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미국 무균조제 전문약사 합격 비결이요?"
- 김민건
- 2019-12-23 2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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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서정남 칠곡경북대병원 약사
- 전세계 무균조제 전문가 423명 중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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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최초'의 타이틀을 2개나 가지고 있다. 올해 미국약사협회가 처음으로 실시한 무균조제 분야 전문약사 자격시험(Board of Pharmacy Specialties, BPS)에 합격한 국내 첫 약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무균조제 BPS 자격증을 받은 약사는 423명으로 미국 외 지역에서 응시해 합격한 지원자는 단 11명에 불과했다. 지난 2016년에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미국 종양약료 전문약사와 국내 종양약료 전문약사 자격을 처음으로 획득하기도 했다.
데일리팜은 19일 서울 서초구 병원약사회 회관에서 국내 최초 미국 무균조제 전문약사를 취득한 서정남 약사를 만나 BPS 준비 과정 등 뒷얘기를 들었다.
그를 만나기전 가장 궁금했던 질문은 BPS 시험에 응시한 이유였다. 이 질문을 들은 그는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상 밖 대답이었다. 그는 "경구약과 달리 주사제는 혈관으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엄청나게 위험하며 그 때문에 가끔 악몽을 꾸기도 한다"며 "이런 부담감을 모든 약사들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 약사는 "내년 시험을 위해 연습삼아 친 것이 합격했다"며 주목을 받는 게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인터뷰를 통해 그가 평소에도 열심히 공부하던 약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조제실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주사제를 관리하고 사용해야 안전한 투약이 가능한지 계속 공부해야 한다"며 "조제실은 양압과 음압을 잘 유지해야 하는데 우리가 일반적 절차와 물품 관리를 평소에도 잘 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며 BPS에 응시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다음은 서 약사와의 일문일답.
▶BPS 공부를 시작한 이유와 합격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궁금하다.
"병원 내 무균조제는 시설과 장비가 중요하다. 우리 병원의 새로운 건물에 신규 조제실을 만들게 되면서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 교재를 구입해 조제실 벽은 어떤 재질이며 천장과 시설 구조물은 어떤지 공부하기 시작했다.
특히 항암로봇도 사야했는데 시설팀과 장비업체와 협의에서 내 의견을 반영하려면 자세한 업무 내용을 알아야 했다. 이 내용이 USP(미국약전)에 있다. 최근 USP797과 USP800이 새로 규정돼 이 기준을 맞춘 미국의 병원을 견학하면서 준비하게 됐다.
올해 실무 6년차를 맞았고 조제팀이 하루에 300건 가까이 항암주사제 등을 조제한다. 내가 잘 모르면 환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따로 봉사활동은 하지 않지만 환자를 위한 것은 제대로 공부하고 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균조제 시설을 설명해달라.
"미국 USP에서는 조제실이 분리만 된 곳은 카테고리1만 제조할 수 있고 카테고리2는 그 이상까지 쓸 수 있다는 절차가 있다. 카테고리2를 제조하려면 어느정도 시설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균실에서 영양제를 만들 때는 '인간' 자체가 약에 해롭다. 반대로 항암제는 약사에게 해롭기도 하다. 에어커튼 등으로 압력차를 만들어 외부와 격리해 약과 약사를 보호하는 것을 뜻한다.
이 외에도 어떤 식으로 손소독을 하고 보호장비를 입는지, 물품 소독을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조제장갑은 인체에 해롭지 않고 인증을 받았는지 등 균이 들어가지 않는 환경과 조제자의 작업 행동, 물품 관리를 모두 포함한다."
▶종양약료 전문가 자격증도 취득했다. 국내에서 미국 약사 전문자격을 취득하는 게 의미가 있나.
"종양약료는 학문적인 분야인 반면 이번에 취득한 것은 조제와 관련됐다. 2개를 모두 취득해야 이론과 실무를 갖추게 된다. 주사제는 환자의 혈액으로 바로 투약하는 만큼 무균조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항암제 뿐 아니라 일반 주사제 조제 규모도 엄청 크다. 집중치료실이나 암환자는 균에 민감해 무균조제를 중요하게 본다. 무균조제를 하려면 여기에 맞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병원이라고 해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내가 견학간 병원은 개정된 USP797과 800 규정을 적용한 뒤 언론과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받는 단계였다. 미국 내 다른 병원도 지은 지 오래된 만큼 앞으로 제조시설을 만들 때 참고하지 않을까 한다. 병원마다 사정이 다 달라 쉽지 않다. 국내 약대에서 주사 조제에 대해 많이 배우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먹는 약 중심이다보니 주사제는 비중이 작다. 그러다보니 병원약사끼리 만나면 무슨 물품을 쓰는지 열띤 토론을 펼치게 된다."
▶BPS 시험 영어 자체가 어렵다고 들었다.
"학술적 문장이라 단어만 알면 어렵지 않다. 나는 뛰어난 약사가 아니기에 개인 시간을 써서 공부했다. 평소 실무 업무를 하면서도 공부는 해왔다. 조제실 공기압은 얼마이고 공기 흐름은 어떻게 되는지, 헤파필터는 언제 교체하는지 실무를 하다보니 항상 책을 보고 공부를 해온 게 도움이 됐다.
오히려 전세계에 있는 사람이 지정된 기관에 가서 컴퓨터로 시험을 보는데 답은 아는데 컴퓨터로 입력을 못 할까봐 걱정했다.
▶전문약사제도 법제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다른 병원약사에게 BPS를 추천한다면?
"전문약사제도가 법제화 되면 약사들이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당직을 한 달에 6번 정도 한다. 업무를 하고 남은 주말에 공부와 개인 생활을 다 해야 했는데 업무적 책임감으로 해낸 것이다.
BPS에 합격하고 나니 내가 갈 수 있는 미국 병원 65개 명단과 연봉이 메일로 왔다. 연봉을 보니 국내와 차이가 많이 났다. 제도적으로 보상이 뒷받침 돼야 한다.
약대나 의대를 나왔다고 해서 실무에 완벽하게 아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공부하며 배워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 다만 약사들은 업무를 해야 하니 기본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어떠한 보상이 없어도 합격자가 많은 이유다. 환자에 대한 책임감이 많다."
▶앞으로 국내 무균조제 분야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나는 평범한 약사일 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다른 분에게 도움이 되고 모든 병원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내가 하는 업무를 잘하려고 하다보니 된 것일 뿐이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조건없이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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