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비율에 약가 줄세우기…제약업계, '덜 깎는 우대' 비판
- 김진구 기자
- 2026-03-30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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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비율 전면 부상…가산 받으려면 기준 충족 필수
- 준혁신형 트랙 신설…약가 가산 대상 25곳 이상 전망
- “무늬만 가산” 비판…성과 대신 숫자 경쟁 유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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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 과정에서 약가 가산의 조건으로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혁신성을 주문했다. 혁신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다.
R&D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최대 4년간 신규 제네릭의 약가를 새 기준인 45%보다 5~15%포인트 높게 받을 수 있다. 기등재 제네릭에 대한 약가 조정 때도 2~4%포인트 높게 적용받는다. R&D 비율이 제약사들의 핵심 약가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높아지는 혁신형 제약 커트라인…매출 1천억 이상 R&D 비율 ‘7%→9%’
정부가 지난 26일 확정한 약가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제네릭 약가 산정률은 현행 53.55%에서 45%로 낮아진다. 단,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가산이 적용된다. 최대 4년간 60%의 약가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기본 1년에 국내생산 조건을 충족할 경우 3년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현재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68%의 약가 가산을 부여하고 있다. 정부가 ‘약가 가산’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약가가 8%포인트 낮아지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1차 개편안과 비교해 가산율이 낮게 형성됐다. 11월안에선 상위 30% 혁신형 제약기업에 한정해 68%의 가산을 유지하고, 나머지 70%는 가산율을 60%로 낮추기로 예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비율 커트라인 상향 조정을 예고했다. 현재는 매출 1000억원 이상(직전 3개년도 평균) 제약사의 R&D 비율 기준이 7%인데, 이를 9%로 상향한다. 매출 1000억원 미만은 5%에서 7%로 조정한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비율 기준을 2%포인트씩 올리는 셈이다.
이 기준은 시행일로부터 3년 뒤부터 적용된다. 정부가 시행 시점을 ‘올해 하반기 신규‧연장 인증 신청부터’로 결정한 만큼, 2029년 하반기부터는 높아진 커트라인을 통과해야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고, 나아가 최대 4년간 약가 가산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취소 기준이었던 ‘불법 리베이트’ 규정은 다소 완화된다.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에 종료된 리베이트 위반 행위를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불법 리베이트 관련 판결‧제재가 1년 전이라도, 그 행위가 6년 전이라면 인증 취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된 업체는 총 48곳이다. 일반제약사 33곳, 바이오벤처 11곳, 다국적제약사 4곳 등이다. 이 가운데 전문의약품을 하나 이상 보유해, 이번 약가제도 개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은 ▲HK이노엔 ▲LG화학 ▲SK케미칼 ▲녹십자 ▲대웅제약 ▲대원제약 ▲대화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메디톡스 ▲보령 ▲부광약품 ▲비씨월드제약 ▲삼양홀딩스(삼양바이오팜) ▲셀트리온 ▲신풍제약 ▲온코닉테라퓨틱스 ▲유한양행 ▲이수앱지스 ▲일동제약 ▲태준제약 ▲한국비엠아이 ▲한국팜비오 ▲한독 ▲한림제약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현대약품 ▲암젠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얀센 ▲한국오츠카 등 34곳이다.
이 가운데 강화되는 R&D 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업체는 9곳으로 파악된다. HK이노엔(8.53%)과 대원제약(8.32%), 현대약품(8.26%), 대화제약(8.15%), 일동제약(8.05%), 동구바이오제약(7.06%), 보령(6.10%), 한독(5.40%), 동국제약(3.64%)은 3년 안에 R&D 비율을 9% 이상으로 늘려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유지할 수 있다.
‘준 혁신형’ 트랙 신설…신규 제네릭 약가 ‘50%’ 적용
정부는 ‘준 혁신형 제약기업’ 트랙을 신설했다.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신규 제네릭엔 50%의 약가 가산이 부여된다. 혁신형 제약기업보다 약가 수준이 10%포인트 낮고, 일반 제약사보다는 5%포인트 높다. 가산 기간은 혁신형 제약기업과 마찬가지로 1+3년이다.
마찬가지로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 핵심 요건이다.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의 경우 의약품 R&D 투자 비율이 5% 이상, 1000억원 미만 기업은 7% 이상인 경우 해당한다. 최근 5년간 리베이트 사유로 행정처분을 받은 기업은 제외된다.
혁신형 제약기업이 아닌 제약사 중 최소 25곳이 이 요건을 충족한다. 금융감독원에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으로 등록된 제약바이오기업 중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94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 가운데선 ▲종근당(3년 평균 9.99%) ▲JW중외제약(11.83%) ▲제일약품(6.79%) ▲휴온스(6.21%) ▲동화약품(5.21%) ▲파마리서치(6.64%) ▲삼진제약(11.70%) ▲유나이티드(11.71%) ▲안국약품(6.45%) ▲일양약품(10.22%) ▲환인제약(9.21%) ▲영진약품(5.37%) ▲경보제약(7.40%) ▲하나제약(6.09%) ▲삼천당제약(9.20%) ▲경동제약(6.92%) ▲지씨셀(15.28%) ▲코오롱생명과학(8.56%) ▲휴메딕스(5.93%) 등이다.
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 중에선 ▲셀비온(238.61%) ▲삼양바이오팜(17.44%)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16.97%) ▲셀릭스(10.66%) ▲지엘팜텍(9.44%) ▲CMG제약(8.77%) 등이 요건을 충족한다.
여기에 비상장 기업을 포함하면 30곳 내외의 제약사가 R&D 비율 기준을 통과할 것으로 제약업계에선 파악하고 있다.
다만, 정부 추산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정부는 약가 가산 대상 기업 수를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을 더해 약 60곳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현재 48곳이 지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혁신형 기업은 12곳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지정주기와 절차 등 상세 방안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와 정합성 있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혁신형 제약기업을 지정할 때의 심사 기준인 정성 평가도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과정에선 R&D 비율 외에도 신약개발 성과와 연구개발 역량 등을 함께 평가하고 있다.
기등재 제네릭 조정 때도 ‘혁신형 49%’‧‘준혁신형 47%’ 특례
R&D 비율은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 조정 과정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정부는 기등재 제네릭 약가를 조정할 때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 ‘한시적 특례’를 부여한다고 예고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4년간 49%’의 약가가, 준혁신형 기업은 ‘3년간 47%’의 약가가 적용된다. 특례기간이 종료되면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45%의 약가가 적용된다.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제네릭 약가가 45%로 일괄 조정되는 상황에서, 이보다 2~4%포인트 높은 수준을 3~4년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혁신형 제약기업인 A사가 기존에 제네릭으로 연 1000억원의 매출을 냈다면, 곧바로 매출이 840억원(45% 적용 시)으로 감소하는 대신, 915억원(49% 적용 시)으로 감소한다는 의미다. 예상 매출 손실액은 4년간 640억원에서 340억원으로 300억원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제네릭 매출 1000억원의 준혁신형 제앿기업 B사는 예상 매출 손실이 3년간 480억원(45% 적용 시)에서 366억원(47% 적용 시)으로 113억원 줄어든다. 기존에 혁신령 제약기업 인증을 받지 못한 제약사 입장에선 준혁신형 트랙 진입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상황이다.
“무늬만 가산” 업계 반발…‘회계 조정 꼼수’ 부작용 우려도
정부는 약가 가산을 통해 혁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제약업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기존 약가 기준(68%)과 비교해 새 약가 기준(60%)이 ‘가산’이 아니라 사실상 ‘덜 깎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준혁신형 기업에 대한 약가 가산(50%) 역시 현행 제네릭 산정률(53.55%) 이하라는 점에서 매출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늬만 가산’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혁신성을 평가하는 도구로 매출 대비 R&D 비율이 적절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제기된다. 매출 대비 R&D 비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약가를 차등화하는 방식이 과연 기업의 혁신성을 적절하게 반영하느냐는 지적이다. R&D 비율만을 단순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신약 성과나 기술 경쟁력, 글로벌 진출 역량 등 질적 요소를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부작용 가능성도 적지 않다. R&D 비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 단기적으로 R&D를 확대하거나, 연구개발 비용 항목을 재분류하는 방식의 ‘꼼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에선 임상·파이프라인 투자보다는 회계상 R&D로 분류 가능한 영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로 인해 R&D의 질적 성과보다 형식적 지표 관리가 우선되면서, 중장기 R&D 전략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를 올려주는 정책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하하는 상황에서 소폭의 완충 장치만 둔 격”이라며 “이를 혁신 인센티브로 포장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기업의 혁신을 유인할 동기도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R&D 비율만을 기준으로 약가를 연동할 경우 기업들이 성과를 내기보다는 숫자를 맞추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 효율을 높이는 대신 회계장부 상 대응이 앞서는 왜곡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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