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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조제가 상비약으로 둔갑…엄마들 등살에 남발

  • 강신국
  • 2013-01-19 06:45:00
  • 아프지도 않은 소아에 항생제 든 감기약 처방…건보재정 '줄줄'

"소아과 가서 비상약 처방해 달라고 하면 돼요."

"아기가 수시로 감기에 걸리는데 미리 감기약 처방을 받았어요. 상비약 개념이죠."

아프지도 않은 소아에게 적정진료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처방전이 발행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실제 엄마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를 확인해 보니 상비약 처방이라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A씨는 카페글을 통해 "해외여행을 가려는데 아기가 수시로 감기에 걸려 상비약을 병원에서 처방 받았다"며 "웬만한 소아과 가면 다 처방해 준다"고 소개했다.

B씨는 "소아과가 가서 해외여행 가는데 비상약 처방해 달라고 하면 알아서 해준다"고 소개했다.

C씨도 "보통 소아과 가면 5일치 씩 처방을 해 준다"며 "감기약, 해열제, 지사제, 콧물약 정도로 병원에 가서 먹 던 약으로 처방해 달라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아프지도 않은 아이를 위해 상비약 개념의 '조제약'을 미리 받아 놓는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항생제도 포함돼 있어 장기간 보관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질환이 없는 환자에게 처방전을 발행하고 진료비를 청구하는 것은 부당청구의 소지가 있다고 못 박았다.

대면진료 없이 아프지도 않은 환자에 대한 진료비가 청구된 것이기 때문에 부당청구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적발이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수신자 조회 밖에는 없는 상황에서 엄마들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적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질환이 없는데 진료비를 청구하고 처방전을 발행하면 문제 소지가 있다"며 "부당청구인지 적정진료 위반인지는 따져 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에 관리감독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실제 엄마들이 전문약을 미리 처방 받고 있다면 사후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한 성남의 K약사는 9일 타이레놀 시럽 등 해열진통제 정도면 충분한데 전문약을 상비약으로 생각하는 환자 부모들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고 귀띔했다.

이 약사는 "환자 진료 없이 처방이 이뤄지고 아프지도 않은데 건보재정이 낭비되는 것 아니냐"며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비약 처방전 논란에 약사회는 의약품 안전 사용 교육이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부, 노인 등에 대한 의약품 사용 교육 부재에서 비롯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의약품 안전 사용을 위한 교육이 필수적"이라며 "약물 부작용과 의사나 약사 상담 없이 약을 복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인지하면 불필요한 약 복용이나, 조제약을 상비약으로 생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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