 들여 놓았다가 혹여나 손해가 날까'하는 걱정이 그 이유다. 척수성근위축증(SMA, Spinal Muscular Atrophy)치료제 스핀라자(뉴시너센)'는 지난 4월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이 약은 2017년 12월 식약처 허가 후, 이례적으로 2회의 급여기준 소위원회를 거쳤고,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도 두번 상정됐다. 이후 기나긴 논의를 거쳐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환급형과 총액제한형을 융합한 형태에 사전승인제를 수용하며 급여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1병당 보험상한가는 9235만9131원, 세계 최저가라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여기에 급여 투여하려면 심평원에 사전신청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응급상황 시 사전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면, 주치의 판단 하에 사전승인 전에도 스핀라자 투약을 먼저 진행할 수 있고 향후 사전승인 회의에서 기 투약분에 대해 평가가 이뤄진다. 즉 평가시 급여 적정 환자로 판단되지 않을 경우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는다. 병원들의 망설임은 여기서 나온다. 보험 삭감의 위험을 무릅쓰고 주치의 판단 하에 투약이 이뤄지면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실제 스핀라자는 예상과는 달리, 현재 서울대병원의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만 통과했다. 유통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약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로스(Loss)가 날 경우 스핀라자는 상당한 손실금이 발생하게 된다. SMA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환자들의 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조기에 치료 받을수록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손해를 무조건 감수하란 것이 아니다. 2가지 유형을 융합하고 사전승인제까지 적용해, 겨우 처방권에 들어온 약물이다. '위험분담'의 취지에 대한 병원과 유통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망설일 때가 아니라, 방안을 찾아야 할때이다. 더이상 '존재하지만 맞을 수 없는 약'이 돼서는 안 된다.2019-06-17 06:07:23어윤호 -
[기자의 눈]의료계 반발에 뒷걸음 친 식약처시쳇말로 바짝 쫄았다. 유능한 대변인실에서 '당초 취지와 다르게 오해할 여지가 있다'는 말로 현란하게 포장했을 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3일 해명자료를 냈다. '제네릭 의약품의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의 공고를 취소한다고 했다. 연구용역은 국제일반명(INN) 도입 타당성을 검토하는 내용이었다. 연구용역 발주 취소는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에는 의료계의 반발이 크게 작용했다. 앞서 연구용역 발주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제네릭 국제일반명 도입은 성분명 처방을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몇몇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팩트만 보자. 첫째, 국제일반명 도입이 성분명 처방과 같은 의미인가. 아니다. 성분명 처방은 처방과 조제에, 국제일반명은 의약품 개발과 허가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 국제일반명을 도입한 미국과 일본의 경우 여전히 처방전에는 상품명이 적힌다. 둘째, 국제일반명을 정부가 도입하겠다고 밝혔나. 그것도 아니다. 그저 '국제일반명을 도입하면 어떨지' 연구를 통해 알아보겠다는 것뿐이다. 셋째, 그렇다면 정부가 추진 의지를 드러냈나. 여기에는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공식적으론 아니다. 해명자료를 통해 식약처는 "의약품 국제일반명 제도 도입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어디까지나 연구다. 정부는 연구의 방향을 '하달'하지 않았다. 도입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타당하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공청회·의견조회 등 반대 의견을 수렴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백기를 들었다. 국제일반명 도입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위료계와 약계의 직능 갈등을 풀 방안은 없는지, 그리고 의료계·약계 외에 일반 국민과 환자들의 의견은 어떤지 모색할 기회조차 원천 차단한 것이다. 단지 의사협회에서 나온 성명서 하나 때문이다. 성명 발표 이후 의료계를 설득하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식약처는 무엇이 그토록 두려웠던 걸까. 굴욕이 아닐 수 없다. 모양새가 그렇다.2019-06-14 06:26:29김진구 -
[기자의 눈]'돈 되는 신약' 여전히 정부도움 필요하다유한양행이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의 조건부허가 추진의사를 밝혔다. 올해 하반기 국내 임상2상 데이터 분석을 마치고, 내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허가 신청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목표대로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2021년경 시판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레이저티닙은 ASCO 2019 기간 중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1/2상임상을 미국으로 확장하는 글로벌 1상 임상시험계획(IND)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면서 개발 진척을 나타냈다. JNJ-372와 병용 시 타그리소와 같은 3세대 EGFR-TKI 내성의 대안으로서 활용가치가 높다는 게 임상의사들의 중론이다. 비싼 가격 때문에 타그리소를 쓰지 못하는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상업화 이후 시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런데 지나친 걱정일까. 최근 국내 분위기에 비춰볼 때 조건부허가 획득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일단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라는 막강한 경쟁상대가 존재한다. 대체약이 있는 경우 2상임상만으로 차별성을 인정받고, 3상임상 진행 계획을 제출하는 과정이 한층 까다롭다. 하지만 그보다 마음에 걸리는 건 신약개발 등 제약바이오기업을 향한 불편한 시선이다. 국내 최초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가 허가사항과 다른 세포 혼입, 허위자료 제출, 은폐 등의 사유로 2년만에 허가취소되는 불명예를 남기면서 최근 제약바이오기업은 물론 보건당국을 향한 여론이 곱지 않다. 정부가 최근 실패 사례를 토대로 허가 규제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나온다. 과거 한미약품의 '올리타'가 조건부허가 이후 개발중단된 사례가 후속 약물의 허가 장벽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리란 일부 시각도 존재한다. 환자 안전을 위해 신약허가에 신중을 기하는 건 보건당국의 당연한 의무다. 의약품개발과 허가 전후 검증을 강화한다는 데 대해 이견은 없다.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워 국산 신약에 대한 허가기준이나 잣대를 낮추는 일도 결코 일어나선 안될 것이다. 레이저티닙 역시 2상임상 분석 결과가 미비할 경우 급작스럽게 허가를 내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다만 '올리타' 개발중단과 '인보사' 허가취소까지 2년 연속 국내 기업이 신약개발 분야 실패를 맛보면서 위축된 분위기가 지속되진 않을까 우려스럽다. 타그리소와 올리타, 레이저티닙 관련 모든 임상에 참여했다는 A대학병원 교수는 "2상단계지만 피험자규모가 크고 유효성과 내약성 데이터가 뛰어나다"며 "신중을 기하는 건 좋지만 나쁜 시나리오에 매몰되서는 결코 한국에서 블록버스터 항암제가 탄생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식약처 스스로 신약개발 분야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을 갖추길 바라는 건 지나친 기대일까. 정부도, 기업도 그간의 경험치를 자양분 삼아 국민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신약개발과 심사 역량을 갖춰나가길 기대해본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2019-06-10 06:15:46안경진 -
[기자의 눈]뜨거운 감자 INN...의·약사 직능갈등 안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의 INN 도입을 통한 제네릭 관리강화 연구 발주로 국제일반명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단편적으로 의사는 강한 반발을, 약사는 환대하는 양상이다. INN 찬반 논란이 의약사 직능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이같은 현상 근원에는 INN과 국제일반명 처방을 혼동하거나 습관적으로 통용했던 현실이 영향을 미쳤다. INN은 시판허가 의약품 작명법이고, INN 처방은 의사 처방 시 상품명이 아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주성분명(INN)으로 처방전을 작성하는 것으로 냉정히 말해 다르다. INN이 도입되더라도, 'INN 처방'이 도입되지 않는 한 현행 의사 처방 환경은 오늘날과 똑같은 셈이다. INN을 도입한 미국과 일본 역시 처방제도는 상품명 처방을 채택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 우리나라 역시 INN 도입 후 미국과 일본 같은 환경이 자리잡을 확률이 높다. 특히 제네릭 관리강화 방안으로서 INN 필요성을 '논의'하는 연구용역 단계에서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는 것은 정부를 향한 불신과 INN 처방에 따른 의사 처방권 약화를 향한 우려감이 녹아진 결과다. 조금 냉정히 살피면, 정부는 이제 막 연구자 모색에 나섰을 뿐 연구 종료 후 INN 처방은 커녕 INN 도입 여부조차 확정하지 않았다. 수위높은 의료계 반발이 다소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단 비판을 받는 이유다. 대한의사협회와 다수 의사단체는 INN 도입을 정부의 의약분업 파기 행위로 규탄하고 선택분업으로 제도 변경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립적 제도인 INN을 지나치게 직능갈등 정치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감 마저 든다. 약사단체는 직접적으로 INN 연구용역 관련 입장문을 내진 않았지만 내심 흡족한 표정이다. 지난해 국회와 함께 INN 도입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으니 그럴만도 하다. 의사와 약사는 지역사회 건강과 약물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가이자 오피니언 리더다. 세계 의약강국이 채택중인 INN이란 의제 앞에 선 의약사는 다투더라도 더 명확한 논리와 명분, 국민 건강을 토대로 논쟁을 벌여야 한다. 막연히 의약사 직능 득실만을 바라보고 어깨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INN이 무엇인지, INN 처방과 성분명 처방 간 차이는 무엇인지, 국내 도입되려면 어떤 제도가 바뀌어야하는지 가장 기본적인 정책 설명을 국민에게 하는 것이 의약사 오피니언 리더의 의무다. 의료계는 'INN=성분명 처방이자 의약분업 파기'라는 다소 성급한 주장을 대내외 관철하기 보다 INN의 장단점, 국내외 사례를 별도로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약사회도 INN 도입으로 의약사, 정부, 국민이 어떤 실질적 혜택을 입을지 연구한 결과를 재정리해 공표해야 한다. 이게 의료계와 상호소통하고 국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INN은 의약사 처방, 조제권이 양분된 우리나라에서 정치 의제화되기 쉬운 제도다. 무엇보다 국민이 알기쉬운 INN 정보를 양산해 배포하는 일, 의약사와 정부가 누구보다 앞장서야 한다.2019-06-09 10:45:45이정환 -
[기자의 눈] 식약처 INN 연구, 탁상공론 안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국제일반명(INN)에 대한 연구용역 추진 계획을 밝혔다. 제네릭 의약품의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INN 도입 방안을 연구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국가별 운영현황을 조사하고, 관련 법령과 도입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식약처의 INN연구는 추진 계획이 알려짐과 동시에 의료계 반발에 부딪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약분업의 파기 행위이자, 처방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논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제네릭은 생동성 80%~125%까지 약효 동등성을 인정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이 같지 않다는 주장이다. INN과 관련한 의료계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9월 FIP서울총회에서 주목을 받은 INN은 이후 국내도입의 필요성이 알려졌다. 당시에는 성분명처방과 혼용이 되면서, 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017년 10월 ‘성분명처방의 의무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제작해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맞대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INN은 제네릭의 품목허가명을 제조사+성분명으로 통일하는 것으로 성분명처방과는 차이가 있고, 의사의 처방권 침해와도 거리가 있다. 상품명처방을 지속하는 이상, 처방과 조제 단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으며 제조와 공급 단계에서만 변화가 생길뿐이다. 오히려 INN은 제네릭 품목명에 성분명을 표기함으로써 환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신뢰 제고 측면에서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릭은 저렴하고 질 나쁜 약’이라는 일부 환자들의 인식이 개선되는데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보건의료계 패러다임이 환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INN 도입에 대한 논의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인 것이다. 때문에 식약처 등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INN 도입의 실익을 구체화하고, 이를 거듭 공론화해 국민들로부터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국민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INN이지만, 발사르탄 사태 당시 약품 교체 및 환불 등으로 겪었던 혼란을 생각한다면 국민들의 거부감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식약처는 INN이 자칫 직능 간 주도권 싸움으로 휘말리지 않도록 방향 설정에 주의하면서도, 동시에 특정 직능의 반발을 눈치보며 제도 개선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2019-06-06 19:37:45정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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