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1-21 14:25:54 기준
  • #영업
  • #의약품
  • #의사
  • GC
  • AI
  • #글로벌
  • 약국
  • 의약품
  • R&D
  • #제약
팜스터디

"그땐 박카스 사러온 손님과 이런 저런 얘기 나눴지"

  • 소재현
  • 2011-07-23 06:49:50
  • 복지부 외품전환 고시에 아쉬움 표현하는 약사 적지 않아

약국과 박카스가 이별 위기에 처했다.
"누구도 원한적 없던 이별이였다."

슬픈 노래가사 같아 보이지만 박카스와 결별하게 된 어느 약사의 작은 되뇌임이다.

보건복지부가 21일자로 외약외품 범위지정 개정고시를 시행했다. 박카스를 포함한 48개 품목의 일반의약품이 슈퍼에서 판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박카스 탄생이래 47년간 동고동락해온 약국과 박카스가 사실상 결별하게 된 셈이다.

흔히들 말하던 "박카스 사러 약국간다"는 말도 추억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나와 박카스의 특별한 추억

서울 관악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장광옥 약사는 박카스 매니아다. 약국에 출근 후 매일같이 박카스 한병을 마시고 업무를 시작할 정도다.

문을 닫는 일요일에는 다른 약국을 찾아가서 박카스를 찾는 경우도 있다.

그에게 박카스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알람시계였던 셈이다.

장광옥 약사는 "문을 닫는 일요일는 박카스를 구입하러 다른 약국을 찾아간 적도 있다"며 "약국과 박카스라는 친근한 이미지가 그리워질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주위에 의원이 없는데도 몇년째 약국을 운영중인 노약사는 박카스에 대한 애틋함이 많다.

그는 "한여름 박카스 한병을 사러 오는 손님들과 마주 앉아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며 "박카스 구입을 위해 자주 찾아온 손님과 이제는 형동생하는 사이"라고 전했다.

마진율이 높지 않은 박카스지만 그에게는 약국 필수품이였다.

그는 "박카스가 단순히 드링크 기능만 한것이 아니라 약사와 고객을 이어주는 끈이 였다"고 전했다.

시험을 앞둔 큰딸에게 박카스를 사주러 매일 찾아온 손님에게 카페인 함량이 높아 자주 마시게 하는건 역효과라고 복약상담했던 서초구의 한 약사.

시험에 합격한 딸과 함께 약국을 찾은 손님은 약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몇번이고 전하기도 했다.

약국을 자주 찾아오는 고혈압 환자가 박카스 한박스를 구입할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고 말렸던 약사, 굳이 박카스F를 고집하던 손님을 달래던 약사, 옆 약국은 박카스 공짜로 주던데라고 화내던 손님과 약사.

이들은 하나같이 박카스는 단순한 드링크가 아니라 삶에 있어서 특별함을 선물해주는 존재라고 전했다.

◆이제 믿을 것은…약사의 한숨

사진은 기사와 무관
도로하나를 마주보고 있는 편의점과 약국. 이 약국의 효자종목 중 하나는 단연 박카스.

버스정류장과 인접해 있어 심심찮게 박카스가 팔려나갔다. 한때는 박카스가 시원해질 겨를도 없이 팔려나가 시원한 박카스로 교체를 요구하는 손님까지 있었을 정도였다.

약국을 운영하는 김 약사. 이제 약국을 등뒤로하고 박카스를 사러 편의점에 가는 손님을 바라봐야할 상황이 됐다.

돌이키고 싶지만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보며 김 약사는 "이제 믿을 것은 동아제약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동아제약이 당장에 박카스를 슈퍼나 편의점에 유통시키려고 안간힘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아제약을 믿어보고 싶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실제로 동아제약의 매출 절반정도가 박카스였고, 최근에도 15%의 점유율을 자랑할 만큼 동아제약에 대한 박카스의 기여도는 크다.

김 약사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으로부터 공급요청을 받아오겠지만 자칫 하다가는 친구였던 약국들이 한순간에 등을 돌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동아제약이 결코 쉽사리 약국 손을 놓을 수 없을 것이고 또 손을 놓지 않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믿었던 대통령과 장관에 이어 동아제약마저 등을 돌린다면 너무나 허탈할 것"이라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