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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노바스크브이'에서 나온 화이자의 '자충수'

  • 어윤호
  • 2018-08-10 06:30:31
  • 발사르탄 1차 판매중지 후 안전성 강조한 브로셔 제작·배포 통해 처방 유치

감지하고 대처하기 어려웠던 사안은 맞다. 그래도 글로벌 굴지의 제약회사 화이자의 '발사르탄' 사태에 대한 자세는 아쉽다.

약 한달 전, 중국 원료의약품 업체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 원료에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 54개 제약사의 115개 품목이 판매중지 조치를 받았다.

LG화학이 오송공장에서 생산하고 한국화이자가 판매하고 있는 '노바스크브이(암로디핀·발사르탄)'는 이때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약은 화이자와 노바티스가 공동개발한 복합제 '엑스포지'의 제네릭 제품이다.

지난 6일, 중국 제지앙화하이가 아닌 또 다른 중국산 원료의약품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됐고 22개사의 59개 품목에 대해 잠정적으로 판매를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노바스크브이는 해당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다국적제약사로는 유일했다.

발사르탄 원료의 발암물질 검출을 제약사의 잘못으로 못 박을 순 없다. NDMA는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다. 애초부터 원료의약품의 사전 점검 과정에서 걸러질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의미다. 발사르탄 제조과정에서 NDMA가 생성된 원인은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불운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선생님, 저희 '노바스크브이'는 안전합니다"

아무리 빅파마라 하더라도 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맞다. 그러나 화이자의 '삑사리'는 1차 발암물질 검출 사태 이후 시작됐다.

데일리팜의 취재결과, 이 회사는 1차 발암물질 검출 품목 공개 이후 '자사 제품인 노바스크브이는 발사르탄 사태와 무관하고 안전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브로셔를 제작, 영업사원들을 통해 의원급을 포함한 주요 의료기관에 배포했다.

화이자가 제작·배포한 브로셔
제품 퀄리티를 내세워 발암물질 검출 품목에서의 처방변경을 어필했다. 국내 제약사 제네릭 품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적잖게 존재하고 안전성 이슈가 확산된 상황에서 화이자의 어필은 충분히 먹혔다.

국내 유명 대학병원의 한 순환기내과 교수는 "영업사원이 들고 온 브로셔와 얘기를 듣고 의심의 여지 없이 노바스크브이로 처방을 변경했었다. 그런데, 최근 노바스크브이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를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회사인 만큼 신뢰했는데 실망감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은 제지앙화하이 이외 다른 업체로부터 수입한 발사르탄 원료가 안전하다고 절대 장담할 수 없었다. 누구도 지금까지 사용한 발사르탄 원료의 NDMA 검출 여부를 확인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서가 틀렸다. 전세계 곳곳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화이자라면 NDMA 검사법을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노바스크브이에 문제의 소지가 없는지 확인했어야 한다.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하더라도, 식약처가 검사법을 확정한 지난달 20일 이후에도 시간은 있었다.

직접 생산하는 품목이 아니더라도, 품질관리의 책임은 판매권자에게도 있다. 더욱이 노바스크브이는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노바스크'의 브랜드명을 계승한 제품이다.

'퀄리티 제네릭'이라는 슬로건 아래 노바스크브이를 출시한 2013년 12월, 화이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바스크브이는 대표적인 고혈압 치료제로 자리매김한 노바스크 브랜드 가치를 계승하는 제품이다. 화이자의 엄격한 품질 관리 기준에 따라 효능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노바스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환자에게 폭넓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

◆"환자와 의약계에 깊이 사과, 재발 없도록 하겠다"

이와 관련, 화이자는 데일리팜을 통해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음은 화이자의 공식입장 전문이다.

노바스크브이의 NDMA 검출에 대한 입장

한국화이자제약은 더 많은 고혈압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노바스크와 노바스크의 복합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잠정적 판매 중지 조치에 노바스크브이가 포함됨으로 인해 불편과 혼란을 겪으셨을 환자분들과 의약계 관계자 분들께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화이자는 이 사안을 무엇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화이자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완제품 제조자들이 원료제조원의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그것이 환자의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회사로서, 그 동안 화이자가 판매하는 제품의 엄격한 관리공정을 신뢰해주셨던 환자분들을 비롯한 의약계 관계분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추후 제품 회수 여부에 대한 식약처의 방침이 결정되면 빠른 해결을 위해 허가권자인 LG화학과 협조해나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바스크 브이 이외에, 한국화이자제약의 고혈압 치료약제(노바스크, 노바스크 티, 카듀엣, 알닥톤)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발사르탄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이 밖의 리피토, 쎄레브렉스 등 한국화이자 제품은 이번 식약처 조치와 무관하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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