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상비약 확대 의료취약지 해법 아니다
- 박현진 약준모 회장
- 2024-07-18 18: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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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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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약사로 몇 년을 일하면 한두 번 겪어보는 흔한 사례들이라 이슈화도 안 되는 일들이다. 평일 낮이나 일요일 등, 약국이 덜 바쁜 시간대에는 잠시 머물며 소소한 일상사와 더불어 건강 상담을 하고 가시는 어르신들도 많이 있다. 단지 진료비나 상담료를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보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정량적인 가치가 측정되지 않았을 뿐, 약국과 약사라는 직업이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의료 취약자들에게 끼치는 유무형의 기여는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예전에 소위 읍면 지역의 약국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었다. 장날이 되면 자주 드시는 상비약들은 넉넉하게 구입하거나 처방을 받아서 가져가시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약국과 병원에 대한 접근성이 과잉 수준인 도시 지역과 달리, 상비의약품을 편의점이 아니라 집에 원칙대로 상비하는 것이 습관이 된 까닭일 것이다. 그렇기에 약국에서 그분들에게 제공해야 할 서비스는 보통 두세 곳 이상에서 받아온 처방전에 중복되거나 같이 복용되는 약이 있는지 없는지, 가지고 가시는 상비약과 같이 복용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 등을 설명드리고, 실제 증상이 있어서 온 환자들에게 어떤 약을 드셔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말씀드리는 게 주된 업무가 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무약촌이란 무시무시한 단어를 사용하며, 특정 신문사에서 의료 취약 지역의 국민들을 위하는 것처럼 안전상비의약품 확대를 주장하는 연속 기획물을 보도했다. 추가적인 편집장의 논평에서 그것이 국민이 편의라는 전가의 보도를 또다시 들먹이며, 안전상비약 확대 반대를 주장하는 약사들을 돌려서 비판했다. 이런 그들을 보면, 재난 상황에 수해 복구 현장에 격려 방문을 한다는 명분으로 사진 찍으러 잠시 방문하는 정치인들이 생각나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예시로 든 사례들도 약국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가까운 곳에 진료 받을 병원이 없는 문제가 더 크다. 예시 중 하나였던 급체를 해서 쓰러질 정도로 위급한 환자는 약국에서 약을 먹을 문제가 아니라 당장 병원에 진료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평소에는 의료 취약지에 대해 관심이 없고, 실제로 그분들의 병원이나 약국을 이용하는 상황이나 그에 대해 기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심하며, 이 열악한 환경에 있는 분들에게 편의점 약이라도 먹게 해주는 시혜를 베푸는 게 어떨까라는 의견, 그 와중에 우리나라 거대 유통업계의 먹거리를 하나 더 얹어주는 덤까지 생각한다면,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확대를 외치는 언론사들이 주로 경제지인 이유를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의료 파업에 건보 재정을 월 1900억원 투입했다. 2023년에 정부 광고료가 약 1조 원에 달했다. 2024년 공공심야약국 예산은 30억 원에 불과했다. 1조 원에 달하는 국가지원 광고료 중 약 1%인 100억 원만 공공 지역 약국 개설에 투자를 한다면 언론사 기자가 걱정하던 무약촌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다. 한국의 기형적인 보건의료 구조가 만들어낸 비극이지만 의외로 약국 하나를 신규로 유치하는 데는 병원과 달리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결국 의료 취약지의 국민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편의점에서 제산제를 사 먹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 진료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있고, 약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강 관련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약국이 있는 것일 것이다. 진정한 언론사라면 국민 다수가 편의점 약을 먹어서 편했다는 설문조사를 들먹일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실제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하고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 언론일 것이다. 본인들이 인터뷰한 시골 지역 어르신들에게 질문을 드려보길 바란다.
“편의점에서 제산제를 팔기를 원하시나요? 가까운 곳에 약국이 있었으면 하시나요?”
- 충북대학교 약학박사 - 전 약준모 대외협력국장, 총무위원장 - 한미약품 연구센터 PL - 현 약준모 회장
박현진 약사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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