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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도 먹통, 제약사도 뒷북…지사제 소아금지 '대혼란'

  • 강혜경 기자
  • 2026-07-08 12:01:02
  • 요약
  • 시행 일정 앞당겨 지며 의원도, 약국도, 제약업계도 혼선
  • 기 재고분 '2세 이상' 표기…'19세 이상 복용' 일일이 스티커 부착
  • 대웅제약 스티커 배포, 대원제약 신규 포장 제품 곧 유통
  • 하이드라섹산, 설멈츄 등 품절…계륵된 500ml 병포장, 반품 행렬 이어질 듯
'소아복용금지' 스티커 라벨지를 제작·부착에 나선 약국.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포타겔 등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적응증이 6일부로 삭제되면서 약국은 물론 의원, 제약업계에까지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 만2세 미만과 임부에 대한 금기 당시와 흡사한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단체 등을 통해 '24개월 이상 소아의 급성 설사에 대한 적응증이 삭제되는 만큼, 변경사항을 확인 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안내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소아 적응증이 삭제됐음에도 19세 미만에게 처방이 계속 나오는가 하면, '2세 이상 복용 가능'이 명시된 기재고분에 대해 약국이 별도 라벨 스티커를 만들어 일일이 붙이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는 물론 제약사들 역시 이번 사태가 품질 불량이나 유해 성분 검출에 따른 강제 리콜이 아닌 만큼, 기존 유통 제품에 대한 회수 등은 없다는 지침이지만 관련한 대처를 약국이 도맡아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게 공통된 얘기다.

◆DUR도 못 거르는 소아적응증 삭제…처방 계속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지침이 바뀐 6일은 물론 7일과 8일까지도 처방이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 안내대로라면, 6일부터 만19세 미만에 대한 처방이 중단돼야 하지만 DUR이 관련한 처방을 거르지 못하면서 오늘까지도 관련 처방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DUR이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적응증 삭제를 걸러내지 못하면서 현재까지도 처방이 계속되고 있다.

A약사는 "청소년 환자에 포타겔이 처방돼 의원에 전화를 해 관련 처방을 수정, 결국 백초시럽을 추가로 추천했다"면서 "DUR에도 관련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던데, 어제도 관련 처방이 이어졌다는 게 주변 약사들의 얘기"라고 전했다.

급성 장염 등에 포타겔, 스타빅 등이 흔하게 처방돼 왔기 때문에 루틴하게 처방이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한 공지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기 처방·조제에 대한 삭감 등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발 늦은 제약사…약국들 스티커 제작·부착 한창

지침 변경에 약국들은 라벨 작업에 한창이다. 기존 제품에 대한 회수 조치가 내려지지 않다 보니, 약국에 남아 있는 재고분은 모두 '성인은 물론 2세 이상 소아도 복용이 가능하다'고 명시된 제품들로 부득이 라벨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B약사는 "'소아복용금지, 19세 이상 복용' 라벨지를 별도 제작해 재고분에 대해 일일이 부착했다"면서 "제약사들이 해야 할 일을 약국이 떠맡고 있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2세 이상 소아도 복용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모두 약국이 수정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상비용으로도 지사제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자칫 소아·청소년들이 복용할 수 있어 자체 라벨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상이 되는 품목은 ▲포타겔현탁액(대원제약) ▲스타빅현탁액(대웅제약) ▲디옥타현탁액(대웅바이오) ▲다이톱현탁액(삼아제약) ▲슈멕톤현탁액(일양약품) 등의 기존 재고분이다.

제약사들 역시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당초 13일 시행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던 상황에서, 시행일이 일주일 가량 앞당겨 지면서 미처 이렇다 할 준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약국에 스티커를 제작·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원제약 역시 효능·효과가 새롭게 명시된 제품이 생산에 들어간 만큼 조만간 유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 역시 약국에 대해 바뀌는 지침 등을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식약처와 논의를 통해 약국에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C약사는 "이미 약국이 스티커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부착한 상황에서 뒤늦은 대처가 아니냐"면서 "정작 최종적으로 약이 투약·판매되는 약국은 깜깜이 인 채 카더라식 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500ml 병포장 수요 '뚝'…대체제들 품절

20ml 포단위 제품 이외 500ml 병포장에 대한 반품 행렬도 이어질 전망이다.

500ml 병포장 제제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반품이 이어질 전망이다.

통상 성인의 경우 포단위 처방·조제가 이뤄지고 있어, 500ml 병포장 제품의 수요층이 대부분 소아·청소년이었기 때문이다.

소아과 인근 D약사는 "하루 아침에 소아 적응증이 삭제되면서 남은 재고분이 계륵이 됐다"며 "완통과 쓰다 남은 부분에 대해 반품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제약사 조차 '정해진 게 없다'는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을 뿐"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체제 확보도 쉽지 않다. 소아·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있는 제제의 수요가 한번에 몰리면서 대체품들이 줄줄이 품절되는 사태까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 사실상 만2세 미만 지사제는 사실상 불모지가 됐다는 반응이다.

D약사는 "사실상 백초시럽을 제외하고는 만2세 미만에 쓸 수 있는 약이 없다"면서 "갈타제와 유산균제제 역시 설사를 완전히 잡는 데 한계가 있어 하이드라섹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미 하이드라섹산 제제도 품절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3세 이상 복용 가능한 설멈츄도 여전히 품절 상태다.

D약사는 "2019년 만2세 미만 소아, 임부 및 수유부에 대한 사용이 금지되면서 한 차례 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며 "백초시럽, 설멈츄, 로페시콘, 후라베린큐, 탈스탑 등 제품에 따라 1~2세, 3세 이상, 6세 이상, 8세 이상, 15세 이상 등 제품에 따른 복용연령 등이 각각 달라 환자군을 세분화해 추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위해성 확인된 것도 아닌데…"부랴부랴 행정, 이해 안된다"

의원은 물론 약국은 이번 조치가 도통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전에 대비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등 없이 바로 시행이 되다 보니, 현장을 고려치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

데일리팜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이번 소아 적응증 삭제는 제품 자체의 안전성 문제나 새로운 위해성이 확인돼 이뤄진 것이 아닌, 제출된 자료만으로 소아에서의 안전성을 규제적으로 입증·평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 적응증이 삭제됐다.

그간 제약사들이 성인을 대상으로 혈중 납 흡수 이행 여부를 시험한 뒤 소아에게 외삽(통계적 추정)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제출해 왔으나, 식약처가 해당 시험 디자인 등의 정확한 검증·평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

결국 제약사들은 잔존하는 불확실성을 고려해 예방적 안전조치 차원에서 2세 이상 소아 적응증을 삭제하게 된 게 핵심이다.

남은 효능·효과는 '성인의 식도위십이지장과 관련된 통증의 완화, 성인의 급만성 설사'다.

하지만 예방적 안전조치 차원에서의 조치가 별도 유예기간 없이 즉각 시행될 필요가 있느냐는 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A약사는 "그간 처방·판매돼 왔던 품목을 준비 없이 하루새 처방·판매를 금지시키는 것은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C약사 역시 "위해가 발견돼 신속히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제반여건이 갖춰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최소한 관련한 공지를 하고, 현장에서의 이해도가 갖춰진 뒤 시행해도 무리는 없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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