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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년째 단 한 곳인 건보공단 직영병원
데일리팜 2020-08-10 06:10:29



[칼럼] 20년째 단 한 곳인 건보공단 직영병원
데일리팜 2020-08-10 06:10:29
백영범(건강보험일산병원노동조합 위원장)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이 극한 어려움에 몰리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 조그만 매출에도 영향을 받는 업체들은 여지없이 폐업으로 실직자를 쏟아낸다. 모든 지표가 하향선을 그리고 있다. 마스크에 가려 보이지 않더라도 거리에서 웃음 띤 얼굴을 좀처럼 보기 어렵다. 국민들이 집단 우울증에 빠져도 그리 이상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러한 때에 유일하게 상한선을 그리는 수치가 있다. 국민건강보험이다. 참으로 독보적이다. KBS와 서울대학교 공동조사에서 만족도가 87.7%였다. 전경련 조사에서는 사회부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의 거친 파고에서 국민건강보험은 국민들에게 위안을 안겨주고 있다. 코로나19의 진단과 치료에서 국민들은 한 푼의 비용도 치르지 않는, 완벽한 무상의료 체험에 대한 강렬한 인상에 힘입은 바 클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여기까지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어두운 그늘에 가려진 치부를 눈여겨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다고 해서 그것이 덮여지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지방의료원 등의 헌신적인 역할이 있었다. 코로나19 치료의 대부분을 이러한 공공병원에서 수행했다. 만일 초기대응에서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의료체계붕괴로 인한 걷잡을 수 없는 사태는 이들 나라보다 훨씬 심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제2의 대유행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의 공공병상 수는 OECD 평균의 60%에 한창 못 미치는 5%대이다. 공공병원 확충을 약속했던 정부의 실행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안타까운 시간들이 그냥 흐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법은 제도의 관리·운영 주체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보험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국민 모두를 가입자로 둔 공단은 직영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20년째 단 한 곳만을!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은 2000년 개원한 유일의 보험자병원이다. 적정진료를 하고 이를 통해 축적된 원가자료를 분석하여 건강보험수가의 적정성, 경영수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그 취지를 살려 개원 시부터 4인실을 기준병실로 운영하고 있다. 비급여 재료와 치료를 최소화하여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어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어느 병원보다 높다. 표준진료지침 개발, 신포괄지불제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등 정부의 각종 시범사업도 도맡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음압병상 운영, 의료인력 파견, 외부 진료소 운영 등으로 적지 않게 기여했다.

이러한 성과로 보험자병원의 추가건립은 국정감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되었고 수차례 연구용역도 진행되었다. 진주의료원과 부산침례병원 폐원 시에도 국회 토론회, 노동시민사회단체, 언론에서 공공의료 강화와 병원 정상화를 위해 보험자가 직접 인수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높았다. 전국적으로 10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 7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비교해서 가입자가 모든 국민이고 연간 보험료 60조원을 관리하는 건보공단이 단 한 곳만의 직영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이상하다.

수익성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이 떠나고 기피하는 지역과 지방자치단체의 무책임으로 방치된 의료취약지역에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그 곳의 가입자를 위한 보험자의 책무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0개와 7개의 직영병원을 각각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비해 단 한 개의 직영병원을 두고 있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공공병원 확충의 절실함에 대해 정치권과 국민들의 요구가 어느 때 보다 높고, 이에 대한 가장 현실적 대안이자 확고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공단은 직영병원 추가설립에 한 치 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20년째 이렇다면 언제까지 바깥 탓만 할 것인가. 더 이상의 구구한 변명은 엄중한 현실에 대한 외면이자 책임회피일 뿐이다.   * 전문가 칼럼은 데일리팜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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