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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곳 실현"…층약국의 상담 전문경영 도전

  • 김지은
  • 2020-11-02 16:49:33
  • [주목! 이약국] 서울 송파 이층약국
  • 한 약국서 10여년 근무 경력 쌓아 상담 약국 첫 개국
  • 임대료·조제 건수 적은 특징 살려 층약국에 개국해
  • 한달여 만에 단골고객 늘어…처방조제 오히려 늘어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여기 혹시 약국 맞나요?”

“약국도 약사님도 너무 깔끔하고 잘 돼 있어서 순간 약국 아닌가 싶었네요.”

문 앞에서 멈칫하거나 간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고객의 모습은 보통의 풍경 중 하나다. 깔끔하고 세련된 내, 외관부터 잔잔히 흐르는 클래식 음악까지. 언뜻 보면 카페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한달여 전 김지연 약사(43·덕성여대)가 첫 개국한 서울 문정동의 이층약국이다.

이 약국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약국 이름 그대로 대형 오피스 상가 2층에 위치한 층약국이라는 점이다. 흔히 층약국이라하면 같은 층의 처방 조제가 많은 병·의원 인근에 위치해 조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지만, 이 약국은 당당히 상담 전문 약국을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약사의 의지는 약국 주변만 둘러봐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약국과 같은 층에는 치과와 정형외과가 위치해 있어 기본적으로 처방 조제 건수 보장은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김 약사는 왜 굳이 층약국을 선택했을까. 김 약사는 무엇보다 임대료 절감이 컸다고 말한다. 조제 건수가 보장된 약국은 그렇다 치고 매약, 상담을 전문으로 하려면 흔히 유동인구가 보장된 상가 1층 약국을 생각하지만 그만큼 임대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은 현실이다.

김 약사는 높은 제반 비용에 따른 부담을 떨치면서 여유 있게 환자와 상담하며 약국을 운영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는 층약국을 선택한 것이다.

“첫 개국인 만큼 그간 제가 하고 싶었던 약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에 약국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봤고요. 임대료나 인건비 등 부담에서 벗어나 우리 약국만의 단골 상담 환자를 늘려가며 내가 하고 싶은, 고객이 방문하고 싶은 약국을 계획했죠. 한달 정도 지났지만 그런 제 바람이 조금씩 맞아떨어져 가고 있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어요.”

약사 스터디·한 약국서 10년 근무 경력, 자신감 원천

김 약사가 처방건수가 보장된 약국을 벗어나 상담 약국을 운영하겠다고 결심한 데는 8년 넘게 함께하고 있는 약사 모임과 한 약국서 10년 넘게 일하며 쌓아온 경력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약대를 졸업하고 대형 문전약국에서 1년여간 일하는 동안 그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올만큼 힘든 시간을 겪었다. 약국에서는 쉴 새 없이 조제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가정에서는 육아까지 병행해야 하는 생활에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제에만 매몰되다 보니 자신이 감기약을 찾는 환자에게도 제대로 된 상담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그래서 문전약국을 나와 단골 환자가 주를 이루는 지역 약국에 취업했다. 약국장이 30년 이상 한 자리에서 운영하던 곳이었던 만큼 지역 주민들은 약사를 믿고 약국을 찾는 모습이었다.

그 약국에서 10년 넘게 근무약사로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곧 김 약사에게는 약사로서 소중한 자산이 됐다.

하지만 조제에만 집중하다 매약, 상담 위주 약국에 취업하고 초반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그러다 우연히 약사들이 의기투합해 운영 중인 약사와 건강을 알게 됐고, 회원 약사들과의 밴드, SNS를 통해 꾸준히 스터디를 한 것이 그에게는 자신감을 얻는 자양분이 됐다.

“선배 약국장님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임상적 경험을 쌓았다면 약사와 건강을 통해 만난 수많은 약사님들을 통해선 학술적 지식을 얻게 됐어요. 무엇보다 동료 약사님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환자에 바로 적용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단 게 가장 큰 장점이었고요. 제가 상담 약국을, 그것도 상가 2층에 내겠다고 결심한 용기도 모두 그 덕이었죠.”

“약국서 힐링했으면”…피아노가 있는 약국 풍경

이층약국 한 켠에는 피아노와 각종 클래식 CD가 놓여져 있다. 김 약사가 약국 문을 닫은 후 연주할 때도 있지만 간혹 약국을 방문한 환자가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한다.

약국에 설치된 피아노. 김 약사는 피아노도 직접 연주한다.
약국 인테리어도 여느 약국들과는 차이가 크다. 진열을 최소화하는 대신 강조하고자 하는 진열장은 디자인은 물론이고 조명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진열하는 제품도 최소화 해 제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했다.

여타 약국에 비해 유동고객에 의한 매약 건수가 많지 않다보니 주문량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있다. 오피스 상가에 있다보니 직장인들의 방문이 많은데 제품이 없는 경우 고객에 양해를 구해 바로 주문하고 퇴근할 때 찾아갈 수 있도록 하면 예상보다 반응이 괜찮다는게 약사의 말이다.

김지연 약사
최소 주문량을 유지하다 보니 재고나 반품에 따른 고민을 할 필요 없고, 약국 여기저기 제품을 쌓아놓을 걱정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김 약사는 무엇보다 첫 약국을 개국하며 약사가 일하기 싶고 편안한 곳, 방문한 고객도 여유 있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곳 꿈꿨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김 약사는 한달 여를 일하며 느낀 점이나 환자들의 반응을 볼 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단골 고객이 늘면서 예상보다 처방 조제도 어느 정도 유지되는 편이에요. 예상과 달리 처방과 매약 매출 비중이 50대 50이 나오고 있고요. 단골 고객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는 상담을 통한 매출이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큰 욕심을 버리니 오히려 제가 꿈꾸던 약국을 실현해가는데 한발짝 다가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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