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초록집의 비밀
- 천승현
- 2009-02-18 06: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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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년 전 이맘 때쯤 자체개발 신약 레보비르를 출시한 부광약품 입장에서는 이번 간학회를 맞이하는 자세는 여느 때보다 남달랐을 것이다.
출시 초기부터 경쟁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임상자료 등으로 비롯된 제품에 대한 불신을 그동안 준비해온 임상자료를 통해 불식시킬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 레보비르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두고 있지만 같은 시기에 출시한 바라크루드가 매년 놀랄만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에 부광약품이 더욱 의욕을 불태웠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학회에서도 레보비르는 만족스러운 데이터를 발표하며 학계를 놀라게 했다. 비록 제픽스 대체 요법에 대한 연구결과는 기대를 밑돌았지만 그동안 학계가 의심을 품어왔던 내성발현율에서는 같은 계열인 제픽스, 세비보보다 압도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광약품의 잔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강북삼성병원 김홍주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결과가 당초 초록에 실린 것과는 달리 학회 현장에서 전혀 엉뚱한 결과가 발표돼 오히려 연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된 것.
사전 배포된 초록집에 따르면 김 교수팀이 75명을 대상으로 레보비르를 투여한 결과 1년 후 14.7%에서 내성이 발현됐다고 명시됐다. 기존에 부광약품이 자랑했던 낮은 내성발현율을 단 번에 뒤집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학회 현장에서 김 교수는 75명 중 기존에 제픽스가 투여된 환자 20명이 제외돼야 하며 제픽스 투여 환자 20명 중 9명에게서 내성이 나타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55명 중 2명인 단 3.6%의 내성발현율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14.7%의 내성발현율 자료가 실린 자료를 갖고 있던 학회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소개받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김홍주 교수는 “미처 제픽스 환자를 제외하지 않고 초록에 연구결과를 게재하는 바람에 착오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우선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수의 연구자들이 모이는 최고 권위의 학회라면 연구결과를 초록집에 싣는 과정에서도 몇 번의 점검을 거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피험자 표본 착오라는 실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B형간염치료제의 내성발현율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에서 신규 환자와 기존에 다른 약물을 복용한 환자를 구분하는 것은 아주 기초적인 과정인데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놓쳤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든 대목이다.
결과도 ‘내성이 무려 14.7%나 나타나는 위험한 약’과 ‘내성발현율이 3.6%에 불과한 좋은 약’으로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연구자의 단순 실수로 인해 이러한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임상 데이터로 약물에 대한 의문이 적잖은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은 부광약품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는 석연찮은 대목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학회에서 레보비르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마땅히 박수받을 일이다. 열악한 여건에서도 약물의 효능을 알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인정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부광약품은 긍정적인 결과를 자랑하고 홍보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러한 불신을 해소시킬 책임도 갖고 있다. 논란이 된 연구에 대해서는 임상 디자인부터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까지 모두 공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른 연구에 대해서도 의문은 해소하고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은 인정하는 ‘쿨’한 자세를 견지해야 진정한 신약개발 전문제약사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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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 '레보비르' 관련 반론보도
본지는 지난 2월 18일자 '아리송한 초록집의 비밀' 제하의 기사에서 강북삼성병원의 김홍주 교수가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에서 부광약품의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의 내성발현율과 관련하여 초록집 자료를 수정하여 발표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부광약품은 김홍주 교수의 해당 연구는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부광약품과 무관하며 연구 과정 및 결과 발표 등 모든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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