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의약품 유통 선진화 그늘…거점도매 논란의 본질
- 김지은 기자
- 2026-04-23 06: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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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의약품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는 대웅제약이 추진 중인 ‘권역별 거점도매’ 정책이다. 한 대형 제약사의 유통 혁신 실험은 단순한 공급 구조 개편을 넘어 도매업계 전반과 약사사회까지 파장을 넓히며 시장의 긴장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논란의 출발점은 비교적 명확하다. 해당 제약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입찰 공고를 내고, 도매업체들로부터 참가의향서와 비밀유지 서약서를 접수했다.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을 대표할 거점도매 5곳을 선정해 의약품 유통을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효율화와 안정화를 내세웠지만 구조 자체는 기존 유통 질서에 영향을 미치기 충분했다.
사실 거점도매 전략이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5년 전에도 일부 제약사가 권역별 거점도매를 시도해 노란이 된 바 있으며, 이 제약사도 현재 유통처를 약 50여 곳으로 하는 사실상 거점도매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업체를 5곳으로 대폭 축소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기존 도매업체들은 사실상 ‘도도매’ 형태로 전환돼 선정된 거점도매를 통해서만 의약품을 공급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밀려났다고 인식할 상황이 됐다. 유통 단계 축소라는 명분 뒤 시장 지배력 재편이라는 현실이 겹쳐 보이는 이유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는 비용 절감과 채권 리스크 축소가 꼽힌다. 자율경쟁 입찰 방식 도입으로 유통 마진을 낮출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도 사실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합리성이 시장 전체의 균형과 충돌할 때 발생한다.
최근에는 거점도매로 선정된 일부 업체의 반품 규정까지 알려지며 논란은 한층 증폭됐다. 유통 조건이 특정 방향으로 재편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약국과 환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선 도매와 약국가에서는 일부 품목의 수급 불안정 조짐이 감지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정책 시행 초기의 진통으로 치부하기에는 현장의 불안감이 적지 않다. 약사 단체들이 해당 정책이 유통 생태계를 왜곡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국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서영석 의원실 주도로 유통협회, 제약사, 약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추진 경위와 쟁점을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된 점은 이번 사안의 파급력을 방증한다.
제약사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정책은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닌 오히려 약국 현장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당위성을 설명했다. 품질이 보장된 배송과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블록형 거점도매라는 논리다. 데이터 기반 실시간 관리 시스템을 통해 기존 의약품 유통 구조의 고질적 문제였던 배송 불확실성을 개선한다는 의지도 밝혔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유통 채널을 축소하고 거래 구조를 재편하는 방식이 과연 약국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더 나아가 이번 정책이 궁극적으로 자사 온라인몰 중심 거래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면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시장 집중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약품 유통은 단순 물류의 문제로 볼 대상이 아니다. 의약품이라는 특수재를 다루는 영역에서 유통 구조의 변화는 곧 환자의 접근성과 직결된다. 기업의 효율과 시장의 공정, 그리고 환자의 안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한다면 그 비용은 결국 가장 약한 고리로 전가된다.
지금 벌어지는 거점도매를 둘러싼 힘겨루기. 그 끝에는 의약품 전달의 최일선인 약국, 그리고 환자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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