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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나민

[특별기고] 신약 개발 시간 단축할 OMO 패스트트랙

  • 데일리팜
  • 2026-03-28 06:00:44
  • 서동삼 전남바이오진흥원 바이오의약본부장
서동삼 전남바이오진흥원 바이오의약본부장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평균 10~15년의 시간과 수조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성공 확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구조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한계이자 도전이다. 특히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 분야에서는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제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곧 생명과 직결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계 각국은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연구개발 전략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 기반 Phase 0 임상 연구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organoid) 기반 약물 스크리닝 기술이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오믹스(omics) 분석 기술이 결합하면서 신약 개발 패러다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금 우리나라가 주목해야 할 새로운 전략이 바로 “OMO(Organoid–Microdosing–Omics) 패스트트랙”이다. OMO 패스트트랙은 기존의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전임상과 초기 임상 단계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한 통합 플랫폼 개념이다. 먼저 환자 세포를 이용해 만든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수많은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선별한다. 이후 유망한 후보물질에 대해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마이크로도징 임상 연구를 통해 인체 내 약물의 분포와 작용을 초기에 검증한다. 마지막으로 오믹스 기반 분석 기술을 통해 약물의 작용 기전과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 신약 개발 방식과 비교해 몇 가지 중요한 장점을 가진다. 첫째, 신약 후보물질의 실패 가능성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환자의 조직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존의 동물 모델보다 약물 반응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둘째, 마이크로도징 임상을 통해 인체 내 약물의 작용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극소량의 약물을 인체에 투여하고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약물의 체내 분포와 작용을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초기 단계에서 임상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셋째, 정밀의료 기반의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 오믹스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면 환자별 유전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러한 OMO 패스트트랙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보다 빠르게 혁신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문제는 이러한 혁신적 연구개발 모델이 국내에서는 아직 제도적으로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마이크로도징 임상 연구나 초기 임상 단계의 혁신적 연구는 규제 체계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활성화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연구 지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정책적 패스트트랙 제도다.

정부는 OMO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지정하고 다음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OMO 기반 신약개발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이다. 전임상, Phase 0, 초기 임상을 연계하는 규제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신약 개발 초기 단계의 연구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연구 인프라 확충이다. 방사성의약품 연구시설을 구축하여 마이크로도징 임상 연구와 테라노스틱스 기반 치료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오가노이드 기반 바이오 플랫폼 구축이다.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데이터와 임상 데이터를 연계하는 국가 수준의 바이오 데이터 플랫폼과 오가노이드적격성평가센터를 구축함으로써 정밀의료 연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우리나라는 단순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국가를 넘어 신약 개발 혁신 플랫폼을 보유한 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특히 전라남도 화순은 이러한 OMO 패스트트랙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임상 연구 역량과 바이오 특화단지, KTR 동물대체시험센터 등 연구·공공 지원기관의 유기적인 결합은 연구와 임상, 산업이 선순환하는 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견고히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화순이 OMO 패스트트랙 연구의 국가 거점으로 발전한다면, 대한민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암 치료 연구 허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 산업은 이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미래의 바이오 경쟁력은 단순한 연구 투자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연구, 임상, 규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혁신 시스템이 필요하다. OMO 패스트트랙은 바로 이러한 미래 바이오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전략이다. 이제 대한민국이 신약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한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환자에게 더 빠르게 새로운 치료제를 전달하고, 대한민국을 글로벌 바이오 혁신 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길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 출발점이 바로 OMO 패스트트랙이 될 수 있다.


데일리팜(junghwanss@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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