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아르바이트 학생의 사고 시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중학교 3학년인 명석이는 지난 2월부터 피자배달일을 하고 있다. 다른 친구들이 방과 후 학원으로 향하는 것과는 달리 명석이는 동네에 위치한 피자가게로 향한다. 암으로 오랜 기간 고생을 하시다 지난겨울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어린 동생들을 뒷바라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백일이 채 되기도 전에 집을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할머니가 폐지를 주워 모아 팔아서 번 수입으로는 네 식구가 살아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할머니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피자배달일을 고집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피자가게 사장님이 돌아가신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분이어서 여러모로 많이 배려를 해 주신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피자주문을 받고 급히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몰고 속력을 올렸다. 봄비가 내려 바닥이 젖어 있는 터라 다소의 주의를 요하긴 했지만 가능한 다른 가게보다 더 빠르게 배달을 해야 한다는 것이 사장님의 영업방침이라 얼마간의 위험은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는 순간 오토바이 뒷바퀴가 빗길에 미끄러 넘어 지면서 마주오던 자동차에 깔리고 만다. 상황은 심각했다. 양쪽다리 골절에 요추 골절 및 뇌진탕까지 동반됐다.

과속과 부주의로 인한 명석이의 과실율이 80%가 나와 자동차보험법상 손해배상을 받을 길이 막막했다. 치료비는 물론이고 치료를 받는 동안 일을 할 수 없어 수입의 길이 막히게 되어 가족의 생계마저 위협받기에 이를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사장님이 명석이 가족의 생계를 돌봐 줄 만큼 여유가 있으신 분도 아니다. 이럴 경우 이런 딱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본인의 과실과 무관하게 보상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일까? 아르바이트 학생도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까? 만약 사업장이 산재보험을 가입하고 있지 않으면 그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는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는 배상 및 보상에 관한 여러 제도들이 있지만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유일한 제도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산재보상제도)이다. 즉 본인의 과실이 100%되어도 일정한 요건에만 해당하면 치료비 및 치료받는 동안 일을 하지 못한 손해에 대한 보상으로 평균임금의 70%를 받게 된다. 또한 신체 및 정신기능에 장해가 남으면 장해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산재보상제도는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다가 재해를 당한 경우 그러한 근로자를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이다.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산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되어 있는 강제가입제도이다. 만약 사업주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는 이후에 적발될 경우 일정한 벌칙과 함께 과거 3년 치의 보험료를 소급하여 징수를 당하게 된다. 물론 거기에는 가산세도 붙게 된다. 또한 미 가입 사업장에서 산재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재해를당한자(피재자)에게 지급하는 요양급여 ·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 지급액수의 50%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징수를 당하게 된다.

산재보상의 요건으로는 먼저 피자가 근로자 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재학생도 근로자 인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상 해석으로는 이들 아르바이트 학생도 근로자로 볼 수 있다. 단지 만 15세 미만은 근로자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취직인허증을 발급받아 사업장에 비치하여야 한다. 13세 미만은 취직인허증 발급이 허용되지도 않는 근로 금지 연령 이다. 두 번째 요건으로는 그 재해가 업무상 재해이어야 한다. 즉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사고이거나 질병이어야 한다.

명석이가 근무하고 있는 피자배달가게는 아직 산재보험 미 가입 사업장이었다. 이런경우는 대개 산재처리를 하려고 하면 사업주가 일정한 부담을 질 수 밖에 없어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사업주의 협조 없이도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서를 작성해서 접수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명석이가 현재 만 15세 이므로 취직인허증 발급 없이도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고 노동법상의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향유할 수 있다. 또한 피자배달을 위한 오토바이 운행은 업무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므로 오토바이 운행 중 사고는 업무상 사고에 해당한다. 산재보험은 무과실책임이기 때문에 피재자의 과실이 100%이더라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결국 명석이는 산재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완치될 때까지의 치료비 및 휴업급여 그리고 장해가 남을 경우에는 장해급여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