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일반약 활성화를 외치지만, 당장 약국에서 대안을 찾기는 힘들다.

OTC도 디테일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제약사, 약사 모두 동감하지만 손에 잡히는 그 '무언가'가 거의 없다는 게 약국가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일부 제약사들이 작지만 강한 대안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약사는 물론 소비자까지 사로잡는 브로슈어를 통한 디테일이다.

기존에도 대형 일반약 홍보 POP나 브로슈어가 존재했지만 대부분이 제품 소개에 치중했던 게 사실. 노골적으로 제품 구입을 강요하는 홍보물은 오히려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 쉬웠다.

최근에는 이 같은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과 관련한 질환과 증상, 임상자료에 주목하며 자연스럽게 제품으로 연결시키는 '스마트'한 홍보물들이 약사는 물론 고객의 마음까지 훔치고 있다.

그 이전에 약사들은 저마다 회사들이 공들여 만들었다는 브로슈어를 본적도 없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제약사들이 돈들여, 공들여 만든 OTC 브로슈어는 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제약사들 "수천만원 예산들여 만든 OTC 리플릿, 대체 어디로"

최근 한 다국적제약사 PM은 약사 대상으로 진행한 OTC 심포지엄에서 약사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약사 중 누구도 자신들이 제작해 도매상에 배포한 약국용 OTC 리플릿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회사 주력 제품인 만큼 제품 출시와 동시에 리플릿과 홍보 자료를 유통사에 대대적으로 배포하고 별도 영업사원 교육까지 실시했지만 정작 해당 자료를 받아 보았다는 약사는 찾기 힘들었다.

해당 PM은 "일차적으로 약사가 제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디테일 자료를 배포하고, 2차로는 환자에도 전달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도매상을 통하다보니 약국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기회가 없었는데 배포한 리플릿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단 사실에 적지 않게 놀랐다"고 말했다.

실제 약사들은 일반약에 대해서도 단순 제품 홍보가 아닌 관련 질환이나 임상시험 관련 자료, 해당 내용이 담긴 리플릿 등이 약국에 전단되면 더 자신있게 상담에 나서고 판매도 효율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남의 한 약사는 "자료를 바탕으로 사전에 공부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애착이 더 생겨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할 수 있게 된다"며 "약국 경영뿐만 아니라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하게 상담, 판매되면 환자에게도 이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OTC 디테일 늘고 있어…약사가 적극 요청해야"

반면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수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일반약 디테일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학술 심포지엄 등도 늘고 있지만 무엇보다 약사와 환자를 연결시켜주는 리플릿이나 홍보물 등을 제작해 약국에 제공하는 회사들이 많아졌다.

그 중에선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홍보물들도 속속 눈에 띄고 있다. 특정 증상이나 질환을 간단하게 기재해 놓은 스탠드형 홍보물의 경우 약국 인테리어 효과와 동시에 단순 제품 광고를 넘어 약사와 환자 간 자연스럽게 상담을 유도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또 탁상 달력, 냉장고에 부착할 수 있는 홍보물이나 부착이 가능한 메모지, 수첩 등을 제공해 약사가 환자에게 자연스럽게 일반약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만 해당 제품들 역시 여전히 약사가 적극적으로 회사나 도매업체에 제공을 요구해야 전달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은 한계점이다.

부산 오거리약국 황은경 약사는 "제약사들이 OTC 활성화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관련 디테일이나 홍보 리플릿 등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정작 약국에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제약사에 자료를 요청하고 상담에 활용하려고 노력하면 상담 효율성과 매약 비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