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격동의 시절, 차기 약사회장의 조건
- 조광연
- 2012-06-30 0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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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선출하는 올해 12월, 약사 사회도 대한약사회장을 선출한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는 국가적인 관심사지만, 국민의 일원이자 전문직능인인 약사들에게 있어서는 대통령 못지 않게 새 약사회장 선출도 중요할 것이다. 어쩌면 약사면허증을 행사하는 실생활에서 약사 회장은 대통령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강조하는 주무 장관을 직접 압박하고 감기약 슈퍼판매 문제를 전면에서 직접 챙기다시피한 이명박 대통령은 매우 예외적이다. 사실 대통령의 영향력과 견줘 약사 회장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그렇다해도 약사들이 제일 먼저 믿고 비빌 언덕은 자신들의 수장인 약사회장 뿐이다. 그래서 약사들은 늘 용맹하고 지혜로운 인물을 약사회장으로 선출하기를 소망한다.
대한약사회장 선거가 정례적인 절차인데도 그 때마다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차기(37대) 대한약사회장선거는 58년만에 일반의약품이 약국 밖에서 팔리게 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대부분 후보자들이 '투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만나 본 10여명의 분회장 급 인사들에게 '차기 대한약사회장의 조건을 무엇으로 보느냐'고 물었더니 예외없이 "깨질 때 깨지고, 설사 재가되더라도 우리들의 주장을 강력하게 펼칠 수 있도록 이끄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 만큼 일반약이 약국 밖으로 나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약사들이 갑갑증과 분노를 느꼈다는 뜻일 것이다. 이들은 그러면서 "사람만 좋으면 다냐, 독할 땐 독해야 한다"며 현 김 구 회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약사 사회가 이처럼 사회적 도전을 받았던 때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요즘 약사들의 삶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식탁 위에서 말라 비틀어진 식빵'처럼 팍팍해져 가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 날 필요한 약사 회장의 조건은 무엇일까?
첫째는 미래 비전이다. 약사 삶의 질 향상과 약사 전문 직능의 미래 위상에 대한 비전은 약사 회장이 갖춰야 할 필수 요소다. 비전이 갖춰져 있어야 새로운 문제를 장기적 안목에서 평가하고 대처할 수 있다. 문제가 터진 연후에 '빨리빨리'를 외치는 허둥지둥 형 회장보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다시말해 자신의 레퍼토리(repertory)를 명확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내외적 활동성을 볼 때 후보자의 생물학적 나이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젊은 비전이다.
둘째는 소통 능력이다. 일반약 편의점 판매가 확정되는 과정에서 약사들은 황당했을 것이다. '한톨도 안된다'는 결기가 어느 날 언론보도를 통해 '전향적 협의'로 바뀐 것을 알게 됐을 때 약사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반면교사라고 이에 비춰보면 차기 회장은 회원들과 교감하면서 자신의 비전을 이해시키고 설득해 낼 수 있는 능력은 필수 조건이다.
셋째는 갈등조정 능력이다. 의약분업 12년이 흐르면서 처방전을 둘러싼 소소한 다툼부터 시작해 일반약 편의점 판매까지 약사들에게 불리한 정책이 자주 언급되면서 약사사회 안에는 갈등요소들이 수없이 잠재돼 있다. 이를 추스르고, 화합시켜 전국적 에너지로 끌어 모을 수 있는 능력도 빼놓을 수 없는 약사회장의 조건이다.
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 유관단체들과 상호 이해관계 소지가 있는 사안을 미리미리 연구하고 협의해 상호 발전적 대안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엔 딴청부리다 상대 단체의 주장에 맞불을 놓는 식의 인물은 갈등을 증폭시킬 뿐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이익에 부합하는 약사들의 실익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게 본질이다. 그래서 대한약사회관을 정시 출퇴근하면서 '어찌해보라'고 사무국만 쥐어짜는 인물은 안된다.
넷째는 도덕성이다. 무자격자를 고용한 의약품 판매 문제, 면대 등등 어느 때보다 사회가 전문인의 윤리의식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결격사유를 갖고 있는 인물은 자격이 없다. 한치 양보한다면 최소한 고백성사를 통해 도덕성을 갖추겠다고 약속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은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 약사들은 앞으로 진행되는 선거에서 '최선을 추구하되 차선을 모색하고, 최악의 상황에서 차악을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 줄 인물'을 가려내야 한다. 무조건 전임 집행부의 행적을 비판하고 자신이 그것을 되돌릴 수 있다고 외치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해 내지 못했다는 것을 역사는 입증하고 있다.
결국 '나 약사요'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인물이 누구인지만 기준 삼아 신중히 인물을 살펴야 할 것이다. 약사회관에 적혀있는 선약사 후동문도 반드시 염두에 둘 경구라하겠다. 평소엔 동문이 밥먹여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도 선거 때면 위세를 부리는 '서푼짜리 동문의식'은 약사 스스로도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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