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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미만 입원비 면제법은 사보험 억제"

  • 최은택
  • 2016-08-16 06:14:52
  • 인터뷰 | 국회 보건복지위 윤소하 의원(정의당)

"목포 의대유치 20년 넘는 지역 숙원사업"

이른바 '진보정치판'에서 그가 우연히, 또 처음 보건복지분야 '맛'을 본 건 16년 전 학교무상급식 운동을 했을 때였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보통명사로서 '어머니'라고 했다.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국민을 보살피고 헌신과 희생을 다하는 게 보건과 복지분야에서 국가와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가 국회의원이 돼 처음 발의한 법률안이 바로 '어린이 병원비 걱정제로법'이었다.

그는 '국민 삶의 현장을 정치로 이어내는 것', 그 목소리를 의제화하고 법제화하는 게 국회의원의 역할이라고 했다. 결코 '정치가 여의도 안에 갇혀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20대 국회에 처음 금배지를 단 정의당 초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윤소하(56) 의원의 이야기다.

윤 의원은 의료계가 우려하고 있는 목포대 의대 유치 공약에 대해 "전국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이 전라남도이고 바로 목포다. 20년 넘은 지역 숙원사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국회의원이 돼서 갑자가 던진 정치적 수사쯤으로 여기지 말라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만15세 미만 입원진료비 면제법(건보법개정안)은 "사보험(실손보험) 억제법"이기도 하다고 했다.

예상되는 부분이지만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법, 화상투약기법 등 일련의 의료영리화와 관련 정책과 입법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의원은 "보건의료인이 더 낮은 곳에서, 더 취약한 곳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환자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의견은 기꺼이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윤 의원과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일문일답

-늦었지만 국회 입성 축하드린다. 간단한 이력과 소감 한 말씀

=1985년 대학에서 제적돼 30년 넘게 시민사회운동을 해왔다. 광주 5.18 항쟁에 대한 부채의식이 컸다. 주요하게는 광주전남진보연대에서 활동했다. 개인적으로는 2010년에 보건복지와 인연을 맺을 계기가 있었다. 바로 학교무상급식 운동이었다. 당시 목포에서 학교무상급식운동본부를 만들어 주민 조례발의 서명과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전국에서 최초로 목포시의회에서 무상급식 조례를 제정하는 성과를 냈다.

목포에서 두 차례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적도 있다. 그 지역 뿐 아닌 정치 거물인 박지원 의원과 두 번 겨뤘다. 두 번째 도전에서는 17% 이상 지지를 얻었다.

이제 두 달 밖에 안돼서 현실정치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정치는 여의도 안에 갇혀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국민 삶의 현장을 정치로 이어내는 것, 그 목소리를 의제화, 법제화하는 게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소수당이어서 어려움이 있지만 역설적으로 할 일이 더 많다.

-20대 전반기 초기인데도 쟁점법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말 그대로 보건복지 위원 중 '핫' 한 의원 중 한 사람이다. 보건복지분야에 남다른 철학과 소신이 있는건가

='핫' 하다는 건 그만큼 국민적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부응하는 게 국회 보건복지위원의 역할이고 일이다. 보건복지 분야는 당사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 기술적이거나 기능적으로 들여다볼 사안이 아니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을 꼽으라면 저는 어머니, 모든 사람들의 어머니라고 이야기한다. 어머니는 공동체가 잘 돌아가도록 이끌어가는 살림꾼이다. 또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마음 아파하고 희생한다. 국가가 어머니와 같은 자세로 다가서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복지부가 이런 일을 해야 한다.

-만 15세 이하 입원병원비 무상의료법부터 이야기 해보자. 발의배경은

=어린이 병원비 걱정제로법으로 제1호 법안이다. 국가가 최소한 만 15세까지는 병원비를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아이가 아프면 가족 모두가 아프다. 이것이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비용문제를 얘기하는데 거대담론이 아니고 어린아이를 국가가 책임지고 건강히 성장시키자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의료비,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고령사회의 밑돌을 놓는 것이다.

국제아동권리협약을 보면 제1의 가치, 첫 번째 의제가 생존권이다. 바로 건강 문제다. 미래세대를 건강하게 잘 키우는 건 한국사회의 역동성을 확보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저출산 해결은 이런 문제와 같이 가야한다.

-비용문제는 해결 가능한가

=최근 몇 년치 비용을 평균적으로 산출했더니 5431억원 규모였다. 우리 추계상으로는 건강보험에서 부담해야 할 추가 재정은 2017년 5341억원, 2018년 5431억원, 2019년 5533억원 정도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그러면 건강보험으로 혜택을 받는 건 권리의 문제다. 현재 건보재정이 17조원 흑자인데, 이 재정을 조금만 쓰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더 의미있는 일이다.

-참여정부 시절 6세 미만 본인부담면제제도를 도입했다가 후퇴했던 경험이 반대논리가 되고 있다

=당시 의료비가 39.2% 급증했다고 하는데 실제 수치는 11.62%였다. 신생아 진료비용을 포함시켜서 수치가 너무 크게 나왔다. 포퓰리즘으로 왜곡된 이유다. 이런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한다.

-도덕적 해이 가능성은

=일정부분 의료이용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 이 자체를 도덕적 해이라고 단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 오히려 입원하고 싶어도 진료비 부담이나 간병문제 때문에 아이가 아파도 제대로 입원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 도덕적 해이보다는 실손보험 문제가 더 크다.

실손보험으로 다 보상을 받는다고 불필요한 입원이 늘던가. 건강보험의 책임성이 강화되면 사보험을 제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가 책임지면 사보험 억제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목포 공공의료발전 3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중 목포대 의과대학 유치 주장이 논란 중 하나다. 왜 목포여야 하는가

=목포대 의대 유치는 국회의원이 되면서 제안한 게 아니다. 최소 20년 이상된 지역에서는 숙원과제다. 1997년, 당시 서른 여섯에 제가 목포대 총동문회 경선에 나섰다. 나이도 나이지만 시민운동하는 제가 돈이 어디 있었겠나. 그 때 의대유치 문제를 전면에 걸었고 당선됐다. 그로부터 2년동안 지역 범시민운동으로 1만명 이상 서명을 받아 국회와 교육부를 찾아다녔다. '국민의 정부' 때 솔직히 좀 기대했는데, 정치적 역풍을 우려했던 탓인 지 그렇게 되지 못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대학병원과 의대가 없는 지역이 전남(화순전남대는 분원)이다. 그런데 1인당 진료비는 전국 1위이다. 전국 평균이 124만원인데 전남은 164만원을 쓴다. 서울은 111만원이다. 반면 수명은 전국 평균 82.4세인데 전남은 77.5세로 낮다.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의료질 수준에서도 전남은 49점으로 전국 최하위다. 65세 이상 인구가 21%가 넘어 이미 초고령 상황에 진입했다. 안 좋은 수치는 다 1위고, 좋은 건 다 꼴찌다. 닥터헬기를 띄워도 3차의료기관이 없어서 도시로 가다가 사망한다. 이렇게 전국에서 의료환경이 가장 취약한 목포에 의과대학, 3차의료기관이 설립돼야 한다는 건 지역주민의 숙원일 수 밖에 없다.

-서남의대 사례에서 봤듯이 '미니의대'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관련 우려 충분히 듣고 있다. 서남의대의 경우 명지병원, 예수병원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실 서남의대 사태는 '미니' 측면도 있지만 사학비리 문제가 컸다.

목포대는 국립대여서 기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국립대 분원설치(전남대) 얘기도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책임의식을 담보하기 어렵다. 전남지역 오랜 숙원이고, 건강지표를 봐도 시급한 목포지역에, 목포대에 의대를 유치하는 게 책임성과 함께 의료분야 자기정합성을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보건의료대학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이정현 의원 의원 법률안이야말로 정치적 수사다. 순천지역에 왜 갑자기 의대가 필요한가. 오히려 여수산업단지에 병원이 필요하다. 화학공단이 밀집돼 있는 특징을 감안해 공공 산재전문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또 보건의료대학 설립은 의료취약지 의사를 양성하는 실질적인, 또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도 없다. 취약지 근무 의사를 따로 양성하자는 취지 자체가 본질을 우회하는 방식이다. 지역에 의료자원이 머물 수 있는 수단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발굴해 내야 한다. 장학제도와 같은.

-최근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도 발의했다. 입법 배경은

=의료인력 확충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다. 단순 통계상의 문제가 아니다.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야 의료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의사 인력 등을 보면 현재 OECD 평균의 절반이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간호사의 경우 면허자 10명 중 6명이 면허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간호사 대상 설문을 봤더니 응답자 중 38%가 가장 하고 싶은 게 잠자는 것이라고 했다. 얼마나 힘들고 피곤하면 그럴까. 그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간다. 보건의료인력을 확충하는 건 보건의료인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것이고, 복지의 문제다. 또 국민과 환자의 안전에 대한 선결과제다.

정의당은 이런 문제를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건강정책위원회를 설치했다. 또 미래내각인 국민건강복지부에서도 의제화하려고 한다.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법, 원격의료 등 이른바 의료영리화법안이 20대 들어 재추진되고 있다

=대단히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는 영역이다. 반대목소리를 시범사업으로 돌파하려고 한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지능적으로. 가령 도서벽지에 살고 있는 농어업인들은 어르신들이 많다. 이 분들에게 필요한 건 원격진료가 아니라 대면진료다. 원격의료보다는 보건지소나 보건의료원 하나를 더 만들어 주는 편이 낫다.

원격의료 뿐 아니라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법, 화상투약기법 등도 의료영리화로 가는 한 묶음이다. 모두 반대한다. -보건복지부가 경제부처에 너무 휘둘린다는 지적도 많다

=기획재정부가 예산 등 돈을 쥐고 복지부를 쥐락펴락하는 걸 못하도록 앞장서 싸울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적극적으로 복지부를 돕겠다. 복지부 업무는 국민 전체의 건강과 안전, 생명과 관련된 영역이다. 잘못된 행정은 바로 잡아야 하고, 그런 관행은 없애야 한다.

이제 복지분야서 대놓고 포퓰리즘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정부조직도 거기에 맞게 지위와 역할을 부여하는 게 맞다. 필요하다면 복수차관 등도 검토해 볼만하다.

-끝으로 의약전문언론 독자인 의약계 종사자들에게 한 말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맞닿은 일을 하는 분들이다. 항상 책임과 사명을 갖고 노력해주셨으면 한다. 직역간 갈등도 적지 않은 데 정부가 환자와 국민입장에서 해법을 찾아주길 바란다.

무엇보다 보건의료인이 더 낮은 곳, 더 취약한 곳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과 시선, 발걸음을 내딛었으면 좋겠다. 저도 환자와 국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의견이 있다면 기꺼이 경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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