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한 장에 품절약만 4개…30년 차 약사도 속수무책
- 강혜경
- 2022-03-15 17:53:13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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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러티브] 탄툼, 코대원, 에리텐, 자이펜 '어디 가면 있나요'
- 통화 안되는 병의원..."내일은 또 어떤 처방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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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님! 옆 약국은 세금 덜 내는데, 우리 약국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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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사 인생 30년. 어떤 분야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가볍게 뛰어넘은 나름의 고수 약사다.
자주 쓰는 약들이 한 달에 얼마나 필요한지, 남아있는 재고는 얼마나 되는지 맞추며 '적절한 재고를 관리하는 일'쯤은 내게 식은 죽 먹기였다.
물론 확진자가 늘고 재택치료환자 처방이 쏟아지기 전까지 말이다. 지금 난 30년 만에 새로운 약사로서의 나 자신을 만나고 있다.
구하려 해도 구하지 못하는 약들이 줄줄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는 수강신청보다 더 빠른 손놀림으로 주문 버튼을 누르고, 영업사원들에게 애원한다.

이 환자는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로 확진 판정을 받고 바로 아래 약국을 시작해 여러 약국을 거쳐 우리 약국까지 왔다고 했다.
5가지 약 가운데 탄툼액, 코대원정, 에리텐캡슐, 자이펜정 4가지가 품절 약이다. 스토마정은 아직 품절은 아니지만 이마저도 재고가 여유롭지는 않은 상태다.
다행이다. 새로 주문은 안되지만 탄툼을 제외한 코대원정과 에리텐캡슐, 자이펜정, 스토미정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남아 있었다.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그것도 여러 차례, 하지만 병원 전화기는 불통이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한껏 인상쓰는 환자를 나몰라라 할 수 없어 탄툼과 같은 성분인 퍼스가글로 먼저 조제를 해주고 '이따 병원에 전화를 할테니 충분한 물과 함께 약을 복용하고 푹 쉬라'는 말을 하고 환자를 돌려보냈다.

한시적이라도 약사에게 의사 사전 동의 없이 약국에 있는 약으로 대체조제, 변경조제가 가능토록 조치가 마련되면 좋으련만 탄툼과 퍼스가글처럼 포장단위가 다르거나 배수처방인 경우에는 동일성분약이 있더라도 조제가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환자는 넘쳐 나고 줄 약은 부족하고, 최근처럼 SNS 단체톡방을 드나들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내일은 또 어떤 처방이 나올까, 어떤 품절약의 동일성분 의약품을 찾아야 할까. 일일 신규 확진자 40만명 시대에 누구든 힘듦의 정도는 비슷하겠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아플 때 먹을 수 있는 약이 없다는 건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부디 정점이길, 자연스레 확진자가 줄어들길 간절히 바래 본다.
내러티브는 사건을 설명 또는 기술하는 행위가 이야기적인 성격을 띄는 것을 말합니다. 스트레이트의 틀을 벗어나 소설, 희곡, 시, 에세이 등 새로운 기사양식으로, 스토리텔링 형태를 이용해 품절약으로 인한 약국의 실제 고충 사례를 다뤄봤습니다.
내러티브(narr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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