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임금차별은 어떤 경우에 적법할까.

경기도 안산시 소재 한 타일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김 아무개 등 10명의 여성 근로자들은 하나의 공장안에서 같은 일을 하는 남성 근로자들과 임금을 차별적으로 지급받는 것에 대하여 회사 측에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노동부에 진정을 내기에 이르렀다.

사실인 즉, 위 타일제조공장은 남성 근로자 20명과 여성근로자 10명이 하나의 공장안에서 연속된 작업공정에 배치되어 협동체로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작업환경에 별다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어 그 ‘작업조건’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더 지급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 측은 임금결정은 회사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을 근거로 여성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과연 회사 측의 이런 주장이 맞는 것일까.

근로기준법 제5조는 헌법에 규정된 ‘법 앞에 평등’이념을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실현하고자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며,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는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가치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동일가치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남녀간의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위 회사의 경우를 보면, 남녀 모두 하나의 공장안에서 연속된 작업공정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공정에 따라 위험도나 작업환경에 별다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어 그 ‘작업조건’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일용직 근로자로서 그 ‘책임’의 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일반적으로 체력이 우세한 남자가 여자에 비해 더 많은 체력을 요하는 노동을 한다든가 여자보다 남자에게 적합한 기계 작동 관련 노동을 한다는 점만으로 남성근로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이 정당화 되지는 않으므로 남녀간의 임금의 차별 지급을 정당화 할 정도의 ‘기술’과 ‘노력’상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타일제조 공장의 남녀 근로자들은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달리 위와 같은 남녀근로자의 임금차별이 합리적인 기준에 근거한 것임을 알아 볼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이상, 위 회사는 임금책정에 있어 성에 따라 그 기준을 달리 적용함으로써 여성근로자에게 동일가치의 노동에 종사하는 남성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위 사업장의 남녀간의 차등적 임금지급은 ‘차별적처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