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사향보다 약리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영묘향(靈描香:사향고양이의 향선낭 분비물)의 사용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동물보호단체들이 우리나라 정부가 멸종위기의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협약'(CITES)에서 국제 거래를 규제하고 있는 영묘향사용을 제약회사에 허가해준데 대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일 아시아동물재단(AAF) 등 6개 국제동물보호단체는 영묘향의 약재사용을 허가한 한국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면서 허가를 즉시 취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식약청은 CITES협약에 따라 사향수입이 금지되자 지난 7월 광동제약으로하여금 영묘향을 사향대체물질로 사용할수 있도록 허가해 줬다.


이에대해 이들 단체는 한국정부가 CITES 국제거래를 규제하고 있는 영묘향을 사향대체물질로 사용을 허가해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사향고향이의 수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작년 영묘향의 한국내 수요량이 300㎏에 이르렀으며 다른 제약회사에까지 사용을 허가할 경우 연간 잠재수요량은 1천400㎏ 이상으로 늘어나 결과적으로 아프리카산 야생사향고양이 수가 급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AF 질로빈스 대표는 "최근 북한산으로 가장해 한국에 불법으로 반입된 사향 270㎏이 CITES 사무국에 보고되지 않은 채 시중에 유통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한국정부가 영묘향의 사용을 계속 허가할 경우 국제사회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묘향은 사향보다 고혈압, 뇌졸중 등에 효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사향대체물질로 기대를 받아 왔다.

영묘향이란 사향고양이과 동물인 대영묘(Viverra Zibetha Linnaeus)의 숫컷과 암컷의 음부와 항문 사이에 위치한 향선낭에 있는 분비물로, 맛은 쓰고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향은 사향과 거의 비슷하다.


광동제약은 영묘향을 우황청심원의 주요 구성생약인 사향의 대체처방으로서 서울대 연구팀과 연구해 정부의 사용허가권을 받아냈다.

서울대학교 천연물 연구소 마응천 교수팀이 영묘향처방의 급성 및 아급성 독성 시험을 실시한 결과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고 또한 효력시험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기존의 우황청심원보다 뇌허혈, 고혈압, 심계항진 등 순환계 질환과 중추신경계 및 자율신경계 질환에 대해서도 약효가 동등 또는 더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동제약은 이 처방이 우황청심원의 효능을 향상시키고 정부의 CITES정책에 부응하여 세계적인 환경보호 조류에 앞장서게 됨은 물론 영묘향의 원료가격이 사향의 1/10 수준에 불과, 사향대체물질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이미 광동제약은 영묘향 함유 우황청심원에 대해 이미 한국, 미국, 일본, 중국에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동종 업계에 대해서도 우황청심원에 사용되는 영묘향을 적절한 가격에 공급할 방침이었다.

한편 국민회의 손세일의원은 지난 식약청 국감에서 영묘향의 인허가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며 영묘향이 CITES 아시아지부로부터 대체물질 허가취소를 받았음에도 허가를 내주었다며 문제를 지적했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CITES 협약안 부속서에 포함되지 않아 영묘향을 사향대체물질로 허가해줬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