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3 05:20:16 기준
  • 규제
  • #데일리팜
  • AI
  • 인수
  • 약국 약사
  • #수가
  • 의약품
  • GC
  • 급여
  • #제품

"만성질환자 약 못바꿔" vs "제네릭만으로 가능"

  • 이혜경
  • 2010-11-08 06:50:34
  • 약품비 절감운동 참여도 극과극…"일차의료활성화 우선"

'그린의원'은 바로 나…서울 M이비인후과

"10년 이상 의원을 운영하면서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처방내역표를 제공한적이 없어요. 그렇다고 제네릭 처방률이 낮은것도 아니죠."

서울 M이비인후과는 2인 원장 체제로 하루 평균 20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대부분 제네릭 의약품을 처방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의사협회가 수가 인상을 조건으로 '약품비 절감'을 받아들이기 전부터 스스로 약품비 절감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M이비인후과 이 모 대표원장.

그는 "16년 간 다양하게 제네릭을 처방하면서 나만의 처방 노하우가 생겼다"고 귀띔했다.

이 덕분에 약품목수를 최소화하고 90%이상 제네릭을 처방해도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

동네에선 터줏대감으로 이미 단골환자들로 북적이는 M이비인후과의 경우 환자들이 알아서 진단 내용 이외 의약품 처방이나 장기 처방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이 원장은 "약품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제네릭 처방도 있지만 불필요한 의약품 처방이나 장기처방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며 "제네릭 의약품도 좋은약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약이 나오면 영업사원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다가 사용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또 다른 약을 선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리베이트, 처방내역표 거래 없이 영업사원을 만나왔던 이 원장. "댓가 없이 약 정보를 받고 제네릭을 처방해왔는데, 요즘 분위기로는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2009년 1분기 M이비인후과 처방건당 약품목수, 6품목이상 처방비율과 평균 품목수 그래프
하지만 '나만의 제네릭 처방'은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그는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이 필요할땐 과감하게 처방하는 대신 약품비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데일리팜이 제공받은 M이비인후과 2007년~2009년 3년 간 1분기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항생제, 주사제, 고가약 처방률이 동일평가군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처방 약품목수도 평균보다 낮았다.

내과, "고가약 처방률 100%…약품비 절감 말도 안돼"

만성질환자가 대부분인 내과의 경우 약품비 절감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서초구 S내과 김 모원장은 "약제급여 적정서 평가를 통보를 받으면 고가약 처방률이 100% 가까이 된다"며 "고혈압, 당뇨환자 등 만성질환자에게 저가 제네릭을 처방하는게 옳은지 정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저가약 처방시 인센티브를 주는 '의원외래처방 인센티브제도'에 대해 '얄팍한 논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원장은 "어린아이 학용품도 브랜드 따져서 사면서 생명과 연계된 의약품을 약제비 절감과 연동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인터뷰 도중 수북히 쌓이는 진료 차트를 바라보며 "10분 정도 (기자와) 대화했을 뿐인데 벌써 10명 이상 대기하고 있다"며 "의사들이 왜 3분 진료를 해야만하는지, 약제비 절감 이전에 수가 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성질환자에게 약이 얼마나 소중한지 겪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라며 "제네릭이 싸니깐 복용하라고 하면 환자가 수긍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해외여행, 상비약 구비 등으로 소화제, 진통제 등을 장기 처방해달라는 환자의 경우 설득은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몇일전에도 1년 내내 소화제를 타가는 환자가 방문했는데 김 원장은 "4~8주 이상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득이 되지 않는 경우 처방할 수 밖에 없다는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강남구 L내과 이 모원장 또한 약품비 절감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혈압약 등 장기처방을 해야하는 약의 경우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며 "감기, 위장약에 한해 차선책으로 제네릭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약품목수를 줄이는 방법도 있는데 4~5알을 2~3알로 줄이는데 동참하려고 한다"며 "동시에 여러품목을 처방하는것은 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품비 절감을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네릭으로 처방하거나 처방 의약품목을 줄이는 행위는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것.

이 원장은 "의원급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약품비 절감은 협회나 단체의 말 뿐"이라며 "개원의사를 움직일 수 있는 제대로 된 방안이 나와야 약품비 절감도 효과를 이룰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개원가는 의사의 처방권을 약품비 절감이라는 미명하에서 강제화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약품비 절감을 통한 수가인상을 받아드린 의협과 이를 바라보는 개원가의 시각은 너무나 판이하다.

개원가의 약품비 절감 운동이 성공하려면 정부-의협-개원가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