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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걸린 어린이 사진 수백장의 비밀

  • 김지은
  • 2015-07-07 06:14:59
  • |이·약·궁|"11년 한자리서 소아과약국 운영…어린 환자와 쌓은 정 애틋

[17]경기도 하남시 건강한약국

약국이 맞나 싶어 잠깐 망설였다. '약'이라 적힌 간판을 확인하고서야 안도했다.

경기도 하남시에 자리잡은 건강한약국. 출입구부터 궁금증을 일으키더니 내부도 여느 약국들과 뭔가 다르다.

건강한 약국 외부 모습.
세명의 자녀를 둔 주부이자 여약사로 30여년을 살아온 김정자 약사(63·숙명 약대). 그는 30년 넘게 1인 3역을 하며 약국을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약국 위치와 인테리어, 끊임없는 자기관리에 있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약국, 엄마들이 믿고 아이의 약을 지어갈 수 있는 곳. 건강한약국 김정자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

아이들 모습 기념 사진찍어…엄마·아이 모두 만족

지금의 건강한약국 인테리어는 건축학과 출신인 김 약사 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딸과 같은 학과 친구가 직접 디자인하고 약국 매대 타일 하나까지도 손수 붙여 제작했다.

여느 약국들의 천편일률적 인테리어와 색감부터 재질, 배치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소아과약국인 만큼 노란색과 주황색 등의 조화로 따뜻한 느낌을 주고, 엄마들이 약국에서 편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대기 의자도 여느 약국들과 다르게 배치했다.

약국 한켠 김 약사가 직접 촬영한 약국을 찾은 아이들의 사진을 진열해 놓았다.
어린 아기를 편하게 눕혀 기저귀를 갈거나 약을 먹일 수 있도록 대기 의자를 넓게 배치하고 재질도 폭신한 쇼파로 배치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건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벽면에 부착된 아기들의 사진이다.

5년 전까지 김 약사는 약국을 찾는 아이들의 사진을 손수 찍어 인화해 엄마들에게 선물했다. 미처 찾아가지 않은 사진들은 약국 벽면에 부착하기 시작했다.

약국에 자신의 사진이 부착된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엄마, 아기들의 모습을 볼때 누구보다 행복하고 뿌듯함을 느꼈다는 김 약사다.

"딸의 아이디어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5년전까지만 해도 요즘처럼 휴대폰 사진이 발달하지 않았었잖아요. 사진을 찍고 일일이 인화해 다음에 올 때 선물하면 엄마나 아기나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큰 일도 아닌데 참 행복하더라고요."

약사 편의 고려한 인테리어…아이도 드나드는 조제실

약국 안에서는 누구보다 약사가 편안해야 한다는 게 김 약사의 지론이다. 약사 한명이 근무하는 나홀로약국의 경우 더욱 약사에게 최적화된 약국 인테리어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약국에서 보내야 하는 만큼 김 약사는 자신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약국 공간들을 활용했다.

그 중 하나는 조제실 바닥의 단을 높여 약사가 신발을 벗고 편하게 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장시간 조제를 해야 할 때가 많은데 신을 신고 있으면 다리가 붓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을 벗고 편안하게 조제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조제실 뒤편에는 독서도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바쁜 업무 중 시간이 날 때 여유를 갖고 마음도 가다듬겠단 생각에서다.

조제실을 오픈해 환자와 조제 중에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장시간 약국에서 혼자 근무하는 만큼 다리가 붓지 않도록 조제실의 단을 놓여 신을 벗고 조제할 수 있게 인테리어했다.
김 약사가 자신이 고안한 것 중 가장 자신있어 하는 것은 오픈 조제실이다. 유리까지 걷어낸 오픈 조제실은 김 약사가 특별히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부탁한 부분이기도 하다.

환자에게 신뢰를 주겠단 생각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홀로약국인 만큼 약사가 조제실에 들어가면 환자와 대화가 단절된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조제하면서도 환자와 대화를 이어가고 환자가 필요한 부분을 살필 수 있다는 것. 그렇다보니 약사가 조제실에 들어가면 환자가 조제실 앞으로와 약사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 곳 약국에선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약국 안에서 누구보다 약사가 편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약국 자리 선정부터 인테리어까지 저한테 최적화된 쪽으로 선택했죠. 30여년 넘게 여약사로 나홀로약국을 운영하며 살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부분도 작용한 것 같아요. 많은 후배 여약사님들이 큰 욕심 없이 자기관리를 꾸준히 하며 약국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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