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 눈] 인보사 태풍에 흔들리는 리더십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홍을 겪으며 이의경 처장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인보사 사태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고, 국회는 이 처장이 성균관대 약대 교수 시절 실시한 인보사 경제성평가 연구용역 이력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식약처 현직 심사관은 국회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월 "전문성 있는 조직으로 변화시키겠다"며 새로 '키'를 잡은 이의경 처장이다. 그렇지만 인보사 사태 직격탄을 맞은 지금 거친 파도에 흔들리는 식약처라는 거대한 배의 균형을 잡는데 힘들어하고 있다. 식약처 내부에선 지난 12일 있었던 국회 보건복지위 업무보고와 관련 이의경 처장 리더십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날 국회는 국민을 대표해 이 처장에게 인보사 사태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인보사 허가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당시 허가에 개입한 관계자는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 (식약처가) 국민이 납득할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 처장은 "2017년 당시 심사과장은 대기발령 조치했고 허가 담당 과장은 다른 직위로 이동시켜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식약처 조직과 허가 시스템 문제를 개인의 능력, 자질 부족으로 전가했단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이 발언을 뉴스로 접한 식약처 일각에선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검찰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문책성 인사를 당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식약처 한 관계자는 "담당 과장의 인사 발령이 인보사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실무자급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에 실망했단 얘기다. 바꿔 말하면 국민에게 식약처 입장을 설명하는 이 자리에서만은 식약처장이 모든 책임을 지는 '수장'으로서 모습을 기대했단 뜻이기도 하다. 그동안 식약처 내부에서 곪아왔던 문제도 밖으로 터져나왔다. 바로 지난 18일 식약처 현직 심사관이 국회 앞 1인 시위를 펼친 것이다. 그는 "식약처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허가가 너무 쉽게 이뤄지며, 시판 후 부작용 등 안전성 검토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폭로했다. 시위자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어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이 처장 또한 문제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처장의 리더십은 인보사 경제성평가 연구용역 의혹 제기로 한 번 더 휘청거린 상황이다. 이 처장은 "부당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처장직에서 사퇴할 수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사퇴가 억울함을 대체하는 명분이 되선 안 된다. 국회는 작년 발사르탄 파동과 올해 인보사 사태로 식약처의 고강도 내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 처장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기관장은 회피하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자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군대에선 북한 목선 사태로 군단장과 사단장 등 주요 지휘관이 보직해임됐다. 군대에서 명령이 가지는 힘의 근간은 군법이 전부가 아니다. 상급자가 자신의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란 상호 신뢰관계에서 나온다. 실무자의 전문성은 지휘관이 얼마나 책임을 지고 재량권을 부여하느냐에 따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과오를 책임져줄 사람이 없다면 소신있는 결정을 내릴 식약처 공무원은 찾기 힘들 것이다.2019-07-22 06:15:25김민건 -
[기자의 눈] 표제기 확대와 일반약 활성화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일부개정안 행정예고를 진행했다. 현행 표제기 제도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인데, 식약처가 지난 3월 7일 발표한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확대 추진'의 연속선상으로 보면 된다. 일부개정안에는 새로운 효능이 추가되지는 않았지만, 정장생균 유효성분 중 장구균 관련 항생제 사용 등의 기준이 정비됐다. 미약하지만, 오랜만에 표준제조기준 확대를 위한 걸음마가 시작됐다. 이번 행정예고는 지난해부터 식약처가 진행한 의약품 허가·심사제도 개선의 결과물 중 하나다. 지난해 발사르탄 고혈압약 파동 이후, 식약처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데 초점을 맞춰 제도 개선 움직임을 보여왔다. 규제 강화 방안은 전문약 뿐 아니라 일반약에도 칼을 겨눴다. 식약처는 지난 2월 27일 열린 '식약처장-제약업계 CEO' 간담회에서 제네릭 공동생동 금지안을 발표하면서 의약품 품목신고 대상에서 '해외 선진 8개국(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캐나다) 의약품집에 실려 있는 품목'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했다. 이 조항을 빼면 '대한민국약존 또는 식약처장이 인정하는 공정서에 실려 있는 품목', '표준제조기준에 맞는 품목', '식약처장이 따로 기준 및 시험방법을 고시한 품목'만 신고만으로 의약품 제조와 판매가 가능하다. 나머지는 안전성·유효성 심사대상이 된다. 표제기 성분 확대 없이 일반약의 안전성·유효성 면제 규정 삭제는 일반약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지름길이다. 대한약사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국내 일반약 시장은 평균 1.4%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였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선진 8개국 의약품집 근거 안전성·유효성 면제 규정을 삭제하려면 선진국 수준에 맞는 표제기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약사들은 말한다. 일반약이 약리작용상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과 오남용 우려가 적어 고령사회 셀프메디케이션 측면에서 비용 효과적인 제품 분류군으로, 시장이 활성화되면 건강보험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지난 3월 식약처의 표제기 확대 추진 발표 이후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현행 제도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한 고시 개정안이 공개됐다. 앞으로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표제기 효능군과 성분이 확대된 고시 개정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2019-07-19 06:12:25이혜경 -
[기자의 눈] '전문약이 공공재'가 되기 위한 조건약국에도, 드라마에도, 의약품 배송차량에도 '전문약은 공공재입니다'가 가득하다. 대한약사회가 국민과 정부에 제안하는 모든 정책적 건의를 함축한 문장인데, 약사회는 건강보험재정으로 생산, 유통, 공급되는 전문의약품이 약국 안에서는 사적인 재산처럼 다뤄지며 나타나는 부작용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이 말을 구상했다. 이 캐치프레이즈를 두고 약사사회 안팎으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불용재고, 낱알반품, 카드수수료, 종합소득세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핵심적인 텍스트라는 호응부터, 과연 전문약이 공공재냐는 원론적인 지적까지 다양하다. 그렇다면 전문약은 정말 공공재라 할 수 있을까. 공공재란 국민 모두가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재원을 투입해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회적 서비스다. 이러한 공공재에 '전문약'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위해선 먼저 국민에게 약국이 개인의 영업장이 아닌 공적인 장소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의약분업 되자마자 병원 앞으로 몰려가 처방전 쟁탈전을 벌이고, 수천수억 원의 보증금과 권리금을 감당하면서까지 좋은 자리에 들어가려고 경쟁하는 약국이 과연 국민들에게 '공공재를 공급하고 주민에게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 보일까요. 공공성을 이야기하기에 지금 약국은 너무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뼈아픈 지적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현직 약사다. 이 약사는 사석에서 약국이 정체성을 분명히하고 일관된 주장을 해야 국민도 정부도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약사가 원하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끌어온 '공공재'라는 단어가 약국의 공공성을 지적하는 화살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모든 약국이 처방전과 무관한 약국을 운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위에서 같이 극단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약국이 소수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약국에 대한 국민 인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만난 한 약사는 지방의 아주 작은 소도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존경하는 선배 약사를 언급했는데, 그 선배 약사의 약국을 운영하는 철학이 일반 약국이 충분히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공공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작은 소도시의 의사나 약사는 환자가 많이 찾아 돈을 벌면 수도권에서 의원·약국을 하려고 합니다. 더 큰 물에서 일하는 게 목표죠. 그런데 이런 의사와 약사만 있다면 지방 주민들은 계속해서 수도권보다 뒤떨어진 건강서비스를 받을 수 밖에 없어요. '잘 하는 사람'은 모두 서울로 가버리니까요. 그 선배는 한 자리에서 꾸준히 약국을 하며 병원 앞 좋은 건물을 매입하고도 다른 어려운 약사에게 약국 자리를 양보했어요. 임차인들에게 건물 임대료도 올려받지 않고요. 자신이 약국을 열어 돈을 벌게 해준 이 지역에 자기가 받은 것을 최대한 다시 베푸는 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약국의 공공성은 다른 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약사로부터 나오는 것 아닐까. 거창하게 큰 돈을 사회단체에 기부하거나 큰 복지재단을 만들지 않더라도, 약국의 공공성은 지역 주민을 아끼고 지역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약사는 보여주고 있다.2019-07-16 19:30:14정혜진 -
[기자의 눈] 유한양행 스핀오프형 오픈이노베이션유한양행이 최근 바이오벤처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에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여기까지는 유한양행이 수년째 진행하고 있는 일반적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흡사하다. 다만 업계 일각에는 다른 견해가 있다. 유한양행의 아임뉴런 파트너십을 사실상 스핀오프 개념으로 보는 것이다. 스핀오프는 다각화된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 사업을 독립적인 주체로 만드는 회사분할을 뜻하는 용어다. 보통 조직을 간소화해 경영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아임뉴런 김한주 대표는 유한양행 R&D 전략 팀장 출신이다. 최근 1년새 유한양행의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길리어드 등 기술이전에 관여했다. 벤처 설립이 목표였던 김한주 대표는 지난해 유한양행 이정희 대표와 면담을 통해 아임뉴런 설립 계획을 밝혔고 이때 유한양행의 투자 유치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은 달라졌지만 인연은 유지됐다. 공백없는 인연으로 R&D 지속성도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김한주 대표는 유한양행 R&D 전략을 꿰뚫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다. 업계는 이런 측면에서 아임뉴런을 유한양행의 스핀오프 개념 바이오벤처로 보고 있다. 제약사의 스핀오프형 오픈이노베이션은 R&D 분야에서 전략적 활용이 가능하다. 먼저 떼어져나간 독립 주체는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하다. 아임뉴런은 뇌질환 치료 영역에 도전한다. 자금 조달도 수월하다. 아임뉴런은 유한양행과 성대 킹고투자파트너스로부터 각각 60억원, 40억원 자금 조달을 이끌어냈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시작됐어도 신약 개발 기대감으로 인한 자금 유입은 여전히 활발하다. 모체의 자금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 유한양행은 동시다발적 R&D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기술이전한 항암제, 비알콜성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 종류가 다양하다. 올해만 1500억원 가량의 R&D 비용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유한양행의 아임뉴런 투자가 스핀오프와 흡사하다는거지 기업분할이라는 뜻은 아니다. 유한양행은 아임뉴런 지분을 갖고 있지만 20% 미만이다. 아임뉴런은 유한양행 자회사가 아닌 독립된 회사다. 다만 양사는 언제든지 합쳐질 수 있다. 유한양행의 스핀오프형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업계 1위 기업의 새로운 R&D 투자 형태가 단순 협력 관계로 그칠지 아니면 자회사 등으로 엮여질지 주목된다. 유한양행 행보에 업계 바이오벤처 투자 형태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2019-07-15 06:15:45이석준 -
[기자의 눈] 기허가 제네릭 생동은 행정 낭비기허가 제네릭의약품의 생동성시험을 놓고 제약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생동성시험에서 동등성 입증에 실패할 경우 해당 제품을 회수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약사법에 의거해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있는 사실이 밝혀지면 해당 의약품을 회수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삼은 것이다. 제약업계는 리스크를 안고 생동성시험을 진행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복지부는 생동성시험을 안 할 경우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입장이다. 애초 기허가 제네릭의약품의 생동성시험 발상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들 제품이 이미 생동성시험을 통해 동등성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단지 판매자만 다른 위탁 제네릭이라 해서 생동성시험을 진행한 수탁 제네릭과 품질이 다른 것은 아니다. 모두 같은 공장에서 나오는 똑같은 약이다. 다만 품질의 균일성은 GMP의 문제이지, 안전성·유효성의 영역은 아니다. 식약처가 이미 생동성시험을 통과한 약을 다시 심사하는 것은 분명한 '행정 낭비'이다. 심사 인력 부족으로 허가 수수료 인상을 추진 중인 식약처가 '했던 일을 또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따라서 이런 말도 안되는 정책에 힘빼지 말고, 지금이라도 기허가 제네릭의약품의 생동성시험 약가유지 방안을 재고해야 한다. 차라리 제약업계가 심하게 반대하는 일괄 약가인하가 더 정당해 보일만큼 아이러니하다. 아니면 신규 제네릭의약품에만 약가를 차등 적용하길 바란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허가의약품의 생동성시험은 비정상적 발상이며, 기업과 정부 둘 다 힘 빼는 일이다.2019-07-12 06:07:10이탁순 -
[기자의눈] 약국 개설기준 마련에 거는 기대"큰 병원도 아니고, 기사거리가 되나요. 다른 지역에도 이런 사례들 많아요. 그곳들도 전부 취재하시나요. 전국적으로 몇 군데나 되는지 아세요?" 편법 원내약국 논란과 관련해 모 지역의 보건소를 취재하며 약국개설 담당자에게 듣게된 답변이다. 보건소 담당자의 원망섞인 답변에는 '왜 이 곳만 가지고 문제를 삼으려고 하냐'는 뜻이 담겨있었다. "문제가 있다는 걸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단지 지적받은 사안들에 대한 검토와 판단을 확인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며 담당자를 진정시키려고 했으나, 보기좋게 실패했다. 담당자의 언성은 이미 높아져 있었고, 내게 전국에 있는 많고많은 사례들을 확인해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결국 담당자의 '종합적 검토'를 거쳐 약국은 개설 허가됐다. 해당 약국의 불법 여부는 차치하고, 보건소 담당자의 태도를 보며 왜 편법 약국의 개설이 반복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그동안 복지부가 편법 약국 개설과 관련해 '현장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지역 보건소에서 판단하라'며 발을 빼온 결과였다. 또한 복지부가 뒤늦게 재가동한 '약국개설등록업무협의체'가 난관에 봉착하리라 예상되는 지점이었다. 서울 지역의 한 약사는 의약분업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게 개설기준을 마련해야겠지만, 이미 개설된 층약국과 부딪히지 않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소 담당자의 말처럼 이미 곳곳에 개설사례가 있는 상황이라면, 협의체는 가이드라인의 구체성과 명확성을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약사들은 편법 약국개설을 뿌리뽑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만으론 이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또 복지부가 가이드라인을 던져놓고 다시 몸을 숨긴다면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질 것이다. 때문에 복지부는 약사법 개정이 동시에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보건소의 유권해석 및 질의에 대해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의 답변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2019-07-09 17:33:16정흥준 -
[기자의 눈]사노피의 노림수는 부적절했다환자는 자신의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는 듯 울분을 토해냈다. 객석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울림은 기자에게도 전해졌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2019 중증 아토피피부염 국가지원 토론회' 자리였다. 환자들은 한 목소리로 사노피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신약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를 하루 속히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한 달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약값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의료계도 급여화 촉구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곧이어 모든 시선이 한 사람에게 쏠렸다. 보건복지부를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작은 토론회장 안에서 그는 유일한 악역이었다. 원론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약제 급여를 담당하는 보험약제과장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을 못했다. 보험약제과장이 참석했다면 속 시원한 답변이 나왔을까. 그렇지 않다. 한정된 재원으로 정해진 원칙에 따라 급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일을 집행하는 정부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답변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저 '급여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이다. 여기서 잠시 최근 급여 등재에 성공한 다른 약의 사례를 보자. 바이오젠의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의 사례다. 적응증은 다르지만 듀피젠트와 마찬가지로 대체 불가능한 약제이면서도 오히려 비급여 약가는 훨씬 비싸다. 국내 허가 시점도 작년 1월과 3월로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한 약제는 급여화에 성공한 반면, 다른 약제는 여전히 급여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 정부 관계자는 "진정성"을 이유로 꼽았다. 스핀라자의 경우 정부와의 급여 협상 이전에 환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가동했다. 국내 환자수가 150~200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명 이상의 적지 않은 환자가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환자 프로그램 역시 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적어도 정부에 진정성을 전달하기엔 충분했다. 협상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론 급여 적용에 성공했다. 사노피에 묻고 싶다. 진짜 악역은 누구인가. 애초에 한 달 약값을 보통 직장인의 월급 수준으로 책정한 것은 누구인가. 고통 받는 환자를 위해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환자 프로그램 하나 없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것은 또 누구인가. 두 시간여의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정부는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눈앞에서 울며 호소하는 환자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마음이 편했을 리가 없다. 이런 점에서 사노피의 전략은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사노피의 진정성은 더 흐릿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렴 환자를 앞세워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불편한 것은 기자보다 당사자인 정부가 훨씬 심할 것이란 판단이다. 환자의 딱한 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듀피젠트가 하루라도 빨리 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정부만큼이나 제약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노피는 급여 적용을 위해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2019-07-08 06:17:17김진구 -
[기자의 눈] 키오스크 해법, 정부 주도 전자처방전종합병원 내 무인정산기계(키오스크)의 처방전 약국 전송 기능이 논란이다. 병원 키오스크의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기능은 외래환자 진료비 수납과 다음 진료일정 예약, 처방전 발행 등 일반 원무지만 발행된 처방전을 인근 문전약국으로 전송하는 역할까지 기능이 확대되면서 약사사회 균열을 유발했다. 약사들은 병원 키오스크가 상용화 된지 십 여년이 지난 지금도 병원-약국 간 처방전 담합 우려를 중심으로 처방전 전송 1건 당 300원 안팍의 약국 부과되는 수수료 등 문제는 제자리 걸음이라고 비판했다. 키오스크 미가입 시 처방전·매출 하락 불이익이 초래돼 약국은 무조건 가입이 불가피한데다 단지 병원 키오스크를 거쳐 처방전이 약국 전송된다는 이유만으로 사용료를 약국에 부과하는 것은 수긍이 어렵다는 취지다. 아울러 처방전 약국 전송기능으로 유발되는 '노쇼 환자(전송 약국과 다른 약국에서 조제)'나 전송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인한 경영혼란이 전송기능이 주는 이익을 상쇄한다고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사기업이 아닌 정부가 전자처방전 사업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환자 처방전이 창출하는 이익을 사기업이 키오스크 등으로 챙기는 현실을 정부가 나서 규제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전자 처방전 발급 사업을 추진했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는 전국 어디서나 전자처방전이 일반화됐어야 한다. 그때만해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UR시스템을 통해 병원 처방 데이터를 약국에 바로 전달하는 전자처방전이 과도한 비용과 환자 불편을 해소할 것이란 입장을 내세웠던 과기정통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1년여가 지난 지금, 침묵 상태다. 병원 키오스크의 약국 처방전 전송 기능이 재차 도마위에 오르자 약사들은 이참에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전자처방전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복지부와 심평원이 만든 시스템이라면 약국의 처방전 수수료가 사라지고 처방전을 둘러싼 사기업의 수익 쟁탈전도 자취를 감출 것이란 기대다. 나아가 완벽한 정부 주도 전자처방전 사업이 완성되면 처방전 자체가 사라져 병원-약국 간 담합 위험성도 크게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환자도 진료 후 종이 처방전이나 모바일 앱 전자처방전 없이 자기가 원하는 약국을 찾아가는 것 만으로 질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조제받을 수 있다. 대한약사회도 이같은 견해를 참고해 처방전 수익을 중심으로 한 일부 사기업의 약국 착취 비즈니스 모델을 근절하는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전자처방전 사업에 속도를 붙이는 기폭제로서 역할도 약사회 몫이다. 약사회는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펴고 있다. 약사들 사이에서는 전문약 뿐 아니라 환자 처방전도 공공재이며, 처방전을 둘러싼 지나친 수익 사업을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 키오스크의 약국 처방전 전송 기능은 의약분업 이후 등장해 십 여년이 지나 이미 관행이자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다수 문전약국은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병원 키오스크에 가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기업이 아닌 정부 주도 전자처방전 사업은 이같은 부작용을 해결할 해법 중 하나다. 그게 어렵다면 병원 키오스크 부작용을 해결할 규제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2019-07-04 19:08:57이정환 -
[기자의 눈] 유한양행 체질개선과 오픈이노베이션오랜만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유한양행은 인보사 사태 이후 침체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잘 알려진대로 유한은 지난 1일 글로벌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원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 YH25724 공동 개발이 계약의 골자다. YH25724는 아직 걸음마도 못 뗀 전임상 단계의 초기물질이다. 그럼에도 베링거인겔하임은 계약금으로만 400억원대를 지불하겠다고 나섰다. 계약금 중 100억원은 비임상 독성실험(GLP-Tox) 이후 유한에 꽂힌다. 그만큼 후보물질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얘기다. 여러 언론은 이번 기술수출 계약의 성공 요인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꼽는다. 유한은 바이오벤처기업인 제넥신과 협업을 통해 약효지속 플랫폼 기술인 'long-acting(HyFc)'을 YH25724에 접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표면적으로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주목을 받지만, 그에 못지 않게 유한의 NASH 치료제 개발을 향한 꾸준한 의지가 있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얼마 전 마무리된 바이오코리아에서 유한은 신약 개발 의지를 그 어느 때보다 강조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사가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에도 유한은 메인 부스를 차지하며 글로벌 진출 전략을 중점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유한 R&D 관계자에게 가장 핵심적인 파이프라인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EGFR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치료제 레이저티닙(YH-25448)과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 NASH치료제 후보물질"을 꼽았다. 여기에 YH25724가 포함됐음은 물론이다. 작년 열렸던 바이오코리아에서도 유한은 주요 파이프라인 4개 중 하나로 YH25724를 선정한 바 있다. 당시 유한 관계자는 "YH25724는 4월 중 유럽간학회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해외 진출 의지를 드러냈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고 했다. 마침 베링거는 미개척 시장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려 했고, 유한은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 배경에는 오픈이노베이션뿐 아니라 유한의 오랜 준비가 있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이로써 유한은 인보사 사태로 신약 개발 진실성에 의구심을 받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잠재력을 세간에 재확인시켰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유한이, 나아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꾸준히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다.2019-07-03 17:35:07김민건 -
[기자의 눈] 약가 사후관리 RWD...관건은 공감정부가 의약품 약가에 RWD(Real-world data)를 반영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한 제약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활용목적은 약제 사후관리다. 약이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된 이후 RWD를 근거로 약가를 조정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의 우려는 단순히 추가 약가인하 기전만은 아니다. 정부가 내놓는 RWD 자체의 신뢰수준, 혹은 근거기준에 대한 불안감이 적잖다. 전문의약품은 식약처에서 임상연구, 즉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기반으로 시판허가를 받는다. 또 제약사들은 의약품 시판 후 자체 비용을 들여 RWD 분석 연구를 발표하기도 한다. 좋은 결과를 목표로 했을때 RCT가 무조건 편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학계에서도 RCT와 RWD의 우열을 두고는 명확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RWD가 신뢰할 수 있고 견고함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더 명확하고 보다 균일한 데이터 표준을 적용해야 한다. RWD는 격차, 오분류, 불일치 및 구조 부족과 같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료의 일관성, 정확성, 완전성 및 대표성에 대한 오류를 야기하기 쉽다. 따라서 연구목적에 적합한 고품질의 RWD를 선별할 수 있어야 하고, 자료의 형태와 연구목적에 맞는 통계적 분석방법이 개발돼야 하며 이를 위한 기준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소스의 이질적인 RWD 데이터 간의 이질성은 큰 과제다. RWD는 자료의 표준화가 어렵다. 도출한 RWE의 품질 및 유용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는 다른 데이터와의 연결성 결여로도 이어진다. 고품질의 데이터 및 상호운용성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데이터 필요요건이 갖춰져야 하고, 다양한 소스의 표준화를 통해 결합시키고 통합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하다. 물론 정부도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의 접근을 고려하고 있고 연구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신약을 다수 보유했고 의약품 관련 연구에 있어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다국적제약사들의 불안감이 이해도 간다. 사후관리에 적용하는 RWD, 제약업계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2019-07-01 06:16:12어윤호
오늘의 TOP 10
- 1'준 혁신형' 제약 무더기 선정되나…약가우대 생색내기 우려
- 2졸피뎀 아성 노리는 불면증약 '데이비고' 국내 상용화 예고
- 3홍대·명동·성수 다음은?…레디영약국 부산으로 영역 확장
- 4지엘팜텍, 역대 최대 매출·흑자전환…5종 신제품 출격
- 5대화제약, 리포락셀 약가 협상 본격화…점유율 40% 목표
- 6갱신 앞둔 대치동 영양제 고려 '큐업액' 임상4상 승부수
- 7'운전 주의' 복약지도 강화 이어 약물운전 단속기준 만든다
- 8건보 효율 vs 산업 육성…약가제도 개편 이형훈 차관의 고심
- 9제일약품, 온코닉 누적 기술료 100억…똘똘한 자회사 효과
- 10[팜리쿠르트] 화이자·비아트리스·바이엘 등 외자사 채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