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세 번째 FDA 승인 실패…경쟁력·특허·신뢰 '삼중고'
- 차지현 기자
- 2026-07-10 11:59:50
- 요약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리보세라닙', 세 번째 CRL 수령…HLB "신약 관련 CMC 사전실사 없었다"
- 작년 옵디보·여보이 간암 1차 치료제 미 승인…반복 CMC 제동에 신뢰 '뚝'
- AD
- 7월 2주차 지역별 매출 트렌드 분석이 필요하다면? 제약산업을 읽는 데이터 플랫폼
- BRPInsight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HLB 간암 신약의 세 번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도전이 불발됐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또다시 최종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하면서다. 이번에도 제조·품질관리(CMC) 관련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허가 지연을 반복하는 사이 글로벌 간암 치료 시장은 크게 달라졌다. 경쟁약은 이미 미국 시장에 진입했고 HLB는 후발주자 진입 부담에 더해 특허 기간 감소와 투자자 신뢰 저하까지 떠안게 됐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 세 번째 CRL 수령…또 CMC 이슈 발목
10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현지시각 9일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CRL을 수령했다. CRL은 지적 사항을 보완해 다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하라는 통지서다. 사실상 현재 상태로는 품목허가를 내릴 수 없다는 의미다.
FDA는 이번 CRL에서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시설에 대한 보완 조치 필요성을 지적했다. HLB는 이번 사안이 신약 승인 관련 CMC 사전실사(PAI)가 아니라 항서제약 정기 cGMP 실사에서 발부된 Form 483과 관련됐다는 입장이다.
HLB는 입장문을 통해 "신약 승인과 관련한 CMC PAI는 없었다"면서도 "지난 4월 항서제약 cGMP 정기실사가 있었고 실사 결과 일부 보완을 요청하는 Form 483이 발부됐다"고 했다.
HLB 측은 해당 cGMP 시설에서는 여러 품목이 생산되고 있으며 리보세라닙도 이 가운데 하나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FDA가 이번 CRL에서 cGMP 시설에 대한 보완 조치 필요성을 유일한 사유로 제시했다"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생산설비에 대한 보완 요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보완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HLB는 항서제약 cGMP 시설에 대한 Form 483 내용을 공유해 달라고 항서제약 측에 요청한 상태다.
HLB는 "이번 Form 483이 PAI 결과가 아니라 항서제약 cGMP 시설에 대한 일반 실사 결과이기 때문에 엘레바에 통보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게 항서 측 입장"이라면서 "항서제약 cGMP 실사가 결과적으로 신약 승인 지연의 사유가 된 만큼 엘레바는 관련 내용을 공유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했다. 또 "구체적 내용을 파악해야 향후 일정을 가늠할 수 있으며 파악하는 대로 추가 공지를 통해 알리겠다"며 "다시 한 번 실망시켜 주주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리보세라닙은 종양 내 신생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VEGFR2) 억제제 계열 표적항암제다. 항서제약이 개발한 캄렐리주맙은 T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PD-1 단백질을 억제해 암세포 표면의 PD-L1 수용체와 결합을 막고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면역항암제다.
앞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다국가 3상 임상 CARES-310을 통해 간암 1차 치료제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최종 분석 결과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병용요법군 23.8개월, 대조군(소라페닙) 15.2개월로 나타났고 위험비(HR)는 0.64였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병용요법군 5.6개월, 대조군 3.7개월로 HR 0.54를 기록했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FDA 허가 문턱에서 제동이 걸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HLB는 2024년 5월 첫 번째 CRL을 받았고 이후 보완 작업을 거쳐 같은 해 9월 재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회사는 바이오리서치 모니터링(BIMO) 실사에서는 보완 사항 없음(NAI) 판정을 받았으나 지난해 3월 두 번째 CRL을 수령했다. 두 차례 모두 캄렐리주맙 CMC 관련 지적이 핵심 사유로 작용했다. 이후 HLB는 올 1월 CMC 보완 자료를 포함한 재승인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지만 6개월 만에 다시 CRL을 받은 것이다.
옵디보·여보이 선점에 달라진 간암 시장…2034년 특허 만료도 부담
첫 허가 신청 이후 공백이 이어지는 사이 글로벌 간암 1차 치료 시장 경쟁 구도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두 번째 CRL 당시만 해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FDA 심사를 진행 중인 경쟁 후보물질에 불과했다. 옵디보는 PD-1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 여보이는 CTLA-4를 억제하는 면역항암제다. 그러나 옵디보·여보이는 작년 4월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으면서 현재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보다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한 선발 경쟁약이 됐다.
옵디보·여보이는 CheckMate-9DW 임상 3상에서 렌바티닙 또는 소라페닙 단독요법 대비 OS와 객관적반응률(ORR)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병용군의 OS 중앙값은 23.7개월, 대조군은 20.6개월이었다. ORR은 병용군 36.1%, 대조군 13.2%로 나타났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허가 지연으로 발이 묶인 사이 유사한 20개월대 생존기간을 확보한 경쟁약이 먼저 미국 시장을 선점한 셈이다.

HLB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생존기간뿐 아니라 안전성과 생존곡선에서도 차별성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생존곡선이 약 12개월 시점에서 대조군과 교차하는 반면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2~3개월 만에 교차해 치료 반응 여부를 조기에 판단할 수 있고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에서 우려되는 위장관 출혈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췄다는 게 엘레바 측은 설명이다.
다만 항암제 시장은 먼저 진입한 치료제가 처방 경험과 임상 현장 인지도를 빠르게 쌓고 진료지침과 급여 체계에 자리 잡기 유리한 시장이다. 더욱이 옵디보·여보이 외에도 '티쎈트릭·아바스틴', '임핀지·이뮤도' 등 간암 1차 치료 옵션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에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향후 허가를 받더라도 후발주자로서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성과 처방 전환 필요성을 별도로 입증해야 하는 문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허 기간도 부담 요인이다. 리보세라닙의 미국 특허 만료 시점은 2034년이다. 엘레바는 2007년 미국 어드벤첸 연구소로부터 리보세라닙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고 HLB생명과학은 2018년 부광약품으로부터 리보세라닙 개발 권리를 인수했다. 이후 HLB는 리보세라닙 물질특허권을 인수해 자산화했다.
허가가 늦어질수록 특허로 보호받으며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업화 기간은 줄어든다. 첫 FDA 허가 신청 이후 세 번째 CRL 수령까지 3년 넘는 시간이 흐른 데다 경쟁약까지 먼저 시장에 진입하면서 남은 특허 기간 안에 처방 기반을 넓히고 매출을 회수해야 하는 시간도 짧아졌다. 향후 구체적인 Form 483 지적사항 보완과 FDA 재실사 일정에 따라 출시가 더 미뤄질 경우 남은 특허 보호기간이 줄어 리보세라닙 상업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복된 FDA 허가 제동에 주가 급락…투자자 신뢰도 치명타
투자자 신뢰와 주가 측면에서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반복된 허가 불발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HLB와 그룹 계열사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0일 오전 CRL 수령 소식이 알려지자 HLB그룹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오전 9시 50분 기준 HLB는 전일 종가 대비 29.9% 하락한 3만6600원을 기록했다. HLB제약(-30.0%), HLB바이오스텝(-29.9%), HLB생명과학(-29.9%), HLB글로벌(-29.8%), HLB테라퓨틱스(-29.8%), HLB파나진(-29.5%)도 30%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HLB이노베이션(-26.8%)과 HLB제넥스(-21.8%)도 동반 하락하며 그룹 전반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시가총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HLB그룹 상장 계열사 10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9일 종가 기준 8조6335억원에서 10일 오전 9시 50분 기준 6조667억원으로 줄었다. 불과 하루 만에 2조5668억원의 기업가치가 증발했다는 얘기다. HLB 시가총액은 6조9529억원에서 4조8751억원으로 약 2조778억원 감소했고 HLB생명과학은 3877억원에서 2719억원, HLB이노베이션은 3887억원에서 2744억원, HLB제약은 4015억원에서 2811억원으로 각각 1000억원 이상 줄었다.

특히 HLB 주가는 이번 CRL 충격으로 1년 내 최고점과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이날 기준 HLB 주가는 최근 1년 종가 기준 최고점인 지난 4월 15일 6만8200원과 비교하면 46.3% 하락했다. 불과 석 달 만에 주가가 사실상 반토막 난 것이다.
이 같은 주가 급락은 처음이 아니다. HLB는 2024년 5월 첫 번째 CRL을 받았을 때도 그룹 상장 계열사 9곳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5조274억원 감소했다. 이어 2025년 3월 두 번째 CRL 당시에도 HLB를 비롯한 상장 계열사 10곳의 시가총액이 하루 새 3조3226억원 증발했다. 이번 세 번째 CRL에서도 허가 불발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재현되면서 그룹주 전반의 급락세가 반복된 것이다.
연이은 허가 좌초는 단순한 주가 충격을 넘어 리보세라닙 최종 승인 가능성 자체에 대한 의구심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회사는 앞선 두 차례 CRL 때마다 임상 데이터가 아닌 제조·품질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재도전 가능성을 설명해 왔지만 세 번째까지 유사한 사유로 허가가 지연되면서 시장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허가 기대감이 높아질 때마다 주가가 급등했다가 CRL 수령 직후 급락하는 흐름이 반복면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파트너사 제조 리스크를 끝내 해소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
HLB '리보세라닙' FDA 허가 또 제동…항서제약 실사 발목
2026-07-10 08:12
-
HLB이노베이션, 그룹 핵심 계열사 부상…오너가 전면 배치
2026-07-03 12:04
-
주식 싸게 살 기회…K-바이오에 투자하는 해외 큰손들
2026-06-12 12:03
-
HLB 진양곤 의장, 계열사 주식 매수 확대
2026-06-09 13:40
-
HLB제약, 1200억 주주배정 유증 결정…생산 투자
2026-05-14 08:03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오늘의 TOP 10
- 1출산지원금에 첫돌 선물까지…제약바이오 '파격복지' 경쟁
- 2약가개편 회피 허가 품목 증가…최고가 노린 구강붕해정
- 3같은 마포인데 다르네…홍대-공덕 의원·약국 매출 분석
- 4HLB '리보세라닙' FDA 허가 또 제동…항서제약 실사 발목
- 5일본계 제약사, 국내 매출 '순항'…다이이찌·에자이 두각
- 6외부 자본 낀 '창고형 약국' 꼼수 차단법안 입법 채비
- 7코오롱, 인보사 손배 소송 1심 패소…제조상 결함 인정
- 8정우신약, 회생절차 개시…재무 정상화 착수
- 9HLB, 세 번째 FDA 승인 실패…경쟁력·특허·신뢰 '삼중고'
- 10소아적응증 기습 삭제에 의약사만 '쩔쩔'…식약처는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