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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에 11만원...낱알반품 안되니, 조제도 부담돼"

  • 정혜진
  • 2018-01-10 12:15:00
  • 고가항암제, 일부 도매만 유통하며 불편 초래..."환자 피해로 집중"

현장 | 환자, 고가 항암제 접근성이 떨어진다 [상]

고가 항암제 처방을 받은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전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어느 거리에나 약국이 넘쳐나는 이 때 정작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조제약을 갖춘 약국 찾기에 애를 먹는 역설적인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종합병원 앞 문전약국. 이 약국은 화이자 '잴코리' 처방을 받아온 환자를 대할 때마다 갈등한다.

"잴코리 한 알에 11만6000원, 보통 가격이 아니에요. 이 비싼 약을 쟁여놓고 쓸 수 없어 처방이 나올 때마다 그만큼씩 주문해 조제하는데, 문제는 낱알반품이에요. 반품을 안 받는 도매에서만 젤코리를 구할 수 있으니 약국들은 낱알이 생길까봐 조제를 저어하고, 심한 경우 환자를 다른 약국에 가도록 하는 거죠."

이 약국은 4~5곳 도매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물론 이 중에는 잴코리를 공급하는 대형도매 A와 B업체도 포함됐다. A·B 도매를 통해 약을 구할 수 있지만, 이들 도매가 낱알반품을 허용하지 않아 약 주문 자체가 꺼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잴코리를 수입, 공급하는 한국화이자제약은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화이자 관계자는 "잴코리는 전국 25개 도매업체를 통해 전국에 원활하게 공급하고 있어 환자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잴코리 유통을 원하는 도매업체가 있다면 추가 유통도 가능하도록 검토할 수도 있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완포장 제품은 거래선별 분기에 1번씩 반품을 진행하고, 낱알은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공식 요청이 있을 시 2~3년 주기로 화이자 모든 제품에 대해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제약사의 공급 노력에도 불구하고 약국이 고가 항암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뭘까.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약국마다 편하게 거래하는 도매가 있다. 낱알반품을 받아주거나 거래 조건이 좋은 곳들 말이다. 그런데 이런 주거래 도매업체들이 잴코리같은 고가약을 취급하지 않으면 약국이 불편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통계약은 제약사와 도매업체 간 문제이고, 이걸 약국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한 알만 로스가 생겨도 피해가 큰 고가의약품을 취급하는 약국 입장도 이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형 도매업체에 해당하는 C도매의 경우 문전약국들로부터 '잴코리를 취급해달라'는 요청을 심심치 않게 받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거래 약국들 중 잴코리 처방이 많이 나오는 몇몇이 'C업체가 공급할 수 없느냐'고 문의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전약국 관계자는 "처방이 나오면 A,B도매를 통해 소량씩 주문한다. 그러나 조제 후 2~3알만 남아도 약국은 30만원 가량을 손해볼 각오를 해야 한다"며 "모든 도매업체들이 동등하게 많은 약을 취급하거나 화이자 등 제약사가 직접적으로 낱알을 해결해준다면 모를까, 늘 조제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고가 항암제는 이렇게 일부 몇몇 도매를 통해서만 유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약국도 손해만 볼 수 없으니 반품이 어려운 고가약 처방을 기피하게 된다. 결국 피해는 환자들에게 집중된다"고 토로했다.

이 약사의 말대로 고가 의약품, 특히 취급이 까다롭고 처방이 대형병원에 집중되는 항암제는 취급 도매를 줄여 유통 경로가 협소한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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