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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는 '타이밍'…이제 인생 3모작 준비"

  • 김정주
  • 2014-11-04 15:42:08
  • 담배소송·부과개편 소회 밝혀…"새 이사장 잘해주길" 당부도

[단박인터뷰] = 퇴임 앞둔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이 오는 14일 퇴임을 앞두고 건보공단 수장으로서 그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3년 간의 짧은 임기동안 부과체계 개편과 보장성 강화, 담배소송, 의료체계 정립 등 숱한 아젠다를 공론화시킨 장본인인 만큼 소회도 남달랐다.

그는 퇴임 후 농사를 지으며 휴식기를 갖겠다고 밝히며 "공직자는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배값 인상과 함께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은 담배소송에 대해서는 재임 기간 중 '기막힌 타이밍' 중 하나라며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차기 이사장에게는 그간 설계한 실천적 플랜대로 잘 해주리라 믿는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퇴임을 일주일여 남겨두고 있다. 성과와 소회를 밝힌다면.

= 짧지만 긴, 그리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취임 후 3년 간 지사를 128번 방문했다. 모든 정책의 시작은 현장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보니 부과체계 개편이 가장 최우선 과제였다.

보장성강화와 부과체계 개편, 공급체계 등 건강보험을 둘러싼 보건의료 전반의 수요와 지출을 아우른 실천적복지플랜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지사를 둘러보면 직원들이 자긍심과 긍지를 갖고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뿌듯함을 몸으로 느낀다. 이제 공단이 할 수 있는 것은 상당수 했다.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재임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 소통이었다. 리더십의 조건은 첫째, 식견과 안목, 둘째 소통의 능력을 담은 표현력, 셋째 애국심과 애사심, 넷째 재물에 대한 초연함이라고 한다. 나는 공단에 와서 둘째 조건인 소통이 어려웠다.

일산병원과 지사를 다 합쳐 1만3000여명의 직원이 있다. 소통 수단이라고는 주간 간부회의와 월례 확대 간부회의, 조회사, 가끔 하는 지사방문이 전부였다. 한계를 느껴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활용했다.

-SNS와 블로그를 가장 많이 활용한 이사장으로 남게 됐다.

= 소통을 하려고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건보제도의 역사와 이론, 공단 수행 업무의 경과를 얘기해주고 싶었다.

어제도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건보 부과체계 변경을 썼다. 워낙 곡절이 많아 가장 쓰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블로그에 이런 내용을 담으니 대학 전공자들이 많이 보더라. 이참에 블로그를 마무리 짓고 이론과 역사 부분을 별도로 빼서 책을 내보려 한다. 아마 다음주 정도에는 출간이 될 것 같다.

세상도 사람도 변한다. 문제 해결방법이나 절차, 내용이 달라지면 세계관이 바뀌는 거다. 그 속에서 정책이 성공하려면 새로운 프레임에 맞춰 진행돼야 한다. 그것이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해야 할 때'에 맞춰 진행돼야 성공하는 거다. 세상은 변했다.

-재임 중 기억에 남는 '기막힌 타이밍'은?

= 사실 수도 없이 많다. 잘못 판단했으면 수포로 돌아갈 정책이 많았으니까. 대표적인 사례는 담배소송이 될 것 같다. 공단 정관을 보면 중요한 사안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돼 있고 의제는 이사회 5일 전에 공지된다.

지난 1월 담배소송이 이사회 의결안건으로 상정됐다. 그런데 복지부에서 이사회 개최되기 3일 전에 의결이 아닌 보고사항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내려왔다. 그 중요한 사안을 어떻게 보고사항으로 하겠나. 안된다고 거절했다. 그랬더니 연기해달라고 다시 요청이 왔다. 이해는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만약 그때 연기했다면 어떻게 됐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 우연히 얘기를 들었는데, 많은 언론들이 내가 담배소송을 하다 말 것이라고 예견했다더라. 담배소송과 같은 중요한 사안은 공단 자긍심과 국민 건강이 연관된 중요사안이어서 책임을 감수해야 했다. 다 지나니 얘기하지만, 그게 '절호의 타이밍'이었다.

-부과체계에 대한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 여지껏 나는 직장가입자였다. 압구정동 멘션이 있고, 공무원연금을 연 3900만원대로 지급받고 있다. 강원도에도 논이 조금 있다.

이제 이사장직에서 퇴임하면 나는 아내의 피부양자로 될까, 아니면 지역가입자가 될까. 건보공단 이사장을 한 내가 그걸 모른다. 이게 부과체계의 현실이다.

비교해보라. 송파 세모녀는 500만원짜리 세를 살면서 건보료를 냈는데, 재산이 있는 나는 피부양자가 돼 건보료 부담이 없다면, 이게 형평한 것인가. 그래서 부과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제 인생 3모작이다. 계획은?

= 개인적으로 농사를 10년 간 짓고 있다. 강원도 영월에 밭을 사서 고추나 가지, 배추, 무, 상추, 호박 그런 것들을 소소하게 심었는데 서툴러서 다치기도 하고 제대로 못했었다.

이번에 배추와 무 400포기를 심었었는데 이제 수확할 때가 됐다. 당분간 쉬면서 농사를 짓고 싶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어떻게 한치 앞을 내다보겠나. 나도 장담을 못하겠지만, 일단은 쉬고 싶다.

옛 성인들 말을 빌리자면 주어진 임무가 끝나면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 특히 공직자는 더더욱 그렇다. 계속 더 하고자 집착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차기 이사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현안들을 다 알아서 잘해주리라 믿는다. 공단 임직원들도 모두 공단의 소명과 당면과제를 잘 알고 있으니 보조해줄 것이다. 방향성을 제시했으니, 그 토대 위에서 진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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