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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원격의료, 조제약 택배 그리고 약사

  • 정혜진
  • 2015-03-12 06:14:50

이상한 일이다. 약사사회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날 줄 알았건만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정부가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을 발표하고 의약품 택배배송도 검토 대상이라고 했는데도 약사들이 조용하다. 그냥 받아들이는 건가? 의아함까지 느껴진다.

복지부 원격의료추진단 기획제도팀이 '지역 약국과 협의해 원격진료기관과 약국 간 처방전 루트를 만들어 약사가 조제한 약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시군구 보건소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택배 배송이 활용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이에 반대의사를 밝힌 곳은 약사회의 성명과 약준모와 같은 일부 약사단체 반응뿐이다.

지난번 법인약국 사태를 우리는 알고 있다. 이때 약국이 법인화되면 지금 우리 동네약국이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감이 팽배했다. 법인약국과 함께 의약품 택배배송과 원격의료는 같은 선상에 있는 '자본의 약국 이용' 논리라고 받아들였다.

적어도 약사들의 위기의식이 느껴졌고 원격의료와 의약품 택배배송을 묶어 전 국민에게 '의료 민영화' 수순이라고 알릴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약사들은 너무 조용하다. 선거때문인지 의사들도 조용하다. 이젠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인지 아니면 정확한 '때'를 노리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적어도 일선 약사들에게 받은 인상은 '무관심'이었다.

한 약사는 말한다. "자꾸 맞다 보면 나중에는 무감각 해지거든. 법인약국에 금연사업에 뭐에 약사들이 계속 맞다 보니까 이젠 그런가보다 하는 거야." 또 다른 약사는 말한다. "설마 되겠어? 전에도 의사 약사가 반대하니 움찔 했잖아. 이번에는 약사들은 설마 되겠어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누구 말이 맞든지 간에 지금 약사들이 보이는 반응은 원격의료에 따른 의약품 전달 시스템의 변화를 묵인하는 듯 하다.

적어도 1차의료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돼, 약사들이 말하는 '동네 건강지킴이'로서 약국이 살아남으려면 지금 정부가 쏟아내는 정책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미 종로 대형 약국에서는 약사법을 비웃 듯 일반의약품을 택배로 마구잡이 배송해주고 있다. 이웃 약국은 욕하면서 이런 약국이 보편화될 가능성의 단초를 제공하는 정부의 움직임에 무심한 것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보느라 발 밑에 내려앉는 땅을 보지 못하는 것과 진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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