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협의없는 비의료 건강서비스 아쉽다
- 이정환
- 2022-12-28 1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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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해당 시범사업을 둘러싼 의료민영화 반발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채 시행을 앞두게 됐다는 점이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와 대한약사회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가 의사와 약사 면허를 통해 이뤄져야 하는 전문 영역을 민간 기업에 허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가 의료영리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범사업을 둘러싼 정부와 의약계, 정치권 간 입장 차이를 차치하고 당장 살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에서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다. 시범사업이 시행될 경우 정말 의사와 약사 전문성이 침해당할지, 민간 기업이 의료법과 약사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질 것인지 깊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소관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의약계 전문가들, 시범사업에 참여할 기업체들과 관련 논의 없이 인증제 절차를 계획대로 밟아나가고 있다. 애초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는 지난 2019년부터 추진에 속도가 붙었던 의제다. 그런데 왜 수 년째 제대로 된 논의 없이 갑작스레 시범사업 시행이 확정된 것인지 의문이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도 조규홍 장관을 향해 해당 시범사업 시행에 앞서 국회 보고나 의약계 협의가 왜 없었는지 강한 의구심을 표했었다.
복지부와 의약계, 정치권 간 동일한 시범사업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는 실제 의료영리화 소지가 있는지, 의약사 면허권 침해 위험이 큰지 여부가 여전히 모호한 실정이다. 의료법과 약사법이 배타적으로 설정한 면허권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설정해야 할지 세밀한 논의와 협의가 있었다면 이런 모호함이 해소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건강관리' 행위를 '의사나 약사에게만 법으로 허용 중인 면허 행위'로 볼 수 있는지 고찰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KB헬스케어, 삼성화재 등 민간기업들은 복지부가 펴낸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개발, 대국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다. 새해 시범사업이 본격화 한 이후부터는 다양한 분야 민간 기업들이 비의료 헬스케어 서비스를 발굴해 복지부 인증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결과적으로 내년부터는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를 영리기업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시범사업에 대해 의약계는 반대를 지속하는 동시에 혼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인증제 시범사업이 첫 발을 내딛은 지금,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혼란 최소화를 위해 복지부가 의약계와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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