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01:43:44 기준
  • 제약
  • #제품
  • 공장
  • 비만
  • #침
  • 비대면
  • 신약
  • #실적
  • GC
  • 진단
팜스터디

"나 원아진, 대한민국 공무원…열심히"

  • 데일리팜
  • 2013-11-26 09:10:08
  • 원아진 주무관(대전식약청)

원아진 주무관
계약직으로 식약처에서 근무했던 6개월의 시간과, 정식으로 채용 된 후 발령 받은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저는 초짜 공무원(예정자)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계약직으로 재직하던 중 그토록 기다리던 식약처 채용이 공고되고, 지원서를 제출한 후 최종합격자 통보를 받았던 그때가 불과 2개월 전이건만 지금 저에게는 그저 아득하게만 느껴지네요. 아득하기만 하고 또 한편으로 되짚어보면 가슴 벅찼던, 채용 공고부터 현재 대전식약청에 발령을 받기까지의 시간에 대해 부끄럽지만 소소한 제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볼까 합니다.

이번 채용은 감히 제가 말씀드리기 뭣하지만 경쟁률이 제법 높은 편이었습니다. 제가 지원한 직렬 역시 경쟁률이 높은 편이었는데요, 기존에는 채용 공고를 각 대학교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던 홍보 방식과 달리 이번 채용공고는 유래 없이 데일리팜이라는 구인구직이 활성화된 홈페이지에 게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지원자의 수를 늘린 신의 한수였다(?)는 후일담을 저는 제 응시번호 22번을 받아들고서 경쟁률이 2대 1에 못미쳤으면 좋겠다는 헛된 소망을 품던 날로부터 한참 뒤에나 알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그때부터 저는 열심히 면접준비를 했습니다. 기출자료를 선배님들께 물어물어 수집하고, 언론을 뜨겁게 달궜던 방사능 문제와 관련해서 예상 질문을 뽑고, 밀리시버트니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수입이 금지된 일본의 8개현의 이름을 열심히 외웠었죠. 그리고 면접질문은 당연히 제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준비했던 수많은 예상질문과 달리 식약처에서 앞으로의 나의 위치와 자세를 알아보기 위한 면접관의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을 때, 그 순간 저에게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바로 식약처에서 계약직으로 있었던 6개월의 경험이었습니다. 옆에서, 어깨너머로, 그리고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면서 느꼈던 직무와 역할에 대한 제 생각을 저는 두서없지만 진실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최종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었죠.

부푼 꿈을 안고 모인 신규 임용자 대상 교육에서 저는 소중한 제 동기분들을 만났습니다. 하필이면 교육 첫날부터 접촉사고가 나는 불운에도 불구하고 교육기간은 저에게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왕언니 왕오빠부터 갓 대학교를 졸업하고 들어온 능력자 어린 친구들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직렬의 모임 속에서 또 다른 소속감과 동기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소양과 목적의식 및 인성 함양을 위해 짜여진 교육프로그램은 유익하고 실무를 다지는 바탕이 돼주었지만, 원래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쓴 법이듯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던 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에서 나눔활동을 했던 것, 30명씩 3개조로 나누어 합창대회를 했던 것, 거기서 '밤이면 밤마다' 노래에 맞춰 다같이 율동을 췄던 것, 나이가 제일 많은 왕언니가 대표로 나와 직렬 5기통 댄스를 보였던 것 등 웃고 웃으며 보낸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4주를 기본으로 하는 기존 신규 임용자 대상 교육에 비해 2주라는 짧은 교육기간이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동기분들과 추억은 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팀워크를 위해 실시하는 신규 공무원 임용자 교육 프로그램 중 한 장면.
사실 저는 아직도 가끔 제가 식약처 소속 공무원이 되었다는 사실이 잘 실감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응시번호 22번을 받아든 수험생처럼 업무를 버벅거리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초조함과 긴장감과 걱정이 많은 요즘입니다. 하지만 응시번호 22번을 붙잡고 마음을 졸이며 합격자 통보를 기다리던 그때처럼, 그리고 최종 합격자 명단에서 제 응시번호를 확인했던 그때의 마음처럼 지금 이 초조함과 긴장감과 걱정이 기분 좋은 설렘의 일종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동기들 모임이 있을 예정입니다. 매일 늦게까지 야근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제 퇴근한다'며 단체 채팅방에서 대화만 나누던 동기들과 실제로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렙니다. 발령 받은지 고작 3주밖에 안됐지만, 곧 만나게 될 동기들이 이제는 제법 공무원티가 나지 않을까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