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투자자 압박에 IR 나서는 제약사들
- 이석준
- 2025-07-30 06: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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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현 시점에서 내세울만한 내용은 없다. 내년 하반기에나 R&D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CB 투자자 압박에 IR을 진행하게 됐다. 투자자가 호재성 IR를 하지 않으면 풋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풋옵션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사채 원금을 조기에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다.
투자자 압박에 못이겨 IR을 진행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전환사채(CB) 등으로 주식 전환이 가능한 일부 투자자는 투자 기업에게 사실상 주가를 올리라고 압박한다. A사의 경우 투자자가 CB 풋옵션을 행사하면 수백억원의 원금을 돌려줘야하는 처지여서 울며겨자먹기로 IR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A사 대표는 "수년전 시설투자 목적으로 수백억원대 CB를 발행했다. 다만 이후 주가가 떨어져서 CB 투자자 압박을 받고 있다. 투자자는 만기 이자보다는 주식 전환 후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목표여서 주가 흐름에 예민하다. 이에 최근 호재성 내용을 담은 IR을 요청했고 우리도 이에 응해 IR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제약사도 마찬가지다. B사 임원은 "최근 IR에서 현재보다 2배 가량 확대된 시총을 회사 목표로 제시했다. 단기간에 버거운 목표지만 CB 투자자 압박에 다소 무리한 목표를 내세우긴 했다"고 귀띔했다.
실제 B사는 최근 IR서 단기간 시총 2배, 5년내 매출 2배 확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R&D 성과를 내야 가능한 수치지만 주가 부양을 위해 목표치를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B사 임원은 "투자금을 유치한 후에는 투자자 눈치를 보게 된다. 아직 임상 초기 단계지만 IR에서 주가 부양 재료인 기술수출도 가시권에 있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일부의 얘기다. 다만 투자자 압박에 IR 나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정은 이해하지만 양측 모두 의도적인 주가 부양을 위한 IR은 중단해야 맞다. 무르익지 않은 호재성 재료를 시장에 풀 경우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어서다.
투자도 투자자의 책임이고 자금조달도 기업의 책임이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기 위해 IR을 진행한다면 애?J은 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의도적인 IR은 요청해서도 안되고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IR은 있는 그대로의 기업 가치를 전달할 때 빛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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