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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IPO 심사기간 단축…'옥석 가리기'에 양극화

  • 차지현 기자
  • 2026-07-01 06:00:58
  • 요약
  • 신규 상장 수 전년과 동일…유빅스·넥스트젠 예심 문턱서 자진 철회
  • 카나프 45영업일 '초단기' 통과…신고서 정정 3.0회서 2.5회로 감소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 상반기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지난해와 같은 6곳으로 집계됐다. 신규 상장 수는 전년과 동일했지만 상장예비심사 통과까지 걸린 기간은 크게 짧아졌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45영업일 만에 예심을 통과하며 '초단기' 심사 사례를 만들었다.

심사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서 상장 문턱이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이오 기업에 대한 선별 심사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빅스테라퓨틱스와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예비심사 단계에서 자진 철회를 택했다. 공모 과정에서도 평균 2회 이상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졌다.

예심 빨라진 기술특례 IPO…카나프·메쥬·아이엠바이오 두 달 내 통과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6곳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메쥬, 리센스메디컬, 인벤테라, 코스모로보틱스 등이 해당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상장한 6개사(오름테라퓨틱,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로킷헬스케어, 이뮨온시아, 인투셀, 지씨지놈)와 동일한 규모다.

상장 기업 수는 전년과 같았지만 예심 소요일에서는 변화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6곳의 예비심사 평균 소요일은 75.7영업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6곳의 평균 92.2영업일과 비교하면 16.5영업일 단축됐다. 예비심사 청구부터 심사결과 통보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기준으로 17.9% 줄어든 셈이다.

올해 가장 빠르게 예심을 통과한 곳은 카나프테라퓨틱스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0월 17일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같은 해 12월 18일 심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소요 기간은 45영업일이다. 거래소 예비심사 45영업일 처리 원칙에 맞춰 결과를 받은 사례다.

메쥬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도 두 달 안팎에 예심을 통과했다. 메쥬는 지난해 10월 1일 예심을 청구한 뒤 같은 해 12월 18일 결과를 통보받아 52영업일이 걸렸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28일 청구 후 올 1월 16일 결과를 받아 57영업일이 소요됐다.

코스모로보틱스도 비교적 빠른 편이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지난해 9월 12일 예심을 청구했고 같은 해 12월 24일 심사 결과를 받았다. 소요 기간은 69영업일이다. 올 상반기 상장사 6곳 중 4곳이 70영업일 이내에 예심을 통과했다는 얘기다.

반면 인벤테라와 리센스메디컬은 100영업일을 넘겼다. 인벤테라는 지난해 7월 17일 예심을 청구해 12월 24일 결과를 받기까지 109영업일이 걸렸다. 리센스메디컬은 지난해 7월 2일 청구 후 12월 29일 심사 결과를 통보받아 122영업일이 소요됐다. 평균 심사 기간은 줄었지만 기업별 편차는 지속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올해 '단기 통과' 기업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60영업일 이내에 예심을 통과한 기업이 없었다. 오름테라퓨틱과 지씨지놈이 각각 76영업일로 가장 짧았고 인투셀 95영업일, 이뮨온시아 97영업일, 로킷헬스케어 98영업일, 오가노이드사이언스 111영업일 등이었다.

올해는 카나프테라퓨틱스, 메쥬,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등 3곳이 60영업일 이내에 심사를 마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90영업일 안팎 심사가 일반적이었다면 올 상반기에는 단 두 달 안팎 만에 예심을 통과하는 초고속 심사 기업이 대거 등장하며 거래소 심사 적체 해소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올해 심사 기간 단축을 두고 거래소가 예비심사 절차를 대대적으로 간소화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바이오 업계에서는 심사 장기화가 기업 생존을 위협한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았다. 심사가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임상 일정이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 투자자 신뢰 등 기업 운영 전반에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거래소는 심사 지연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특별심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고강도 대응책을 펼쳐왔다. 인력을 보강하고 심사 프로세스를 재정비해 적체된 물량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뒀다. 또 거래소는 기술특례 상장에 한 번 실패한 기업이 재도전할 시 의무 사전 협의 절차를 도입해 사전에 문제점을 점검하도록 했다.

예심은 빨라졌지만 검증은 여전…자진 철회·신고서 정정 반복

다만 심사가 빨라졌다고 해서 규제가 완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예심을 통과한 기업 기준으로는 심사 기간이 줄었지만 당국이 기술수출이나 매출 등 구체적 성과 증명이 미비한 기업에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상장을 추진하던 유빅스테라퓨틱스와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예비심사 단계에서 자진 철회를 택했다. 유빅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1월 예심을 청구했지만 올해 3월 심사를 철회했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 12월 예심 청구 이후 올해 6월 자진 철회했다.

두 기업 모두 심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업화 입증 부담이 커진 데다 코스닥 시장 변동성 속에서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 일정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예심 기간 단축에도 기술성·사업화 가능성·수익화 경로를 둘러싼 거래소 선별 검증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모 단계에서도 보완 요구가 이어졌다. 올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의 증권신고서 평균 정정 횟수는 2.5회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6곳 평균 3.0회와 비교하면 소폭 줄었으나 올해에도 기업당 평균 두 차례 이상 신고서를 고쳐 제출했다.

기업별로는 카나프테라퓨틱스가 4회로 가장 많았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예심은 45영업일 만에 통과했지만 공모 과정에서는 가장 많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예심 통과 속도와 공모 단계 검증 부담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코스모로보틱스와 메쥬는 각각 3회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리센스메디컬과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각각 2회, 인벤테라는 1회 정정했다.

지난해에는 이뮨온시아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각각 4회 정정했다. 지씨지놈, 인투셀, 로킷헬스케어는 각각 3회, 오름테라퓨틱은 1회 정정했다. 올해 평균 정정 횟수는 줄었지만 기술특례 기업의 공모가 산정 근거와 위험요인 공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토 부담은 계속된 것이다.

거래소 예비심사와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검토는 성격이 다르다. 거래소 예심은 상장 적격성과 기술성, 계속기업 가능성 등을 검토하는 절차다. 증권신고서 심사는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공모 정보의 충실성과 위험요인, 재무 추정, 밸류에이션 근거 등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올 상반기에는 두 단계의 역할이 분명히 갈리는 모습이다. 올해 상장한 업체의 예심 소요일과 신고서 정정 횟수를 보면 거래소 예심 처리 속도는 빨라진 반면 공모 단계의 공시 보완은 지속됐다. 예심 단계에서는 심사 적체 해소와 절차 개선 효과가 나타났지만 증권신고서 단계에서는 미래 실적 추정과 사업화 가능성, 비교기업 선정, 투자위험 기재 등을 둘러싼 당국의 검증이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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