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불러줘요"...약국에 도움 요청한 반전 이유
- 정흥준
- 2023-04-12 17: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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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인지업 뉴스] 약국을 찾는 별별 환자들
- 출동한 소방대원에 "특정 병원 데려 달라" 요구
- "업무 마비에 진땀...약사 선의 이용한 환자 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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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다급하게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온 할머니가 숨을 크게 헐떡이셨어요. 마스크에 얼굴이 가려져 있지만 드물게 약국에 오는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죠. 숨을 몰아쉬며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제 손목을 붙드셨어요. 일단은 잠시 의자에 앉으시라고 진정시켜 드렸습니다.
곧장 소방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구급차가 전부 출동한 상황이었어요. 결국 다른 지역 소방서에 협조 요청까지 구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인근 다른 지역 소방서의 협조로 대원들이 출동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소방대원들이 약국에 도착한 뒤에 벌어졌습니다. 할머니는 당장 숨 넘어가는 상황이니 서울에 위치한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죠. 구체적인 병원명을 말하면서요. 그 병원은 약국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모두 약국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죠. 다른 손님들은 힐끗 거리며 서둘러 약국을 떠나고, 약사와 직원들도 오랜 실랑이에 지쳐버렸습니다. 소방대원 중 한 분이 다가오더니 아무래도 입원 날인 것 같다고,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까지 가고 싶어 부른 것 같다더군요.
그제서야 허탈한 마음이 물밀 듯 밀려왔습니다. 그 환자 분은 약사가 요청하면 구급차가 선뜻 와줄 거라고 생각한 걸까요. 결국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돌아갔고, 위급하다던 환자 분도 구급차 대신 택시를 타고 갔어요.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약국에서 속상한 마음을 다독여봤지만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약국엔 위급 환자가 생기곤 해요. 일년에 한 두 번은 약국에서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실을 제 때 찾아간 환자가 약국에 돌아와 감사 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의 선의를 악용하려고 했던 겁니다.
혹시 제 연락으로 다른 응급한 환자에게 소방대원들이 가지 못 한 건 아닐까. 미안한 마음까지 듭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한편으론 야속한 마음 뿐입니다. 우리 약국만의 에피소드는 아니겠죠. 크고작은 부탁을 하는 환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약국 문을 두드립니다. 오늘도 선의를 베풀고 있는 많은 약사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제가 겪은 일을 이렇게 전해봅니다. 다들 그 마음을 잃지 않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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