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000km 뛰는 대표, 일당백 15명…아진약품의 사람경영
- 이석준 기자
- 2026-06-27 17:54:55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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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3년6개월 만에 매출 100억…2030년 매출 1000억·IPO 목표
- 한미약품 DNA 품은 영업 조직…엑스탄디 제네릭 프로엔자 출시
- 대표보다 연봉 많은 직원들…"좋은 인재가 최고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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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한 달에 6000km를 뜁니다."
서울과 부산, 광주와 대구를 오가는 일정이 반복된다. 전국 대학병원 비뇨의학과를 직접 찾고 교수들을 만난다. 약사 출신 조성룡(48) 아진약품 대표의 일상이다.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보는 조 대표의 경영 철학은 현장을 누비는 실행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자리에서 만난 임선민(78) 부회장도 "결국 기업 경쟁력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진약품은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창업 3년6개월여 만에 달성한 성과다. 올해는 200억원 안팎이 목표다. 하지만 회사가 강조하는 경쟁력은 매출 규모가 아니다. 월 6000km를 뛰는 대표와 전국 대학병원을 누비는 일당백 15명의 영업 조직이다.

2023년 설립된 아진약품은 비뇨의학과 전문 판매법인으로 출발했다. 이후 의료기기와 의약품 도매업을 각각 확보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조 대표는 "우리는 판매대행 회사로 남기 위해 창업한 것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뇨기 전문 제약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아진약품의 성장에는 조성룡 대표의 실행력과 임선민 부회장의 경험이 함께 녹아 있다. 한미약품 총괄사장을 지낸 임 부회장은 창업 초기부터 '21세기형 판매전문 법인'을 제시했고, 조 대표는 이를 현장에서 실행하고 있다.
임 부회장은 "기업은 패자부활전이 없는 전쟁"이라며 "21세기형 판매전문 법인의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영업 DNA…조성룡·임선민의 의기투합
아진약품의 뿌리에는 두 사람의 한미약품 시절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조 대표는 한미약품 최연소 종병사업본부장 출신이다. 전국 대학병원 네트워크와 전문의약품 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도 직접 현장을 뛰고 있다. 임 부회장은 한미약품 총괄사장을 지낸 제약업계 대표 영업 전문가다.
업계는 임 부회장의 영업 철학과 조 대표의 실행력이 결합된 점을 아진약품의 가장 큰 자산으로 평가한다. 방향을 설계한 선배와 이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후배의 조합이 지금의 아진약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회사의 성장 배경에는 '일당백' 조직이 있다.
현재 아진약품 임직원은 15명이다. 규모만 보면 작은 회사다. 하지만 구성원 대부분이 한미약품 등 대형 제약사 출신 베테랑 영업 인력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들을 '일당백' 조직이라고 부른다. 조 대표는 "15명이지만 1500명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조직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인재 확보를 위해 보상에도 적극적이다. 영업 성과에 따른 업계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으며 주유비와 주차비를 전액 지원한다. 향후 회사 상장 시 임직원에게 자사주 우선 취득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조 대표는 "좋은 인재가 최고의 경쟁력"이라며 "성과를 낸 만큼 보상받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대표보다 높은 보수를 받는 직원도 적지 않다. 조 대표는 "제 연봉은 회사에서 중간 수준"이라며 "좋은 인재가 성과를 내고, 그 성과가 다시 회사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회사 성장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임선민 부회장은 "이익이 생기면 어느 정도 쌓아줘야 하는데 조 대표는 직원에게 대부분을 투자한다"며 "그만큼 사람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CSO 넘어 비뇨기 전문기업으로
아진약품은 일반적인 CSO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부분의 CSO가 일부 병원이나 특정 지역 중심으로 영업하는 반면 아진약품은 전국 대학병원 비뇨의학과를 대상으로 활동한다. 영업사원 한 명이 한두 개 병원을 담당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 대표는 "남들이 주목하는 시장을 따라가기보다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적응증을 발굴하고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해 왔다"며 "학술 활동과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 기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립선암 치료제 프로엔자(엔잘루타마이드)를 출시하며 사업 영역도 확대했다. 프로엔자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Xtandi)'의 제네릭으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과 전이성 거세민감성 전립선암(mCSPC) 치료에 사용된다.
아진약품은 비뇨의학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프로엔자를 핵심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엔자 개발 과정에는 조성룡 대표와 임선민 부회장이 쌓아온 업계 네트워크도 반영됐다. 두 사람이 한미약품 재직 시절 인연을 맺은 우종수 더블유사이언스 대표가 개발에 참여했고 연구개발은 계열사 지엘팜텍이 맡았다. 우 대표와 지엘팜텍의 김용일·진성필 대표 역시 한미약품 출신이다.
조 대표는 "프로엔자는 단순히 판매 품목 하나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함께 호흡해 온 업계 전문가들과 협력해 만든 첫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비뇨의학과 분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품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술 활동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제품설명회와 라운드테이블 미팅, 심포지엄 개최는 물론 연구자 주도 임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임상 데이터와 학술 근거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대표 사례가 비뇨기 의료기기 '블래드케어'다. 회사는 대학병원 중심으로 다수의 임상을 진행하며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 왔다. 작은 판매법인이지만 임상과 학술 활동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 대표는 지금도 주요 대학병원을 직접 방문한다. 고객 관리와 시장 개척을 대표 스스로 챙긴다. 회사 내부에서는 "대표가 가장 많이 뛰는 영업사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회사는 품목 판매 자체보다 비뇨의학과 분야 전문성 강화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학술 활동과 임상 근거 축적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아진약품의 전략이다.
비뇨기 전문기업 향한 다음 단계
아진약품의 목표는 명확하다.
판매대행에서 출발해 도매업을 갖췄고, 앞으로 제조시설 확보까지 추진한다. 제조시설은 M&A를 활용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대한민국 제약주권에 기여하는 기업'을 비전으로 제시해 왔다. 궁극적으로는 비뇨의학과 한 분야에 집중한 전문 제약사로 성장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대표는 "아직은 작은 회사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하다"며 "비뇨의학과 분야에서 가장 전문성 있는 기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뇨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제약산업에서 결국 성패를 가르는 것은 사람"이라며 "소수 정예 조직과 차별화된 영업 모델을 바탕으로 아진약품만의 길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달 6000km 대표의 발걸음. 사람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아진약품의 성장 스토리는 오늘도 전국 병원 현장에서 계속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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