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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팀장 출신 이 약사 약국 '남달라'

  • 김지은
  • 2015-10-10 06:14:59
  • |이·약·궁|매출분석·제품별 셀링포인트…POP 제작에도 도움

[25]경기 의정부 중앙약국

이석진 약사
국내 상위 제약사에서 잘 나가던 마케팅 팀장이 약국장으로 변신했다.

2년3개월 전 경기도 의정부에 이마트가 처음 들어올 당시 이석진 약사(39·중앙대 약대)는 약국 입점을 지원했다. 마트 특성상 점포 입점 희망자들에게는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 형식의 계획서를 제출하고, 면접도 봤다.

"제약사 영업, 마케팅 팀장 출신이시네요" 아직도 생생한게 자신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던 면접관의 얼굴이다. 그길로 무난히 마트 약국에 입점한 그는 올해로 2년 넘게 이마트 중앙약국 약국장으로서의 새 삶을 살고 있다.

약대 졸업 후 7년이 넘게 한독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던 이 약사는 당시 한독의 대표 품목인 아마릴 관련 팀의 팀장 자리까지 올랐다. 약사 출신으로 마케팅 팀장까지 오르는 게 흔하지는 않은 일이었다.

그런 그가 돌연 회사 생활을 접고 개국 약사로서 삶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안타까워하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약국을 운영하는 2년 3개월, 그는 회사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해오며 쌓아온 내공을 약국에 고스란히 반영하며 두 번째 약사의 삶을 새로 써내려 가고 있다.

"노력하는 만큼 즉각 반응이 오고, 결과에 반영돼 행복하다"는 마케팅 팀장 출신 약국장의 2년 3개월 약국 경영 노하우를 따라가 봤다.

엑셀 정리 생활화…매출 분석은 기본 중 기본

이 약사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매출의 꼼꼼한 분석, 근거 중심 약국 운영이다. 자료와 근거에 답이 있는 것처럼 지난 2년간 쌓인 자료를 경영에 반영했는데 요즘 성과가 내기 시작했다.

그의 무기는 하루하루 정리하는 엑셀 파일. 회사에서 근무할 때는 자체 프로그램으로 매출 관리와 분석을 진행했지만 약국에 와서는 엑셀로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축소해 대입하고 있다.

소아과 환자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어린이, 여성 관련 제품을 전진 배치하고 POP도 그에 맞춰 제작하고 있다.
하루하루 판매된 제품과 지출, 수익을 분석해 놓으니 연차가 쌓이면서 계절별로 잘 나가는 품목이나 진열 방법에 따른 매출 변화 파악과 분석이 가능해졌다.

개국 전 근무약사 시절, 일부러 POS를 사용하는 약국에 취업한 것도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매출 추이 변화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선 POS 사용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 1년은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 때 정리해 놓은 자료가 2년간 쌓이니 자산이 되더라고요. 월별, 또는 계절별로 제품을 진열하거나 예상 지출, 기대 수익 등을 파악하는 데 기본 참고자료가 되죠. 7년 넘게 회사에서 한 게 그 일이다보니 조금 더 수월한 부분이 있겠죠."

동료도 탐내는 수제 POP…제약사 홍보물 재가공도

이 약사의 진가가 발휘되는 곳은 POP다. 직접 만드는 POP엔 그가 영업, 마케팅을 해 왔던 그간 경력과 연륜이 묻어난다. 동료 약사들도 탐을 내 직접 만들어 선물할 정도다.

제품 별로 셀링포인트를 잡고 그에 맞는 이미지를 입혀 약국에서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이 POP를 제작한다. 주변에선 부러워하지만 회사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던 7년간 숱하게 해왔던 일이라 그에게는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작업이다.

이석진 약사는 약국에서 틈틈이 POP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제작하는 POP는 시기별로 유행하는 질환과 관련한 정보를 담은 내용이나 약국에서 약사와 상담하면 좋을만한 건강관련 제품 등을 위주로 제작하고 있다. 회사에서 해 왔던 대로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깔끔하게 제작하다 보니 결과물은 여느 제약사가 제작한 POP 못지 않다.

또 하나 이 약사의 POP 활용 기법 중 하나는 재가공. 그는 제약사에서 제공하는 홍보물이나 POP는 어느 하나도 허투루보지 않는다. 제품이 너무 부각돼 환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제품 보다는 설명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오리고 붙여 가공해 활용하고 있다. "셀링포인트에 주목"…약 선택부터 진열까지

영업, 마케팅 경력에 맞게 제품 별로 그만에 셀링포인트를 갖고 환자와 상담에 임하고 있다.
이 약사의 머릿 속에 수십, 수백가지 셀링포인트가 가득하다. 약국에 들여놓을 제품을 선택할 때부터 그 제품만의 셀링포인트를 머릿 속에 그려놓는다.

이렇다보니 제품 선택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자신있게 판매할 수 있을 만한 제품을 선택해야 그의 포인트에 맞춰 자신있게 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고집 때문에 가끔 "팔고 싶은 것만 판매하냐"는 환자의 볼멘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좋은 제품은 얼마든지 있고, 그 제품을 환자에게 권하는 게 약사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품별로 셀링포인트와 마인드맵을 갖고 있다보니 제품의 진열과 배치, 상담, 판매 과정에서 일괄되게 마케팅이 가능한 것 같아요. 항상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데 회사에 다닐때도 지금 약국을 운영하면서도 그 부분을 실현해가고 있는 것 같아 즐거워요. 회사에 비해 바로 환자의 반응이 오고 매출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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