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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말 갈아타자" vs "투쟁만으론 안된다"

  • 홍대업
  • 2008-06-15 12:03:25
  • 문재빈-김구, 인천서 슈퍼판매 격돌…박한일, 양측 모두 비판

[현장취재=인천] 대약 보궐선거 후보 3인 첫 합동연설회

15일 인천시약사회 연수교육 및 한마음체육대회에 내빈으로 참석한 약사회장 후보 3인(좌로부터 박한일, 김 구, 문재빈)
대한약사회장 보궐선거에 입후보한 3명의 후보가 일반약 슈퍼판매 저지 전략을 놓고 격돌했다.

문재빈(기호 1번), 김 구(기호 2번), 박한일(기호 3번) 후보는 15일 인천시약사회 연수교육에 참석, 600여명의 약사 앞에서 10분간의 연설기회를 얻고 일반약 슈퍼판매 저지 해법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기호 1번 문재빈 후보.
문재빈 “현 집행부 슈퍼판매 못 막아”…“지친 말 갈아타자”

문 후보는 상위 10%의 약국이 월 6000만-8000만원의 조제료를 청구하는 반면 하위 50%의 약국이 월 300만원도 안되는 조제를 청구하고 있다며 약국의 양극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하위 50%의 약국의 경우 일반약 판매로 생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30여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 슈퍼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한약사회 집행부를 겨냥, 뒤늦게 단식투쟁을 하고 복지부로부터 ‘약사회와 협의해서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는 약사회와 협의해서 슈퍼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나 결국은 풀겠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국민편의 차원과 건강보험재정 절감 차원에서 ▲안전성 확보된 전문약의 대폭 일반약 전환 ▲만성질환자에 대한 처방리필제 등을 추진하고, 의사의 진료공백이 생기는 오후 7시 이후 약사의 직접조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제는 조용히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를 해결할 때는 지났다”면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해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현행 집행부 계승을 부르짖고 있는 김 후보를 겨냥해 “지친 말은 갈아타야 한다”면서 “새로운 강한 장수가 약사회를 이끌어야 하고, 그 강한 장수는 내가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기호 2번 김 구 후보.
김 구 “나, 지친 말 아니다”…헌법소원 등 투쟁방식 정면 비판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김 후보는 문 후보의 ‘지친 말’에 대해 곧바로 반박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문 후보가 방금 지친 말이라고 했지만, 나는 이제 시작”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와 관련 문 후보측을 겨냥해 “침소봉대하고 과장해 현 집행부에 맡기면 일반약 가운데 거의 모든 품목이 슈퍼마켓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선동해서 심각할 정도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지난 1998년 2월 당시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정장제와 소화제, 진통제 등을 슈퍼마켓에 풀겠다고 결정했을 때에도 부회장인 김 후보와 총무위원장이었던 원희목 회장(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고민 끝에 ‘분류위원회’를 구성해 이같은 논의를 원천봉쇄시킨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01년 371개 품목을 일본처럼 슈퍼판매를 허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현 집행부가 막은 바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이번에도 정장제와 소화제 등 30여가지의 슈퍼판매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집행부가 원 의원과 함께 대통령실, 복지부 실국장 등과 협의해 약사회와 협의하지 않고는 절대로 진행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문 후보가 일반약 슈퍼판매와 관련 헌법소원 및 약사회원 서명작업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이는 엄청난 부담이 있다”며 정면 비판했다.

그는 “슈퍼판매 문제가 언론에서 이슈화가 될 경우 시민단체와 맞물려 봇물 터지듯 수백 가지 약이 슈퍼마켓에 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후보는 “가장 강력한 투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점 부끄럼이 없어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신뢰성이 확인된 사람은 나뿐”이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기호 3번 박한일 후보.
박한일 “1인 시위-삭발로는 백전백패”…문·김 모두 비판

기호 3번인 박 후보는 문 후보와 김 후보 모두를 비판하며 선명성 경쟁을 가속화했다.

박 후보는 “일반약 슈퍼판매 등 무자격자가 판매하는 것을 막자는 것을 아무도 반대하는 약사들은 없다”면서 “이 자리에서는 향후 대한약사회를 이끌 정책방향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인 시위나 삭발 등 밖으로 나가는 투쟁은 백전백패”라며 “우리의 상대는 정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편의성’보다는 ‘안전성’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약사들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문 후보와 김 후보의 슈퍼판매 대응전략을 비난했다.

박 후보는 회무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 현 집행부의 정책을 확실히 매듭지은 뒤 제36대 약사회에 물려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바람 나는 약국경영’과 관련 연구용역 등을 진행해 선진국 수준의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정책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약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약국내 재고, 불량약, 의약분업으로 인한 폐해가 많이 있다”면서 “처방전을 손쉽게 인식할 수 있는 스캐너 도입 등 약국 환경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MBC 불만제로 보도 이후 약사들이 스스로 너무 낮추고 있다면서 이번 방송을 계기로 약사자정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이들 3명의 후보는 경남약사회의 연수교육에 참석하기 위해 10분간의 토론을 마치고 곧바로 김포공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편 이날 인천시약사회 체육대회에는 원 의원이 외빈으로 참석, 후보들의 연설에 앞서 “슈퍼판매를 막기 위해서는 약사들이 ‘국민’을 중심에 놓고 철저한 복약지도와 당번약국 등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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