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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을 줄일 수도 없고"...약가우대 'R&D 비율'의 역차별[데일리팜=김진구 기자]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을 휩쓸고 있는 노보노디스크가 지난 2024년 지출한 R&D 비용은 480억6200만 덴마크크로네(DKK), 당시 환율로는 약 9조5400억원에 달한다.그러나 노보노디스크가 한국 약가제도 개편안에 따라 평가될 경우, ‘약가 가산 최고우대 구간(68%)’을 적용받지 못한다. 개편안에서 약가가산 조건을 ‘R&D 투자 비율’로만 판단하기 때문이다.이처럼 막대한 R&D 자금을 투자하고도 약가제도 개편안 기준에선 약가 가산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혁신성’에 정책적으로 우대하겠다는 정부 취지가 정작 실제 투자 규모가 큰 기업에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혁신형 제약기업 중 ‘R&D 비율 상위 30%’에 약가가산 최고 우대 적용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에서 '혁신성에 대한 정책적 우대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혁신형 제약기업 등의 R&D 투자 수준에 따라 가산율을 차등하는 방식이다.이때 중요한 기준은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중 R&D 비율이 상위 30%인 기업엔 68% 수준의 약가 가산율을, 하위 70%인 기업엔 60%의 가산율을 각각 적용한다. 또한 국내 매출 500억원 미만이면서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2상 승인 실적이 3년간 1건 이상인 기업엔 55%의 가산율을 적용한다.이를 혁신형 제약기업 49곳에 적용하면, 총 15곳이 최고우대 구간인 68%의 가산율을 적용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작년 말 기준 혁신형 제약기업 중 R&D 투자 비율 상위 30%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아이이노베이션, 제넥신, 올릭스, 큐리언트, 에이비엘바이오, 헬릭스미스, 온코닉테라퓨틱스, 알테오젠, 코아스템, 테고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생명과학 부문), SK바이오팜, 한올바이오파마 등이다.작년 말 기준 R&D 투자 비율이 공개되지 않거나 매출이 없어 계산되지 않는 SK케미칼(제약사업부), 삼양홀딩스(삼양바이오팜), 큐로셀과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 4곳(암젠코리아·한국아스트라제네카·한국얀센·한국오츠카)는 집계에서 제외했다.상위 30% 기업 중 브릿지바이오·지아이이노베이션·제넥신·올릭스·큐리언트·에이비엘바이오·헬릭스미스는 매출액보다 R&D 지출이 많다.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알테오젠은 R&D 비율이 50% 이상이다. 상위 30% 기업의 마지노선인 한올바이오파마의 R&D 비율은 26.3%다.바꿔 말해, 작년 말 기준 R&D 비율이 26% 미만인 혁신형 제약기업은 약가가산 최고우대 구간을 적용받기 힘들 수 있다는 의미다.매출 규모 클수록 불리…국내 기준 적용 시 글로벌 빅파마 상당수 탈락제약업계에선 매출 규모가 클수록 불리한 기준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상위 30% 혁신형 제약기업 대부분은 LG화학 생명과학 부문과 SK바이오팜, SK바이어사이언스 정도를 제외하면 2024년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반대로 말해 2024년에만 1000억원 이상 R&D 자금을 투입한 셀트리온(4347억원), 유한양행(2688억원), 대웅제약(2346억원), 한미약품(2098억원), 녹십자(1747억원), 동아에스티(1348억원) 등은 최고구간 적용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같은 기준을 글로벌 빅파마에 적용하면 더욱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상위 30% 기업의 R&D 비율 최소 기준인 '26% 미만'의 주요 글로벌 빅파마는 2024년 기준 ▲일라이릴리(24.4%) ▲베링거인겔하임(23.2%) ▲BMS(23.1%) ▲로슈(21.6%) ▲바이오젠(21.0%) ▲길리어드사이언스(20.5%) ▲GSK(20.4%) ▲노바티스(19.9%) ▲존슨앤드존슨(19.1%) ▲사노피(18.0%) ▲암젠(18.0%) ▲화이자(17.0%) ▲다케다제약(16.7%) ▲노보노디스크(16.6%) ▲바이엘(13.7%) 등이다. 정부가 국내제약사의 혁신을 요구하며 롤모델로 제시하는 기업들이다.이들의 R&D 투자 규모가 작기 때문이 아니다. 존슨앤드존슨을 예로 들면 2024년에만 170억 달러(약 23조원)을 R&D에 쏟아부었다. 릴리와 BMS, 로슈, 노바티스, 화이자도 R&D에만 100억 달러 이상 지출했다.매출액 기준 따라 분류해도 마찬가지…제약업계 “단편적 평가 구조 개선해야”이와 관련 정부는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한 ‘그룹별 평가’ 운영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큰 기업과 작은 기업, 바이오벤처 등으로 나눠 약가가산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해석된다.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도 모순적인 상황은 마찬가지라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례로 2024년 매출 기준 5000억원 이상을 '대형제약사 그룹'으로 묶을 경우, 셀트리온·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HK이노엔·보령·동국제약·동아에스티·SK바이오팜·한독에 LG화학 생명과학부문 등 12개 기업이 해당한다.이 가운데 R&D 비율 상위 30%인 4개 기업은 LG화학 생명과학부문(34.1%), SK바이오팜(29.5%), 동아에스티(19.2%), 대웅제약(18.5%)이다. 자체 신약을 보유한 한미약품(14.0%)과 유한양행(13.0%), 셀트리온(12.2%), 녹십자(10.4%)는 여전히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글로벌 빅파마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대웅제약의 18.5%보다 R&D 투자비율이 낮은 사노피·암젠·화이자·다케다제약·노보노디스크·바이엘은 최고우대 구간을 적용받지 못한다. 모두 R&D 투자에 소극적이라서가 아니라, 매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나머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매출액이 거의 없는 R&D 전문 바이오벤처와 매출 규모가 작은 중소제약사를 어떻게 구분할지도 관건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중 바이오벤처로 구분된 12곳을 예로 들면, 4곳이 약가가산 최고우대를 받는다. 반대로 말해 큐리언트·에이비엘바이오·헬릭스미스는 매출액을 넘어서는 R&D 자금을 지출하고서도 최고우대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약업계에선 단편적인 평가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매출 규모가 클수록 불리한 현행 개편안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비판이다.한 대형제약사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땐 R&D 투자실적 외에 연구인력 현황, 연구·생산시설 현황, 연구개발 비전과 중장기 추진 전략,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제휴·협력활동, 의약품 특허, 기술이전과 해외진출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정작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약가가산 때는 R&D 투자 비율만 본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매출이 클수록 불리한 구조에선 R&D 투자에 대한 유인 동기가 크지 않다. 단편적인 평가구조의 개선이 절실하다”며 “개편안 내용대로 약가가산 제도가 바뀔 경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최고우대 구간을 적용받더라도 현행 우대율(68%)과 동일하다“며 ”기업의 혁신성에 정책적으로 확실한 우대를 제공하려면 현실성을 반영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2025-12-08 06:00:59김진구 기자 -
한국인 환자 데이터 집중 조명…'ESMO ASIA' 개막[싱가포르=손형민 기자]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글로벌 신약들의 아시아 환자 데이터가 집중 공개된다.5일부터 3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 아시아(ESMO ASIA 2025)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MSD, 얀센 등 주요 제약사가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분석을 발표한다. 이제 아시아는 단순 참여국이 아닌 글로벌 임상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은 만큼, 한국인을 포함한 주요 국가의 데이터가 올해 학회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AZ 면역항암제 임핀지, 소화기암서 두각…ADC 성과도 이어져이번 행사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은 아스트라제네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 ADC 항암제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등 여러 신약들의 성과를 공개한다. 그중 임핀지는 임상3상 MATTERHORN 연구를 통해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ESMO 2025에서 발표된 MATTERHORN 임상3상 최종 분석 결과, 임핀지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OS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ESMO ASIA 2025에서는 한국인 환자를 포함한 아시아 환자 180명의 임상 결과가 소개된다.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 최초로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서 생존 이점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절제 가능한 국소진행 위암(2~4A기) 및 위식도접합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에는 임핀지+FLOT (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옥살리플라틴·도세탁셀) 병용, 수술 후에는 임핀지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아스트라제네카는 ADC에서도 성과를 이어갔다. 먼저, TROP2를 타깃하는 다트로웨이는 삼중음성유방암(TNBC)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TROPION-Breast02로 명명된 이번 임상3상 연구는 다트로웨이와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해당 연구에서 다트로웨이는 단독요법을 통해 OS와 무진행생존기간(PFS) 모두 대조군 대비 개선된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PD-L1 음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 외에 치료옵션이 없었던 만큼 다트로웨이가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활약할 날이 머지 않았다. ESMO ASIA 2025에서는 김성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임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엔허투의 경우 DESTINY-Breast09 임상3상 연구를 통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 엔허투는 기존 2차 치료제로 활용됐으나 로슈의 표적항암제 '퍼제타(퍼투주맙)'와의 병용을 통해 치료 차수를 앞당길 가능성이 생겼다. 퍼제타는 이른바 'THP요법(탁산 계열 약물+허셉틴+퍼제타)'을 통해 HER2 양성 유방암 1차 표준치료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약물 중 하나다.연구에는 이전에 치료 전력이 없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1157명을 대상으로 엔허투+퍼제타와 THP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엔허투+위약군(387명), 엔허투+퍼제타군(383명), THP요법군(387명)에 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1차 평가변수는 맹검독립중앙검토(BICR)를 통해 평가한 무진행생존(PFS)이었다. 기타 평가변수에는 OS, 객관적반응률(ORR), 반응 지속 기간(DOR), 안전성 등이 포함됐다. 임상에서 엔허투는 PFS와 ORR 모두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나타냈다.표적·면역항암제 성과 이어져…한국인에서도 일관된 효과또 이번 학회에서 소개될 주요 연구 결과 중 하나는 임상3상 MARIPOSA 연구다. 얀센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렉라자(레이저티닙)'의 아시아 환자 하위분석 OS 분석 결과가 이번 학회에서 공개된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신약으로 엑손 19, 엑손 21(L858R)을 타깃하는 3세대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TKI)다.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해 엑손 20과 MET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치료옵션인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해 왔다.해당 임상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군은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단독요법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보였다(P값 0.005 미만).자세히 살펴보면, 리브리반트+렉라자군의 OS 중앙값은 추정할 수 없었다(42.9-NE). 반면 타그리소군은 36.7개월로 나타났다. 두 군의 생존율 지수 분포를 고려하면, 리브리반트+렉라자군은 타그리소군 대비 OS를 최소 12개월 연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임상 결과, 병용군의 OS 중앙값은 확인되지 안않았다. 반면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36.7개월이었다. 이에 렉라자 병용은 타그리소 대비 최소 12개월 이상의 OS 연장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환자 501명을 포함한 하위 분석에서도 전체 결과와 동일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MSD도 위암에서 의미 있는 장기 추적 데이터를 공개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데이터는 3상 KEYNOTE-859 연구의 아시아 환자군 대상 하위 분석으로, 한국을 포함한 중국·일본·대만·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광범위한 아시아 환자 장기 결과를 담고 있다.HER2 음성 진행성 위암/위식도접합부(G/GEJ) 선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화학요법은 OS·PFS·ORR개선을 통해 이미 표준치료로 자리 잡았다. 이번 분석은 아시아 환자에서의 52.4개월 장기 추적 결과를 보고했다.연구에 따르면 아시아 환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모든 평가지표에서 위약 대비 우월한 경향을 지속했다. 한국인 다수가 포함된 이번 하위분석은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의 표준치료요법(SOC) 지위를 재확인하는 데이터로 평가된다.2025-12-05 06:00:56손형민 기자 -
조플루자·온젠티스 등 후발의약품 허가신청…특허가 관건로슈 독감치료제 '조플루자정'[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그동안 후발의약품이 나오지 않은 품목에 허가신청이 진행되면서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다만, 오리지널의약품 특허가 등재돼 있는 만큼 시장에 나서기 위해서는 특허 장벽 극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인플루엔자치료제 조플루자정(발록사비르마르복실, 로슈)와 파킨슨병치료제 온젠티스캡슐(오피카폰, SK케미칼)의 후발의약품이 최근 허가 신청이 접수됐다.식약처는 이들 오리지널 약제의 특허가 특허목록에 등재돼 있는만큼 허가-특허 연계제도에 따라 허가신청 사실을 오리지널사에 통보했다.이를 통해 오리지널사는 특허권 침해에 대한 판매금지 등을 신청할 수 있다.조플루자는 타미플루를 업그레이드한 로슈의 차세대 인플루엔자 감염증 치료제이다. 타미플루는 5일간 복용해야 하지만, 조플루자는 1회 복용만으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타미플루보다는 복용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다만 조플루자는 2019년 11월 국내 품목허가 이후 아직 급여 등재되지 못해 시장에 제대로 판매되지 않고 있다.그 사이 후발업체들이 동일성분 의약품으로 시장을 넘보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달 조플루자 제제특허(안정성이 우수한 고형 제제) 회피를 위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 도전 이후 허가신청 사실이 처음 포착된 것이다. 광동제약이 특허회피에 성공하면 후발약 조기 출시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조플루자와 같은달 허가받은 온젠티스도 후발업체 레이더에 포착된 상황이다. 이 약은 레보도파/도파 탈탄산효소 억제제(DDCI) 표준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운동동요 증상을 동반한 파킨슨 증후군 환자에 대하여 레보도파/도파 탈탄산효소 억제제(DDCI)의 보조치료제로 사용된다.2020년 10월부터는 캡슐당 2515원으로 급여목록에도 등재됐다. 급여 등재 5년이 지나면서 후발업체의 시장 진입을 위한 몸풀기가 시작된 것이다.명인제약은 지난 5월 온젠티스 조성물특허(니트로카테콜 유도체를 포함하는 제약 제제 및 그의 제조 방법) 회피를 위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청구했다.이후 허가신청 사실도 포착되면서 후발의약품 시장 개방이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조플루자와 온젠티스캡슐 후발의약품의 시장 진입은 특허가 관건이다. 조플루자의 경우 2개의 물질특허가 각각 2031년, 2036년 만료 예정이다.특허도전을 통해 2039년 만료되는 제제특허를 회피한다 하더라도 물질특허로 인해 후발약 시장진입까지는 10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에 물질특허 장벽을 넘어야 후발약이 보다 빨리 시장에 진입해 실적 쌓기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온젠티스캡슐의 경우 물질특허가 2026년 7월, 용도특허가 2027년 10월 만료되기 때문에 2030년 만료되는 조성물특허 회피에 성공한다면 2년 내 후발약 출시가 가능하다.다만, 특허심판원이 청구를 인용해 제네릭사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한편, 지난 9월 휴온스가 처음으로 후발의약품 허가를 획득한 한미약품 '아모잘탄큐'에 또 다른 후발의약품 허가신청이 포착됐다.휴온스는 아모잘탄큐와 유효성분(암로디핀캄+로사르탄+로수바스타틴)이 동일한 염변경 품목 '베실살탄큐정'을 지난 9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다만 아모잘탄큐 제제특허가 2033년 11월까지 존속될 예정이라 아직 시장 출시는 불명확한 상황이다. 휴온스는 해당 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청구해 특허회피를 노리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다른 제약사가 후발의약품 허가 신청에 나선 것이다.2025-12-03 06:00:55이탁순 기자 -
또 하나의 면역항암제 '헤트로니플라이', 국내 진출 입박또 하나의 PD-1저해 면역항암제의 국내 진입이 예상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중국 바이오텍 헨리우스의 '헤트로니플라이(Hetronifly, 세르풀리맙)'의 국내 허가 심사를 진행중이다.구체적인 허가 진행 적응증은 '확장병기 소세포폐암(ES-SCLC) 성인 환자의 1차치료로서 카보플라틴 및 에토포사이드 병용요법'이다. 헤트로니플라이는 지난 4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헤트로니플라이는 2023년 중국에서 '한시주앙(Hansizhuang)'이라는 제품명으로 최초 승인됐으며 현재 유럽에서 승인 권고를 획득한 상태다.이 약은 소세포폐암 1차요법에 승인된 최초의 면역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헤트로니플라이는 다기관 임상 3상 'ASTRUM-005 시험'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해당 연구는 피험자 무작위 분류, 이중맹검, 플라시보 대조, 글로벌 다기관 시험으로 진행됐다.임상 결과, 헤트로니플라이를 투약받은 환자그룹은 평균 생존기간이 15.8개월로 집계돼 플라시보 대조그룹의 11.1개월을 크게 상회했다. 사망률은 대조그룹에 비해 38% 낮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또한 헤트로니플라이를 투약한 아시아계 세부 피험자 그룹에서 평균 생존기간이 4.8개월 더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헨리우스는 중국의 대표적인 항체 바이오시밀러기업으로 출발한 바이오텍이다. 회사는 로슈의 유방암치료제 '허셉틴(트라스트주맙)', 애브비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휴미라(아달리무맙)' 등 각종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각국에서 출시하고 있다.2025-11-29 06:34:54어윤호 기자 -
삼일, 파킨슨병치료제 시장 확대…'원도파정' 내달 등재[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파킨슨병 치료제 라인업 확대에 나선 삼일제약이 특허회피 전략과 급여진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오리지널 특허회피로 제네릭 시장을 두드리면서, 동시에 보조요법으로 묶여있는 약제를 급여 등재하며 라인업을 확보하는 모습이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의 파킨슨병 치료제 원도파정(벤세라지드, 레보도파) 25/100mg, 50/200mg 제품이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이 제품은 파킨슨병 환자 치료제로 사용된다.국내 허가를 받은 벤세라지드+레보도파 6개 품목은 오리지널 로슈(브랜드명 마도파)와 명인제약, 삼일제약 제품이다. 명인과 삼일은 지난 9월 뉴론파마슈티컬즈를 상대로 제기한 파킨슨병 치료제 ‘에퀴피나(사피나미드) 특허 소송에서 함께 승소한 바 있다.에퀴피나는 특발성 파킨슨병 환자에서 레보도파 함유 제제의 보조요법으로 쓰이는 약제다. 한국에자이의 파킨슨병 치료제지만, 특허권은 뉴론파마슈티컬즈가 가지고 있다.이번에 급여 등재된 삼일제약 원도파정의 보조요법으로도 에퀴피나와 에퀴피나 제네릭이 사용될 수 있다.삼일제약이 에퀴피나 제네릭까지 허가를 받게 될 경우,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에서 원도파정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레보도파 성분이 함유한 명인제약의 파킨슨병 치료제 명도파정, 퍼킨정, 트리레보정 등은 모두 앞서 급여 진입에 성공해 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이를 포함해 레보도파 성분이 함유된 허가 품목은 제일약품, 한국로슈, 알보젠코리아 등 총 29개 제품이 있다.특허 소송에 참여했던 업체들은 에퀴피나 제네릭 우판권 확보를 위해 식약처 허가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삼일제약도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에퀴피나 제네릭을 위해 사전에 라인업을 확보하는 모습이다.2025-11-26 11:33:12정흥준 -
이중항체가 연 DLBCL 새 국면…재발·불응 치료전략 다변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기존 3차 옵션이던 로슈의 이중항체가 2차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치료 전략의 폭을 넓힌 것이다.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DLBCL 특성상 1차 실패 이후 예후가 급격히 나빠지는 가운데, 보다 강력한 병용요법과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환자들의 생존 기회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25일 한국로슈는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DLBCL 치료 환경의 미충족 수요와 신약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로슈는 이 분야에 '폴라이비(리툭시맙)'를 비롯해 이중항체 '컬럼비(글로피타맙)' 등을 출시한 상황이다. 현재 폴라이비는 시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프레드니손 병용요법(R-CHOP)을 통해 1차 치료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이후에는 컬럼비가 사용이 가능하다.컬럼비는 지난 7월 기존 3차 치료에서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되기도 했다. 구체적인 적응증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ASCT)이 적합하지 않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NOS(DLBCL Not Otherwise Specified) 성인 환자에서 젬시타빈 및 옥살리플라틴과의 병용요법이다.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컬럼비는 악성 B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CD20 영역 2개에 결합하고, 면역 T세포에 발현하는 CD3 영역 1개와 결합하는 2:1 구조를 가지고 있어 보다 탄탄하게 결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컬럼비는 임상3상 STARGLO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확인했다. 임상에는 1가지 이상의 전신치료를 받은 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불가능하거나, 2가지 이상 전신 치료 전력이 있는 재발성, 불응성 DLBCL 환자들이 포함됐다.2년 추적 결과, 컬럼비+젬시타빈+옥살리플라틴 병용요법은 리툭시맙+젬시타빈+옥살리플라틴 대비 사망 위험을 41% 낮췄다.무진행생존기간(PFS)은 컬럼비 병용군이 13.8개월로 리툭시맙 병용군의 3.6개월 대비 약 4배 연장됐다. 완전관해(CR)에 도달한 비율은 컬럼비 병용군 58.5%를 기록하며 대조군 25.3% 대비 높았다.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대한혈액학회 이사장)는 "관해는 도달할 수 있지만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컬럼비 병용군은 치료 종료 후 1년이 지난 후에도 질병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했다. 이는 유의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여전히 높은 DLBCL 미충족 수요…”더 많은 옵션 확보돼야”DLBCL은 신체를 보호하는 B세포가 통제할 수 없이 성장하거나 증식하는 질환으로, 비호지킨 림프종 중 약 40%를 차지할 만큼 가장 흔히 나타난다. 이 질환은 병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공격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내 DLBCL 환자 수는 지난해 기준 1만4183명으로 2018년 1만428명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DLBCL은 1차 표준요법 이후 치료에 실패하는 환자는 최대 15%이며, 완전반응(CR)에 도달했음에도 환자들 중 25%는 18개월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재발성, 불응성 DLBCL 환자들은 치료 차수가 늘어날수록 예후가 급격하게 나빠지는 특징을 보인다.이승훈 로슈 메디컬 리드폴라이비 병용요법은 1차 치료제로 사용됐을 때 환자의 3분의 2가량에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이는 1차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가 약 3분의 1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후 치료 차수에는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이중항체 등이 등장한 상황이다.현재 2차 치료에는 길리어드의 CAR-T 신약 ‘예스카타(악시캅타젠실로류셀)'와 컬럼비가 등장한 상황이다. 3차에선 노바티스의 ‘킴리아(티사젠렉류셀)’와 애브비의 ‘엡킨리(엡코리타맙)’ 등이 활용된다. 다만 킴리아를 제외하고 모두 비급여 옵션이다.김 교수는 "CAR-T와 이중항체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부작용을 견딜 수 있는 환자는 CAR-T를, 그렇지 않은 환자는 이중항체를 선택한다. 모든 신약이 급여가 된다면,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맞게 처방하게 될 것이다. 어느 치료제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는 적절하지 않다"며 "문제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있어도 허가·급여 장벽 때문에 동일한 치료만 반복해야 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이승훈 로슈 메디컬 리드는 "미국 FDA가 컬럼비 2차 허가를 반려한 것은 등록 환자 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유럽·아시아 주요 국가에 승인된 만큼 인종 간 차이는 크지 않다고 본다"라며 "로슈는 현재 혈액암에 다양한 치료제를 출시하며 리더십을 강화하고 한다. DLBCL 영역에서도 환자군별 맞춤 치료전략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2025-11-26 06:18:17손형민 -
다국적사, 아시아 공략...신약개발 협력 무게추 이동[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신약개발의 성패는 자본이 결정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 소요 기간 평균 12~15년, 성공 확률 5% 미만, 투입 비용은 수조원 단위에 달하는 천문학적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곳에 글로벌 자본이 모이기 마련이다.이 때문에 다국적제약사는 누구와 개발하느냐를 사업 전략의 최우선 순위로 둔다.최근 이러한 글로벌 협력의 무게추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약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후기 임상 진입 속도, 글로벌 규제기관 허가 단계 진입, 규제 혁신, 자본 조달 등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속도를 내며, 글로벌 빅파마들이 중국 바이오텍의 신약후보물질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방대한 실험량과 임상 속도를 무기로 한 중국의 물량형 플랫폼이 주목받는 사이, 한국은 고도화된 기술 플랫폼 중심의 전략으로 글로벌 협력 구조에 참여하고 있다.중국, 피보탈 임상 자체 수행 가능…다국적제약사 관심도↑중국 바이오텍들은 이미 다수의 후보물질을 글로벌 임상 2b·3상 단계까지 올려놓았다. PD-1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ADC 등 고난도 파이프라인 대부분에서 후기 개발 단계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허가 임상인 피보탈 연구 경험도 풍부하다.다국적제약사 입장에서는 독자적인 신약개발보다 검증된 효과, 안정성 데이터를 확보해보고 상용화를 경험해 본 회사와의 협력이 신약 개발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최근에는 후기 파이프라인뿐만 아니라 전임상·1상 초기 물질에 대한 수요도 더 높아지고 있다.아스트라제네카가 다이이찌산쿄로부터 확보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애브비가 이뮤노젠 인수를 통해 확보한 '엘라히어(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 화이자가 확보한 '애드세트리스(브렌툭시맙 베도틴)' 등은 상용화 단계에 가까웠던 대표적인 빅딜, 기술이전 사례라면, 현재는 빅파마들이 전임상 단계 유망 물질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고 있는 것 확인된다.계약 규모도 스몰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성사된 가장 큰 계약 규모는 버텍스파마슈티컬스가 알파인이뮨사이언스 인수 시 체결한 49억 달러(약 7조원)다.화이자의 시젠 인수, 머크의 프로메테우스 인수, 애브비의 이뮤노젠 인수 등 100억 달러(약 15조원) 이상 계약이 여러 건 등장한 2023년과 대비되는 수치다. 다국적제약사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중소형 기업 인수 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볼트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중국 바이오텍들은 인력과 자본을 기반으로 다국적제약사가 시도하기 어려운 수만 건의 조합 실험을 수행할 수 있어 후보물질 발굴 속도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특히 ADC처럼 항체·링커·페이로드 조합이 무수히 많은 분야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조합 능력, 자본력, 실험 속도 등이 성패를 좌우한다.이 때문에 기술이전 초기 임상 단계 신약후보물질에 다국적제약사들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올해 로슈·MSD·화이자·마드리갈 등이 중국 바이오텍에서 확보한 후보물질은 항암제, 이중항체, ADC, 대사질환 등 전 영역에 걸쳐 있다. 그 규모와 속도는 전례가 없을 만큼 공격적이다.로슈는 이노벤트의 ADC IBI3009을 1상 단계에서 10억 달러에 확보한 데 이어, 치옌스의 이중항체 OX031N도 추가로 들여왔다. 이는 초기 후보물질을 중국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 행보다.로슈가 1상 단계 초기 물질부터 이중항체까지 폭넓게 투자한 것은 중국산 항암 신약의 미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이중항체 컬럼비와 룬수미오, ADC 캐싸일라 이후 후발 유망 약제로 중국제약사의 후보물질을 선택했다.MSD는 항서제약의 지질합성 억제제 'HRS-5346'를 약 10억 달러에 확보하며 중국의 대사질환 혁신기술을 본격적으로 채택하기 시작했다.MSD와 중국 기업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SD는 2022년 중국 케룬바이오텍으로부터 14억1000만달러 규모에 TROP2 ADC '사시투주맙 티루모테칸'을 확보했다. 사시투주맙 티모루테칸은 후기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화이자도 중국 기업과의 거래 규모를 크게 늘렸다. 화이자는 5월 3SBio로부터 SSGJ707(이중항체)을 들여오면서 2상 단계임에도 60억 달러 이상의 계약 총액을 책정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중항체·ADC 등을 포함한 중국 항암 플랫폼이 글로벌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대사질환 분야에서는 마드리갈이 적극적이다. 7월 마드리갈은 석약제약 SYH206을 확보하며 중국산 비만·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대사질환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미 이들은 전 세계 최초로 MASH 신약 '레즈디프라(레스메티롬)'를 개발해 낸 바 있다.레즈디프라 상용화 이후 마드리갈이 중국에서 후보물질을 조달한 것은 당뇨병, 비만 등 대사질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혁신 기술력이 이미 상위권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이처럼 MSD, 마드리갈, 로슈, 화이자로 이어지는 주요 빅파마들의 일련의 움직임은 중국을 단순한 제조 국가가 아닌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공급국가로 공식 인정하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한국 기업은 플랫폼 중심 기술수출…전략은 다르지만 신호는 분명중국 바이오텍이 다국적제약사의 파이프라인 공급국가로 부상하는 동안,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 기반 기술 중심의 기술수출 전략을 택하고 있다.플랫폼 기술은 확장성이라는 무기를 가진다. 플랫폼은 하나의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수십, 수백 개의 파이프라인에 적용될 수 있어 단일 성공에 머물지 않는 구조를 만든다. 이에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은 협상력·지속가능성·포트폴리오 확장성에서 유리하다.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플랫폼을 통해 여러 기술수출을 성공한 대표 사례다.실제로 2025년에 들어 국내 기업들은 RNA 치료제부터 ADC, 대사질환 신약, 그랩바디 플랫폼까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하며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곳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면역항암제와 파킨슨병 치료제 등 다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꾸준히 라이선스 아웃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다국적제약사와 두 차례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며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했다.알테오젠의 항암 제형 변경 플랫폼도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와 항암제 제형변경(피하주사 전환) 기술을 13억 달러 규모로 계약했다. 알테오젠의 플랫폼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ADC 항암제 엔허투에도 적용되고 있다. 키트루다의 경우 피하주사(SC) 제형 상용화에도 성공했다.한미약품도 올해 9월 미국 길리어드와의 경구 흡수 강화 플랫폼 기술 계약을 포함해 기술수출 흐름을 이어갔다. 한미약품은 지난 10년간 플랫폼 중심의 기술이전 경험이 축적돼 있어 글로벌 협상력이 높은 편이다.ADC 개발 전문 기업 에임드바이오도 존재감을 키웠다. 에임드바이오는 10월 베링거인겔하임과 ADC 후보물질을 약 10억 달러 가까운 규모로 라이선스 아웃하며 기술이전에 성공했다.플랫폼 기술수출이 늘고 있다는 건 한국이 핵심 기술 공급국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에게도 한계는 있다. 플랫폼 기술은 강력하지만,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이 직접 임상 2상·3상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후기 임상·허가·상업화까지 가져갈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중국은 이중항체, ADC 등 항암신약 임상 데이터 중심의 기술수출이 활발하고, 한국은 초기 플랫폼 기술을 수출하는 구조적 대비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스위스 모델 본받아야…한국,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 필요플랫폼 기술수출은 다국적사의 스몰딜, 초기 신약후보물질 탐색의 기조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다국적사가 플랫폼을 통해 직접 신약후보물질 도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들의 원할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이 장기적으로 스위스형 바이오 혁신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스위스는 좁은 국토와 인구 규모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신약 개발 허브로 성장한 국가다. 그 핵심은 정부의 지시나 단일 기관 주도가 아니라, 산학연과 산업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개방형 혁신 시스템에 있다.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스타트업·연구기관·다국적제약사가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연구를 수행하며 실시간으로 협업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단순한 기술이전이 아니라 공동개발, 공동전략 수립, 규제·허가 과정에 대한 실무 협력이 가능한 구조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로슈·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빅파마는 스위스 내에서 혁신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제품화하는 데 유리한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다.이와 같은 생태계는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데도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 개발 역량을 갖고 있음에도, 후기 임상·허가·상업화까지 가져갈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해 플랫폼 기술수출로 전략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이는 단기적으로는 실적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신약 개발 주도권을 가져오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결국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기술력이 국가 차원의 혁신 생태계로 확장 ▲국내 기업간 공동개발·후기 임상 수행도 활발 ▲산학연·글로벌 네트워크 통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한국이 보유한 플랫폼 기술의 강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를 신약 개발의 완주 능력으로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사례가 보여주듯, 국가 차원의 정교한 인프라와 개방형 협력 구조 없이 글로벌 신약 개발 주도권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기획] 글로벌 제약 패권과 한국2025-11-19 06:15:02손형민 -
제네릭사, 독감치료제 ‘조플루자’ 특허공략 시동[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로슈의 독감치료제 조플루자(발록사비르)가 제네릭사의 특허 도전 타깃이 됐다. 조플루자에 대한 특허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관련 특허 도전이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최근 시오노기세야쿠를 상대로 조플루자 제제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시오노기는 조플루자의 원개발사로 국내에선 한국로슈가 조플루자를 판매하고 있다.조플루자 관련 특허는 총 4건이 등재돼 있다. 2031년과 2036년 각각 만료되는 2건의 물질특허와 2038년과 2039년 각각 만료되는 2건의 제제특허다. 이 가운데 광동제약은 2039년 4월 만료되는 제제특허(안정성이 우수한 고형 제제)에 회피 심판을 청구했다.제약업계에선 조플루자에 대한 특허 도전이 향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광동제약이 나머지 제제특허 1건에 추가로 심판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동제약이 두 제제특허를 모두 회피하는 데 성공할 경우 조플루자 제네릭 발매 시점을 2036년 9월로 앞당길 수 있다.광동제약 외에 다른 제네릭사들의 특허 심판 청구가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행 규정상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획득 요건 중 ‘최초 심판청구’를 만족하기 위해선 14일 이내에 동일한 심판을 청구하면 된다.이달 말까지 광동제약 외에 다른 제네릭사들의 심판 청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또 다른 독감치료제인 페라미플루(페라미비르)에 대한 특허 도전에는 총 10개사가 나선 바 있다.조플루자는 지난 2019년 국내 허가받은 독감치료제다. 로슈는 기존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의 후속 약물로 조플루자를 선보였다. 타미플루가 5일간 경구 투여했던 것과 달리, 단 1회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도록 복용편의성을 개선했다.다만 조플루자는 아직 비급여 약제여서 국내 실적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급여등재에 성공한다면 타미플루 매출을 흡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조플루자의 국내 수입 실적은 2022~2023년 160만 달러 내외에 그쳤으나, 지난해 738만 달러(약 108억원) 규모로 크게 늘었다.2025-11-13 12:00:00김진구 -
"글로벌 바이오 M&A 재도약…올해 220조 규모 전망"[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팬데믹 이후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던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조정기가 마무리되고, 올해 1500억 달러(약 220조원) 규모의 거래 성사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1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 등의 분석을 인용한 ‘2025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봤다.보고서는 이와 함께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의 급성장 ▲첨단 ADC(항체-약물 접합체) 항암제 수요 확대 ▲중국 중심의 신약 R&D 경쟁력 강화 ▲AI 활용 신약개발 확산 등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망했다.◆전망1 ‘M&A 시장 재점화’ = 보고서는 지난 2년간 고금리와 시장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던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시장이 올해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연말까지 M&A 총액은 1500억 달러(약 220조원)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하 기조와 트럼프 2.0 행정부의 성장 촉진·규제 완화 등이 촉매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은 팬데믹 이후 축적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후기임상(Phase3) 단계 자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후기임상 자산 확보를 통해 단기 매출 창출과 신약 출시를 위한 전략적 파이프라인 보강하는 게 빅파마들의 목적이다.보고서는 M&A 회복세가 벤처투자(VC)와 IPO 시장의 재활성화로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벤처캐피탈(VC)은 바이오 스타트업 투자와 신규 상장(IPO)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Veraxa Biotech과 Xlife Sciences 등이 2025년 내 상장을 추진하면서 바이오 자본시장의 투자 심리 회복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했다.◆전망2 ‘GLP-1 적응증 무한 확장’ =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 시장은 2025년 매출이 700억 달러를 초과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내년 이후로도 한동안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GLP-1 RA가 기존의 혈당조절·체중감량 효과를 넘어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CKD),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등 다중 만성질환 치료 분야로 적응증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와 노보노디스크의 차세대 복합제 '카그리세마(CagriSema)'는 체중감소 효과와 심혈관보호 효과를 입증하며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그리세마는 2030년까지 최대 49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되며, 대사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전망3 ‘첨단 항암제 ADC 파이프라인 급증’ =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ADC 개발 파이프라인이 급증하면서, ADC의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2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1~12%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2025년에는 8~10개의 ADC 신약이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방암·전립선암· 폐암·다발골수종 등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ADC 파이프라인 확대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안정적인 생산 역량을 갖춘 CDMO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론자(Lonza)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고도의 생산기술을 갖춘 몇몇 CDMO 업체가 이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부상하고 있다.론자의 경우 고객 맞춤형 ADC 생산을 위해 스위스에 새로운 바이오접합 시설을 신설하고, ADC용 항체 공급 역량을 강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과 협력, 고형암 대상 ADC 후보물질의 원료의약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전망4 ‘중국의 신약 R&D 부상’ = 중국은 CAR-T 세포치료제와 ADC 기반 치료제를 포함해 글로벌 신약개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중국은 현재 5000개 이상 신약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신약 R&D 파이프라인에서 약 25%를 차지한다. 특히 CAR-T와 ADC 등 첨단 의약품 분야에선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기준 중국은 700건 이상의 CAR-T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이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했다. ADC 치료제 역시 글로벌 파이프라인의 50%가 중국에서 개발되고 있다.이러한 압도적인 혁신 파이프라인 확대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대규모 기술이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Yilian Bio가 로슈와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ADC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 바이오텍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전망5 ‘신약 임상서 AI 활용 확대’ = 2025년에는 전체 신규 임상시험의 50% 이상이 합성데이터 및 예측 기술 기반의 ‘생성형 AI’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가 임상시험의 설계와 운영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AI 기반 임상시험 시장은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생성형 AI를 활용해 전체 신약개발 비용의 80%를 차지하는 임상개발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생성형AI는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연간 600억~1100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임상개발 단계의 약 22~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2025-11-12 12:00:00김진구 -
배은진 사노피코리아 전무, 글로벌 본사 약가팀 영전배은진 전무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배은진(44) 사노피코리아 전무가 글로벌 본사 약가팀으로 영전했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의 한국 및 호주·뉴질랜드 약가팀(MCO Head of Market Access) 배은진 전무가 지난 10월부로 본사 MA(Market Access)부서 디렉터로 선임됐다.이번 인사는 사노피 그룹의 내부 프로세스가 아닌, 개인의 별도 지원을 통한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배 전무는 2010년 한국로슈에 입사, 제약업계에 발을 들인 후 약 17년 가량 MA 업무 경력을 쌓은 약가 전문가다. 2021년부터는 사노피코리아의 MA 헤드로써 아토피피부염치료제 '듀피젠트' 등 다양한 의약품의 등재를 주도한 바 있다.한편 배 전무는 경희대학교 약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임상약학대학원에서 사회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2025-11-11 06:14:13어윤호 -
담도암 급여 진전 '임핀지', 소화기암 전반서 활약 예고면역항암제 '임핀지'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면역항암제 임핀지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며 담도암 급여 확대에 한걸음 다가섰다. 임핀지는 담도암 외에도 간세포암, 위암 등에서도 효과를 보이며 소화기암 전반에서 활약을 예고했다.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평위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더발루맙)’의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 구체적인 적응증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의 1차 치료로서 ‘젬시타빈+시스플라틴’과의 병용요법이다.임핀지는 PD-L1을 타깃하는 면역항암제로, 담도암 외에도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간세포암, 자궁내막암, 방광암 등 다수의 암종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그러나 비소세포폐암을 제외하고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 접근성이 제한돼 왔다. 이번 급여 통과는 그간 공백이 컸던 소화기계 암종 치료에서의 접근성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담도암서 10년 만의 급여 신약 등장 임박담도암은 그간 항암신약 개발에 난항을 겪는 분야 중 하나였다. 담도암은 환자 수가 다른 암종 대비 비교적 적지만, 조기 진단이 어렵고 주변 장기로의 빠른 전이와 재발로 인해 5년 상대생존율(2017~2021년)이 28.9%에 불과하다. 국내 담도암 환자의 사망률은 11.6%로 집계된다.담도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또 다른 이유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형 또는 전이성 담도암에서 1차 치료에 실패한 경우, 2차 치료제로 사용할 치료옵션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담도암은 지난 10년간 급여 신약이 한 건도 없었던 만큼 산약 접근성이 낮았다.이런 상황에서 2022년 임핀지가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 1차 치료제로 허가받으며 담도암 환자의 장기 생존 가능성을 보여줬다.임핀지는 임상에서 대조군 대비 3년 장기 생존율이 개선됐고, 한국인 환자군에서 더 두드러진 효과를 보였다.임핀지 병용요법은 한국인 환자에서 전체생존율(OS)이 더 높게 나타난 이점이 있다.당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핀지 병용요법을 받은 한국인 환자군의 2년 생존율은 38.5%로, 항암화학요법만 받은 환자군의 14.1%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또 36개월 생존율도 임핀지 병용군은 21.0%로, 항암화학요법군의 8.8%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였다.간세포암·위암으로 확장…’면역항암 조합’ 경쟁 본격화이번 약평위에서 임핀지와 CTLA-4 타깃 면역항암제 ‘이뮤도(트레벨리무맙)’ 병용요법이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으며, 접근성이 확대될 전망이다.임핀지는 이뮤도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간세포암 1차 치료에 지난해 5월 국내 출시된 바 있다.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입증한 연구는 임상3상 HIMALAYA 연구다. 임상은 18세 이상 치료 전력이 없는 절제 불가능한 간암 환자 1171명을 대상으로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과 바이엘의 ‘넥사바(소라페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임상 결과,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넥사바 단독요법 대비 사망위험이 22% 감소했다.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OS는 16.4개월, 넥사바 단독요법은 13.8개월로 나타났다.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과 표적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병용요법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임핀지는 출혈 위험이 적다고 평가된다. 기 허가된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표적항암제 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경우 아바스틴에 의해 비교적 높은 빈도로 출혈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다.간암 환자는 간기능 저하가 동반돼 출혈 위험이 크지만 임핀지 병용요법은 출혈의 위험이 덜해 내시경치료를 바로 실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임핀지 적응증의 소화기암 확장은 담도암·간암을 넘어 위암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서 발표된 MATTERHORN 임상3상 최종 분석 결과, 임핀지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OS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 최초로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서 생존 이점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절제 가능한 국소진행 위암(2~4A기) 및 위식도접합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에는 임핀지+FLOT 병용, 수술 후에는 임핀지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결과적으로 임핀지 병용군은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을 22% 감소시켰으며,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생존 이점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무사건생존기간(EFS) 또한 개선돼 질병 진행·재발 위험을 29% 낮췄다.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 역시 임핀지군 19%, 대조군 7로 두 배 이상 높았다.2025-11-11 06:10:02손형민 -
MFN 직격탄…글로벌제약, 미 행정부와 합의 시도 분주[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혜국 대우(MFN, Most Favored Nation)' 약가 정책이 제약업계를 흔들고 있다.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가 미국 정부와 가격·급여 협상에 돌입하며, 합의에 도달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신약 약가 인하, 투자 압박 등의 연쇄 반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비만 치료제 '월 149달러' 협상…트럼프 약가정책 확산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정부와 협상을 통해 일부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터제파타이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의 저용량 제품을 월 149달러(약 22만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현재 미국 내 권장소비가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논의에는 메디케어 등 연방보험 급여 확대도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약가 인하 대신 공적보험 적용을 넓히는 방향으로 절충점을 찾고 있다.릴리는 추가적으로 경구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신약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 신속화(1~2개월 내 승인 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같은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두 달간 추진해온 약가-투자 패키지 합의의 연장선상에 있다.미국 정부는 올해 들어 제약사들에 자국 내 약가를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낮출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핵심은 미국 환자가 해외보다 비싼 약을 쓰지 않게 하겠다는 게 주요 원칙이다. 또 글로벌제약사들의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에 대한 압박에도 나섰다.이에 주요 글로벌제약사들은 미국 행정부와 합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지난 9월에는 화이자가 백악관을 찾아 약가 합의를 체결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자사 주요 제품군의 미국 내 가격을 선진국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신규 출시 품목에도 동일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일부 만성질환 치료제는 최대 85% 할인, 신규 의약품은 해외 대비 동등가를 유지하는 조건이다. 대신 ‘TrumpRx.gov’ 직접판매 플랫폼 참여와 3년간 관세 유예, 미국 내 R&D, 제조 투자 확대가 패키지로 묶였다.뒤이어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달 합의를 공식화했다.회사는 만성질환 처방 약의 직접판매를 최대 8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연방정부 직구 플랫폼에 참여하기로 했다. 대신 관세 적용 3년 유예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조건으로 부여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버지니아 등지에 향후 5년간 50억 달러(약 7조원) 규모의 제조시설 투자를 예고하며 생산 온쇼어링(국내화)을 가속화하고 있다.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합의를 "글로벌 가격불균형 해소의 첫 단추"라 평가하며, 다른 제약사들에게도 가격 동등화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제 그 무대가 환자 수요도가 급격하게 올리간 비만 치료제 분야로 확산된 셈이다.국내 제약·유통시장에도 '연쇄효과' 가능성글로벌 제약사들이 미국 내 약가를 해외 수준으로 낮추고, 대신 생산 기반을 미국으로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한국 시장에도 직간접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우선 미국 가격이 국제 비교 가격의 기준선으로 작용할 경우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의 약가 협상에도 추가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글로벌 본사들은 해외 저가 판매 기조를 조정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려 할 가능성이 크다.또 미국 정부의 온쇼어링 요구로 위탁생산(CMO), R&D 투자 방향이 변할 경우 한국 바이오기업이 맺고 있는 글로벌 공동개발·생산 계약에도 조정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가격 및 공급 체계 변화에 직면할 수 있다.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대응에 나섰다. 사노피는 미국 내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뉴저지 생산시설을 미국 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에 매각했으며, 로슈는 미국 내 재고 확대를 통해 단기 공급 차질에 대비 중이다. 위탁생산 확대, 공급망 다변화, 재고 비축 등이 주요 대응 전략으로 꼽힌다.그러나 모든 것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역으로 해석하면, 미국 시장 안에서의 생산·유통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기업은 관세 장벽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미국 정부가 제조 인프라 구축에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힌 만큼, 현지 투자와 고용 창출을 앞세운 전략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보장할 수 있다. 기존 공급망 재편은 불가피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민하게 대응한 기업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된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약가정책은 단순한 가격인하가 아니라 제약사의 투자 및 생산 구조를 재편하는 정책 패키지"라며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중인 국내 기업들도 공급망·가격 전략 전반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결국 MFN 정책은 미국 내 약가 불균형 시정 차원을 넘어, 글로벌 의약품 가격과 공급 생태계를 재편하는 정책 도미노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제약산업도 이 흐름 속에서 리스크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게 됐다.2025-11-06 06:15:28손형민 -
신약 선별급여 진입 제동...정책 변화 예고에 속도조절[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했던 유방암치료제 ‘퍼제타’가 논의 안건에서 빠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일각에서는 정부의 희귀·중증질환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정책 변화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달라질 정부 제도에 발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심평원도 약제 선별급여 적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로슈의 HER2 양성 유방암치료제 퍼제타(퍼투주맙)는 선별급여 신청 등의 이유로 최근 암질심에서 급여기준 설정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암질심 회의 결과 5개사 6개 품목에 대한 급여기준 설정 여부가 결정됐는데, 상정이 예상됐던 퍼제타는 약제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현재 퍼제타는 조기 유방암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선별급여(본부금 30%) 적용받고 있는데, 수술 후 보조요법에 대해서도 선별급여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약제 선별급여 적용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전 정부에서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으로 처음 추진됐다.당시 정부는 보장성 강화 대책인 문재인케어 명목으로 항암제 3년, 일반약제는 5년의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급여 적용이 어려웠던 약제 중 사회적 요구가 높은 경우에 한해 환자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였다.항암제 포함 일부 신약들이 계획에 따라 선별급여 적용이 됐고, 문재인케어 이후로는 선별급여 진입 시도 자체가 적었다. 선별급여 적용되고 있는 약제의 본부금 비율 변동이 대부분이었다.이달 급여등재 목록을 살펴보면, 모든 약제 증 선별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품목은 123개다. 지난 9월부터 선별급여 전환된 콜린알포세레이트(본부금 80%) 97개를 제외하고, 신약만 놓고 보면 그 숫자는 적은 편이다. 올해 새롭게 선별급여 적용된 신약은 한 품목도 없다.이재명 정부는 희귀, 중증질환 치료 접근성 강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제도 개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결국 지난 정부가 3~5주년 계획으로 마련했던 신약 선별급여 적용은 새로운 정책 변화에 발맞춰 속도조절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2025-11-05 18:23:01정흥준 -
항체약물접합체, 주요 고형암 표준치료요법 정복[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주요 항체약물접합체(ADC)가 고형암 표준치료요법(SOC)에 속속 등극하는 등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는 기존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엠탄신)'를 밀어내고 HER2 양성 유방암의 새로운 SOC로 자리잡았다. 엔허투는 표적항암제 '퍼제타(퍼투주맙)' 병용을 통해 1차 치료제로의 가능성도 확인 중이다.요로상피암에선 아스텔라스의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이 급부상하고 있다. 파드셉 단독요법은 이미 2차 SOC로 자리했으며, 1차에서는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의 병용이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의 우선권고 요법으로 등재됐다.기존 머크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아벨루맙)'+항암화학요법이 요로상피암의 SOC로 쓰였지만, 파드셉의 등장으로 그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엔허투, HER2 변이 고형암 전반서 SOC 등극 목표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된 특정 표적 수용체에 결합하는 트라스투주맙과 동일한 구조의 단일클론항체와 고효력의 새로운 기전인 토포이소머라제 I 저해제 페이로드를 종양 선택적 절단 링커로 연결한 차세대 ADC다.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와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연결해 만든 항암 신약이다. 이 치료제는 항체의 표적에 대한 선택성과 약물의 사멸 활성을 이용해 약물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함으로써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엔허투는 기존 캐싸일라와 직접 비교 연구를 통해 무진행생존기간(PFS)을 2배 가까이 늘렸다.엔허투와 캐싸일라 두 제품 모두 트라스투주맙 항체를 사용하는 ADC지만, 페이로드면에서 차이를 나타낸다.캐싸일라에는 페이로드가 미세소관 억제제(microtubule inhibitor) 계열 모노메틸 아우리스타틴 E(MMAE)가 사용됐지만, 엔허투의 경우 토포이소머라제 I 저해제가 쓰였다. 이 차이가 효과를 극명하게 가르게 됐다. 이에 글로벌제약사를 비롯해 국내 제약사들도 토포이소머라제 I 저해제 페이로드를 사용해 ADC 개발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후발 약제 중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 '트로델비(사시투주맙고비테칸)' 등에 토포이소머라제 I 저해제 페이로드가 적용됐다.엔허투의 목표는 더 높다. 현재 HER2 양성 유방암 2차 SOC뿐만 아니라 1차 치료제로서도 가능성이 확인되며, 다양한 고형암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엔허투는 로슈의 퍼제타 병용요법을 통해 유효성을 확보했다. 퍼제타는 이른바 'THP요법(탁산 계열 약물+허셉틴+퍼제타)'을 통해 HER2 양성 유방암 1차 표준치료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약물 중 하나다.DESTINY-Breast09로 명명된 임상3상 연구는 이전에 치료 전력이 없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1157명을 대상으로 엔허투+퍼제타와 THP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엔허투+위약군(387명), 엔허투+퍼제타군(383명), THP요법군(387명)에 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1차 평가변수는 맹검독립중앙검토(BICR)를 통해 평가한 무진행생존(PFS)이었다. 기타 평가변수에는 전체생존기간(OS),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 지속 기간(DOR), 안전성 등이 포함됐다.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 29개월 동안(중간 데이터 마감 시점 2025년 2월 26일) 엔허투+퍼제타군의 PFS는 40.7개월로 THP요법군의 26.9개월보다 길었다. ORR은 엔허투+퍼제타군 85.1%, THP요법군 78.6%로 집계됐으며, DOR은 엔허투+퍼제타군 39.2개월, THP요법군 26.4개월로 차이가 나타났다. OS 데이터는 미성숙했다.엔허투는 유방암에 이어 위암과 비소세포폐암에서 추가로 허가됐으며, 지난해 4월에는 대체 치료옵션이 없는 HER2 양성 고형암 전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속승인도 획득했다. 현재 대장암, 담도암 등 치료옵션이 부족한 암종에서도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파드셉, 면역항암제 업고 요로상피암 1차 SOC 정조준아스텔라스의 파드셉은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통해 요로상피암 1차 치료제 SOC 등극에 나섰다. 그 자리에는 오랜기간 바벤시오+항암화학요법이 차지하고 있었다. 바벤시오는 비교적 순한 약제로, 노인 환자나 장기투여 면에서 장점이 있었다.다만 파드셉의 임상 결과는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임상3상 EV-302/KEYNOTE-A39 연구에서 파드셉+키트루다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OS 중앙값이 31.5개월을 기록했다. 이는 대조군인 항암화학요법의 16.1개월 대비 큰 차이였다.대조군과 임상 설계 면에서 차이를 나타내지만 바벤시오 유지요법의 경우 OS 중앙값은 29.7개월이었다. 이는 유지요법만 진행한 대조군 20.5개월 대비 9개월 이상 연장된 결과다. 다만 환자들은 이전에 젬시타빈+시스플라틴 혹은 카보플라틴 병용요법으로 약 4개월 이상의 치료를 거친 후(4-6주기) 무작위 배정 시점으로부터 측정됐다. 이에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파드셉+키트루다를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1차 치료 선호요법과 카테고리 1로 권고하고 있다. 2차 이상에서는 파드셉 단독 선호요법, 3 차 이상에서는 선호요법과 카테고리 1로 권고한다.또 파드셉은 근치적 방광적출술이 SOC인 근침윤성 방광암에서도 효과를 보이며, 새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근치적 방광절제술, 골반 림프절 절제술(RC+PLND) 단독치료 대비 무사건생존기간(EFS)과 OS,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이번 연구는 수술이 가능한 시스플라틴 불가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에서 수술 전후 병용요법이 명확한 생존 이득을 보여준 최초의 무작위 임상3상 연구 결과다.파드셉은 넥틴4를 표적으로 하는 ADC로, 넥틴4 특이적 완전인간 단일클론항체와 MMAE로 구성된다.파드셉이 MMAE 페이로드를 택한 이유는 PD-1 시너지 효과와도 연관이 있다.넥틴4는 정상 조직보다 요로상피암 세포에서 더 높게 발현돼 암세포 선택성이 높고, 결합 후 세포 내로 들어가 MMAE를 방출해 사멸을 유도한다. 특히 키트루다 같은 PD-1 억제제와 병용 시, MMAE의 세포독성과 PD-1 억제를 통한 면역 활성화가 시너지 효과를 내 항종양 활성을 극대화한다.전이성 요로상피암은 공격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30년간 1차 치료 옵션이 항암화학요법 외엔 없어 미충족 수요가 컸다.파드셉 단독요법 이전에는 PD-L1 상태와 무관하게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13~28%에 불과했고, 상당수 환자가 치료 3개월 내 질병이 진행됐다.이제 파드셉+키트루다의 1차 SOC 등극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이 병용요법은 국내에서도 급여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며 상용화 단계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2025-11-05 06:10:20손형민 -
로슈진단, 림프종 진단 기술 '벤타나 카파람다' 급여 등재대한병리학회 부스에서 로슈진단 병리진단 4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데일리팜=황병우 기자] 한국로슈진단은 혈액병리 진단 신기술인 'VENTANA Kappa and Lambda Dual ISH mRNA Probe Cocktail (이하 벤타나 카파람다)'이 최근 보험 급여 적용 대상으로 등재됐다고 4일 밝혔다.이번 급여 결정은 기존 SISH(Silver In Situ Hybridization) 기술을 준용해 신속하게 급여가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회사는 제품의 임상적 혁신성과 기술적 우수성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인 만큼 혁신 기술의 조기 의료기관 도입 및 신뢰성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벤타나 카파람다는 이중 염색 기반 혈액 병리 제품으로 하나의 슬라이드에서 Kappa와 Lambda 경쇄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초민감 ISH 기술로, B세포 림프종 환자 또는 의심 환자에서 높은 민감도의 클론성(clonality) 분석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기존 진단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림프종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지난 10월 30일부터 31일에 열린 2025 대한병리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는 해당 기술을 주제로 한 런천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개최된 런천 심포지엄에서는 ‘림프종 진단에서 클론성 분석의 역할: VENTANA Kappa and Lambda Dual ISH 검사 소개’라는 주제로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사라 E. 깁슨 교수(Sarah E. Gibson , Mayo Clinic Arizona)와 조준훈 교수(삼성서울병원)가 발표를 맡아, Dual ISH 기술의 임상적 가치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한 진단적 유용성을 공유했다.병리학 전문가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된 이번 세션은, 해당 기술이 국내 병리학적 진단 과정에서 임상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또 이번 행사는 로슈진단의 병리진단 솔루션 브랜드인 벤타나 탄생의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로슈진단은 지난 40년간 축적된 병리 진단 기술력과 혁신의 역사를 돌아보며, 정밀의학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킷 탕 한국로슈진단 대표이사는 "이번 보험 급여 적용은 환자와 의료기관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혁신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다"며 "이를 통해 진단이 어려웠던 림프종 의심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적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앞으로도 대한병리학회와의 긴밀한 학술 파트너십을 기반으로활발한 지식 교류를 이어가며, 림프종을 비롯한 질환을 보다 조기에,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임상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고, 지역 의료 체계 강화와 환자 치료 결과 개선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라고 덧붙였다.2025-11-04 16:19:31황병우 -
이중항체, 급여 문턱 속속 통과…혈액암 치료지형 '변곡점'왼쪽부터 이중항체 '텍베일리', '엘렉스피오'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혈액암을 타깃하는 주요 이중항체 치료제들이 잇따라 급여 첫 관문을 통과했다.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절실한 가운데, 혁신기전 신약들이 보험급여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29일 8차 암질환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혈액암 이중항체 얀센의 '텍베일리(테클리스타맙)'와 화이자의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의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만들어진 비정상 혈장 세포가 신체 다른 부위에서 증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혈액암이다. 이 암종에는 비교적 많은 치료제들이 등장해 5차 이상 신약들까지 허가됐다.이중항체 외에도 '킴리아(티사젠류렉셀)', '예스카타(엑시캅타진실로루셀)' 등 다양한 CAR-T 신약들도 이 질환을 타깃한다. CAR-T라는 명확한 대체제의 존재로, 이중항체 급여가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다.다만 CAR-T 치료제의 경우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투여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된다는 점, 환자 컨디션이 일정 기간 유지돼야 한다는 제약이 한계로 꼽혀왔다.이와 달리 이중항체는 즉시 투여 가능한(off-the-shelf) 항암제로, 암세포와 T세포를 동시에 인식해 T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전을 갖는다.BCMA는 B세포 표면에, CD3는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로 엘렉스피오와 텍베일리는 두가지를 모두 타깃해 골수종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규 기전을 갖고 있다.엘렉스피오는 임상2상 MagnetisMM-3 연구를 통해 3회 이상 치료 전력이 있는 환자에서 효과를 보였다.임상에서 엘렉스피오는 객관적반응률(ORR) 61%를 나타냈으며 15개월 동안 반응이 유지된 비율은 71%로 확인됐다. 엘렉스피오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24.6개월,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7.2개월이었다.텍베일리는 임상2상 MajesTEC-1 연구에서 165명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ORR 63%, 엄격한 완전관해(sCR) 32.7%, 완전관해(CR) 6.7%, 매우 좋은 부분관해(VGPR) 19.4%로 나타났다. 평균 반응 시작 시점은 1.2개월, 반응 지속기간은 18.4개월로 보고됐다. B세포 림프종서도 이중항체, 상정 대기이중항체 '엡킨리'또 다른 혈액암인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에서는 CD3와 CD20을 타깃하는 이중항체의 급여 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 중 애브비의 '엡킨리(엡코리타맙)'는 지난 7월 급여 기준이 설정되며 암질심을 통과했다.DLBCL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약 4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B세포 림프종으로, 병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공격적 특성이 있다. 1차 치료 실패율이 약 15%에 달하고, CR에 도달해도 18개월 내 재발률이 25% 수준이다.내성 환자들에게는 기존 CAR-T 치료제가 급여를 받고 사용되고 있으나, 치료 개시까지의 시간 지연, 신경독성(ICANS) 등으로 인해 고령 환자군 적용이 제한적이다. 이에 신규 치료제 대한 수요도는 여전히 존재한다.엡킨리는 임상1/2상 EPCORE NHL-1 연구에서 2개 이상 치료 전력이 있는 CD20 양성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 1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ORR 62%, CR 39%, 반응 지속기간(DOR) 중앙값 15.5개월을 기록했다.이중항체 '컬럼비'또 로슈의 이중항체 '컬럼비(클로피타맙)'의 도전도 계속될 전망이다. 컬럼비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암질심에 상정됐지만 급여 기준 설정에 성공하지 못했다.지난해 12월 컬럼비와 함께 상정된 엡킨리는 당시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6월 2수 만에 암질심 문턱을 넘어서는 데 성공한 바 있다.컬럼비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에서 DLBCL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된 만큼, 향후 로슈가 국내에서 2, 3차 동시 급여 신청을 고려할 가능성도 존재한다.컬럼비는 최대 12주기(약 8개월) 고정투약기간을 갖는 치료제로, 투여 종료 시점이 명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임상에서 컬럼비는 CR 40%, ORR 52%, CR 환자 DOR 중앙값 26.9개월을 보였으며, 18개월 시점에도 67%의 CR 유지율을 기록했다.2025-11-03 06:12:10손형민 -
기술료 6천억의 반전...한미, 권리반환 신약 재기 순항[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후 반환된 신약의 재기 프로그램이 순항하고 있다. 사노피에 기술수출후 반환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3000억원 이상의 기술료를 확보했고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비만치료제 상업화에 근접했다. 한미약품이 14년 전 기술이전한 경구용 신약 기술은 길리어드가 개발에 가세했다. 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와 얀센으로부터 돌아온 신약 후보물질이 혈액암과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영역에서 활발한 임상시험이 전개 중이다.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치료 효과 확인...사노피 기술반환 후 5년만에 상업화 가능성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올해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할 예정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위약 대비 유의미한 체중감량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됐다.임상3상시험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40주차 분석 결과 5% 이상 체중이 감소한 대상자 비율은 에페글레나타이드군 79.42%, 위약군 14.49%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평균 체중 변화율은 에페글레나타이드군 -9.75%, 위약군 –0.95%로 나타났다.10% 이상 체중이 줄어든 피험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이 46%로 위약군 6.62%를 크게 앞섰고 15% 이상 체중 감소는 19.86%로 위약군 2.90%와 큰 격차를 보였다.한미약품 측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우수한 효능은 물론 기존 약물 대비 안전한이상사례 프로파일이 확인됐다”라고 평가했다.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현비율이 높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상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보다 두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은 결과가 확인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연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설정했다.에페글레나타이드가 식약처 허가를 통과하면 기술수출 이후 권리반환 신약의 첫 상업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포함한 당뇨신약 3종(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4억 유로로 역대 최대 규모다. 추후 수정 계약을 통해 계약금은 2억400만 유로(약 3400억원)로 조정됐다.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화를 위해 5건의 임상3상시험을 가동했지만 2020년 개발을 중단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 5건의 자료를 모두 넘겨받고 새로운 신약 개발 기회를 모색했다.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사노피가 수행한 임상시험에서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보호 효과가 확인되면서 새로운 신약 개발 기회가 마련됐다.사노피는 지난 2021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독립세션을 열어 글로벌 대규모 심혈관 임상 3상(AMPLITUDE-O) 결과를 발표했다.AMPLITUDE-O 임상 3상은 28개국 344개 지역에서 제2형 당뇨환자나 심혈관 질환 환자 4076명을 대상으로 매주 에페글레나타이드 또는 위약이 투여됐다. 제2형 당뇨환자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4mg과 6mg 두 용량 단독 투여 시 심혈관 및 신장질환 발생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위약 투여군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에서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은 27%, 신장질환 발생률은 32%로 통계적으로 우월하게 감소했다. 해당 임상 결과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등 다수 학술지에 게재됐다.한미약품 입장에선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술수출 권리가 반환됐지만 사노피가 수행한 임상시험 근거를 기반으로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고 상업화에 근접한 셈이다. 기술료로 수취한 3400억원은 반환하지 않았다.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내년에 출시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또 한번 비상하는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것”이라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이후 순차적으로 선보이게 될 다른 H.O.P 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도 기대되는 만큼 첫 단추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 런칭에 한미의 역량을 더욱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한미약품 비만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자료: 한미약품) 경구용 신약 기술·혈액암치료제·MASH 신약 등 권리반환 후 재기술이전한미약품은 경구용 신약 기술, 혈액암, MASH 등의 영역에서도 기술수출 이후 반환된 신약 후보물질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한미약품은 지난달 길리어드사이언스·헬스호프파마 와 ‘엔서퀴다(Encequidar)’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독점 권리를 부여하는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엔서퀴다의 한국 외 전 세계 권리를 보유한 헬스호프파마가 한미약품과의 기존 전략적 협력 관계를 수정해 길리어드에 바이러스학 분야 제품 개발, 생산과 상용화를 위한 전 세계 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내용이다.한미약품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250만달러(약 35억원)를 수령한다. 개발 단계에 따른 경상 기술료는는 최대 3200만달러로 책정됐다. 길리어드는 한미약품이 제공하는 원료의약품(API), 완제의약품,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이러스학 분야에서 해당 제품을 전 세계적으로 개발, 생산, 상용화 및 활용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리를 확보했다.엔서퀴다는 한미약품이 자체개발 플랫폼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물질이다. 오라스커버리는 기존 주사제를 경구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이다.한미약품은 지난 2011년 엔서퀴다를 적용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을 해당 기술과 함께 미국 아테넥스(Athenex)에 기술 수출했다. 아테넥스는 지난 2020년 오락솔이 정맥 주사 항암제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는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총 360명의 조정된 치료의향 모집단에서 오락솔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위값은 8.4개월로, 정맥주사요법(7.4개월)보다 길었다. 전체생존기간(OS) 중위값은 23.2개월로 16.3개월을 보인 정맥주사 대비 7개월 증가했다.그러나 아테넥스가 파산하면서 해당 권리는 헬스호프파마 등으로 이전됐다. 한미약품이 오라스커버리를 기술이전한지 14년 만에 길리어드가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한미약품 R&D 신약 파이프라인(자료: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10년 전 릴리에 기술이전한 포셀티닙은 권리 반환 이후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한미약품은 2015년 릴리에 계약금 5000만 달러를 받고 BTK저해제 포셀티닙을 기술이전했다. BTK 저해제는 B세포 성장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Bruton's Tyrosine Kinase) 단백질을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릴리는 2019년 1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포셀티닙의 권리를 반환했다.한미약품은 2021년 10월 노보메디슨(전 지놈오피니언)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고 포셀티닙의 혈액암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지난 7월 노보메디슨과 한미약품은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국제림프종학회(ICML)에서 ‘포셀티닙’의 임상2상 결과를 공개했다. 노보메디슨은 서울대병원에서 포셀티닙과 로슈의 컬럼비·BMS의 레블리미드를 조합한 3제 병용요법을 통해 재발 및 불응 DLBCL 환자 대상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했다.당시 발표된 임상 결과는 ▲재발 및 불응성 거대미만성 B세포 림프종(DLBCL) ▲재발 및 불응성 원발성 중추신경계 림프종(PCNSL)을 대상으로 한 2건이다.DLBCL 임상에서 포셀티닙은 컬럼비, 레블리미드와의 병용요법으로 종양 크기 감소 등 치료에 반응한 환자의 비율인 객관적반응률(ORR) 84.1%를 기록했다.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환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완전반응률(CRR)은 58.5%로 집계됐다.양사는 PCNSL 임상에서는 컬림비가 아닌 로슈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폴라이비를 추가했다. 임상 결과 포셀티닙+폴라이비+레블리미드 병용요법의 ORR은 55.6%, CRR은 33.3%로 나타났다. 질환이 악화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인 무진행존기간(PFS) 중앙값은 6.3개월이었다. 등록 환자 수는 10명으로 소규모였지만, 중추신경계 림프종이라는 고난도 적응증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라는 평가다.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며, 6개월 생존율은 88.9%로 나타났다.한미약품이 2020년 8월 MSD에 기술이전한 MASH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권리가 반환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 치료제다. 약효 지속시간을 늘리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원천기술이 적용됐다.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난 2015년 12월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JNJ-64565111)이다. 계약금 1억500만 달러를 포함해 전체 계약 규모는 총 9억15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을 통해 기술이전 됐다.2019년 얀센은 JNJ-64565111의 권리를 반환했는데 한미약품은 1년 만에 MSD에 NASH치료제 용도로 다시 기술이전 했다. 계약금 1000만 달러를 포함해 최대 8억7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조건이다.MSD는 현재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대조약물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위약을 비교하는 임상이다. 202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간학회(EASL) 발표에 따르면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a상 분석 결과 치료 24주 차에서 간지방함량 투약 전 대비 간경직도를 72.7% 줄였다. 같은 기간 42.3% 감소시킨 세마글루타이드보다 월등히 앞선 수치다. MSD는 내년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MASH치료제 임상2b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한미약품이 권리 반환 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신약 4종의 계약금으로만 총 2조400만 유로와 1억6750만 달러를 수령했다. 4종의 기술이전만으로 약6000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확보했고, 추가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신약 개발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2025-10-29 06:19:22천승현 -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 급여 확대 암질심 상정[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유방암치료제 '퍼제타'의 수술 후 보조요법 보험급여 기준 확대 절차가 주목된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로슈의 HER2 양성 유방암치료제 퍼제타(퍼투주맙)의 수술 후 보조요법 급여 확대 안건이 오늘(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된다.현재 퍼제타는 HER2 양성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유방암에 급여가 적용된다. 또한 조기 유방암 수술 전 보조요법의 경우 환자 본인부담률 30% 로 선별급여가 적용되고 있다.하지만 재발을 막기 위한 핵심 치료 단계인 수술 후 보조요법은 2018년에 국내 적응증 추가 후 아직까지 비급여 상태(환자 본인부담률 100%)로 남아있어 환자 접근성이 제한적이었다.이번 암질심 상정은 지난 5월 유럽종양학회 유방암 학술대회(ESMO Breast Cancer 2025)에서 발표된 APHINITY 3상 임상의 10년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해당 연구 결과, 퍼제타와 '허셉틴(트라스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최종 전체 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데이터를 새롭게 확인했다.퍼제타와 허셉틴 항암화학요법과 병용 투여 시, 기존 허셉틴-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대비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사망 위험이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퍼제타-허셉틴 치료군의 10년 생존율은 91.6%로, 대조군의 89.8%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또한 퍼제타·허셉틴 치료군은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더 큰 임상적 혜택을 보였다. 실제로 재발 위험이 높은 림프절 양성 환자의 하위 그룹 분석에서 사망 위험이 21% 감소했다. 이와 함께, 침습적 무질병 생존기간(iDFS, invasive Disease Free Survival) 혜택 역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나 이전에 보고된 APHINITY 연구 결과의 의미를 재확인했다.퍼제타의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이 암질심을 넘어, 최종 급여 확대에 성공할 수 있을이 지켜 볼 부분이다.한편 현재 퍼제타-허셉틴 병용요법은 미국 NCCN 가이드라인을 통해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에서 림프절 전이 양성 환자 대상 수술 후 보조요법에 Category1으로 권고되고 있으며, 선행화학요법 환자 중 병리학적완전관해(pCR) 상태의 재발 고위험군 림프절 전이 양성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도 Category1으로 권고 중이다.2025-10-29 06:14:51어윤호 -
[기자의 눈] M&A 활성화, K-바이오 생태계 살린다[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논의할 때 빠지지 않는 화두가 있다. 바로 투자회수(엑시트) 전략의 다양화다. 현재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기업공개(IPO)가 거의 유일한 엑시트 창구로 작동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상장밖에 없다는 뜻이다.국내의 경우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좀처럼 활발하지 않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거래 건수가 다소 늘어나는 추세지만 연간 M&A 건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데다 대부분 거래액도 1000억원대에 그친다. 국내에서 의미 있는 M&A 사례로는 아프로디테애퀴지션홀딩스의 휴젤 인수나 LG화학의 아베오 인수 정도가 거론될 뿐이다.거래 성격도 제한적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일어나는 상당수 M&A는 기존 주주 구주를 시가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넘기는 수준에 머문다. 실패한 사업을 정리하거나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한 방편으로 M&A가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 바이오 기업에 있어 M&A는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 아니라 오너의 지분 정리나 경영난 해소를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는 일이 일반적이다.M&A가 신약개발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해외와 대조적이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은 임상 초기 단계에서도 유망한 후보물질이 보이면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력과 데이터 확보를 위한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화이자, 로슈, 노바티스 등 내로라하는 빅파마는 유망 바이오텍 인수를 통해 핵심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지금의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했다.국내 바이오산업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M&A를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 IPO 중심 엑시트 구조는 산업 성장보다 투자자 회수에 초점을 둔다. 벤처캐피탈(VC)은 투자금을 회수한 순간 목적을 달성하고 그 이후에는 기업에 남을 이유가 없다. VC 입장에서 상장 완료 직후 포트폴리오사는 '남의 회사'가 된다. 시장에는 상장만을 목표로 달려온 탓에 성장의 방향을 잃은 기업만 남는다.이와 달리 M&A는 단기 회수가 아닌 연속적인 자본 순환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 간 M&A를 통해 기술은 다음 단계로 고도화되고 경험과 자본이 함께 축적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대형 제약사는 매수자로서 신생 바이오텍의 연구성과를 흡수하고 VC는 회수를 통해 다시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면서 산업은 단단해진다.물론 쉽지 않다. M&A 활성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업계 모두가 공감하고 한목소리를 낸다. M&A가 바이오 생태계 지속가능성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 즉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제는 제도와 시장, 인식의 변화를 아우르는 해법을 찾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첫 단추는 정부 차원에서 M&A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세제 혜택과 절차 간소화, 기술 가치평가 기준의 명확화 등을 통해 M&A에 대한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술 가치 중심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적용하듯 M&A에 투입하는 비용을 R&D 비용으로 인정해주는 것도 하나의 활성화 방안이 될 수 있다.인식의 전환도 중요하다. M&A를 실패 기업의 퇴로가 아닌 산업 성장의 사다리로 바라봐야 한다. VC는 상장 시점의 회수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M&A를 통한 중간 회수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기업 역시 IPO가 아닌 매각·제휴를 통해 성장하는 전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팔리는 기업'이 되는 게 실패가 아니라 산업 내 순환의 한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얘기다.M&A 촉진은 단순히 거래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기술이 다음 단계로 옮겨가고 자본이 다시 순환하는 산업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이다. 지금처럼 IPO만 남은 구조로는 산업이 지속될 수 없다. 바이오가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이제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봐야 한다. 기업은 전략을 바꾸고 정부는 인센티브를 만들며 시장은 길을 열어야 한다. M&A가 살아야, K-바이오가 산다.2025-10-22 06:15:31차지현 -
"첫 기술제휴 콘테라, RNA 기반 신약 R&D 확장"이제영 부광약품 대표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이번 계약은 콘테라파마가 중추신경계(CNS) 질환 중심에서 RNA 기반 신약 분야로 연구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20일 데일리팜과의 통화에서 부광약품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과 체결한 RNA 신약 공동개발 계약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콘테라파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바이오텍이다. 부광약품은 지난 2014년 콘테라파마를 34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앞서 콘테라파마와 룬드벡은 RNA 표적 치료제 공동 연구와 라이선스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신경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콘테라파마는 지난 2021년 자체 RNA 치료제 플랫폼 구축을 시작한 뒤 희귀 신경질환을 적응증으로 내부에서 5건 이상 신규 후보물질을 개발해왔다.이 중 중 카나반병 치료제 후보물질 'CP-102'는 ASPA 유전자의 비정상적 RNA 발현을 교정해 뇌 내 NAA 축적을 억제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제제다. 연 3~4회 투여가 가능한 점에서 환자 부담을 낮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CP-102는 현재 전임상 단계로 임상 진입(IND enabling study)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번 계약으로 콘테라파마와 룬드벡은 CP-102 공동개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콘테라파마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 (자료: 부광약품) 룬드벡은 이번 계약을 통해 콘테라파마의 RNA 표적 신약(프로그램에 대한 후속 개발과 글로벌 상업화 옵션을 확보했다. 콘테라파마는 자체 개발한 RNA 발굴 플랫폼(AttackPoint discovery, OligoDisc, SpliceMatrix)을 활용해 후보물질을 도출할 예정이다. 룬드벡은 해당 물질을 임상 단계로 발전시켜 상업화 가능성을 검토한다.계약 조건에 따라 콘테라파마는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과 각 타깃별 전액 연구비 지원을 받게 된다. 향후 전임상·임상·허가·상업화 단계 성과에 따른 경상 기술료(마일스톤)과 상업화 성공 시 순매출에 따른 상업화 로열티도 수령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규모와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이와 관련 이 대표는 "구체적인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계약 규모가 꽤 크다"면서 "업프론트는 4분기 실적에 바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번 계약으로 콘테라파마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첫 연구개발(R&D) 성과를 거두게 됐다. 특히 파킨슨병 치료제 중심에서 RNA 기반 신약개발로 연구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콘테라파마는 그간 파킨슨병, 조현병, 이상운동증 등 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해왔다. 다만 주력 파이프라인이던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JM-010'이 임상 2상 결과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회사는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이 대표는 "콘테라파마는 2022년 로슈에서 RNA 치료제 연구를 수행하던 핵심 인력들을 영입하며 RNA 분야 역량을 강화해왔다"면서 "회사가 RNA 치료제 연구를 시작한 이후 불과 3~4년 만에 후보물질을 도출했는데 이는 꽤 빠른 개발 속도"라고 했다.이어 그는 "이번 룬드벡 협약으로 콘테라파마는 RNA 플랫폼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면서 "기존 중추신경계(CNS) 질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희귀질환과 RNA 치료 분야로 연구 저변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번 계약을 통해 발생하는 업프론트가 4분기부터 콘테라파마 실적에 인식되면 부광약품의 연결 기준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상반기 콘테라파마는 매출 0원, 순손실 55억원을 기록했다.2025-10-21 08:17:20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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