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만에 5500억 빅딜 성사...리가켐–오리온 M&A 비결은
- 차지현
- 2025-10-17 12: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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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X 2025, 바이오 생존 전략으로써의 M&A 전문세션
- 리가켐바이오, 브릿지바이오 등 바이오텍 M&A 사례 공유
- "명확한 원칙과 빠른 결단이 성패 좌우…민·관 협력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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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5(BIX 2025)에서 속전속결 빅딜의 배경을 "양사가 명확한 원칙과 목표를 갖고 있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리가켐바이오는 경영 자율성과 신규 자금 유입을, 오리온은 안정적 투자와 기존 경영진의 장기적 운영 체계를 추구했고 이런 원칙은 양측의 이해관계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이날 BIX 2025 현장에서는 '바이오 생존 전략으로써의 M&A' 주제로 전문 세션이 진행됐다. 이번 세션에는 박 사장을 포함해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정지원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석주현 PwC 컨설팅 파트너 ▲이정규 파라택시스코리아 부사장이 참석해 국내 바이오 산업의 M&A 현황과 과제, 향후 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M&A의 출발점은 일관된 경영 철학과 명확한 원칙 수립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선 사례로 든 리가켐바이오의 경우 오리온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기 6~7년 전부터 M&A를 고민해왔다. 회사는 당시 연구 중심 조직에서 임상개발 단계로 도약하며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
박 사장은 "회사가 초창기에는 초기 단계(early-stage) 기술이전을 추진하다가 2017년부터 독자적인 임상 1상·2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수립하면서 대규모 임상 자금이 요구됐다"면서 "자금을 확보한 뒤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전혀 다른 결과를 낳기에 충분한 자본을 위해 M&A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리가켐바이오는 국내 주요 제약사부터 해외 기업까지 다방면으로 협상을 타진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박 사장은 "국내 제약사들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데다 시가총액이 자신보다 큰 바이오텍에 투자해 주요 주주가 된다는 걸 부담스러워했다"며 "자금의 원천이 되는 국내 벤처캐피털(VC)이나 기관투자자 가운데 한 기업에 5000억원 이상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곳도 없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만난 게 오리온그룹이다. 박 사장은 "리가켐바이오는 김용주라는 걸출한 리더 체제 아래 확고한 조직 문화와 정체성을 구축해 왔고 M&A에 있어 그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경영 자율성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다"고 했다. 또 그는 "회사는 일찍부터 후계자를 양성해 왔는데 그 인사들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M&A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은 바이오 신사업 진출이라는 확고한 방향성을 갖고 있었지만 관련 경영 역량이 부족하다는 내부적인 판단이 있었다. 이에 따라 기술적·조직적으로 안정성이 검증된 회사를 찾는 데 집중했고 리가켐바이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역시 현실적 판단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M&A 거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6월 미국계 투자펀드 계열사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이 회사는 회사는 임상 단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받은 뒤 자금난과 관리종목 지정 등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신속히 매각을 결정했다.
이 부사장은 "추가적인 펀딩을 검토했지만 국내 투자 환경과 시장 상황을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임상 데이터가 나오자마자 양수도를 위한 준비에 신속히 착수했다"면서 "회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던 만큼 M&A 결정과 자금 이행, 경영진 교체 등 모든 절차가 놀라운 속도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바이오텍으로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매각 과정을 책임감 있게 완수했다는 점에서는 흡족하다"고도 했다.
브릿지바이오 딜 자문을 맡은 정 파트너는 "브릿지바이오는 임상을 추진하면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받았을 때 해야 하는 명확한 플랜 B를 갖고 있었고 '구주 매각이 아닌 신주 발행 구조로 주주가치를 지킬 수 있는 거래라면 추진한다'는 원칙이 분명했다"고 했다.
이어 정 파트너는 "시장에는 상장 유지만을 위해 M&A를 시도하는 바이오텍이 많지만 이들 대부분은 원칙 없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려다 방향을 잃는다"면서 "브릿지바이오는 자신들이 해야 할 역할과 거래의 핵심 콘셉트를 명확히 설정한 점이 다른 기업과 달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바이오 M&A가 단기 자금난 해소나 상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부정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이 부사장은 "이제껏 국내 M&A 사례를 보면 재무적 위기에 놓인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성·방어적 거래가 많아 시장에서 이상적 생각하는 거래와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 사이 큰 간극이 존재했다"면서도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전략적 M&A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이 부사장은 "국내 기업 간 거래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 합리적인 가치로 인수되고 이후 글로벌 빅파마 내부에서 우리가 만든 기술로 전 세계 환자를 치료하는 이상적인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M&A 활성화를 위해 민·관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 파트너는 "리가켐바이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처럼 이미 성공 사례를 만든 기업들이 산업의 신뢰를 높이고 기술 검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연기금이나 정책펀드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비상장·상장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기술 검증을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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