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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영권 분쟁 2년…창업주 장·차남 4663억 주식 팔았다

  • 천승현 기자
  • 2026-07-03 12:04:48
  • 요약
  • 임종훈 사장, 820억 주식 장외 매도...모녀 측과 연대 유지
  • 임종훈 사장, 분쟁 이후 1807억 주식 처분
  • 장남 임종윤 전 사장, 주식 전량 매도...2856억 처분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약품 창업주 장남과 차남의 주식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장남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고배를 든 이후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했고,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우호 세력에 보유 주식의 절반 가량을 넘겼다. 지난 2년간 장남과 차남의 주식 매도 금액은 4663억원에 달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임종훈 사장은 지난달 29일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170만9788주를 장외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예정 단가는 주당 4만8000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820억6982만원이다. 이번 거래의 매수인은 나우아이비 22호 펀드다. 예정 거래 개시일은 오는 8월 5일, 거래 종료일은 9월 3일이다. 거래종결일은 당사자 합의에 따라 변경 또는 연기될 수 있다. 주식 처분 단가는 계약 체결 전날인 지난달 28일 종가 2만6100원보다 83.9% 높은 가격이다. 

임 사장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보유 주식은 기존 348만3808주(5.09%)에서 177만4020주(2.59%)로 줄어든다.  

임 사장의 주식을 매수한 나우아이비 22호 펀드는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우호 세력으로 추정된다. 임 사장의 지분율은 감소했지만 우호세력이 주식을 넘겨받으며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동일하게 유지되는 셈이다. 당초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훈 사장의 주식 매입을 시도했지만 임종훈 사장이 이를 거절하고 우호 세력에 주식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 사장이 주식을 매도한 것은 1년 4개월 만이다. 임 사장은 지난해 2월 킬링턴에 주식 192만주를 672억원에 매도한 바 있다. 킬링턴은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기관으로, 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등과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4인 연합을 맺고 있다. 

임 사장은 모녀 측과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이던 2024년 11월 보유 주식 105만주(1.54%)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했다. 주식 처분 단가는 2만9900원이며 처분 금액은 총 314억원이다. 

당초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0.80%를 보유했는데 3차례에 걸쳐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지분율은 2.59%로 낮아졌다. 보유 주식의 70% 이상을 처분했고 총 매도 금액은 1807억원으로 집계됐다. 

임 사장의 매도 주식은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주식보다 많은 물량이다. 지난 2020년 8월 타계한 고 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307만6985주(34.29%)를 보유했는데 부인 송영숙 회장에 보유 주식 30% 해당하는 698만9887주를 상속했다. 고 임 회장의 3남매인 임종윤 전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임종훈 사장에는 각각 주식 354만5066주가 상속됐다. 

AI 생성 이미지

임종윤 전 사장은 이미 보유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임 전 사장은 2024년 12월 한미사이언스 주식 45만6559주(0.67%)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처분 금액은 140억원이다. 당시 임 전 사장의 주식 처분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이뤄졌다. 지난 2022년 2월 임종윤 전 사장은 주식 45만주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처분한 바 있다. 1주당 4만4919원으로 처분 금액은 총 202억원이다.  

지난해 1월 임 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341만9578주(지분율 5%)를 한양정밀과 킬링턴에 1265억원에 매도했다. 한양정밀에 주식 205만1747주를 759억원에 장외 매도하고 킬링턴에 136만7831주를 506억원에 처분했다. 임 전 사장은 지난해 8월 한미사이언스 주식 234만1814주를 코리포항에 총 1100억원에 매도했다. 코리포항은 임 전 사장이 2009년 홍콩에 설립한 코리그룹의 국내 자회사다. 

임 전 사장은 지난 3월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71만8750주를 신 회장에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1주당 4만8800원이며 처분금액은 351억원이다. 지난 2월 신 회장이 임 전 사장 측과 체결한 주식매매 계약이 성사됐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13일 코리포항외 5인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 441만32주를 장외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금액은 총 2137억원이다.   

임 전 사장은 부인 홍지윤씨로부터 차입한 주식 29만8730주와 함께 101만7480주를 매도했고 코리포항과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각각 276만7489주, 7만6115주를 처분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최대주주는 임 전 사장이다.   

임 전 사장은 지난 2024년 경영권 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면서 주식 매도 행보를 시작했고 2년 만에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았다. 지난 2년간 임 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693만6791주를 총 2856억원에 처분했다. 장남과 차남은 지난 2024년부터 총 4663억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2024년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과의 통합 법인 출범에서 시작됐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2024년 1월 12일 각각 이사회 결의를 거쳐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OCI의 지주회사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OCI홀딩스 지분 8.62%를 확보하며 개인주주로는 OCI홀딩스의 최대주주에 등극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미사이언스의 OCI 통합 발표 직후 형제 측의 반발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다. 2024년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 5명이 주주들의 과반 득표를 얻어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형제 측이 승기를 잡았다.  

첫 번째 표대결에서 형제 측 손을 들어준 신 회장이 모녀 측으로 돌아서면서 두 번째 분쟁이 촉발됐다.   

2024년 7월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보유 중인 주식 중 444만4187주(지분율 6.5%)를 신 회장에 매도하고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의 의결권공동행사약정 계약을 체결했다.  

모녀 측은 신 회장 측에 주식을 매각한 데 이어 사모펀드 라데팡스에 주식 일부를 넘기면서 백기사를 확보했다. 송 회장, 임 부회장, 라데팡스, 신 회장 등이 대주주 연합을 맺고 우세를 점하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고 이후 형제 측의 지분 매도 행렬이 이어졌다.  

다만 임종훈 사장은 주식을 처분하면서도 모녀 측과 우호세력으로 연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종훈 사장은 주식 매도와 함께 입장문을 내고 “어머니(송영숙 회장), 누님(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신 회장과 전문경영인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진 상황에서 주식을 대량 매입한 이후 대주주간 갈등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임원의 성 비위 사건 처리 과정을 둘러싸고 신 회장과 박재현 전 한미약품 대표의 이견이 드러났고 신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임 전 사장 측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한양정밀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지분 29.93%를 보유 중이다.  

이후 한미약품은 이사회를 대폭 개편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간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이사회 구성원 중 40%를 교체했다. 임기가 만료된 박재현 대표와 박명희 전무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대표와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장이 신규 이사로 선임됐다. 임기가 만료된 윤영각·윤도흠 사외이사 후임으로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과 채이배 전 국회의원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황 대표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진입한 이후 대표이사에 올랐다. 황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석사를 마친 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주식운용본부장을 거쳤고 이후 종근당홀딩스 대표와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를 지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부터 투자·전략 전문가인 김재교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지주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유한양행에서 30년간 경영기획, 글로벌전략, 인수합병, 기술수출 등 업무를 총괄한 제약 산업 전문가로 이후 메리츠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바이오 투자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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