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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눈물" 팽목항에도 약사가 있었다

  • 강신국
  • 2014-04-22 06:14:59
  • [내러티브] 세월호 사고현장 봉사약국에 선 약사 곽나윤

곽나윤 약사(대한약사회 홍보위원장)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봉사약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압박감과 긴장감은 여느 봉사약국과 차원이 달랐다.

476명의 승객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해역. 그리고 자녀들의 무사생환을 염원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이 뒤범벅된 진도실내체육관. 뉴스에서만 접하던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의 모습을 보고 눈물이 흘렀다.

원래 대한약사회는 19~20일 이틀간 전국여약사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고로 대회는 무기한 연기됐고 약사들은 경기도 화성이 아닌 전남 진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곽 약사도 18일 약사회가 마련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조찬휘 회장, 김순례 부회장과 여약사위원회 임원들도 동승했다.

진도 팽목항에는 전남약사회와 진도군약사회가 봉사약국을 개설해 운영 중이었다.

흰색 위생복을 입은 곽 약사는 약사회 임원이 아닌 마음씨 좋은 동네약국의 약사로 돌아갔다. 조금이라도 그분들의 심정에 보탬이 되고 싶었고, 분위기에 젖어서 눈물이 연신 흘렀다.

자식 기다려야 한다며 밥도 먹지 않고 링거도 맞지 않겠다는 실종자 가족들. 봉사약국을 찾는 실종자 가족들도 너무 울었는지 목이 다 쉬어있었다. 같이 목이 메었다.

봉사약국 운영에 청심원, 소화제, 감기약, 드링크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인공눈물을 찾는 실종자 가족이 많았다. 너무 울어서 안구건조증이 생긴 모양이다. 깊은 한 숨만 저절로 나왔다.

민간잠수부도 봉사약국 단골이 됐다. 장기간 승선과 잠수 때문인지 멀미약과 두통약을 많이 찾았다. 안쓰러웠다. 사고 앞바다 상황을 물어보기도 힘들었다.

사고 해역에서 발견된 시신을 팽목항에서 수습하는 장면을 보니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어미와 자식이 생이별을 하는 순간이었다. 밥차 자원봉사자도 경찰도 모두 울었다.

먹먹한 가슴을 안고 팽목항을 바라보던 차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대면 조차 없었던 약사들이지만 너무 반가웠다.

원주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가 1주일 개인휴가를 내고 한 짐의 여장을 꾸려 무작정 내려왔다. 봉사약국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박종일 약사도 봉사약국에 참여했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약국을 하는 이승용 약사도 봉사약국 터줏대감이 됐다. 누가 부르지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찾아온 약사들이었다.

약사라는 이름으로 모두 하나가 됐다. 눈물과 함께한 3일은 그렇게 흘러갔다.

지금도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 마련된 봉사약국에는 또 다른 약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약사라는 이름으로.

[편집자 주] 대한약사회 곽나윤 홍보위원장이 세월호 사고 현장 봉사약국에 참여한 이야기를 내러티브(Narrative) 형태로 구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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