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사실상 도산의 경우 체당금제도를 통한 체불임금 등을 등기부 이사도 받을 수 있을 까

서울에 위치한 한 소규모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의 등기부상 이사로 재직 중인 조 아무개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올해 초부터 회사의 경영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어 직원들의 월급이 몇 달째 밀려 있는 상황이어서 더 이상 직원들을 달래기에는 명분도 약하고 직원들의 인내심도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이런 상태로는 더 이상 회사를 정상적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여 직원들의 밀린 월급이나 받을 수 있도록 체당금 제도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도 다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사실 형식상으로는 등기부 이사지만 실질적으로는 다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대표이사의 지휘를 받아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업무에 종사하여 왔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조 이사도 과연 다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체당금 제도를 통해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

회사의 사실상 도산 과 체당금 제도

체당금 제도란 기업의 도산으로 퇴직한 근로자가 임금·휴업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사업주를 대신하여 최종 3개월분의 체불임금·휴업수당 및 최종 3년분의 퇴직금을 지급함으로써 근로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인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체당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이 필요하다. 먼저 회사가 도산 하여야 한다. 도산에는 법원에서 결정하는 재판상 도산과 노동부에서 결정하는 사실상 도산이 있다. 사실상 도산은 그 범위가 근로자 수가 300인 이하의 사업장에 한하며, 사업이 폐지되었거나 폐지과정에 있고, 임금 등을 지급할 능력이 없거나 지급이 현저히 곤란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그 지급대상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어야 하며 재판상도산이나 사실상도산을 신청한 날을 기준으로 1년 전부터 3년 이내에 퇴직한 것을 요건으로 한다.

등기부 이사의 근로자성

등기부 이사가 일반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체당금제도를 통한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가는 당해 등기부 이사가 근로자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그 가부가 결정된다.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 즉,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 지의 여부는 비록 등기부상으로는 이사로 등기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즉, 회사의 이사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사장 등의 지휘·감독 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었다면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에 해당 한다

근로자성 인정되면 체불임금 및 퇴직금 수령가능

조 아무개 이사의 경우는 이사로서 업무집행권 등 회사의 대표기관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한 사정이 없으며,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였고 직원급여규정에 준하는 임금을 매월 지급받았으며, 회사는 조 아무개 이사의 매월 임금에서 근로자임이 전제되는 고용보험료를 원천공제까지 한 경우이므로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다른 근로자와 마찬 가지로 체당금제도를 적용받아 일정한 범위위의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