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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약사 권리 깨우고 싶어"…184건 민원에 담긴 의미[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 결국 갖고 있는 권리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이 늘 안타까웠죠. 그래서 ‘잠자는 약사들의 권리를 깨워보자’는 마음으로 조력을 시작했습니다.” 법대를 졸업한 뒤 법무법인과 의약품 도매업체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온 김문관 서울시약사회 전문위원(54)은 현재 서울시약사회 사무국에서 회원 약국의 민원 상담, 법률 자문 등을 전담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이면서도 약국 현장을 이해하는 그의 이력은 최근 서울시약사회가 발간한 ‘2025 약국 민원상담 사례집’으로 집약됐다. 이 사례집에는 김 위원이 지난해 4월 서울시약사회 입사 이후 직접 접수하고 검토·조력한 184건의 회원 약국 민원이 담겼다. 단순 질의응답이 아니라, 사건의 사실관계 정리부터 법령 검토, 판례·행정해석 분석, 실무 대응 방안까지를 담은 보고서형 상담이 특징이다. 서울시약사회 차원에서 처음 발간된 민원 사례집이자 지부 단위에서는 최초 시도다. 김 위원은 “회원 약사 개인 또는 분회를 통한 민원이 접수되면 먼저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관련 법령을 의율한 뒤 판례와 행정해석, 약국 실무 의견을 종합한다”며 “지부 자문 법무법인 변호사들과 약사 출신인 이혜민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서울시약 법제이사)의 의견까지 거쳐 회원 약사에게 PDF 형태로 회신하고 있다. 말은 휘발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 피드백을 드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례집 머리말에 민법의 격언인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문장을 적었다. 부당한 처분이나 복잡한 분쟁 앞에서 회원 약사들이 법률 용어 때문에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알고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실무적인 ‘법률 방패’를 제공하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그의 생각은 현 김위학 집행부의 회무 철학과도 일치한다. “약사법 뿐 아니라 행정·민형사 이슈까지…행정조사 대응 최근 이슈로” 이번에 발간된 사례집을 보면 약사법 관련 사안이 약 60%로 가장 많지만 행정법(25%), 민·형사법(10%) 등으로 범위가 넓다. 김 위원은 최근 약국가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이슈로 약국 광고와 행정조사 대응을 꼽았다. 최근에는 약국 광고와 관련해 적법한 광고 행위와 호객 행위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고, 그에 따른 약국 간 갈등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 김 위원은 “요즘은 적법한 광고와 호객행위의 경계가 매우 모호하다”며 “다행히 국회에 약국광고심의위원회 설치 근거 법안이 제출돼 제도적 보완을 기대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행정 기관 등에서 약국에 현지조사를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중요한게 약사의 대응”이라며 “조사관이 방문했을 때 조사 목적이나 범위를 확인하지 않은 채 무비판적으로 협조하다 보면 약사가 정당한 방어권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무작정 조사관의 질문이나 확인서 사인 등에 응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조사 거부가 아닌 범위 내에서 조사의 적법성, 조사 범위, 제출 서류를 확인하는 것은 약사의 법령에 근거한 절차적 방어권이라는 것이 그의 김 위원의 설명이다. 사례집에는 현장에서 빈번히 마주치는 실무 이슈들도 다수 담겼다. 대표적인 것이 ‘도용된 처방전’과 ‘외국인 건강보험 체납’ 문제다. 김 위원은 “도용 처방전의 경우 약사가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책임이 면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외국인 보험료 체납 문제 역시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에 따른 급여 제한은 사후 통지가 원칙인 만큼 그 전까지 약국은 정당하게 조제료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원은 정책의 출발점…상담집, 단순 기록에 그치지 않을 것” 최근 약국가의 최대 이슈인 창고형약국 문제에 대해서도 약사들의 민원이 다수 접수되고 있는 만큼, 이번 민원상담집에도 관련 내용이 실렸다. 그는 우선 ‘창고형 약국’ 명칭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법적 쟁점을 짚었다. 특정 약국을 지칭하는 창고형 약국이라는 표현은 약사법 제20조 제2항(약국 명칭 사용) 또는 표시광고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이슈가 제기되고 민원이 들어오면서 다방면으로 법률 검토를 진행했다는 것. 김 위원은 “작년 5월부터 창고형 약국 관련 민원이 지부로도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약사법령상 약국의 명칭, 광고 등이 소비자 혼동 유발 표현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는 경우 시정명령을 내는데 이에 대한 최초의 사례인 만큼 관련 법률 검토를 해 지부 차원에서 관할 보건소와 복지부에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성남시의 시정명령 사례가 나오고 관련 법안도 발의 중이어서 개인적으로 작은 보람도 가졌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 일반 가게에서 ‘Pharma(파마)’라는 간판을 사용하는 경우들이 발견되는데 이는 약사법 제20조 제2항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약국이 아닌 곳에서 약국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명칭 사용은 직능 수호를 위해 엄격히 대응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번 사례집에 담긴 184건의 민원이 단순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김위학 회장님 말씀처럼 현장의 민원은 곧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이 사례집이 더 나은 입법 환경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또 “법령은 계속 바뀌는 만큼 이번 상담집을 나침반 삼되 중요한 사안은 반드시 추가적인 법률 자문을 받으시길 권한다”면서 “서울시약사회는 앞으로도 회원 약사들이 현장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2026-01-16 06:00:43김지은 기자 -
"쌓여가는 폐의약품서 아이디어"…30년차 약사, 앱 개발[데일리팜=김지은 기자]“폐의약품 문제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있게 나서지 않는 상황이 항상 안타까웠어요. 그것이 가져오는 사회적 낭비와 환경오염이 심각한대도 말이죠. 그래서 한번 직접 나서보자 결심했어요.” 경기도 일산에서 스타약국을 운영 중인 김창준 약사(56, 우석대)는 30여년 약국에서 근무하고, 또 약국을 운영하며 환자들이 가져와 쌓여가는 폐의약품이 항상 고민이었다. 김 약사에 따르면 약국에 환자들이 한달 평균 유효기한이 지나 가져오는 약이 평균 20kg 정도다. 분명 문제인데 정부도, 제약사도 누구 하나 책임있게 나서지 않는 문제를 바라보며 개국 약사로서 근본적으로 폐의약품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던 중 대학 때 독학으로 익혔던 코딩의 기억이 떠올랐다. 최근 AI가 활성화되면서 자주 활용을 했었는데 소싯적의 코딩 기억과 AI를 활용해 관련한 어플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전국민이 필요한 약을 제때 구매하고 사용한다면 원천적으로 폐의약품을 줄일 수 있는 동시에 개인의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보험재정 절감과 환경오염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재작년 9월 기획에 들어가 1년이 넘는 시간 개발에 매달린 끝에 상비약 유효기한 관리 어플 ‘내우약(내 손안에 우리집 약장)’이 탄생했다. 지난해 말 처음 출시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 올해 1월 정식 출시를 알리게 됐다. 김 약사가 개발한 ‘내우약’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불필요한 의약품 중복 구매 방지다. 많은 가정이 이미 보유한 약을 잊어버리고 같은 효능의 약을 반복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 약 포장이나 바코드 사진 촬영만으로 약 정보를 자동 등록하고 목록화해 사용자가 구매 전 현재 보유 상태를 즉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 유효기한이 3개월 정도 남으면 알림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과 더불어 통약으로 조제가 나가는 전문약의 경우 등록이 가능하다. 환자가 약을 제때 복용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약 소비를 줄여 폐의약품 자체를 줄인다는 취지다. “기존 환경 캠페인이 폐의약품의 올바른 폐기에 집중했다면, 이번 앱을 개발하면서는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어요. 보유한 약의 유효기한을 인지하면서 약이 상해서 버려지는 일을 막고 꼭 필요한 약만 갖추도록 하는 취지죠. 폐의약품이 토양, 수질 오염 주범으로 알고 있어요. 환경 오염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복약알림 기능도 추가했다. 사용자가 평소 주기적으로 복용해야 할 약을 등록해 놓으면 때에 맞춰 알람이 오도록 돼 있고, 앱 내에서 관련 의약품 정보나 건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김 약사는 이번 앱을 직접 기획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AI를 적극 활용해 신뢰도를 높였다. 전 국민이 사용 가능하도록 무료로 배포 중이며, 프리미엄 구독 기능도 추가해 놓았다. 구독자의 경우 가족끼리 공유가 가능해 가정에 보유한 약을 함께 인지하고, 고령자의 경우 자녀가 약 복용 등을 대신 확인할 수도 있게 된다. “AI OCR(광학문자판독) 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약 이름을 일일이 칠 필요 없이 사진 촬영이나 바코드 스캔만으로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 동료 약사님들과 약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김 약사는 약사는 약국 밖에서도 환자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내우약’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약국에서 드리는 1분의 복약 지도가 가정 내 24시간 안전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앱을 개발했습니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어플이 모든 가정의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아 건강과 경제, 그리고 환경까지 지키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합니다.” 현재 내우약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2026-01-15 06:22:07김지은 기자 -
월세 1억원도 황금알 낳는 거위?…서울 명동 약국가 호황[데일리팜=강혜경 기자]"자고 일어나면 약국이 개설될 정도예요." "건물주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약국을 들이고 싶어 하죠." 코로나19로 외국인 발길이 끊겼던 명동이 관광 메카 상권으로 되살아 나면서 약국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K-팝, K-드라마로 시작된 'K-열풍'이 K-컬처, K-푸드는 물론 K-뷰티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같은 영향으로 작년 한 해 명동에 신규로 개설된 약국만 11곳에 달합니다. 특히 하반기 들어 9곳이 문을 열면서 약국도 무한 경쟁에 접어 들었습니다. 신년에도 약국 1곳이 추가로 개설 허가를 받으면서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1억원을 호가하는 높은 월세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요지마다 약국이 들어서면서 관련 상권에서는 약국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건물주 등 사이에서도 약국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작년 한해 한국 찾은 외국인 관광객, 1870만명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70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기존 최고치였던 2019년 1750만명 보다도 많은 수치로, 산술적으로 1.68초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한 셈입니다. 작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K-관광, 세계를 품다'를 주제로 인천국제공항 1850만번째 입국 관광객을 환영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K-컬처가 세계를 흔들고 있는 지금 성장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관광의 깊이를 더해야 하는 만큼 정부는 2030년 목표인 방한 관광객 3000만명을 조기 달성하고, K-컬처 산업의 꽃을 피우는 선진 관광 국가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겼던 명동 약국가는 이같은 분위기에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발길까지 줄어들면서 경영난이 현실화됐기 때문입니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낮춰 주면서 일부 약국이 배려를 받기는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과 2021년은 말 그대로 '버티는 수' 밖에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급감했는데,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를 보면 방한 관광객수는 2019년 1750만명에서 2020년 251만명, 2021년 96만명으로 94.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2022년 319만명, 2023년 1103만명, 2024년 1636만명, 2025년 1870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치를 뛰어 넘었습니다. 지난해 개설된 명동약국, 11곳…하반기 9곳 줄이어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개설된 명동지역 약국은 1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9월과 11월, 12월 등 하반기 개설 약국만 9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인 현황을 보면 오아시스약국이 4월 개설 허가를 받았고, 올리브약국이 한 달 뒤인 5월 개설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어 명동레디영약국과 명동베리뉴약국이 9월 개설됐고, 명동백화점약국과 노바약국이 11월 문을 열었습니다. 12월에는 명동케이약국, 명동하나약국, 명동타운 레디영약국, 뉴스케치약국, 명동 친한 약국이 각각 영업에 돌입했습니다. 2024년 신규 개업 약국이 2곳, 2023년 신규 개업 약국이 3곳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신규 개업율이 역대 최고치"라면서 "정체됐던 명동지역이 신규 개설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눈여겨 볼 부분은 명동 약국의 대형화 입니다. 작년 9월을 기점으로 100평 이상 규모 대형 약국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데요, 1층부터 3층까지 3개 층에 걸쳐 개설 허가를 받는 약국도 하나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광판은 물론 상품설명태그, 택스리펀드, 환전 공간, 포토스팟 등 까지 구비된 약국이 줄지어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OTC 연고·크림부터 화장품까지 쇼핑공식은?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쇼핑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약국 소비건수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광공사는 "K-뷰티가 한국 방문의 핵심 소비로 자리 잡으면서 뷰티 소비 확산은 약국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외래객들이 더 이상 아플 때 쓰는 약을 사는 것이 아니라 피부, 영양관리 등 일상형 웰니스 제품을 찾으며 피부, 영양관리 관련 제품들에서 매출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역약국에 따르면 약국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과거 따이공(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 활약이 약국 매출의 주수입원이었다면, 최근에는 말 그대로 관광을 오는 관광객들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따이공이 선호하던 우황청심원, 텐텐츄정, 파스류, 홍삼류 등에서 OTC 연고·크림류, 화장품, 마스크팩 등으로 옮겨간 것도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명동에 개설된 대다수 약국들이 초입에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OTC 연고류와 크림류, 화장품류 등을 전면 배치하고 있습니다. 아예 'Best Picks for Tourists' 매대를 두는 게 보통이죠. 대표적인 OTC 품목이 리쥬비넥스, 노스카나, 애크논, 애크린, D-판테놀, 도미나크림입니다. 리쥬란, 리쥬올, VT리들샷 같은 화장품류 역시 Best Picks for Tourists 매대에 빠지지 않는 단골입니다. 명동지역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올리브영에서 색조 제품을 주로 구경하고 구매한다면, 약국에서는 즉각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제품들과 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비중이 높다"면서 "대부분이 구매 리스트를 작성해 오지만 외국어로 소통 가능한 직원들이 상주해 있어 현장에서 대응도 용이하다"고 전했습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강남 소재 약국 역시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4개 국어 설명서와 태그 등을 구비해 뒀다"며 "일일이 설명을 읽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아 내국인 대비 체류시간이 길다"고 말했습니다. 길게는 2시간에서 2시간 30분까지도 약국을 탐방한다는 것입니다. 약국 25곳 무한경쟁, 결과는? 명동이 관광메카로 다시 떠오르면서 올해도 신규 개설이 이따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올리브영 같은 H&B스토어도 웰니스 중심 숍을 별도로 기획해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즉, K-뷰티의 최대 접전지로 H&B 스토어와 약국이 경쟁을 벌이고, 'K-드럭스토어', 'K-약국'을 알릴 수 있는 계기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데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유럽이나 일본을 가서 약국을 방문해 필수 구매템을 구입하는 것처럼 한국 약국에서 사진을 찍고, 방문 후기를 남기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K-드럭스토어, K-약국을 홍보할 기회가 되고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거죠.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 약국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임대료와 보증금이 형성되면서 말그대로 '그들이 사는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민간 자본 침투, 대형약국의 소형약국 흡수 등은 물론 지역 내 약국 임대료·보증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죠. 현재 명동지역 약국은 25곳입니다. 무한경쟁에는 반드시 명과 암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2026-01-14 06:00:52강혜경 기자 -
'미국 FDA GRAS 등재'의 함정: 진짜를 가려내는 시각'미국 FDA GRAS 등재' 최근 해외 직구의 활성화와 다양한 신소재의 등장으로 건강기능식품, 식품 광고 및 브로슈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문구다. 소비자들은 이 문구를 보며 '미국 FDA가 승인했으니, 우리나라 식약처 승인보다 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막연히 신뢰한다. 하지만 약사들은 마케팅 문구 뒤에 숨겨진 규제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FDA로부터 GRAS 인증을 받은 것인가? 둘째, 미국에서 안전하다고 한국에서도 바로 쓸 수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의 식품(건강기능식품을 포괄한다) 규제 체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네거티브 시스템(Negative system)'에 가깝다. 위험하다고 금지된 것을 빼고는 원칙적으로 기업의 자율에 맡기되, 문제 발생 시 징벌적 손해배상 등 무거운 책임을 묻는 사후 관리 중심이다. 반면 한국은 '포지티브 시스템(Positive system)'이다. 식약처가 허락한 목록에 있는 것만 쓸 수 있는 엄격한 사전 허가제이다. 즉, 아무리 미국에서 안전한 원료라도 한국 법적 목록에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에서 GRAS 등급을 받았다 하더라도, 한국의 허가 목록에 등재되지 않았다면 국내에서는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는 무엇일까? GRAS는 의약품처럼 FDA가 효능과 안전성을 심사해 내리는 승인의 개념이 아니며, 엄밀히 말하면 규제 절차의 '면제'이다. 미국 연방 식품, 의약품 및 화장품법(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 FD&C Act)에 따르면, 식품에 첨가되는 모든 물질은 원칙적으로 FDA의 식품첨가물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소금, 식초, 설탕처럼 오랜 식생활 경험이 있거나 과학적 데이터가 충분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안전하다고 합의된 물질까지 일일이 승인을 받게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FDA는 '안전하다고 명백히 인식되니 굳이 사전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식품에 사용 가능하다.'고 예외 규정을 만든 것이 GRAS이다. GRAS를 획득하는 방식이 두가지인데, 여기서 결정적인 공신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1)Self-Affirmed GRAS (자체선언/자가결정형 GRAS) 원료 제조사가 고용한 전문가 패널이 '우리 원료는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자체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FDA에는 서류조차 제출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판매는 가능하지만, 객관적인 공신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이 제도를 '안전성 사각지대'로 규정하고 폐지 검토를 지시하기도 했다. 2)FDA Notified GRAS (FDA 확인) 제조사가 독성 시험 등 안전성 데이터를 FDA에 공식 제출하고, FDA가 이를 검토한 뒤 'No Question Letter(더 이상 안전성에 의문 없음)'을 발송한 경우다. 이 절차를 거친 원료가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GRAS라고 할 수 있다. FDA GRAS 인증 현황은 다음 링크(https://hfpappexternal.fda.gov/scripts/fdcc/index.cfm?set=GRASNotices)에서 확인할 수 있다. 'GRAS 등재(인증)'이라는 문구를 발견하면 반드시 확인해보자. 미국에서 GRAS를 받았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식품으로 판매하려면 우리나라 관련 규정을 따라야 한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유통되는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의 원료가 되려면, 다음 네 가지 법적 카테고리 중 하나에 반드시 속해야 한다. 1)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 식품공전의 [별표 1]에 등재된 원료로 쌀, 보리, 갈근, 대추, 인삼 등 섭취량이나 용도에 특별한 제한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등급의 원료들이다. 2)식품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료 식품공전의 [별표 2]에 해당하는 원료로 모창출, 복령 등 약리 효과가 강하거나 과량 섭취시 우려가 있어서 사용부위나 조건, 배합 비율 등의 제한을 두는 원료들이다. 3)식품첨가물 식품첨가물공전에 등재된 원료로 식품의 제조, 가공, 보존을 위해 보존, 감미, 착색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비타민C 및 비타민류, 미네랄 등이 여기에 속한다. 4)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신규 식품 원료를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자 할 때 업체가 안전성과 효능 등의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으면 등재 전까지 한시적으로 사용을 허가 받는 제도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들이 주로 이 과정을 거쳐 국내 식품원료 사용 승인을 받는다. 마케팅 문구의 '미국 FDA GRAS 등재'는 그저 해당 원료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로 봐야 하며, 그것이 '자체선언 GRAS(Self-Affirmed GRAS)'인지, 아니면 'FDA 통보(Notified)'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약국에서 해외 직구 제품을 문의하는 고객과의 상담에서는 우리나라 규정 맞게 식품원료로 등재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약사의 역할은 있어 보이는 수식어 속에 가려진 '규제 적합성(Regulatory Conformity)'을 검토하고 객관적으로 고객의 안전성을 확보해주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서로 다른 규제 시스템을 이해하고 수식어에 현혹되지 않고 두 측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고객의 신뢰는 올라가고 약국의 상담은 깊어질 수 있다. 참고문헌 1)HHS Secretary Kenndy directs FDA to explore rulemaking to eliminate pathway for companies to self-affirm food ingredients are safe.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HHS). press release, 2005 2)Substance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GRAS); final rule. (81 FR 54960), U.S. FDA. 2016 3)식품공전 별표 1.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목록,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5-56호. 4)식품공전 별표 2. 식품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목록,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5-56호. 5)식품첨가물공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5-76호. 6)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3-55호2026-01-13 12:07:41데일리팜 -
"옴짜라, 골수섬유증 고위험군에 효과…접근성 확대 필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세포 감소를 동반한 고위험군 골수섬유증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 옵션이 없다는 점에서 미충족 수요가 분명하다. 옴짜라는 이들 환자에게 필요한 옵션이다. 보험급여 적용이 필요하다." 이성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골수섬유증 환경의 미충족 수요와 신약 접근성 향상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골수섬유증은 만성 골수증식 종양에 속하는 희귀 혈액암으로 이 가운데 임상적 중증도가 가장 높은 질환이다. 만성 골수증식 종양은 염색체 이상 여부에 따라 여러 질환으로 구분되는데,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인 진성적혈구증가증과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은 비교적 완만한 경과를 보인다. 반면 이들 질환 환자의 약 20%는 시간이 지나면서 골수섬유증과 2차성 급성 백혈병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예후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이 질환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는 헤모글로빈 수치다. 골수섬유증은 혈액 공장인 골수가 점차 콜라겐이나 레티귤린과 같은 섬유화 물질로 대체되면서 정상적인 조혈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이에 혈액 세포 생산과 성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빈혈이 발생한다. 빈혈이 동반되면 환자의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지며 빈혈이 있는 골수섬유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3~4배가량 낮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빈혈 관리는 골수섬유증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목표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GSK의 '옴짜라(모멜로티닙)'는 빈혈이 있는 성인의 중간 위험군 또는 고위험군 골수섬유증(일차성 골수섬유증, 진성 적혈구증가증 후 골수섬유증 또는 본태성 혈소판증가증 후 골수섬유증)에 허가 받으며 치료 선택지를 넓혔다. 옴짜라는 기존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와 같은 JAK1, JAK2를 억제하는 동시에 ACVR1을 억제하는 독자적 기전을 통해 빈혈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헵시딘 과발현 억제를 통한 철 대사 정상화라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옴짜라의 등장으로 골수섬유증 치료 전략이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국내 수혈 의존성 골수섬유증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이 교수는 골수섬유증이 치료를 병행하면서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삶의 모든 역할을 제한받지 않도록 새로운 치료제들의 접근성 개선을 촉구했다. Q. 골수섬유증은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 혈액암이다. 질환 소개를 부탁드린다. 골수섬유증은 분자유전학적 이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으로 JAK2, CALR, MPL 변이가 대표적으로 확인된다. 빈도는 JAK2 변이가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CALR, MPL 변이 순서대로 확인된다. 변이 유형에 따라 예후 차이는 존재하는데 CALR 변이 환자는 상대적으로 예후가 양호한 반면 이른바 3중 음성 환자는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재 임상에서는 변이 유형에 따라 치료 전략을 달리 적용하지는 않는다. 이 질환은 증상이 뚜렷하고 환자의 삶이 질 저하가 크다. 환자의 위험군과 질환 단계에 따라 경과가 크게 달라진다. 기능성 질환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질환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치료법은 없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와 위험도를 평가해 시점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중간 위험군과 고위험군의 중앙 생존 기간이 2~3년에 불과한 반면, 초기 단계 환자는 7~8년 이상으로 비교적 장기간 유지되기도 한다. 다만 임상현장에서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상당수 환자가 진단 시점부터 이미 중간 이상 위험군에 해당한다. 특히 현저한 세포 증식이나 미성숙 세포인 아세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질환이 빠르게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Q. 현재 골수섬유증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골수섬유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조혈모세포 이식이다. 다만 골수섬유증은 주로 고령에서 발생하고 동반 질환을 함께 지닌 경우가 많아 이식 후 경과가 다른 급성 혈액암에 비해 좋지 못한 편이다. 따라서 환자의 연령, 전신 상태, 동반 질환, 활력도, 공여자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식 대상 환자를 매우 신중하게 선별한다. 이식이 어려운 환자에서는 비장 증대와 전신 증상 완화를 치료의 주요 목표로 삼는다. 이 과정에서 옴짜라, 룩소리티닙, 페드라티닙과 같은 JAK-STAT 경로 차단제가 사용되며, 각 약제는 효과와 특성에 차이가 있다. 환자마다 증상과 임상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환자에 맞춰 약제를 선택해 치료를 진행한다. 또 이식 전 공여자 확보와 전신 상태 개선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이 기간 동안 약물 치료는 환자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Q. 기존 골수섬유증 치료에 있어 미충족 수요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골수섬유증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물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룩소리티닙이 사실상 유일한 1차 치료였고 이후에는 페드라티닙이 사용됐다. 그러나 두 약제 모두 빈혈이 심하거나 혈소판 수치가 50,000/㎕ 미만인 환자에서는 사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빈혈은 환자의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수혈 의존성이 있는 환자는 한 달에 한두 팩 이상의 수혈을 반복적으로 필요로 하며 수혈을 위해 병원에서 4~5시간을 보내야 한다. 수혈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빈혈로 인한 전신 피로와 무력감으로 이동이 어려워지며, 수혈 직후 일시적으로 일상 기능이 회복됐다가 다시 악화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도중 이상반응이 발생하거나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약제 변경이 필요하지만, 그 대안이 제한적이라는 점 역시 임상현장에서 큰 어려움이었다. 이로 인해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나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임상 연구 참여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았다. Q.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9월 옴짜라가 국내 허가를 확보했다. 허가의 기반이 된 임상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옴짜라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빈혈 개선에 유리한 기전을 가지고 있어 그동안 미충족 수요가 가장 컸던 세포 감소를 동반한 골수섬유증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개발허〮가된 약제다. 임상적으로 중증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환자에서도 치료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으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실제로 빈혈 지표의 개선이 관찰되고 있다. SIMPLFY-1 연구는 룩소리티닙과의 직접 비교 연구로 비장 크기 감소 등 주요 평가 지표에서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또한 빈혈과 관련된 지표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 이후 빈혈 개선과 수혈 의존성 감소에 초점을 맞춘 MOMENTUM 연구로 이어지는 근거를 마련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임상시험 결과와 비교해 새롭게 우려될 만한 부작용은 제한적이었다. JAK 억제제 계열 약제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감염 관리 등에 주의는 필요하지만 혈액암을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익숙한 영역으로 임상현장에서 충분히 관리 가능한 범위로 판단된다. Q. 실제 옴짜라를 투여하셨을 때 기억에 남거나 변화가 두드러졌던 환자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국내 임상현장에서도 확대 접근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 EAP)를 통해 빈혈을 동반한 골수섬유증 환자에서 초기 치료 옵션 또는 기존 치료 이후의 후속 치료로 옴짜라를 활용한 경험이 축적되고 있다. 옴짜라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앞둔 환자에서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가교 역할로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진단 당시 헤모글로빈 수치가 8g/dL 미만으로 수혈 요구량이 높았던 환자에게 옴짜라 투여한 이후 수치가 11g/dL수준까지 회복된 사례가 있었다. 또 고령으로 이식이 어려워 장기간 질환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게도 옴짜라는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고려되고 있다. Q. 골수섬유증 환자의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골수섬유증은 환자 수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이지만, 임상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크다. 국내에서는 다수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안은 목소리가 크게 전달되지만, 소수의 중증 질환 환자들의 목소리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희귀난〮치질환일수록 새로운 치료제의 급여 인정이 쉽지 않다. 하지만 세포 감소를 동반한 고위험군 골수섬유증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 옵션이 없다는 점에서 미충족 수요가 분명하다. 또한 중간 위험군 환자 역시 질환의 임상적 특성이 변화할 수 있어 여러 치료 옵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옴짜라는 이러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 왔다. 급여가 적용된다면 반복적인 수혈로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던 환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가며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골수섬유증은 치료를 병행하면서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환자가 질환 그 자체로 삶의 모든 역할을 제한받지 않도록 치료 접근성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현재 일부 환자들은 확대 접근 프로그램이나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고려할 때 옴짜라가 보다 많은 환자에게 적절한 시점에 도입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2026-01-13 06:00:42손형민 기자 -
P-CAB 후발주자 맹추격...자큐보 구강붕해정 가세[데일리팜=정흥준 기자]올해 1월에는 산정대상 약제 34개, 신약 1개가 급여목록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달 P-CAB 후발주자인 자큐보(자스타프라잔시트르산염)가 구강붕해정으로 급여 라인업을 확대하며, 선두인 HK이노엔의 케이캡구강붕해정과 경쟁에 나선다. 또 재심사가 만료된 트루셋 후발약이 급여 진입을 하고 있고, 올해 재심사 만료를 앞둔 코대원에스는 경쟁에 대비해 위임형 제네릭으로 방벽을 쌓고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등 바이오시밀러가 맹추격 중인 아일리아는 새로운 용량을 등재하며 처방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구강붕해정20mg 급여 진입 제일약품과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P-CAB 구강붕해정이 이달 나란히 급여 진입했다. 선두인 HK이노엔의 ‘케이캡구강붕해정’에 이어 두 번째 구강붕해정 등재다. 온코닉의 자큐보구강붕해정20mg과 제일약품 큐제타스구강붕해정20mg이 상한금액 911원을 받았다. 케이캡구강붕해정은 연 1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제품이다. 후발 제약사들이 동일 제형으로 처방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점유율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P-CAB 계열 국산신약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도 ‘NSAIDs 유발 소화성 궤양 예방’에 적응증을 추가했다. 케이캡은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환급계약에서 환급률 조정만 하고, 상한금액은 지켜낸 바 있다. 하지만 후발 제약사들이 제형과 적응증 추가 등으로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에 올해 P-CAB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림제약, 로디엔셋정 급여...재심사 만료 트루셋정 공략 유한양행의 고혈압 3제 복합제 트루셋정의 첫 후발약인 한림제약의 로디엔셋정(텔미사르탄·에스암로디핀니코틴산염·클로르탈리돈) 3개 용량이 급여 진입했다. 작년 8월 트루셋정 재심사 만료로 후발약들이 잇달아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한림제약의 로디앤셋이 등재하며 본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로디앤셋은 트루셋정과 달리 에스암로디핀니코틴산염 성분이 들어간 자료제출의약품이다. 트루셋과 동일한 암로디핀 함유 후발약들도 많다. 첫 타자로 한림제약이 급여 등재에 나섰기 때문에 종근당, 제일약품, 대웅바이오 등이 잇달아 급여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트루셋정은 지난 12월 저용량을 등재하며 고혈압 초기환자를 비롯한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고 있다. 셀트리온 두 번째 합성의약품 '이달디핀정' 등재 셀트리온이 도네리온패취 후 두 번째 합성의약품으로 ARB+CCB 복합제인 이달디핀정(아질사르탄메독소밀칼륨,암로디핀베실산염)을 등재했다. 이달디핀정은 개량신약 복합제이자 혁신형제약기업 제품으로 68% 가산이 반영됐다. 상한액은 654원, 725원을 받았다. 이달디핀정은 ARB 계열 아질사르탄메독소밀칼륨 성분과 CCB 계열 암로디핀베실산염 성분이 결합된 복합제다. ARB+CCB 복합제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이 만성질환인 고혈압 치료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향후 합성의약품 품목 확대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달 대원제약이 이달디핀정에 대한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나이티드, 국내 첫 실로스타졸 복합제 '실로듀오서방정'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이달 실로스타졸 복합제인 ‘실로듀오서방정’을 등재하면서, 단일제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첫 실로스타졸+로수바스타틴 복합제인 실로듀오서방정200/20mg, 200/10mg은 두 성분을 병용하는 환자에게 대체 처방할 경우 보험 적용된다. 유나이티드가 지난 2015년 연구를 시작해 10년만인 지난 8월 허가를 받기까지 공을 들인 제품이다. 제네릭 경쟁이 심한 단일제 실로스탄CR(실로스타졸)을 독보적인 복합제 시장으로 일부 전환하며 점유율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코대원에스 위임형 제네릭 '코다나에스시럽' 대원제약의 자회사인 대원바이오텍이 이달 코대원에스시럽의 위임형 제네릭인 ‘코다나에스시럽’을 상한액 402원에 등재했다. 코대원에스시럽과 동일한 가격이다. 후발 제약사들이 호시탐탐 코대원에스시럽의 재심사 만료와 특허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방벽을 쌓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대원에스시럽의 재심사 기간은 올해 7월 14일까지다. 특허 재판에서 제네릭사들이 승소하게 된다면 하반기에 무더기 제네릭 출시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코대원에스시럽의 매출은 재작년 700억을 넘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특허 소송에 참여한 제약사만 20여곳. 대원제약과 대원바이오텍은 코대원에스시럽과 코다나에스시럽으로 다가오는 재심사 만료에 대비하는 모습이다.2026-01-12 06:00:54정흥준 기자 -
서울 강남 3대 역세권 성황...의원 평균 월 매출 1억원↑[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서울 강남구 내 논현, 강남, 역삼역 일대는 거대한 경제 소비 주체가 모인 서울 대표 상권으로 꼽힌다. 성형외과 메카답게 강남역, 논현역 인근에는 수백개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밀집해 있으며, 내국인은 물론이고 코로나로 주춤했던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흡수하며 이 지역 의원 경제도 살아나는 추세다. 이에 걸맞게 이 지역 의원들의 월평균 매출은 1억원을 크게 상회했고, 평균 결제단가도 수십만원에 달했다. 데일리팜이 9일 의원·약국 입지 및 상권 분석 지도 데일리팜맵을 통해 서울 강남구 내 핵심 비즈니스 상권으로 꼽히는 논현역·역삼역·삼성역 각 반경 500m 내 의원과 약국 운영 현황을 확인해 봤다. ◆논현역=논현역 반경 500m 내에는 총 127개 의원이 운영 중이었고, 이중 성형외과만 76곳에 달했다. 그 뒤로는 피부과 14곳, 비뇨기과 10곳, 안과·이비인후과 각 6곳, 내과 4곳, 정형외과 2곳, 가정의학과 1곳 순이었다. 이 지역 의원의 월평균 매출은 1억6968만원, 중간값은 7616만원이며, 최근 3개월 기준 월평균 결제 건수는 393건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결제단가는 45만5650원이었다. 의원의 평균 운영연수는 7.8년이며, 3년 이상 업력을 가진 의원 비중은 73.2%로 서울특별시 평균 대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의 고객 비중은 30대 여성이 18.4%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 지역 약국은 30곳으로 월평균 매출은 6269만원, 중간값은 4206만원이었다. 최근 3개월 월평균 결제건수는 1914건으로 서울시 평균 대비 낮았지만, 결제단가는 3만4193원으로 서울시 평균 대비 높았다. 약국의 평균 운영연수는 10.5년이며, 3년 이상 업력을 가진 약국 비중은 76.7%로 서울시 평균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도 의원과 마찬가지로 30대 여성 고객 비중이 18%로 가장 높았다. 지역 특성상 의원, 약국 모두 유입고객이 60%대로 비중이 가장 컸고, 직장고객 20%대, 주거고객이 10%대를 차지했다. ◆강남역=강남역 역시 성형외과 메카답게 반경 500m 내 237개 의원 중 절반에 가까운 116곳이 성형외과였다. 피부과 52곳, 안과 25곳, 산부인과 18곳, 비뇨기과 11곳, 이비인후과 5곳, 정형외과 4곳, 내과 3곳, 가정의학과 2곳, 소아청소년과 1곳 순이었다. 강남역 주변 의원의 월평균 매출은 2억56만원, 중간값은 1억247만원이며, 최근 3개월 내 월평균 결제건수는 529건, 월평균 결제단가는 41만3974원이었다. 이 지역 의원의 평균 운영연수는 7.8년이고, 3년 이상 업력을 가진 병원 비중은 74.1%로 서울시 평균 대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역 역시 의원 고객 비중에서 30대 여성이 18.4%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이 14.3%, 20대 여성이 12.8%로 그 뒤를 이었다. 의원의 경우 유입고객이 75%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직장고객 17.9%, 주거고객 7.1%의 비중을 나타냈다. 지역 내 약국은 60곳이 운영 중이었고, 월평균 매출은 6672만원, 중간값은 5374만원으로 확인됐다. 약국의 월평균 결제건수는 2512건이었고, 결제단가는 2만7674원이었다. 약국의 평균 운영연수는 8.3년, 3년 이상 업력을 가진 약국 비중은 74.6%로 서울시 평균 대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약국 역시 30대 여성 고객 비중이 16.1%로 가장 높았다. 약국은 유입고객 비중이 64.1%, 직장고객 27.8%, 주거고객 8.1%의 비중을 보였다. ◆역삼역=역삼역 반경 500m 내에는 37곳의 의원이 운영 중이었고, 성형외과·피부과 각 8곳, 산부인과 7곳, 이비인후과 5곳, 정형외과 4곳, 안과·비뇨기과 각 2곳, 내과 1곳 순이었다. 이 지역 의원의 월평균 매출은 8883만원, 중간값은 3841만원이며 월평균 결제건수는 616건으로 서울시 평균 대비 낮았다. 반면 결제단가는 15만4387원으로 서울시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의 월평균 운영연수는 9.6년이며 3년 이상 업력을 가진 의원 비중은 77.8%로 서울시 평균 대비 낮았다. 고객 비중은 30대 여성이 22.9%로 가장 높았고, 시간대별 의원 이용 비중은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내 약국은 27곳이 운영 중이며 월평균 매출은 3900만원, 중간값은 2643만원이었다. 월평균 결제건수는 1966건, 결제단가는 1만9957원으로 결제건수, 단가 모두 서울시 평균 대비 낮았다. 약국을 이용하는 고객유형은 유입고객이 48.5%, 직장고객 42.1%, 주거고객 9.4% 순이었다. 한편 데일리팜맵은 이외에도 전국구 다빈도 일반약 판매가를 최저, 최고, 평균값 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약국 채용 정보와 매물 정보도 확인이 가능하다.2026-01-09 06:00:58김지은 기자 -
특허 소송 종료에도 끝나지 않은 약가 분쟁…펠루비 총력전[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대원제약의 ‘펠루비(펠루비프로펜)’ 약가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대법원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펠루비에 내려진 약가인하 처분이 4년 넘게 집행정지 상태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연 처방실적 600억원 이상인 펠루비는 대원제약의 핵심 제품 중 하나다. 대원제약 입장에선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통해 30%의 약가인하를 막는 것만으로 200억원 가까운 매출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 주도로 ‘약제비 환수·환급법’이 도입됐음에도 총력전에 나서는 배경으로 설명된다. 나아가 이번 분쟁은 단일 품목의 가격 문제를 넘어, 집행정지 제도의 남용을 통제하기 위해 헌법에서 보장된 소송의 권리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 다시 묻는 사례로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펠루비 약가 분쟁 대법원행…서울고법, 집행정지 신청 ‘일부 인용’ 결정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작년 말 대법원에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약제상한금액 조정처분 취소 상고장을 제출했다. 서울고등법원이 항소심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대법원 상고를 선택한 것이다. 동시에 서울고등법원에 펠루비 약가인하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서울고법은 이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복지부가 집행정지 사건에 대한 대법원 재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이 결정은 이달 1일 확정됐다. 이번 결정으로 펠루비정(정당 180원→125원), 펠루비서방정(304원→234원)으로 예정됐던 약가 인하의 집행은 미뤄졌다. 집행정지는 본안 소송과는 별개의 잠정적 조치로, 펠루비 약가의 최종 결론은 대법원 판단에 달려 있다. 펠루비는 2024년 기준 원외처방액이 622억원에 달하는 대원제약의 대표 제품이다. 약가 인하가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대원제약이 약가 방어에 총력전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 8월 이후 4년 넘게 약가 방어…특허소송 끝났지만 여전히 진행형 이번 분쟁의 출발점은 2021년 8월이다. 대원제약은 제네릭 출시를 계기로 내려진 약가 인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펠루비 특허를 둘러싼 소송이 주요 변수가 됐다. 대원제약은 기존에 제네릭사와 진행 중이던 특허소송의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으므로, 약가인하 처분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허분쟁은 제네릭사들이 펠루비 제제특허의 회피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네릭사들은 2021년 4월 1심에서 승리한 데 이어, 이듬해 9월엔 2심에서도 승소했다. 대원제약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상고를 기각하며 제네릭사의 손을 들어줬다. 작년 12월엔 특허침해금지 소송에서도 대법원이 제네릭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펠루비 특허분쟁이 마무리됐다. 약가 소송은 특허 분쟁과 맞물려 장기간 중단됐다. 그러나 작년 5월 특허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중단됐던 약가 소송이 재개됐고, 최근 항소심에선 1심에 이어 정부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특허소송이 마무리됐지만, 대원제약은 약가인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집행정지 신청까지 인용되면서 펠루비의 약가는 최초 행정소송 제기 이후 4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약제비 환수·환급법 도입 전 소송…소급 적용 대상선 제외 소송이 한창이던 지난 2023년 5월, 정부 주도로 마련된 ‘약제비 환수·환급법(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해 11월엔 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이 제도는 제약사의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으로 약가인하가 유예되더라도, 최종 판결에서 정부가 승소할 경우 그 기간 동안 지급된 약제비를 사후에 환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반대로 제약사가 승소하면 약가 인하로 지급되지 못한 약제비를 환급하도록 했다. 다만 펠루비 약가 소송은 이 법의 소급 적용 대상이 아니다. 대원제약이 대법원에 상고한 시점은 법 개정 이후지만, 2021년 제기된 행정소송의 연장선상에 있는 ‘동일 사건’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행정소송에선 행정 처분의 적법성을 처분 당시의 법령과 사실관계로 판단하는 게 원칙이다. 이후 절차가 상급심으로 이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법리 구조상 대원제약이 최종 패소하더라도 4년 넘는 소송 기간 동안 발생한 펠루비 관련 약제비에 대해 사후 환수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적법한 권리 행사’와 ‘집행정지 제도 남용’ 사이…제약업계에 다시 던져진 질문 이번 분쟁은 제약업계에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통한 약가 방어를 적법한 사법 권리 행사로 봐야 하는지, 집행정지 제도의 남용 사례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약제비 환수·환급법 도입 과정에서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 정부 측에선 제약사가 약가인하 처분을 늦추기 위해 집행정지 제도를 남용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특허소송과 약가소송이 병행되는 구조에선 분쟁이 쉽게 장기화하고,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적잖게 발생한다는 비판이다. 이런 비판은 약제비 환수·환급법 도입의 단초가 됐다. 반면 제약업계에선 이를 ‘꼼수’로 단정하기엔 어렵다는 반론도 꾸준히 제기된다.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은 법이 허용한 권리이며, 기업 입장에선 합법적 수단을 통해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선택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헌법에서 보장한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약가 인하는 기업의 수익 구조와 연구개발 투자, 고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최종 판단이 확정되기 전까지 기존 상태를 유지하려는 시도 자체를 문제 삼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나아가 설령 제약사가 집행정지 제도를 남용하더라도, 법에서 보장한 정당한 소송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미 환수·환급법이 시행 중인 상황에서 펠루비 약가 분쟁은 단일 품목의 가격 문제를 넘어, 집행정지 제도에 대한 통제와 소송권 보장 사이의 균형을 환기시키는 사례로 평가된다. 정부는 환수·환급법을 통해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려 했지만, 이 과정에서 소송권 제한의 범위를 둘러싼 또 다른 법적·헌법적 논쟁 가능성도 함께 남겼다.2026-01-08 06:00:57김진구 기자 -
왜 지금 회장 승진인가…오너 2·3세 전면 배치 이유[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국내 제약업계에서 오너 2·3세의 회장·부회장 승진 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연말·연초 정기 인사의 연장선이지만, 최근 흐름은 이전과 결이 다르다. 직함 변화 자체보다 그 이후에 설계되는 경영 구조가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직관적인 사례는 신신제약이다. 오너 2세 이병기(69) 대표이사는 부회장을 거치지 않고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8년 만이다. 기존 김한기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승진 자체보다 주목할 지점은 구조다. 실무를 직접 챙기던 대표 체제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의 상단을 다시 정리하는 성격이 짙다. 오너의 역할과 위치를 재설정한 인사에 가깝다. 일동제약도 비슷한 흐름에 놓여 있다. 창업주 3세 윤웅섭(59) 대표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고, 지주사 일동홀딩스 박대창 대표 역시 회장으로 올라섰다. 그룹 상단을 회장 체제로 정렬하며 의사결정 구조를 재정비했다. 다만 회장 승진이 곧 단독 체제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일동제약은 동시에 전문경영인 이재준 대표를 선임하며 윤웅섭·이재준 공동대표 체제를 가동했다. 전략과 방향은 회장이, 실행과 성과는 대표가 맡는 구도다. 한림제약 역시 2세 김정진 대표이사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형식상 최고 직함이지만, 이번 인사는 사업부와 관계사 임원 승진을 함께 묶으며 책임 경영을 강화한 성격이 짙다. 회장 승진이 권한 집중보다는 역할 분담과 연결된 사례로 읽힌다. 부회장 승진을 통해 승계 구도를 분명히 한 사례도 있다. 국제약품은 오너 3세 남태훈(46) 단독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단순한 직급 상승이 아니라, 최고운영책임자 역할을 겸하며 사업 전반과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는 위치다. 차기 경영 주체를 명확히 하면서 조직 내부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안국약품은 맥락이 분명한 사례다. 어진(62) 회장의 승진은 단발성 인사가 아니라, 사내이사 복귀와 각자대표 체제를 거쳐 이어진 단계적 지배구조 재편의 마무리다. 전략 의사결정의 중심은 오너에게 두고, 실행은 박인철 사장에게 맡기는 투톱 구조를 고정했다. 회장 승진은 구조 완성의 신호에 가깝다. 광동제약은 다른 선택을 했다. 2년 전 최성원(57) 회장 승진으로 승계 구도를 먼저 정리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경영 구조 재편에 무게를 실었다. 광동제약은 실적 부담이 누적되자 2세 최성원 단독 체제를 내려놓고 최성원·박상영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은 1조24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약 20% 줄었다. 최성원 대표가 전략과 신사업을 맡고, 박상영 대표가 경영총괄과 통제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부담을 나누는 선택이다. 이들 사례를 종합하면 최근 제약업계 인사는 ‘위계 강화’보다 ‘구조 조정’에 가깝다. 회장·부회장 승진은 명예는 물론 시스템 조정의 도구가 됐다. 누가 회장이 되었는지보다, 그 이후 어떤 분업 구조가 설계됐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업계는 최근 인사 흐름을 개별 기업의 선택이라기보다, 제약업 전반의 경영 환경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장 승진이 권한 집중이나 단독 체제 강화를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역할을 나누기 위한 출발점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신약 개발 장기화, 실적 변동성 확대, 규제·ESG 부담까지 겹치면서 한 사람이 전략과 실행을 동시에 책임지기 어려워진 게 공통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오너 2·3세를 상단에 명확히 세우되, 실행은 전문경영인이나 각자대표 체제로 분산하는 구조가 늘고 있다. 회장·부회장 승진 자체보다, 그 이후 어떤 분업 구조가 만들어지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2026-01-07 06:00:55이석준 기자 -
동일업종 개설 시 무효 특약에도 약사는 왜 패소했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임차 약사가 임대차계약 과정에서 작성한 특약을 내세우며 임대인을 상대로 임대차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약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최근 A약사 B임대인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해제 확인 청고 소송을 기각했다. A약사는 B씨와 체결한 임대차계약 해제에 따른 보증금 전액과 손해배상을 합한 2400만원을 청구했었다. A약사는 지난 2024년 B씨와 지역 한 건물 점포를 보증금 1000만원, 월 차임 135만원, 기간 2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건 점포 임대차계약 특약사항에는 ‘임대한 점포의 약국 개설 등록증이 나오기 전 다른 호실에서 먼저 약국개설 등록증이 나올 경우 본 계약은 무효로 하고 계약금 등 지급된 보증금은 전액 환불해 주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더불어 특약에는 ‘임대인은 건물 내 약국이 입점하면 추가로 동일업종이 불가하다는 것을 건물관리단을 통해 확인했음’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후 약사는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모두 지급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계약 체결 이후 사건의 약국 점포 바로 옆 점포에 약국이 들어서면서 입점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한 점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건물에는 추가 약국개설이 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A약사는 사실상 해당 점포에서 약국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 된 것. 약사 측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해 약국독점자리 확보 의무 불이행에 따른 계약 해제, 계약 당시 약국입점에 관한 분쟁사실에 대한 미고지에 따른 기망 및 약국독점자리라는 중요한 사항에 관한 착오에 따라 계약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약사는 임대인 측에 원상회복에 따른 보증금 1000만원과 더불어 손해배상으로 약국 운영을 위해 지출한 컨설팅 비용 700만원, 약국으로 운영하지 못하게 됨으로 인한 1개월 간의 영업손실 700만원을 합한 총 2400만원을 청구했다. 법원은 특약 기재사항을 바탕으로 해당 내용이 사건의 약국 점포를 독점자리로 확약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특약사항은 이 사건 건물 다른 호실에 약국이 먼저 입점된 경우 동일업종이 불가함을 전제로 다른 호실 약국개설 등록증이 먼저 나올 경우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무효로 함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해당 내용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 간 건물 내 약국독점자리로 확약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임대인 측이 옆 점포와의 문쟁 사실을 알게된 시점이 임대차계약 이후인 점을 제시하며 이 사실을 알고도 기망했다는 약사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위와 같은 분쟁이 있었다거나 피고가 이를 알고서도 원고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볼 자료는 없다”면서 “오히려 피고는 옆 점포의 약국개설 방해 행위를 알게 된 후 옆 점포를 상대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관련 내용을 원고에 알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쟁으로 약국운영이 지체됐다 해도 그에 따른 차임지급 의무를 면할 수 있지만 사건의 임대차계약을 해제할 사유로는 볼 수 없다”면서 “원고 측 주장은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2026-01-05 12:09:19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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