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약국 매출자료, 보호비밀 아냐…차임 산정용 제출하라"
- 김지은 기자
- 2026-06-18 11: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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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 매출 연동 임대차 계약 체결 후 명도·권리금 갈등 확산
- 법원 "차임 산정 관련 자료 제출 거부 어려워"
- 자동조제기·권리금 회수 방해 주장까지 복합 분쟁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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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조제료 매출의 30%를 임대료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입점한 약국이 임대차 종료 후 건물 인도와 권리금 분쟁을 벌인 가운데, 법원이 차임 산정을 위해 약국 매출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항고심은 약국 조제매출 내역과 세무자료 등이 특별히 보호가치 있는 비밀이라고 보기 어렵고, 계약상 임차인이 조제료 내역을 확인시켜 줄 의무를 부담했던 만큼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건물주 A사가 임차 약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소송에서 "임대차보증금 6억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건물을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더불어 약사 측이 제기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 관련 반소는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법원에 따르면 양측은 2018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금 5억원, 월 차임은 조제료의 30%로 정했다. 이후 보증금은 두 차례 증액돼 총 6억원이 됐으며 약사는 해당 장소에서 약국을 운영해 왔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일반 상가 임대차와 달리 매출과 임대료가 직접 연동되는 약국 입지 계약의 특수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제료 30% 임대료로" 계약…차임 분쟁으로 번져
양측의 갈등은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이 일반적인 정액 임대료 방식이 아닌 '조제료 연동형' 구조였기 때문에 발생했다.
법원에 따르면 양측은 2018년 계약 당시 보증금 5억원에 더해 월 차임을 '매월 조제료의 30%(부가가치세 별도)'로 정했다. 약국의 조제매출 규모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는 방식이다.
실제 이번 재판 과정에서 과세정보 조회 결과 해당 약국의 월평균 매출은 약 5억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임대인 측은 임대차 종료 이후 발생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 역시 기존 계약 구조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조제료 매출 내역과 POS 자료, 조제프로그램 자료, 부가가치세 신고자료 등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약사 측은 자료 제출에 반발했지만 법원은 임대인의 손을 들어줬다.
항고심 재판부는 해당 임대차 계약에서 임차인이 월 1회 심평원 조제료 내역을 확인시켜 줄 의무를 부담했던 점을 언급하며 조제료 관련 매출자료와 세무자료가 차임 산정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약국 운영 과정에서 통상 생성되는 자료는 특별히 보호가치가 있는 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국세청을 통해서는 필요한 자료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해당 자료가 감정 과정에 필요한 문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조제기 가치·권리금 분쟁도 진행
이번 사건에서는 자동조제기를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약사 측은 약국 운영 과정에서 설치한 자동조제기 4대에 대해 계약상 잔존가치 50%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감정을 신청했다. 다만 이후 감정신청을 철회하면서 해당 쟁점은 법원의 판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권리금 분쟁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법원에 따르면 약사 측은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해 27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차임채권과 부당이득반환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반면 임대인 측은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별도의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순 명도소송을 넘어 조제매출 연동 임대차 계약에서 약국 매출자료의 공개 범위와 차임 산정 방식이 어디까지 인정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의료기관 인접 약국이나 처방전 집중 상권의 경우 매출 연동형 임대차 계약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향후 유사 분쟁에서도 참고 사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재판부는 "원고가 임대차보증금 전액 반환을 전제로 부동산 인도를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의 적정성을 별도의 반소로 심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약사 측 반소를 각하했다. 이어 "임대차 종료 이후에도 약국 운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신속한 권리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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