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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미래 일본 병원약사의 역할, 재택의료에서 찾는다

  • 이혜경
  • 2023-08-22 18:28:33
  • 일본을 가다⑤- 재택의료에서의 의·약사 협약
  • 베이비 부머 '단카이 세대' 후기고령자 되는 2045년 준비해야
  • 건보공단 '다제약물관리사업'과 대비되는 의료제도

[데일리팜=이혜경 기자] "10년 전, 어반클리닉에 입사한 후 재택의료를 위해 환자 가정을 방문하면 문 앞에서 본인이 복용하고 남은 약을 건네줬어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재택의료팀의 약사는 약을 배달하는 사람으로 인식했던 거죠."

의료법인 플라타누스 사쿠라신마치 어반클리닉에 근무하는 오스카유코 약사(일본 홈케어지원클리닉약제사위원회 대표)는 병원약사이면서 어반클리닉에서 운영하는 재택의료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재택의료팀은 의사, 간호사, 재활치료사, 영양사, 약사 등으로 구성돼 의사의 계획적인 의학적 관리하에 정기적으로 방문진료를 진행한다.

도쿄도 세타가아구에 위치한 구립보건의료복지종합프라자로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의료, 복지 연계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도쿄도 세타가아구 소재 어반클리닉은 2009년 개업한 1차 진료 중심의 의료기관으로 의사 6명, 간호사 14명, 약사 1명, 작업치료사 3명 등이 근무 중이다.

현재 어반클리닉에서 재택의료로 간호를 받는 환자는 450여명으로, 신규 등록자의 39%가 암환자다. 치매 18%, 심장병 11%, 뇌혈관질환 8%, 호흡기질환 7%, 기타 17% 등의 등록 구성비를 보인다.

1947년~1949년 태어난 제1차 베이비 부머(806만명 추산)인 '단카이 세대'가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가 되는 2045년을 대비해 일본은 재택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인구고령화 심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지출 절감을 위해 1999년부터 의료와 개호(돌봄)을 연계해 통원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재택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료중심 정책을 펴고 있다.

어반클리닉은 지난 2000년 일본 정부가 개호보험제도 도입하고, 2006년부터 지역사회에서 주민과 관련기관, 행정, 보건의료 및 복지 전문직이 함께 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시작한 이후 재택요양지원진료소로 개원했다.

지역의료를 책임지기 위해 재택요양지원진료소 또는 재택요양지원병원으로 등록하면 의사가 진료한 경우 일반진료소 의사가 진료한 경우보다 야간, 심야, 휴일왕진, 재택의학종합관리, 재택임종, 긴급입원진료 등에 있어 수가가 가산된다.

재택요양지원진료소인 어반클리닉은 24시간 연락이 가능한 의사, 간호직원 등을 미리 지정해야 한다.

어반클리닉 토야준이치로 원장(원쪽)과 오스카유코 약사.
오스카유코 약사는 "재택의료팀에서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의 집에 남아있는 약을 확인하고 달력에 표시한다"며 "약사는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되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많은 케어관리자 중 약사에 대한 인식도가 가장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이 시행됐지만, 병원약사 뿐 아니라 지역약국의 근무약사들도 방문약물지도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 내에서 약사의 존재 이유에 대해 환자들이 의문점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시행 이후 도쿄도 세타가아구에 소재한 지역약국의 3개소만 방문약물지도를 신청했다.

오스카유코 약사는 "약사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했다"며 "약을 배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가 복용하는 약을 확인한 후 의사에게 필요한 약물을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했다"고 설명했다.

재택의료팀으로 약사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임상지식, 의료보험과 개호보험에 대한 정보 습득 등이 필요한 얘기다.

구립보건의료복지종합프라자 내 휴일야간약국이 마련되어 있다.
어반클리닉의 경우에는 병원약사들이 역량을 키워 재택의료팀에서 퇴원 전 회의 참여, 첫 방문진료 동행 등에 참여하고 있다.

정기적인 원격 복약지도, 의료지원 동행, 다제약물 관리 등으로 병원약사의 활동범위를 늘렸고, 지금은 어반클리닉 병원약사에게 방문약물지도를 신청한 약국이 6개로 늘었다. 상시적으로 의뢰하는 약국도 20개 이상에 달하며, 신규 신청을 협력 주인 약국도 2~3곳이 있다.

오스카유코 약사는 "어반클리닉과 연계한 약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복약지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며 "2045년 후기고령화가 되는 만큼 미래에는 기존 약국이 적어지고, 정교해지는 방문약물지도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지역약국의 단골약사제도 활성화와 관련, 오스카유코 약사는 "단골약국 약사 지정수는 늘었지만 여전히 벽은 높다"며 "약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재택의료가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의 방문진료 수가의 경우 행위별 수가제(1점=10엔)를 적용한다.

어반클리닉의 대부분 환자는 자택에서 요양중인 환자로 이에 대한 기본 방문진료로는 1일당 동일 건물 거주가 아닌 경우 833점, 동일 건물 거주자의 경우 203점씩 책정하면 된다.

약사가 방문해 약물지도를 실시할 경우 개호보험 환자의 경우 1인당 월 4회, 말기암 환자의 경우 일주일 2회, 월 8회까지 방문 약제 관리·지도료를 받는다. 약사 1인당 산정할 수 있는 횟수는 주 40회로, 횟수에 따라 환자 등록 수를 관리할 수 있다.

구체적인 수가는 단일 건물 진료환자 1명 650점, 2~9명 230점, 10명 이상 290점으로 계산된다.마약류와 유아의 경우 1회 100점씩 가산된다.

토야 준이치로 어반클리닉 원장은 "개호보험 환자의 경우 주 1회 방문하면 8000엔 가량을 환자가 부담하는 걸로 안다"며 "약사 수가는 처방전에 대한 약물지로를 하게 되며 500엔 정도 가산되는 걸로 안다. 처방전이 없이 방문약물지도만 하면 수가는 책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제23회 드럭스토어쇼를 참관하기 위해 방문한 약사와 약업계 관계자들.
일본의 재택의료와 관련, 한국에서 방문한 약사들은 건강보험공단이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다제약물관리사업과 유사하지만, 수가 책정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입 모아 말했다.

지역 약국이 참여하는 지역모형의 경우 현재 약사 2인이 방문상담 시 12만1790원의 수가가 지급된다. 지역모형은 4차 상담까지 진행되며, 약대생 등 방문 보조인력에 대해서는 교통비 명목으로 2만40원이 지급되고 있다.

토야 준이치로 원장은 "일본은 2045년 후기고령화를 대비해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인데, 재택요양지원진료소나 재택요양지원병원는 계속 감소한다"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하고,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피로감 때문인데 의사의 부담을 줄이고 약사에게 역할을 일부 분담해서 협력하는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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