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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깐깐한 아기엄마 약국 단골 만들기

  • 정혜진
  • 2015-07-29 06:49:23
  • |이·약·궁|오보라 약사의 소아과 주변약국 경영 노하우

[20]경기도 고양시 행복드림약국

넓지 않은 약국인데도 오픈매대 사이사이 간격이 널찍하다. 깔끔하게 정리된 오픈매대에는 비타민, 진통제, 상처연고 하나라도 대여섯 종류 이상 여러 제품이 갖춰져있다.

비 오는 날인데도 아기 안은 엄마들이 분주하게 오간다. 길게 상담하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오 약사와 농담만 주고받고 가는 엄마가 있다.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촌 대로변에 위치한 행복드림약국. 오보라 약사(31, 중앙약대)에게 개국 1년이 안된 약국이 대형 약국들 사이에서도 아기엄마 단골을 확보하는 비결을 물었다. 유모차 공간과 투약대, 방문 환자 맞춘 인테리어

약국을 들어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매대 사이 널찍한 공간. 여느 약국과 달리 매대 사이 동선이 단순하고 여유있다. 아이들이 약국 구석구석을 뛰어다녀도 무리가 없다. 좁은 공간에서 효율성이 느껴진다.

"소아과 처방이 많다보니, 유모차를 가져오는 엄마들이 많아요. 유모차가 넉넉하게 다닐 수 있게 공간을 넓혔어요. 제품 수에 비해 매대를 촘촘하게 놓을 수도 있는데, 과감하게 매대 수를 줄였어요. 진열에 좀 더 신경써 매대 수를 줄이고도 제품 진열을 가능케 했습니다."

넓은 통로(왼쪽)와 투약대(오른쪽)
약국에서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엄마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해 한쪽에는 편의점 간이 식탁과 비슷한 투약대를 설치했다. 대로 방향으로 위치한 투약대에서 꽤 많은 엄마들이 투약대를 사용했다. 소아과 처방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또 하나의 팁이다.

"작년 10월 약국을 인수해 한달정도 약국 방문 손님과 동선, 패턴을 지켜봤어요. 인테리어를 새로 할 때 관찰한 부분이 잘 적용되도록 신경썼습니다. 엄마들과 아이들이 약국을 편하게 생각하고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복용법을 기재해놓은 일반의약품
약국 곳곳에는 오 약사의 철저한 '관리' 노하우가 숨어있다. 일반약과 건기식 코너에는 제품보다 각종 브로슈어가 눈에 띈다. 환자들이 읽고 오 약사가 상담을 할 때에도 적극 활용하는 것들이다. 제약사 자료 뿐 아니라 동료 약사들과 공유하는 자료, 직접 만든 자료 등 종류도 갖가지. 환자들이 제품 디자인보다 제품과 질병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판매빈도가 높은 일반약에는 제품마다 복용방법을 적어 스티커 작업을 해놓았다. 보는 환자도 편하고 판매하는 약사도 편리한 노하우다.

"제품 매입? 좋은 제품이면 무조건 확보"

진열대에는 수 많은 제약사의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있다. 같은 제품을 수십군데 제약사가 만들어내는 요즘, 오 약사는 어떤 기준으로 매입 제품을 고르는지 궁금했다.

"약국 방문자 90% 이상이 소아과 찾는 아기엄마들이에요. 깐깐한 엄마들 맞추려면 그저 브랜드만 보고, 인지도만 믿고 제품을 추천할 수 없어요. 약사의 검증과 확신이 있어야죠."

그가 매입하는 기준은 '좋은 제품'이다. 제약사 브랜드나 영업사원 얼굴을 보고 제품을 매입할 법 하지만 오 약사에게는 기준이 있다.

"하나하나 동료, 선배 약사들에게 '어떤 게 좋으냐'고 물어보고 주문해요. 직접 사용해보고 좋았던 제품도 비치하고요. 그렇다고 한가지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환자가 찾으면 웬만하면 주문해 비치해둡니다."

제품 이해를 돕는 각종 브로슈어
오 약사가 다양한 제품을 갖추는 데 욕심을 내는 이유가 있다. '환자가 원하는 걸 해줄 수 있는 약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거 대신 이걸 써보라'고 말하지 않고 '갖다 놓겠다'고 약속한다.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직거래를 유지하는 제약사만 30곳이 넘는다.

제품 종류가 많다보니 제품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 그러면서도 오 약사는 약국 규모에 비해 제품 수에 있어 시쳇말로 '역대급'이라 자신한다.

"환자가 원하는 건 이유가 있다고 봐요. 대신 판매하며 설명을 합니다. 제품 간 차이도 말씀드리고요. 오픈매대는 기본적으로 환자에게 제품 선택권이 있는 형식이니, 선택권을 더 넓혀 주는 것도 약국 역할이라고 봅니다."

상담을 위한 환자 건강상태 체크리스트
비수기엔 상담 치중…"상담에 더 많은 시간을"

제약사와 근무약사 경험을 통해 오보라 약사가 생각한 것은 상담과 매약의 중요성이었다. 혼자 근무하다 보니 조제와 복약지도에 밀려 더 많은 상담을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우선은 약국 비수기로 불리는 여름이라도 상담에 치중하자고 마음 먹었다.

"우선은 7,8월 약국이 한산할 때 상담을 더 하려고 합니다. 당장 상황이 안되면 환자에게 건강상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달라 하고 차후에 전화나 재방문 시 상담을 해요. 카드를 작성해달라 하면 거부하는 환자가 거의 없더라고요."

오보라 약사
지금의 상담이 곧장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 환자가 100% 단골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장기적으로 약사 자신과 약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약사가 더 공부를 해 환자와 상담하는 사이 약사 스스로 실력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두 번 약국을 일찍 마치는 날은 강의를 나가고 강의를 듣습니다. 상담카드를 보면 저도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다른 약사에게 문의해 공부하고 알려드려요. 약국 사정이 더 나아지면 함께 일할 약사를 구해 저는 상담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좋은 상담 내용에, 좋은 제품을 권하는 좋은 약국. 제가 생각하는 '행복을 드리는 약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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