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할∙증인 인정 깊게봐야
- 데일리팜
- 2004-12-09 10: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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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할증, 할인은 약가인하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한 법원의 잣대는 법 보다는 현실을 인정한 조치다. 아울러 이 판결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최저가실거래가 제도의 문제점을 찍어낸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최저실거래가 제도를 시행하기 직전과 직후에 몇 차례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라고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약가거품을 제거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억울하게 약가인하를 당하는 업체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결국 국내 제약사들이 일시에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몇몇 업체가 승소한데 이어 최근에는 법원이 부당한 약가인하라며 외자제약사의 손까지 들어줬다. 법원은 정부의 재량권 남용이 과도하다고 보았다.
보험의약품은 마진이 있어서는 안되지만 유통과정에서는 실제 마진이 붙어 다닌다. 물론 장부상으로는 마진이 없겠지만 실제 거래에서는 할증이나 할인 또는 뒷거래 등을 통해 마진 주고받기가 공공연하다.
그렇다고 가장 낮게 공급된 가격을 기준으로 약가인하를 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특히 약간의 마진을 준 업체들이 덤핑을 심하게 한 품목을 기준으로 약가인하를 당한다면 억울한 일이다. 법원도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보험약에 관한한 아무리 작은 마진이라도 엄밀히 불법이다. 따라서 작은 마진도 안된다는 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현실도 제대로 반영한 약가인하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가중평균값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무조건 옳다.
정부는 1년간이지만 최저실거래가제도가 시행착오임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항소를 할 수 있겠지만 아니라고 본다. 고질적인 약가거품을 근원적으로 없애고자 하는 노력은 가상했지만 방법이 틀렸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칼을 너무 무자비하게 휘둘렀다. 소위 ‘관’이라면 풀잎처럼 누워 온 기업들이 오죽했으면 정부를 상대로 너나없이 칼을 뽑아들어겠는가.
옥석을 가리지 않고 모두 잘라버리는 식의 행정은 역효과다. 약가거품이 많으면 거품을 제거할 원인을 만들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행정이다. 나쁜 싹이 자라날 환경은 놔둔 채 결과만 갖고 서릿발 같은 징벌을 가하는 것은 나쁜 싹이 자라날 환경을 더 많이 만드는 꼴이다.
최저실거래가 제도를 시행한 1년 동안 과연 약가거품이 사라졌나는 따져보라는 것이다. 오히려 보험약품 덤핑공급이 더 심해졌고 유통질서가 더 문란해졌다. 제약사나 도매상들은 약가인하를 당하면 재수가 없는 것으로 돌렸다. 약가행정에 대한 깊은 불신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우리는 약가거품이 제거돼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저가제와 같은 무리한 옥죄기 방식은 분명 무리수가 있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행정권을 휘두르는 방식만 갖고는 약가거품이 제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신규등재 또는 약가산정 단계에서 거품이 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다른 세상 같으니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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