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국내·외에서 단쇄지방산(SCFA)의 치료 효과가 새롭게 조망 받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면역 조절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데 더해 단쇄지방산 생성균을 증가하거나 보충하는 등 관련 치료에 유망하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엔피케이(대표 김상준)는 26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장 건강의 핵심, 단쇄지방산’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단쇄지방산을 중심으로 장 건강과 전신 건강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자리에는 관련 질환과 치료제를 연구하는 국내·외 석학들이 모여 과학적 의미와 임상적 잠재력, 새로운 치료 방식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쇄지방산은 장내 유익균을 만들어내는 대표 대사산물로, 장 장벽 강화, 면역 균형 조절, 염증 반응 조절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는 물질이다. 최근에는 뇌·대사·면역·피부 등 주요 장기축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며 차세대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관련 의약품·건기식 제품들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특히 장 질환 관련 임상약리학, 바이오마커 연구를 선도하는 세계적 석학이자 관련 가이드라인 제작을 주도한 페르난도 마로 유럽 크론병·궤양성 대장염학회(ECCO) 회장이 해외 연좌로 나서 관심을 모았다.

페르난도 마로 회장은 심포지엄 이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연구자와 보건의약 전문가들을 위한 염증성 장질환 치료법 트렌드 등의 소개와 더불어 일반인들이 알면 좋을 장 질환 예방 식이요법도 소개했다. 다음은 페르난도 마로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IBD(염증성 장질환) 관련 400편 이상 논문을 발표했다. IBD의 정확한 진단, 상세 치료법, 치료 목표 등에 대한 논문은 장염 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는 것으로 안다. 연구 과정에서의 최대 전환점이 있었다면.

=첫번째 전환점은 새로운 분자의 발견, 즉 고도화된 치료제의 발견이었다. 신약의 발견을 통해 환자들이 삶의 많은 변화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처음 관련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환자들이 입원과 수술을 반복하는 패턴이었다. 그러다 생물학 제제, 새로운 분자로 구성된 신약들이 발견되면서 IBD 치료에 있어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제는 또 다른 전환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IBD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시행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환자 증상에 기반한 치료가 진행됐는데, 이제는 새로운 두가지 전략이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 하나는 목표에 기반한 치료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목표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면 새로운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다.

-ECCO 회장 취임 후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에 대한 가이드라인 많이 나왔다. 최근 경향에서 치료적, 생활 습관적 부분에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2년 전쯤 가이드라인이 새로 업데이트 됐다. 진단과 치료법, 다양한 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들이 수립돼 있다. 새로 수립된 것은 4세대 가이드라인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임상의들에 해당 가이드라인을 꼭 정독해보시길 권한다. 또 그와 관련한 부서적 배경 자료도 함께 확인해 왜 이런 가이드가 수립됐는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 보셨으면 한다. 이를 통해 증거에 입각한 의학이 수행될 수 있길 기대한다.

-한국 학자와 임상의들 사이 단쇄지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쇄지방산의 다양한 기전이 있는데 이 가운데 임상적으로 가장 즉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고 보는 바이오마커는 무엇인가.

=단쇄지방산에는 세가지가 있다. 아세테이트, 프로피오네이트, 부티르산인데 그중 부티르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부티르산은 항염증성 작용이 강력하다. 전신 염증 수치를 낮추고 다른 분자에도 작용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작용기전을 보인다. 부티르산은 단백 발현 증가, 점액이나 항균 펩타이드 생성 유도, 상피 재생촉진, 조절 T세포 분화를 통해 장 점막 방어를 강화하기도 한다. 저항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활동성과도 연관된다. 조절 세포에도 영향을 준다. 굉장히 흥미로운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장내에서는 주로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굉장히 앞으로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대사체 연구는 점점 확대되는데 비해 아직 IBD 분야에서는 관련 시도가 부각되진 않고 있다. 미생물 기반 치료를 향후 약물 형태로 개발하는데 대한 생각은.

=관계가 분명히 있다. 염증성 장질환과 미생물 간에는 굉장히 높은 관련성이 있다. IBD 환자들을 보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현저하게 감소하거나 또는 구성이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높은 부티르산 수치를 생성할 수 있는 균을 장내 주입하는 것이 IBD 환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장내에 어떻게 주입할지 등 그 방식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처방의약품을 사용하거나 관련 일반약을 복용하는 방안 등에 대해 연구돼야 할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초가공식품(UPF)에 대한 언급이 있다. 장의 건강을 유지하고, IBD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단을 추천하고 싶은가.

=우리 학회에서는 식단, 영양소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많은 연구에서 초가공식품과 IBD 발생 확률에 대한 높은 상관 관계가 입증되고 있다. 여기에 크론병이나 대장염 등이 초가공식품 섭치와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초가공식품을 최대한 피해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 또 단쇄지방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음식의 섭취를 늘려야 하는데 채소, 과일이 많이 함유된 식단을 추천드린다.

-남은 기간 가장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작년에 우리 학회 내 글로벌TF 기구를 구축했다.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싱크탱크로서 교육, 리서치를 전담하고 있다. 학회를 SNS에 개방하고 플랫폼을 확장해 의료진, 간호사들이 IBD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받고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4세대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 IBD에 관련된 실질적 내용들을 더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최상의 데이터를 취합해 IBD에 대한 좋은 치료법을 널리 확산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